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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아름다운 아이들 - 개정판 ㅣ 문지 푸른 문학
최시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12월
평점 :
1. 인간실격
한 때 원작인 소설로 즐겨 읽었던 작품이다. 그 땐 약간 훌쩍거리면서(!) 읽었던 것 같다. 리뷰에서도 주인공이 불쌍하다고 썼고. 그런데 데스노트를 그렸던 그 분(!)의 시점에서 들여다보니 이건 완전 코미디이다. 아니 처음 동반자살 시도할 때 여자를 밀쳐서 절벽에 떨어뜨리고 자신도 같이 죽어야 하는데 왜 죽질 않냐고 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저래놓고 사랑과 혁명은 위대해! 이런 주장하고 있으니 세에상에... 확실히 한 번 데스노트에서 남자의 찌질함에 대해서 다룬 분이라 그런지 요조라는 캐릭터를 그려넣는 수준이 완전히 다르다. 물론 유모들의 성적 학대 등 힘든 과정을 겪은 데 대한 묘사도 있지만, 그것도 자기가 죽기 직전에 회상하는 걸 보면 이 자식 자신의 불쌍함을 어필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더 웃기곸ㅋ 소설의 1인칭 시점과 만화의 3인칭 시점은 확실히 분위기가 다른 듯. 카프카가 변신이라거나 하는 작품들을 개그물이라 불렀다는데, 이걸 보니 그게 가능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조를 야가미 라이토 비슷하게 그려넣은 것도 의도적인 해석이 아닌가 생각된다. 결말이 너무 음울하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다던데 나만 이걸 코미디로 생각했나(...)
2. 만개한 벚나무 숲 아래서
일본에서 가장 무서운 이야기라더니 의외로 한 산도적이 도쿄의 사치부리는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는 진부한 이야기(결국 산도적이 살인마로 전락해버리니 무서운 이야기는 맞다.). 그러나 이런 관계가 잘 될리 없다는 걸 소설을 많이 읽은 사람들은 잘 알 것이다. 의외로 여자는 헤어질 때가 되자 산도적을 따라가겠다고 나서고, 결국 산도적은 극단적인 선택을 택한다.
인간실격과 분위기가 많이 다른데, 일부러 많이 가라앉은 분위기를 스스로 고어 코미디물을 택한 게 아닐까 싶다. 군데군데 뮤지컬로 호화사치를 좋아하는 도쿄 여자를 표현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 영상은 화려했지만 후반대에선 반 이상이 뮤지컬같단 점에서 호불호가 갈렸을 듯. 난 그런 점이 좋았지만. 퇴폐적인 그림체도 인상적이다.
3. 마음
이건 분명히 이 작품 자체보다는 원작 문제인 듯. 제일 좋은 캐릭터가 덩치인데 왜 자꾸 죽나요 그것도 두번세번 죽이나요 장난하나요 ㅠㅠ 자기는 깡 외에 아무것도 없다고 하더니 그렇게 죽으면 깡도 없는 거 아니니? 아무튼 시니컬하게 쓴 소설 최고봉이라더니 정말 이름값을 함. 그러고보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도 마지막에 주인공을 술독에 빠뜨려 죽이니 그것도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ㅋㅋ 넘 심해요 암마리다요..
4. 달려라 메로스
분명 이 작품을 보고 울기도 했고 가슴이 찡한 부분은 있었는데, 사양이나 인간실격처럼 마음에 훅 다가오는 장면은 아니어서 그냥 설명은 넘기기로 하고.. 단순히 그림으로만 볼 때 물방울에 대한 묘사는 좋았다.
5. 거미줄, 지옥변(원작은 서로 다른 것 같으나 애니에선 세계관이 옴니버스로 연결되어 있음.)
둘 다 짧게 마무리되는 작품이나 광기와 고어성이 의외로 잘 표현되어 있어서 인상에 남았다. 소설을 자세히 봐야 알 수 있겠지만 독재에 대한 풍자도 섞여있었다. 잔혹성에서는 회의감이 드나 확실히 아이들에게 접하게 하기 좋은 교훈성 있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