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Kingdom 65
하라 야스히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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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에서는 어떻게 표현되는지 몰라도 신의 발언에서 일본의 역사와 관련된 생각이 많이 표출되었다. 진이 선대 국왕 때 일으켰던 참혹한 사건에 대해서 자신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왜 그런 사건에 대해서 거론하느냐느니..(이런 생각을 하는 놈들 때문에 전쟁이 되풀이된다. 그보다 항복한 적군을 처벌하는 건 전쟁의 법도에 어긋나는 게 맞다. 최소한 전쟁법에 대해서 거론이 되었으면 좋았겠지.) 천하통일을 이루면 그런 참혹한 사건은 없어지지 않겠냐느니...(일본이 동아시아 전체를 통일하려 했던 야망에 대해서 어느 정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는 듯했다.) 이 두 대사가 모두 주인공 신 한 사람의 발언이란 것만으로도 그 의미를 짐작할 만하다.

그러나 진 나라가 천하를 통일한 이후 독재를 지키기 위한 잔인한 탄압과 빠르게 멸망으로 향해 달려갔던 점을 보면 웬지 반어법을 취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백성을 약탈하는 병사들에 대해서 분노했던 신인데, 만리장성을 쌓느라 고초를 겪었던 백성들에 대해서 대처를 하지 않았을리가 없다. 혹시나 지금 성격대로 왕에게 솔직하게 바른 말을 하다가 참수를 당했을지도.. 아무튼 한 퓨전 작품의 역사적 결말을 알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척하고 계속 읽어나간다는 행위는 그 나름의 쾌락을 제공하는 듯하다 ㅎ

작화가 1기와 2기에 반해 상당한 진보를 보였다. 대신 인물을 그리는 선이 매우 얇아져 모든 남성 등장인물들이 미형 남자가 되어버렸다(...) 하료초와 강외가 다 모여 은근히 하렘 분위기를 조성하는 4기에서 승부를 보려는 게 아닌가 싶다. 하긴 럽코가 유행하는 이 시대에 주요 등장인물 중 여자가 반도 아닌 두 명밖에 안 나오는 애니메이션이다보니.. 열심히 챙겨볼테니 5기도 빨리 나와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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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스토리 + 왓 어 걸 원츠 - 더블팩 할인행사
마크 로즈만 외 감독, 힐러리 더프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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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애니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출연자들이 대화를 노래하듯이 진행하는 면이 있다. 그래서 일상물을 보려는 시청자들에게 많은 오해를 사게 되는 듯하다. 일단 오해를 풀기 위해 몇 가지 이 애니메이션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첫번째로, 이 애니메이션의 노래로 사람들을 치료하는 음악 치료에 대해 다루고 있다. 주로 심리 치료에 활용된다. 줄거리에서도 통증을 가라앉히거나 피곤을 덜어주기 위해 노래가 쓰일 뿐, 상처가 기적적으로 나았다거나 하는 증상은 일어나지 않았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큰 수술을 해야 할 때 주인공들이 번갈아가며 합창을 하는 에피소드가 그 예로 등장한다. 노래를 부른다고 육체적 상처가 치료되는 판타지물과는 거리가 멀다. 한국에서도 음악치료사협회가 있다. 이 애니메이션 관련 행사는 과학적인 시설에서도 열린 바가 있다. 확실히 흥미로운 행사였을 듯하며, 해외(일본에서는 국내이겠지만)에서만 진행된 게 아쉬울 뿐이다.

두 번째로, 등장인물들이 자꾸 노래로 대화를 하는 게 익숙지 못해서 도중하차했다는 사람들이 나온다. 확실히 노래하듯이 일상적 대화까지 진행하는 건 다소 드문 일이긴 하다. 그러나 오페라나 뮤지컬을 보면 스토리의 주요 부분은 다 노래로 진행하기도 한다. 만약 오페라나 뮤지컬을 접해보시지 못하셨다면 가장 유명하다는 것들을 골라서 보는 걸 추천한다. 오페라는 춘희나 카르멘이 제일 무난하다고 보며 유튜브에도 공연 실황이 종종 올라와 있다. 뮤지컬은 영화로도 충분히 접할 수 있다. 위대한 개츠비나 물랑루즈를 만들어낸 영화 감독이 뮤지컬 영화를 잘 만드는 편이다. 최근에 나온 라라랜드도 좋았다.

그리고 이런 영화나 장르 있는 거 다 아는데도 이 애니 보기 싫다면 블로그에다가 애니 욕 쓰지 마시고 그냥 니가 보지 않으면 되는 거 아니에요 ㅋㅋㅋ 내가 작품 혼자 보고 다른 사람들에게 같이 보자고 오프라인 영업 안 하는 게 이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임. 나도 이전에는 그런 부류였지만, 남들에게 이 작품 재미 없다느니 나아가 절대 보지 말라느니 하는 사람들은 작가에게 멱살 한 번 잡혀봐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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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키와 미야노 8
하루소노 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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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본 BL 수작. 처음 만화연재할 때부터 지켜보고 있었다. BL 작품을 좋아하는 부남자의 일상물이라길래 그러려니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돌연 실제로 동성 애인이 생기면서(!) BL물이 되어버렸다. 사실 이전부터 쭉 이 작품을 지켜봐온 사람이 아니라면 좀 식상해지는 면이 있다. 작품성보다도 홍보가 기가 막히게 사람을 낚는 면이 있었다고 봐도 된다..

딱히 작화상에서 뛰어난 점은 찾지 못했으나, 배경에 항상 등장하는 햇살의 파편이라거나, 파스텔풍의 가벼운 색감이라거나, 나름 신경을 쓴 점이 보인다. 가벼운 연애물이라는(공이 광공이라는 의견이 있었는데,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실 그만큼 꽁냥거리고 싶지 않나?) 분위기를 만연에 보이고 있다.

이 애니의 또 다른 장점은 인물의 손만큼은 엄청 잘 그린다는 점에 있다. 아이러니한 게, 마 짱의 손은 자주 확대컷으로 등장하는데, 사사키의 손은 그닥 등장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러면서 중요 장면에서는 남자다운 손으로 스쳐가듯이 등장하곤 한다. 마치 애니메이션이 시청자와 밀당하는 것 같다. 내가 남자 손 성애자라서 더 그렇게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유독 애니메이션은 잘 만든 BL 작품이 드물다. 그런만큼 꼭 애니메이션으로 보는 걸 추천한다. 결말도 적당한 부분에서 끝난다. 마치 작가가 일부러 노리고 그 부분이 나오길 기다렸다가 애니화한 것처럼 느껴진다. 이 두 사람의 이후가 정 궁금하다면 그 부분부터 만화로 봐도 괜찮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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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약국 8
타카노 세이 지음, keepout 그림, 타카야마 라즈 원작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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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을 잃은 후로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의학도가 된 주인공은 어느 날 자신이 초심을 잃었다는 생각에 괴로워한다. 그러다 (아마도 과로사에) 기절한 주인공은 중세 시대로 가게 된다. 마법을 쓸 수 있는 귀족 집안의 어느 아이로 환생한 그는 처음에는 신기해하지만 곧 거머리로 피를 빼는 중세 특유의 의료 행위에 기절초풍한다. 마법을 뛰어넘어 물질까지 생성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자신에게 있음을 발견한 그는 이로 인해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지 몰라 막연하게 두려워하나, 자신의 초심을 발휘할 기회라 생각하고 용기를 내어 약국을 차린다.

당시 분기 중 망작이라고까지 혹평을 받은 작품인데 제대로 된 의료 지식을 다루는 라노벨 작품 중에서는 최초로 애니화된 의미도 있고... 내가 개인적으로 시청해본 결과 솔직히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 작품이었다. 작화도 이 정도면 원작을 거의 완벽하게 재현했다고 볼 수 있고, 주인공이 쇼타인 걸 인식해서인지 베이지한 색감도 매력적이었다. 다만 누님캐릭터인 엘레노아르 본푸아가 원작보다 더 못생기게 그려졌다는 느낌이 ㄷㄷ

단지 원작 처음부터 떡밥이 있어서, 이를 풀지 못하고 애니메이션이 끝나버리는 데에 관한 아쉬움이 있다. 요새 '이게 이제와서 후속작이 나온다고?' 하는 생각이 드는 작품들이 많아서 기대는 해보나, 아무래도 인기가 저조하여 금방 2기가 나오는 건 무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건 원작에서 나오는 부분인지 궁금한데, 계속 서민들이 주인공에 대한 경계심을 갖고 공격하는 부분이 나와서 곤란했다. 왕정 체제이다보니 아마 이후의 떡밥에서 신분의 차이라던가가 이슈가 될 수도 있겠지만, 1기 12화로 제한된 애니메이션에선 일단 그런 부분까지 충실하게 재현하기보단 약에 대한 설명을 좀 더 정확하게 해줬음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아무래도 설명이 없다보니 문과가 이해하기엔 어려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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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아름다운 아이들 - 개정판 문지 푸른 문학
최시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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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간실격


한 때 원작인 소설로 즐겨 읽었던 작품이다. 그 땐 약간 훌쩍거리면서(!) 읽었던 것 같다. 리뷰에서도 주인공이 불쌍하다고 썼고. 그런데 데스노트를 그렸던 그 분(!)의 시점에서 들여다보니 이건 완전 코미디이다. 아니 처음 동반자살 시도할 때 여자를 밀쳐서 절벽에 떨어뜨리고 자신도 같이 죽어야 하는데 왜 죽질 않냐고 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저래놓고 사랑과 혁명은 위대해! 이런 주장하고 있으니 세에상에... 확실히 한 번 데스노트에서 남자의 찌질함에 대해서 다룬 분이라 그런지 요조라는 캐릭터를 그려넣는 수준이 완전히 다르다. 물론 유모들의 성적 학대 등 힘든 과정을 겪은 데 대한 묘사도 있지만, 그것도 자기가 죽기 직전에 회상하는 걸 보면 이 자식 자신의 불쌍함을 어필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더 웃기곸ㅋ 소설의 1인칭 시점과 만화의 3인칭 시점은 확실히 분위기가 다른 듯. 카프카가 변신이라거나 하는 작품들을 개그물이라 불렀다는데, 이걸 보니 그게 가능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조를 야가미 라이토 비슷하게 그려넣은 것도 의도적인 해석이 아닌가 생각된다. 결말이 너무 음울하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다던데 나만 이걸 코미디로 생각했나(...)









2. 만개한 벚나무 숲 아래서

일본에서 가장 무서운 이야기라더니 의외로 한 산도적이 도쿄의 사치부리는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는 진부한 이야기(결국 산도적이 살인마로 전락해버리니 무서운 이야기는 맞다.). 그러나 이런 관계가 잘 될리 없다는 걸 소설을 많이 읽은 사람들은 잘 알 것이다. 의외로 여자는 헤어질 때가 되자 산도적을 따라가겠다고 나서고, 결국 산도적은 극단적인 선택을 택한다.

인간실격과 분위기가 많이 다른데, 일부러 많이 가라앉은 분위기를 스스로 고어 코미디물을 택한 게 아닐까 싶다. 군데군데 뮤지컬로 호화사치를 좋아하는 도쿄 여자를 표현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 영상은 화려했지만 후반대에선 반 이상이 뮤지컬같단 점에서 호불호가 갈렸을 듯. 난 그런 점이 좋았지만. 퇴폐적인 그림체도 인상적이다.

3. 마음

이건 분명히 이 작품 자체보다는 원작 문제인 듯. 제일 좋은 캐릭터가 덩치인데 왜 자꾸 죽나요 그것도 두번세번 죽이나요 장난하나요 ㅠㅠ 자기는 깡 외에 아무것도 없다고 하더니 그렇게 죽으면 깡도 없는 거 아니니? 아무튼 시니컬하게 쓴 소설 최고봉이라더니 정말 이름값을 함. 그러고보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도 마지막에 주인공을 술독에 빠뜨려 죽이니 그것도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ㅋㅋ 넘 심해요 암마리다요..

4. 달려라 메로스

분명 이 작품을 보고 울기도 했고 가슴이 찡한 부분은 있었는데, 사양이나 인간실격처럼 마음에 훅 다가오는 장면은 아니어서 그냥 설명은 넘기기로 하고.. 단순히 그림으로만 볼 때 물방울에 대한 묘사는 좋았다.

5. 거미줄, 지옥변(원작은 서로 다른 것 같으나 애니에선 세계관이 옴니버스로 연결되어 있음.)


둘 다 짧게 마무리되는 작품이나 광기와 고어성이 의외로 잘 표현되어 있어서 인상에 남았다. 소설을 자세히 봐야 알 수 있겠지만 독재에 대한 풍자도 섞여있었다. 잔혹성에서는 회의감이 드나 확실히 아이들에게 접하게 하기 좋은 교훈성 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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