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3학년이 된 전 학교 제자가 택배를 보내왔다.

그 때는 갓 입학한 햇병아리였는데 어느새 3학년이 되었다.

작년에도 이 어린이가 택배를 보내와서 감동을 받았는데

이번에도 또 산타 마냥 선물 꾸러미를 보내온 것이다.

 

 

 

 

글씨도 얼마나 또박또박 잘 썼는지 모른다.

종류도 가지가지이다.

손수건,휴대폰고리, 캔디, 산딸기, 초코릿, 마시멜로 등등

제자가 날 기억해 준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한데

이렇게 스승의 날에 딱 맞춰 택배를 보내오니 가슴 벅차게 고마울 따름이다.

 

"작가"가 꿈이라고 했던 눈이 사슴처럼 맑고, 아주 야무지고, 책 읽기를 좋아하던 아이이다.

지금도 책을 좋아하여 800쪽이 넘는 <제인 에어>를 읽고 있는 중이라니 기특할  따름이다.

정말 내가 1학년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작년에 가르쳤던 현재 2학년 아이들도 감사 편지에

" 좋은 책 많이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써서

내가 교사가 되어서 제대로 한 일이 바로

" 책 읽어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아이들이 나를 통해 책과 친구가 될 수 있고

책 읽어주는 내 모습을 한 명이라도 기억하고 있다면

교사로서 그래도 잘 살았구나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을 듯하다.

 

이 어린이에게 오늘 책 선물을 보냈다.

책벌레라서 다른 책들은 많이 읽었을 거라 예상되어

신간 중에서 두 권을 골라서 보냈다.

"정의"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고,

나중에 작가가 되더라도 이런 작가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서이다.

오늘 저녁쯤 책이 도착할 것 같다.

정의로운 사람으로 잘 자라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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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05-16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스승과 제자시네요^^
3학년이 어쩜 이리도 예쁜 선물을 하는지.....참 따뜻한 아이일듯요.

수퍼남매맘 2013-05-17 12:0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선물 고르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닌데 이렇게 일일이 골라서 보냈더라고요.
아주 따뜻하고 정이 많은 아이랍니다.

순오기 2013-05-17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아이가 저렇게 챙겨서 보냈단 말이죠!
기특하기도 하지~~~~~~ ^^
선생님이 보낸 책선물에 아이도 신나겠어요.^^
보기 좋아요!!

수퍼남매맘 2013-05-17 12:02   좋아요 0 | URL
어젯밤에 책 받아서
먼저 <오늘은 5월 18일>읽고 감동 받았다고 문자를 보냈더라고요.

그렇게혜윰 2013-05-17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택배를 보내려는 입장에서 제 은사님도 기쁘게 받아주시면 좋겠어요^^

수퍼남매맘 2013-05-17 12:03   좋아요 0 | URL
은사님이 당연히 기뻐하실 거예요.^^

saint236 2013-05-18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훈훈한 이야기가...

수퍼남매맘 2013-05-18 23:21   좋아요 0 | URL
정말 기특한 제자랍니다.

BRINY 2013-05-18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유, 부럽네요. 내용물이 아기자기~

수퍼남매맘 2013-05-18 23:21   좋아요 0 | URL
아까워서 아직 못 먹고 있답니다.

희망찬샘 2013-05-20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감동이네요.
이런 기분 덕분에 힘든 줄 모르고 일 할 수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