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 5일간 아이들 친가에 다녀왔다.
그래서 통 서재에 들어오질 못했다.
아이들은 어제부터 서울에 올라가야 한다는 것 때문에 뽀로통해져있었다.
수퍼남매는 친가에 갈 때마다 매번 서울 올라가기 싫다고 해서 시부모님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그렇지 않아도 눈에 넣어도 안아픈 손주들인데
오기만 하면 더 있다 가고 싶다고 하니 시부모님께서 정말 예뻐하신다.
반대로 빨리 서울 가고 싶다고 하면 내가 얼마나 난처했을까 싶어진다.
오늘 아침에도 아들은 일어나자 마자
" 엄마, 점심 먹고 올라가야해?" 한다.
그건 서울 가기 싫다는 말이다.
지난 여름 방학 때도 며칠 더 있다 가자고 해서
왜 할아버지댁이 좋냐고 물어 보니 이렇게 대답한다.
" 할아버지 집은 TV 가 3대나 되고, 개도 2마리 있어서 우리 집보다 부자잖아!"
그 말에 어른들 모두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아들 기준에 의거하면
단독주택이라서 마음껏 뛰어 다닐 수 있고,
마당에 개도 2마리 있고, 방마다 tv가 있고, 거기다 케이블도 나오는 할아버지댁은 엄청 부자인 셈이다.
(할아버지댁은 아주 오래된 주택이다. )
할아버지댁을 그렇게 좋아하는 걸 보면
아이들 입장에서는
마당이 있는 집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자라는 게 가장 좋은 환경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현실은....
그런데 수퍼남매가 친가에 남고 싶어하는 이유는 따로 있는 듯하다.
바로 자기들이 좋아하는 투니버스를 맘대로 볼 수 있고,
수학문제집도 안 풀고, 매일 띵가띵가 노는 지상낙원이기 때문이다.
이제 수퍼남매도 일상으로 돌아오면
수학문제집도 풀어야지, 독서도 해야지, 피아노 연습도 해야지...
그런 게 싫은 거겠지.
방학이 얼마 안 남았다며 얼마나 아쉬워 하는지 모른다.
그건 이 엄마도 마찬가지다.
이번 울산에 가서는 큰 수확(?)이 있었다.
경주에 잠깐 들러서 그 멋지다는 안압지 야경을 본 것이다.
역시 입소문 대로 아름다웠다.
연못이 온통 얼어붙은 통에 조명에 비친 또 하나의 안압지 모습을 온전히 구경하진 못했지만서도.
벚꽃이 흐드러지게 날리는 봄에는 경주가 더 빛을 발한다고 하니
그 때 아이들 데리고 제대로 경주를 둘러보고 싶다.
경주 투어에 나서기 전에 자전거부터 배워야 할 터인데...
주인 없는 서재에 들러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