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마라 가고 싶다

 

 

1

 

살아가기만 하면 저절로 다 되던 때가 있었다. 사람도 사랑도 꿈도 즐거움도 모든 것이 내가 얻으려 하지 않아도 스스로 다가오던 때가 있었다. 우리에게 그런 때가 있었다.

 

그런 시절은 끝났다. 이제 사람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해야 하고 운도 좋아야 한다. 사랑은 언감생심이라 말하기도 민망한 것, 꿈은 부끄러운 졸업앨범처럼 버리긴 아쉽지만 사실상 잊고 사는 무언가가 되었다. 즐거운 순간에는 지금 너무 즐겁다는 생각이 든다. 즐거움을 자주 맞닥뜨리는 사람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그저 즐거워한다. 숨 쉬는 사람이 들숨과 날숨을 세지 않듯이. 물속에 오래 얼굴을 처박고 있다가 고개를 꺼내면 내가 숨을 쉬는 동물이라는 사실을 온몸의 세포로 느낄 수밖에 없듯, 요즘 나는 즐거운 순간이 오면 지금 내가 즐겁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느낀다. 숨처럼 그냥 오던 모든 것들은 다 죽었다.

 

그건 온몸을 던지지 않기 때문이다. 다가가긴 해도 닿지는 않기 때문이고, 함께 웃긴 해도 함께 울진 않기 때문이다.

 

 

 

2

 

며칠 전에 요즘 살이 빠지고 있다고 썼다. 그러기 무섭게 살빠짐이 멎었다. 오만하면 될 일이 없다. syo가 응원하고 있던 야구팀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승승장구를 하던 중 어느 몹쓸 기자가 피어오르는 우승의 향기줄여서 피우향이라는 제목을 단 기사를 쓴 즉시 7연패하고 중위권으로 추락했다. 매사 입이 문제다. 기대가 앞서도 입은 다물어야 한다. 될 것 같다가도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연기처럼 증발했던 가능성들을 기억하라.

 


 

3

 

회사도 대충 그렇겠지만, 공무원들은 휴가가 겹치면 사장이 아니라 시민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에 구청은 직원들의 휴가 기간을 큰 틀에서 조율하고자 시도한다. 83일부터 5일까지 휴가 가겠노라 당당하게 써 올렸는데, 어떻게 될지 두고 볼 일이다.

 

 

 

4

 

7월은 인사발령 시즌이고, 관련하여 부서에 업무분장이 새로 있었다. 그 과정에서 작은 업무 하나를 더 떠맡았다. 게다가, 어찌 보면 우리 과에서 가장 중차대하다 할 수 있는 업무, 기초연금 지급 업무를 담당하는 주임님이 전출 예정인데, 전입자가 바로 오는 것이 아닌지라 업무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달 기초연금 지급은 syo가 떠맡았다. 기초연금, 이건 정말 무시무시한 업무다. syo가 하루만 늦장을 부리면 수만 어르신 대군이 죽창을 들고 일어서 구청을 유린할 것이다. 이 와중에, 전체 휴관 중인 경로당이 슬슬 개관의 용트림을 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아무래도 하반기는 일 부자, 일 갑부, 일 게이츠, 워크 버핏으로 살아가야 할 모양이다.

 

 

 

5

 

, 휴가는 부산을 생각하고 있다. 부산에는 바다와, 좋은 숙소와, 좋은 친구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것들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나팔바지와 이소라의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와 나팔바지를 입고 구슬프게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를 부르는 syo가 있을 것이다. 그런 것들은 있어야 하나?

 

 

 

 

--- 읽은 ---



82. 도시를 걷는 시간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8

 

걷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걸을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도시를 좋아하는 사람은 누빌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도시를 걷는 일은 누군가에겐 그 자체 최고의 유희일 수 있다. 그 발걸음이 향하는 곳이 역사가 조용히 누워 있는 공간이고, 그 공간을 찾아가는 이가 가만히 엎드려 있는 역사를 흔들어 깨울 수 있는 눈과 손을 갖추었다면, 도시를 걷는 시간은 다른 누구보다 도시를 걷는 그 사람에게 즐겁고 행복한 시간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도시를 걸어본 자들의 책을 읽고 나서는 반드시 도시를 직접 걸어야 한다. 알게 모르게, 이 도시에는 걷는 데 시간을 쓸만한 곳이 너무도 많다.

 

 


83. 로쟈와 함께 읽는 지젝

이현우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

 

책등에 함께 들어 있는 것만으로도 굳건한 신뢰를 주는 이름의 쌍들이 있다. 이를테면 고병권 선생님과 니체, 백상현 선생님과 라캉, 문성원 선생님과 레비나스, 류동민 선생님과 마르크스 같은. 그리고 지젝 하면 당연한 듯 달라붙는 이름이 있다. 이름에 값한다- 고 평가하고 싶지만 사실 평가할 능력 같은 건 없고, syo는 그냥 믿을 뿐이다.

 

 


84. 1cm 다이빙

태수, 문정 지음 / FIKA(피카) / 2020

 

시도부터 구성까지 이래저래 귀여운 책이다. 딱히 그러려고 한 건 아닌 것 같은데, 어쩐지 애잔하고 귀엽다. 잘 됐으면 좋겠다 싶기도 하다.

 

 

 

--- 읽는 ---

나의 첫 번째 과학 공부 / 박재용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 사사키 아타루

스포츠와 여가 / 제임스 설터

이기는 몸 / 이동환

카카오프렌즈 러브 1 / 오쭈, 흑부

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 / 이동진

천문학 아는 척하기 / 제프 베컨, 사라 베컨

파이썬 코딩 도장 / 남재윤

 

 

--- 갖춘 ---

일곱 해의 마지막 / 김연수

모니크 위티그의 스트레이트 마인드 / 모니크 위티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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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0-07-02 2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 완전히 못했고 오늘은 바보같이 못했죠,
그 야구팀요. 화나서 오비맥주 마셨어요. (???)

변동 없이 즐겁고 건강한 휴가 즐기시길 미리 바랍니다.

syo 2020-07-04 10:42   좋아요 0 | URL
저는 야구를 끊었습니다.
매년 야구를 70번정도 끊긴 합니다만....

유부만두님도 안전한 와중에 즐거운 여름 되시기를

비연 2020-07-03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

syo 2020-07-04 10:4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우 저 곰같은 웃음...

Angela 2020-07-03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우향때문에 7연패 ㅠㅠ 정말 입조심해야되는데, 그래서 우울모드예요. 그전까지는 정말 잘했거든요 ㅜ

syo 2020-07-04 10:4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Angela님도 저랑 같은 팀 응원중이셨군요.

왜 그러셨어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0-07-03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도 일 많아서 허덕이는데 일이 더 많아진다고요? 맙소사... ㅠㅠ
아무튼 이 페이퍼에 진심을 담은 희망을 놓고 갑니다...

syo 2020-07-04 10:43   좋아요 0 | URL
될 것도 같아요. 같은 팀 내에서는 겹치는 날짜가 별로 없어서...

cyrus 2020-07-03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구에 안 오세요? ㅎㅎㅎ

syo 2020-07-04 10:44   좋아요 0 | URL
가죠. 주말에 대구에 갔다가 평일을 부산에서 보낼 계획입니다.
가면 한번 볼까요? 너무 오래 못 봤네요.
이정도 못봤으면 그 사이 사이러스님이 토르 몸이 되어 있어도 이상할 게 전혀 없겠는데요?

추풍오장원 2020-07-04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름휴가 시즌이네요.
전 연가보상비도 못받는데 연가는 다 쓰라고 엄명아닌 엄명을 내렸습니다.
전 직원들이 눈치보지 않고 당당히 연가도 쓰고 육아시간도 쓰고 유연근무도 하게끔 하려고 합니다.
그만큼 업무에서도 충실히 잘 따라주고 있어서 고마울 따름이지요..

syo 2020-07-05 13:04   좋아요 0 | URL
모범적인 부서장님이시네요.
아름다운 공무원 사회 화이팅...

블랙겟타 2020-07-11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씨익..)

syo 2020-07-12 10:56   좋아요 0 | URL
뭡니까, 이거....

블랙겟타 2020-07-12 12:38   좋아요 0 | URL
아 위에 곰같은 웃음이 있길래.. 저는 공룡같은 걸로다.. 한다는게 너무 맥락이 없었죠? ㅎㅎㅎ;;
 

 

사라지는 것 생겨나는 것

 

 

1

 

이유 없이 살이 조금씩 빠지고 있다. 물론 살짝 적게 먹고, 퇴근길 15분 오르막 걷기는 비 오는 날에도 거르지 않고 있긴 하다. 그렇게 보면 이유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겨우 이딴 게 살 빠지는 이유가 되는 거였다면 그간 인생이 참 쉬웠을 것이다. 어찌됐던 일단 반기는 중이다. 최소한 지금은. 바지 사이즈 경계선 증후군을 오래 앓아왔는데, 이참에 애매함을 청산하고 명징한 허리를 가져보고 싶다.

 

 

 

2

 

syo의 양대취미는 독서와 노래다. syo는 알라딘과 코노의 날개로 난다. 그랬는데 직장생활이 책을, 코로나가 마이크를 걷어갔다. 연초까지 푸른 창공을 거침없이 날던 syo는 난데없이 타조가 되어 일상의 초원을 다다다 달리고 있다.

 

노래 부르기는 확실히 스트레스를 풀어준다- 라고 말하면 미친 듯이 소리 지르는 노래나, 온몸 율동을 동반하는 댄스곡을 부르는 모습이 즉각 연상되나 본데, 그런 노래를 부르고 있으면 스트레스가 쌓인다. 모름지기 스트레스는 발라드로 푼다. 구슬픈 발라드로. 아리스토텔레스가 카타르시스를 희극이 아닌 비극을 정의하는 데 사용한 것은 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던 것이다.

 

슬픈 발라드를 겁나 슬프게 부를 때, 등신, 있을 때 잘하지 헤어지고 나서 이렇게 빌빌대냐 싶은 가사를 빌빌거리는 느낌 확 살려서 부를 때, 가사와 가사 사이에 호흡 한 번 넣어봤는데 뜻밖에 감성 오지게 걸렸을 때, 뭐 그런 식의 감정 정화 요인들이 잔뜩 있다. 즐거워야 한다는 강박이나 즐겁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가 있다면 즐겁지 않아도 즐거운 노래를 부를 수 있다. 그러나 슬픈 발라드는 웃는 마음으로 시작해도 끝에는 기필코 먹먹한 마음이 되어 마치게 마련이다. 제대로 부르기만 했다면. 그렇게 먹먹syo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여운을 즐기는 동안, 방금까지 여운을 즐겼던 은 먹먹이 되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그렇게 두 남자가 교대로 먹먹한다. 앉아있는 남자는 먹먹해졌고 서 있는 남자는 먹먹해지는 중. 우리에게 코노란 그런 곳이다.

 

요즘은 드라마도 뭣도 거의 안 보는데, 오직 노래하는 예능 두 개만 보고 있다. 나도 먹먹해지러 가고 싶어서 발을 동동 구르면서.

 

 

 

3

 

말이 잘 되는 날은 희한하게 잘 된다. 명사가 제 짝의 동사를 불러들이고 체언이 제게 오직 하나뿐인 용언을 입 안에서부터 데리고 나온다. 그런 날이면 민원인들은 아주 감동을 받아 울고 웃으며 집으로 돌아간다.

 

반면 말이 안 되는 날은 더럽게 안 된다. 진짜 더럽다. 명사는 명사와, 부사는 부사와 부사와 그리고 부사와 손을 잡고 나타난다. 무슨 타잔이나 모글리 말 배우는 수준이다. 잠에서 깨어났더니 정글의 왕자가 된 기분이다. 민원인들이 아주 답답해서 울고 비웃으며 집으로 돌아간다.

 

아침 첫 번째 전화나, 첫 번째 보고에서 모든 게 판명난다. 그때 절면 그날은 저는 날이다. 그때 날면 그날 하루는 그냥 I believe I can fly 하면 된다. 뭘 해도 되는 거다.

 

그래서 요즘은 매일 자기 전에, 현란한 말솜씨 글솜씨가 들어 있는 작품을 몇 페이지 엎드려 읽고 잔다. 어쩐지 마지막 읽은 말, 들은 말의 영향을 받을 것 같아서. 정확히 같은 이유로 과의 대화는 절대로 피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쟤는 입 대신 코로 소리 내는 데 능하다. 잠들면 바로 소리가 난다. 아주 다양한 소리가 난다. 음유시인이 따로 없다.

 

 

 

4

 

비가 처럭처럭 내린다. 은 맞은편에서 자기소개서를 쓰고 있다. 수요일부터 은 양재가 아닌 구로에 있는 지점 비스무리한 곳으로 출근을 하는데, 그렇게 두어 주 보내고 나면 회사는 이 아이를 지방 공장에 꽂을 예정이다. 그는 분기탱천하여 다른 직장을 알아보겠다고 설치지만, 실은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을 처음 예측한 것이 벌써 두 달 전이고, 그때부터 오늘까지 자기소개서 한 장을 못 쓰는 걸로 미루어 보면, 얘는 지방살이를 꽤 하겠고 아마 한동안 나 혼자 살게 될 것 같다.

 

이 세상에 혼자 사는 남자가 하나 더 생겨날 모양이다.

 

 

 

--- 읽은 ---



76. 그렇다면 칸트를 추천합니다

미코시바 요시유키 지음 / 김지윤 옮김 / 청어람e / 2017

 

가물가물하긴 한데, 한스 요아힘 슈퇴리히의 세계 철학사라는 1,200쪽짜리 두껍한 책에서, 칸트 파트가 300 가까이 되는 걸 보고 학을 떼었던 기억이 있다. 칸트가 그런 남자다. 도무지 무시하고 지나갈 수가 없다. 그렇다고 칸트를 읽겠는가? 아무래도 그건 또 아닌 것 같죠? 그렇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77. 사람은 왜 만질 수 없는 날씨를 살게 되나요

최현우 지음 / 문학동네 / 2020

 

내 시집을 가지고 있는 기분이란 어떤 느낌일지 괜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 책에는 남들이 모르고 나만 아는 뭔가가 잔뜩 있어. 사람들은 이 책을 통해 저마다의 마음속에서 이런저런 것들을 끄집어내곤 하겠지만, 진짜 내가 무슨 말을 한 것인지는 잘 모를걸? 뭐 이런 생각을 하진 않을까? 아름다운 것들이 다 똑같지는 않고 똑같은 글을 읽고 다 아름다움을 느끼지도 않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은 왜 시를 읽는 것일까? , 사람은 왜 이렇게 도무지 만질 수 없는 날씨를 끝내 살게 되는 걸까?

 

 

 


78. 한 장 보고서의 정석

박신영 지음 / 세종서적 / 2018

 

원체 중언부언 떠벌떠벌 스타일인 syo에게 보고서는 진짜 어려운 장르다. 특히 한 장 보고서는 마의 영역이다. 요즘 업무 관련해서도 슬슬 원페이지를 요구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그래서 살겠다고 한번 읽어 봤습니다.

 

근데 이렇게 잘 안 된다. 어씨.

 

 


79. 만화로 보는 영화의 역사

남무성 지음, 황희연 글 / 오픈하우스 / 2013

 

덮었는데 다 까먹었다. 아직 영화에 관심을 둘 단계는 아닌가 봐.

 


 

 


80. 코로나 이후의 세계

제이슨 솅커 지음 / 박성현 옮김 / 미디어숲 / 2020

 

코로나 판 제3의 물결 비슷하다. 저자는 해야 할 말을 빼먹지 않고 하는데 집중하느라 굉장히 의미있고 재미없는 책을 만들어냈다.

 

 


 


81. 라캉은 정신분석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타오카 이치타케, 무카이 마사아키 지음 / 임창석 옮김 / 이학사 / 2019

 

단연 라캉에 관한 가장 쉬운 책 같다. 이렇게까지 선명하다고? 라캉은 어느 정도 불투명하고 모호해야 라캉 같아서, 선명한 이 책이 오히려 더 불안하다. 사실 라캉이 아니라 가타오카 이치타케를 읽은 것이라는 사실만 잊지 않는다면, 불안하고 말고 할 것도 없다. 어차피 라캉은 모르고 죽을 건데.

 

 


--- 읽는 ---

나의 첫 번째 과학 공부 / 박재용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 사사키 아타루

도시를 걷는 시간 / 김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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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20-06-29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조... 에서 뿜음 ...-.-;

syo 2020-06-30 20:04   좋아요 0 | URL
다다다다 ~(0_0)~

추풍오장원 2020-06-30 1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고서를 많이 쓰신다는건 그만큼 인정받는다는 증거 아닐까요..^^

syo 2020-06-30 20:05   좋아요 0 | URL
그런 것 같진 않고, 너도 공무원이면 그냥 입 닫고 글로 써라 이런 것 같은데요? ㅎㅎㅎ

모운 2020-07-02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코노가 스트레스 푸는 창구였는데 코로나가 되는 대로 블루투스 마이크를 쥐어주네. 하지만 가내에서는 뭔가 절제된 창법을 구사하여만 하니 스트레스는 더 오르고 코로나 왜 안 죽지 싶고.

syo 2020-07-02 23:43   좋아요 0 | URL
어떤 노래 불렀더라.... 가물가물하네.
나는 도리어 절제된 창법으로 불러야 스트레스 풀리는 노래를 좋아하니까, 블루투스 마이크를 구매해야겠군.
 

 

이야기와 이야기의 이야기

 

 

1

 

집 근처에 숲이 있다. 낮은 곳에 사는 사람들은 산이라 부르겠지만, 퇴근길 역에서 내려 걷는 20분 가운데 15분을 오르막에서 소진하는 내게 그 공간은 명백히 숲이다. 그래서 우리 집으로 들이닥치는 바람의 절반은 숲을 휘감고 도착한다. 대문 앞 좁은 골목길의 끝에서 오른쪽으로 돌면 백 걸음 앞에서 가지를 흔드는 나무가 있다. 숲까지 백 걸음. 숲까지 오십 걸음. 삼십 걸음 남짓 남으면 다시 방향을 틀어 나는 도시 방향의 내리막으로 걸어 내려가야 하는데, 그럴 때면 늘 생각한다. 숲에서 오는 바람의 색깔을 볼 수 있는 눈이 있다면.

 

 

 

2

 

어떤 이야기들이 마음속을 떠돌고 있다. 작품은 될 수 없겠지만 나 역시 어엿한 한 줄기의 이야기라고 그것들이 외친다. 이야기를 품었으면 뱉어내야 한다고 믿던 시기가 있었다. 떠오른 이야기를 꺼내놓지 않고 내 안에 두었다가 잃어버리는 일은 세상으로부터 뭔가를 훔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던 순진한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죽었다. 완벽주의와 귀차니즘이 힘을 합쳐 그 아이의 목을 졸랐고, 그 아이는 수없이 많은 이야기를 죽인 죄로 죽어서 어른이 되고 말았다. 어른이란 이야기로부터 빼앗은 글을, 요구나 명령이나 대답이나 거절 같은 분명하고 선명한 것들의 품에다 안겨 줌으로써 생계를 이어나가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3

 

여자가 프라하행 비행기에 오르던 바로 그 순간에 남자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로 시작하는 글을 반 페이지쯤 썼다가 지웠다. 바로 그 백지에다 이 글을 쓰고 있다. 이야기의 시체 위에 수의처럼 덮어 놓은 글. 이야기가 불탈 때 함께 사그라들 허망하고 약한 글. 소각되기 위해 태어난 글.

 

 

 

4

 

가진 이야기가 너무나 커서 마음을 똑바로 가누기 힘들었던 사람에 관한 전설이 있었다. 그는 숲으로 들어가서 소리쳤다. 자신의 이야기를 아무도 듣지 못하는 동시에 모두가 들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그가 한 이야기는 사라졌다. 그가 이야기한 대상도 사라졌다. 오늘 남은 것은 그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는 이야기뿐이다. 이야기는 가고 이야기의 이야기가 남았다. 생각한다. 숲에서 오는 이야기의 파편을 챙겨 들을 수 있는 귀가 있다면.

 

 

 

5

 

집 근처에 숲이 있다. 가끔 바람이 불면 나는 눈을 크게 뜨고 귀를 기울인다. 숲으로부터 오는 이야기가 비어 있다면,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면, 그 공백이 너무 커서 마음을 똑바로 가누기 힘든 때가 오면, 그땐 내가 저 숲으로 들어갈지도 모른다. 글이 되지 않은 이야기들을 실컷 부려놓고 돌아올지도 모른다. 어떤 귀 밝은 사람이 마을에 살아서, 숲에서 부는 바람 속에서 내 이야기를 챙겨 듣게 된다면 또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결국 숲과 바람만 들은 그 이야기들은 다시 사라지고, 세상에는 나라는 사람이 있어서 숲으로 들어가 목놓아 이야기하고 돌아왔다는 이야기만 남을 것이다.

 

이야기의 이야기가 온다.

 

 

 

--- 읽은 ---

 


71. 다시 자본을 읽자

고병권 지음 / 천년의 상상 / 2018

 

한 번을 제대로 읽은 적이 없는데 대뜸 다시읽자고 하시니 이것 참 부끄럽네요.

 

다시 자본을 읽자는 말은 완전 남의 이야기인데, 다시 다시 자본을 읽자를 읽자는 말은 내 이야기여서, 이걸 자랑스러워 해야 하나 부끄러워 해야 하나 아리까리하다. 당초 열 두 권을 다 사서 매년 1월에는 1, 12월에는 12권을 읽을 뜻이 있었는데,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일단 <자본>을 읽고 나야 다시’ <자본>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72. 콜로노스의 숲

E. M. 포스터 지음 / 이종인 옮김 / 열린책들 / 2006

 

이종인 선생님의 번역을 의심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선생님의 한국어 문장도 그렇다. 그런데 이 작품은 어쩐지 문장이 고풍스러워서 읽다가 자꾸 졸았다. 이래뵈도 이 책은 판타지 장르라고 볼 수 있는데, 환상적으로 졸렸다. E. M. 포스터라 하면 거장의 거의 끝까지 갔다고 볼 수 있는데 거의 끝까지 졸렸다. 허어…….

 

 

 

73. 열두 겹의 자정

김경후 지음 / 문학동네 / 2012

 

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한 글자면서 백 글자처럼 단순하지 않다. 지나간 것들 위에 지나간 것들을 겹치며 빚어가는 것이 삶이고, 시도 그렇다. 겹으로 접혀 있는 이야기들을 빳빳하게 펴기보다 그 틈에 들어가 눕는 것이 사는 것이고, 시를 읽는 일도 그렇다. 그대로. 열두 겹의 자정을 펼쳐보지 않고 겹겹의 눈으로.

 

 


74. 그림 속 경제학

문소영 지음 / 이다미디어 / 2014

 

NICE TRY!

 

 


75. 시작의 기술

개리 비숍 지음 / 이지연 옮김 / 웅직지식하우스 / 2019

 

이걸 읽고 나서 syo가 뭔가를 시작했겠는가?

 

 

 

 

--- 읽는 ---

그렇다면 칸트를 추천합니다 / 미코시바 요시유키

한장 보고서의 정석 / 박신영

만화로 보는 영화의 역사 / 남무성

1cm 다이빙 / 태수, 문정

 

 

 --- 갖춘 ---

데이터베이스 for Beginger / 우재남

돈의 속성 / 김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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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 2020-06-26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자본’을 읽자는 말은 완전 남의 이야기인데, 다시 ‘다시 자본을 읽자’를 읽자는 말은 내 이야기여서 ----- : 아 이거 당신은 방금 현실웃음을 선물하셨습니다. 웃깁니다 아....

syo 2020-06-29 22:44   좋아요 0 | URL
몰리님의 코드는 난해합니다..... 저거 굉장히 처연한 기분으로 쓴 것이온데 ㅋㅋㅋㅋ

2020-06-27 0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6-29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20-06-29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뭘 시작하셨습니까? ㅎㅎ

syo 2020-06-29 22:44   좋아요 0 | URL
아무것도요 으하하하하....
 

  

안생겨요

 

 

1

 

결혼 생각 없다는 말에 말리거나 의아해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졌다. 내가 결혼을 포기했더니 주변 사람들도 내 결혼을 포기한 것이다. 간섭받지 않는 인생은 즐겁기만 할 줄 알았는데 막상 포기당해보니 떨떠름. 더 오래 알고 지낸 사람일수록 더 쉽게 포기한다. 아직 6개월밖에 안 된 직장 동료들은 그래도 나를 완전히 포기하진 않은 것 같다. 지나가듯 소개팅 이야기가 있었다. 웃으며 거절했는데 돌아서 생각해보니 너무 단칼에 끊어낸 것은 아닌가 싶어서 찝찝.

 

사람들이여, 내가 포기했다고 나를 포기하지는 말아줘요…….

 

 

 

2

 

사실은 생각 없다보다 가능성 없다혹은 가망 없다가 더 맞춤한 말인지도 모른다. 남편이 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좋은 남편이 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들 가운데 하나다. syo는 남편은커녕 남친으로서도 그리 고퀄 고성능은 아닌 데다가, 연식이 오래되어 부품 교체도 어렵다. 교환 환불이 웬말, A/S조차 믿을 만하지 않았다.

 

요는 연애할 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

 

 

 

3

 

주말엔 지나간 사랑들을 하나하나 떠올려 보았는데 좋았던 일들이 무진장 많았다. 다들 syo에겐 넘치는 사람들이었고 하나같이 받는 일보다 주는 일에 더 열중했던 다정한 사람들이었다. 제일 많이 떠오르는 건 그 사람들이 죄없이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들이었다. 영화 잘 보고 나와서 갑자기 이유 없이 짜증을 내는 syo 때문에 걸음을 멈추고 눈물을 떨구던 사람이 있었다. 쉬었다 가자고 했는데 까였다고 뿔이 나서 걸음걸이가 빨라지는 syo의 옆에서 힘들게 속도를 맞춰 걷던 사람이 있었다. 못난이가 자기 못난 것 깨닫고 자신감도 없는 상못난이가 될까 봐 못나도 못났다 말 한번 못하고 전전긍긍 제 살을 깎아 바치며 오래 숨죽이던 사람이 있었고, 뭣 모르고 말 한마디 잘못 던졌다가 갑자기 차가워진 내 옆에서 꽁꽁 얼어붙어 벌벌 떨던 사람도 있었다. 그런 장면들이 하나하나 떠오르고 나니까, 그 장면 속에 들어 있는 제각각의 그녀들과, 그녀들을 지나오면서도 한결같이 하자였던 남자 하나가 선명하게 보이고 나니까, 마음의 문을 닫는 게 쉬워졌다.



삼차방정식 그래프를 그리는 일이나 주기율표를 작성하는 일은 곧 까먹겠지만, "사랑해"라고 말한 경험은 영영 잊혀지지 않는다그때 우리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연수사랑이라니선영아


나는 마음속으로내가 그토록 루치에를 사랑했어도그녀가 그렇게 완벽하게 유일한 존재였어도그녀는 우리가 서로 알게 되고 매혹되었던 그때의 상황과 떼어 놓을 수 없다고 생각하곤 했다사랑하는 여인을 만나고 사귀어 간 모든 상황에서 그 여인을 떼어 놓으려고 하는 것집요한 정신 집중으로 그녀에게서 그녀 자체가 아닌 모든 것을 벗겨 내려고그러니까 사랑에 형태를 부여하는그녀와 함께 겪은 그 사연을 다 없애 버리려고 애쓰는 것은 어떤 추론의 오류를 범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밀란 쿤데라농담

 


 

4

 

퇴근길, 손을 꼭 잡고 앞서 오르막을 오르는 젊은 부부가 보였다. 그들은 세상을 두리번거리지 않고, 발걸음을 맞춰서 나란히 밤을 헤쳐 길을 만들고 있었다. 두 사람이 가는 길과 한 사람이 가는 길은 같지 않다. 두 사람이 되어 걷는 길과 혼자서 걷는 길은 같지 않았다.



 네가 있었을 것이다 사방에서 나를 부르며 찡그린 물이 흘러들었다 너를 쓰다듬기 위해 나는 천천히 떠올랐다

권혁웅회전문에 두고 온 손가락 하나」 부분 


 

 

 

 



65. 만화로 보는 경제학의 거의 모든 것 / 마이클 굿윈

 

나쁘지 않다. 다정하다. 기초지식이 필요치는 않지만 있다면 좋을 것. 두세 번 봐도 좋을 듯.

 



 

66. 난데없이 도스토옙스키 / 도제희

 

책 읽고 쓰는 생활 에세이의 달인 D(21세기의 명저로 알려진 어떤 책의 저자이기도 함)가 알라딘에 있다. 웬만해선 넘기 힘든 허들이다. (룸메이트)은 재밌다고 읽었다. 물론 재밌지만, 걔도 알라딘 활동을 했다면 나 같은 반응이었을 것이다. 좋은 책이지만, 여기 이 판에서는 이걸로 좀 부족합니다.

 



 

67. 나를 알기 위해서 쓴다 / 정희진

 

읽는 것만으로도 나를 좀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 하나 아는데 쓰기까지 해야 하다니 너무 가혹하다,

 

싶지만 그것도 욕심. 합격하기 위해서 공부해도 마침내 합격한다는 보장이 없는 것처럼, 나를 알기 위해 써도 마침내 나를 알게 된다는 보장은 없는 법. 결국 읽는 일, 쓰는 일이 모두 나를 나에게 이끌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읽고 쓰는 일에는 지도도 나침반도 없어서, 그 위에 올라타면 어디로든 가긴 가는데 그게 어딘지는 도착해 봐도 잘 모른다. 그래도 이미 다녀와 본(혹은 뚜벅뚜벅 나아가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다. 최소한 이렇게 읽고 이렇게 쓰면, 그 끝에 내가 알고 싶던 내가 있다는 것은 배웠다.

 

 


 

68. 스피노자 / 스티븐 내들러

 

스피노자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까지가 고비다. 개인적으로 에티카보다 이 전기의 앞쪽 150~200 페이지가 더 읽기 힘들었다. 스피노자가 나타나면 그때부터는 좀 낫다.

 

이란 부사의 제일 잦은 사용처는 자신을 속이는 데라고 하던데.

 


 

 

69. 허변의 모르면 호구되는 최소한의 법률 상식  / 허윤

 

고등학교 때 배운 논리인데, ‘이거 모르면 호구된다는 말이 보증하는 것은 이거 알면 호구가 되지 않는다가 아니다. ‘호구가 아니면 이건 안다.’이다. , 호구가 아닌 사람은 이 정도는 기본적으로 알지만, 이거 아는 사람 중에도 호구는 있을 수 있다는 뜻. , 이 책의 내용을 속속들이 알아도 호구 탈출은 요원할 가능성 있다는 의미가 제목 속에 들어있다. 호구 떼는 게 어디 그리 쉽나. 쉬웠으면 이 나랑 살았겠는가. 세상 만만한 거 아니다.

 




70. 빨강머리 앤 / 루시 모드 몽고메리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강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라는 게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의 주제가가 진술한 앤의 인상착의다. 늘 궁금하고 따지고 싶었다. 현상수배 전단지에 쓰여 있는 호남형 얼굴이라는 것은 어떤 얼굴인가. 호남에는 잘생기진 않았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는가? 내 눈에 잘생긴 사람이 쟤 눈에도 잘 생겼으리란 법은 있는가? 예쁘지는 않다는 말을 함부로 한 것도 문젠데, 사랑스럽다고? 당신이 뭔데 내 사랑의 향배를 결정합니까? ? ?

 

이제 따지지 않기로 했다. 그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 읽는 ---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 사사키 아타루 : ~ 115

코로나 이후의 세계 / 제이슨 솅커 : ~ 100

라캉은 정신분석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 가타오카 이치타케 : 105 ~ 222

발터 벤야민 평전 / 하워드 아일런드, 마이클 제닝스 : ~ 61

 

 

--- 갖춘 ---


실재의 사막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슬라보예 지젝

실험실 생활 / 브뤼노 라투르, 스티브 울거

정신분석의 근본 개념 7가지 / -다비드 나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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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6-23 07: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지금 [난데없이 도스토옙스키] 읽는 중이거든요. 어제 읽을 때까지만 해도 우와 잘쓴다~ 이러면서 읽었는데 오늘 출근길에 쇼님의 이 페이퍼 읽은 다음에 다시 난.도. 읽으니까... 음.... 역시 생활에세이는 D 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신기하다...

단발머리 2020-06-23 09:02   좋아요 0 | URL
생활 쪽으로도 강한데 영화나 소설 요쪽으로도 괜춘해요, 그 D작가 말이지요...... 추천드리고 싶어요.

비연 2020-06-23 09:53   좋아요 0 | URL
역시 D 죠~ ^^

syo 2020-06-23 21:47   좋아요 0 | URL
도 선생과 맞장뜨는 다 선생님

페크pek0501 2020-06-23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주목하고 있는 책은 남들도 주목하고 있다는 점을 또 한번 이 페이퍼에서 확인합니다.
그 책이 뭔지는 비밀입니당~~~ㅋㅋ

syo 2020-06-23 21:48   좋아요 1 | URL
난데없이 도스토옙스키 아닐까요? ㅎㅎ

페크pek0501 2020-06-24 00:08   좋아요 0 | URL
딩동댕 입니다. 센스가 만점이신 분!!!

북다이제스터 2020-06-24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젝의 <실재의 사막 ~> 갖춰놓았습니다. ^^

syo 2020-06-25 22:58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 갖춰는 놓았는데 언제 읽게 될지.....

감은빛 2020-06-29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갖춘- 이라고 쓰시기도 하는 군요.
제가 syo님 서재에 자주 오지 않아서 그동안에는 못 봤던 걸까요?

제가 syo 님처럼 글을 쓴다면 거의 대다수의 책이 -갖춘- 에 들어가고,
-읽은- 혹은 -읽는- 에는 거의 들어갈 책이 없겠죠. 흑흑

syo 2020-06-29 22:47   좋아요 0 | URL
책을 많이 안 사는 편이라서, 살 때마다 기록을 해두고 싶어지더라구요.
저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가도, 그럴것 같으면 사실 ‘읽는‘조차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보니,
결국 그냥 기록에 남기게 되었네요.....

감은빛님이야 워낙 바쁘시니까!
일하면서 책 읽는 건 진짜 너무 힘든 것 같아요.
종종 백수 시절이 그립습니다.
 
빨강 머리 앤 걸 클래식 컬렉션 1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고정아 옮김 / 윌북 / 2019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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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칠을 찾아서

 


나는 부족한 서술자로서 황영칠의 이야기보다 황영칠의 이야기가 단절된 것에서 오는 아쉬움을 더 잘 전하고 싶다.

 

황영칠은 특출났다. 아주 어려서부터 그랬다. 세 살 때 벌써 온몸이 근육으로 땅땅했다. 그 와중에 또 컸다. 사람들은 지치지도 않고 놀랐다. 아니, 야가 송아지가 사람 새끼가? 과장도 아니었다. 생일날 아침상에 올라와 있는 미역국을 원샷드링킹한 후, 황영칠은 팔굽혀펴기 다섯 개를 가볍게 시전했다. 다섯 살 된 기념으로. 집안의 장남 황영일 군은 후에 이렇게 진술했다. 영칠이 가가 맘만 묵었으마, 거서 다섯 개는 더 하고 막바로 열 살도 묵겠드라카이? 와 마, 내 동생이지만 행님아 소리가 절로 나올라카드라…….

 

물론 타고 난 데가 있었다. 박미향 여사의 해산 날, 그녀가 아들 하나를 낳았다는 소문이 마을에 퍼지자 사람들은 어쩔 줄을 몰랐다. 우야노, 하나만 나왔다 카더나? 하나는 우얘 됐다 카데? 아이라, 원래 하나삐 없었다 카든데? 뭐라꼬? 미햐이 가 그 뒷산만 한 배 그기 애 하나 드간 배였다꼬? 치아라 인마, 내가 본 기 있는데 그 말을 우얘 믿노, 차라리 미햐이가 송아지를 낳았다 캐라……. 경운기를 몰고 논두렁을 달려 돌아온 황영칠의 조부 황득국 옹이 강보에 쌓인 황영칠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이 무거운 거 쫌 보라. 두 놈아 몫은 안 하겠나. 야는 영삼이로는 택도 없는 기라. 영삼이캉 영사캉 한목에 나온 것 맹키로 크다 아이가. 오야, 야는 영칠이다. 보통 이런 탄생 설화는 이름을 지어준 이가 아이를 두 팔로 공중에 들어 올리는 장면으로 마무리되지만 황득국 옹은 그러지 않았다. 불행히도 오십견 시즌이었고, 다시는 양팔을 들어 올릴 수 없게 될까 봐 두려웠던 것 같다. 어쨌든 그렇게 황영일이 동생 황영이 동생은 황영삼이가 아니라 황영칠이가 되었다. 영삼이도 영칠이도 아닌 은영이를 낳고 싶었던 박미향 여사는 서글프긴 했으나, 이제는 저 큰 아이를 먹이고 건사해야 했기에 그런 감정은 잠시였다. 다음 날 읍내에는 박미향 여사가 육군참모총장감을 낳았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읍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황영칠은 크게 자랐다. 다른 아이들이 손가락을 접어가며 셈을 익힐 때, 영칠은 자기가 옮겨놓은 쌀가마니를 세 가며 수를 배웠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말문이 빨리 트인 편이었지만 말수가 적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읍 어린이들의 총대장으로 추대된 후 황영칠의 유년기에는 별다른 말이 필요가 없었다. 이런 식이었다.

 

영칠아, 아랫마을 훈식이가 영칠이 니 등치만 크지 한 주먹이라 카고 댕긴다든데, 오늘 학교 마치면 금마 조패러 안 갈래? 안 간다. ? 어디 가나? . 집에? , 집에 뭔 일 있나? 구몬. ……? 오늘 구몬 쌤 오신다. ……맞나. . , 훈식이 새끼 재수 좋네. 디질 뻔 했는데 구몬이 오늘 훈식이 살맀네.

 

이런 대접이 영칠에게 달갑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자기 모습이 싫었다. 덩치가 큰 만큼 그 큰 덩치에 대한 콤플렉스도 컸다. 거울을 보다 속절 없이 복받치는 날도 있었다. 그런 날이면 눈물을 뿌리며 외양간으로 달려가 황소의 크고 검은 눈망울을 들여다보았다. 누렁아, 누렁아, 내는왜 영일이 영이 행님들보다 니캉 더 닮았겠노……. 영칠아, 힘을 내렴, 그건 그저 너의 껍질일 뿐이란다, 하지만 너는 누구보다 다정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니? 진짜 중요한 것은 네 안에 있는 거야, 그리고 그건 결코 변하지 않는 것이란다, 어쩌면 영칠이 너는 지금보다 더 커질지도 몰라, 하지만 네 안에 있는 영칠이는 언제나 영칠이 너로서 존재하는 거야, 너도 이미 그걸 알고 있잖니? , 이제 눈물을 닦고 저 하늘 위에 반짝이는 별을 올려다보자꾸나, , 이 세상은 정말로 아름답구나, 살아있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게 느껴지지 않니? 라고 누렁이가 말했을 리는 없다. 당연히도. 그런데 황영칠은 그런 이야기를 수신할 수 있었다. 황영칠이 손에 든 지푸라기에 관심이 있지 황영칠이란 인간은 안중에도 없는 황소로부터. 알고 보면 별이 아니라 인공위성인 밤하늘의 작고 하얀 점으로부터도. 상심 속에서도 세상의 아름다움을 찾을 줄 알고 끝없이 끝없이 다정해지는, 황영칠은 그런 사람이었다.


  "하지만 제가 저 나무들의 꼭대기 바람이라고 상상하겠어요. 나무들이 지겨워지면, 여기 고사리들 틈에서 부드럽게 물결치는 걸 상상할래요그런 다음에는 린드 아주머니네 정원으로 날아가서 꽃들을 춤추게 하겠어요그다음에는 클로버 들판으로 날아갈래요그리고 영롱한 물빛 호후로 가서 아른거리는 물결을 일으키는 거예요바람은 상상할 게 너무 많아요!“


황영칠이 그런 사람이었기에, 그의 덩치를 놀림감으로 삼는 아이가 아주 가끔 있었지만 유혈 사태가 일어난 적이 없었던 것이다. 상황은 간명하다. 그저 쿵쿵거리는 걸음으로 그 아이에게 다가가 황영칠은 말한다. 다시 한번 말해 볼래. 그리고 다음 말을 준비한다. 친구 사이에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니. 부디 사과해 주지 않겠어? 그런데 그 말이 나올 겨를도 없이 상대는 고개를 숙이고 깊이 반성하기 마련이었고, 대부분 알아서 사과를 했다. 덜덜 떠는 목소리에서 진심을 느낀 황영칠은 다시 쿵쿵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저 친구는 내 마음을 다 알아주고 사과해 주잖아. 모든 마음은 이렇게 다 연결되어 있는 거야. 아 세상은 정말 아름다워. 그렇게 생각하며 영칠은 해맑게 웃었다. 그 웃음 때문에 십 대가 된 이후로는 처음으로 오줌을 지렸다고 증언한 아이가 몇 있긴 했지만.

 

이런 일도 있었다. 어느 날 황영칠이 성큼성큼 운동장을 가로지르고 있는데 친구 하나가 달려오며 그를 외쳐 부른다. 영칠이, 니도 거 가나? 어데? 회관 뒤에 건초 창고. 거 가는 거 아이가? 아인데. 집에 가는데. , 오늘 거서 개싸움 씨게 한다 카든데. 맞나. , 군에서 챔피언 묵은 겁나 큰 개 온다 카더라. 같이 안 갈래? , 안 갈란다. , 왜, 가자. 안 된다. 집에 가서 볼 끼 있다. 뭔데. 빨강머리 앤. ……? 빨강머리 앤 봐야 된다꼬. 빨강……그기 뭔데? 있다. 내한테는 중요한 기다. 맞나. 그래. 지금 빨강머리 앤하고 길버트하고 대판 붙기 직전이다. , 맞나. 둘이 붙으마 누가 이기는데? 당연히 우리 빨강머리 앤이 이기지. 아 맞나, 느그 빨강머리 앤이 그래 쎄나. 당연하지 임마. 앤은 지는 법이 없는기라. , 맞나. 그라마 군에서 챔피언 먹은 개랑 그 빨강머리랑 싸우마 누가 이기겠노. , 치아라. 우리 빨강머리 앤이 그깟 개나부랭이하고 우얘 싸우갰노. 하여튼 내는 가야된다. 앤이 기다린다. 내일 보자이. 그렇게 황영칠은 총총 사라졌다. 그리고 마을 회관 뒤 건초 창고를 중심으로 소문이 돌았다. 황영칠이 무시무시한 덩치에 온몸이 피로 물든 것 같은 빨간 털의 투견을 기르고 있는데, 지는 법을 모르는 그 개는 사실 늑대의 피를 절반쯤 물려받았으며 그 앤이라는 거대한 개와 그보다 더 거대한 황영칠 둘이서 한 끼에 송아지 한 마리를 나눠 먹는다고. 그들이 조만간 군내 투견계를 평정할 예정이라고. 군 챔피언 먹은 겁나 큰 개와 그의 주인이 그 후로는 건초 창고에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과 그 소문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쉽게 단정하기는 어렵다.

 

어쨌든 그랬다. 황영칠이 가장 좋아하는 책은 빨강머리 앤이었다. 영칠은 그 작고 가냘픈 아이에게서 늘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언뜻 그것은 놀라운 오해처럼 보였다. 앤은 작고 영칠은 거대했다. 앤은 쉼 없이 떠들어댔고 영칠은 떠들어댐 없이 쉬었다. 그러나 확실히 둘은 닮았다. 둘은 자기가 가진 가장 소중한 보물이자 강력한 무기가 상상력이라고 믿었다. 그 상상력이 빨강 머리와 거대한 덩치로부터 오는 열등감과 자기 미움을 극복할 수 있게 해주었다. 두 사람 다 주변에 좋은 이들이 많았고, 그들로부터 사랑받을 만했으며, 사랑받았다. 단점들을 고쳐나가는 과정에서도 끝내 자기를 잃지 않았으므로 날이 갈수록 그들은 선명해졌다. 그리고 어느 날, 그들은 읽을 만해졌다.’ 그렇게 그들은 닮아 있었는데, 서술자로서 첨언하자면, 이 닮음이 오직 앤과 황영칠 사이에만 존재할까?

  

  "우리는 부자야.“ 앤이 힘주어 말했다. ”우리는 16년동안 쌓은 멋진 추억이 있고여왕처럼 행복하고크건 작건 모두 상상력이 있어은색으로 빛나는 저 얕은 바다를 봐얘들아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의 환상까지도우리가 백만 달러를 가지고 수많은 다이아몬드를 소유했다 해도 저 아름다움을 더 누릴 수는 없어가능하다면 거기서 본 여자들처럼 되지는 마너는 그 하얀 드레스의 여자처럼이 세상을 경멸하려고 태어난 듯 평생 얼굴을 찌푸리고 살고 싶니아니면 그 분홍색 드레스를 입은 부인처럼물론 친절하고 좋은 분이지만뚱뚱하고 키도 작아서 몸매랄 게 없는 사람이 되고 싶어아니면 에번스 부인처럼 눈빛이 슬픈 사람이그런 표정을 보면 그분은 인생에서 큰 불행을 겪은 게 분명해그런 사람들이 되고 싶지는 않겠지제인 앤드루스?“

  ”잘 모르겠어.“ 제인이 확신 없이 말했다. ”다이아몬드는 사람에게 많은 즐거움을 줄 거야.“

  ”나는 나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구도 되고 싶지 않아.“ 앤이 말했다. ”평생 다이아몬드를 못 가져도진주 목걸이를 건 그린게이블스의 앤에 완전히 만족해매슈 아저씨가 이 목걸이에 담아준 사랑은 분홍드레스를 입은 부인의 보석 못지 않으니까.“


황영칠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읍내를 나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의 마음속에 어떤 꿈이 싹텄음이 분명한데, 그것을 그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황영칠의 이야기가 흐릿해지는 지점은 여기서부터이다. 우리는 그가 무엇이 되고 싶었는지, 그래서 결국 그렇게 되었는지 알지 못한다. 좋은 사람은 만났는지, 사랑은 하였는지 알 수 없다. 알 수 없는 이야기를 쓰기는 어렵다. 어쩌면 황영칠이 자기 못지 않은 거대한 아이를 낳았는데 그 아이 머리색이 빨강색이었다는 이야기를 지어내 볼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는 좋은 이야기를 만들 수가 없다. 좋은 이야기들은 반드시 스스로 이야기되어야 하는 어떤 지점을 가지기 때문이다. 상상은 그런 지점과 지점을 연결하고 경로를 에두르거나 접붙이는 데 그칠 뿐이다. 자신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전하기를 그치면 이야기는 멈춘다. 이야기는 용으로 태어나서 뱀으로 사라진다. 아쉽게도, 황영칠이 읍내를 나와 어떻게 살았는지 추적할 길은 전혀 없고, 그리하여 비록 황영칠의 삶은 끝나지 않았겠지만 황영칠의 이야기만큼은 여기서, 이렇게 끝이다.

 

서두를 다시 반복하자면, 나는 부족한 서술자로서 황영칠의 이야기보다 황영칠의 이야기가 단절된 것에서 오는 아쉬움이 더 선명하게 전달되었으면 싶다. 그리고 좋은 서술자를 만나지 못하여 뱀으로 사라진 좋은 이야기들과, 자신의 삶을 뱀의 삶으로 오해하고 차마 그려내지 않은 좋은 서술자들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표하고 싶다.

 

그린게이블스의 앤에게 루시 모드 몽고메리라는 걸출한 서술자가 있어서 앤의 인생을 그림처럼 그려냈듯이, 황영칠에게도 그런 이야기꾼이 있었다면 우리는 그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알아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랬다면 앤의 이야기처럼 황영칠의 이야기 역시 틀림없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우리에게 어떤 울림을 주었을 것이다. 우리는 저마다의 자리에서 흔들려 울림소리를 내기만을 기다리는 종처럼 거대한 이야기의 그물망에 매달려 있다. 이야기는 읽어도 읽어도 늘 고프고, 세상에 이야기는 넘치지만 지금보다 조금 더 넘쳐도 좋다.

 

진부한 비유지만 우리 모두는 별에서 왔고, 별똥별의 모양으로 떨어지는 모든 원석은 저마다의 서술자를 찾아 지구에 도착한다. 이야기될 가치가 있는 삶을 사는 것만큼이나 삶을 가치 있게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하나의 이야기로 세상에 남고 싶다면, 앤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몽고메리가 되기 위해서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나는 황영칠이 황영칠의, 아니, 황영칠들이 황영칠들의 훌륭한 서술자가 되기를 기다리며 오늘도 조용히 나의 서술자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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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0-06-20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간머리앤을 궁금해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황영칠에 대해 궁금해지면서 리뷰가 마무리되네요.
너무 좋게 잘 읽었어요, syo님.
기다린 보람이 있었어요^^

syo 2020-06-21 09:29   좋아요 0 | URL
앤에 대해서 쓰려고 했는데 뭘 써야 될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부득이 황영칠씨 소환....

오전 나절 쓰고 나니까 대체 내가 뭐 한 건지 모르겠더라구요 ㅋㅋㅋ

다락방 2020-06-20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은 이승우와 보부아르가 느껴지는 글이네요. 앤과 황영칠과 보부아르와 이승우...

syo 2020-06-21 09:29   좋아요 0 | URL
다들 뭘 이렇게 느끼세요 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0-06-20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기호! 떠올랏어요

syo 2020-06-21 09:2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뭐야 난 모르겠는데?

stella.K 2020-06-20 1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리뷰를 소설 같이 쓰는 스요님!
이건 스요님만 쓸 수 있는 리뷰입니다.
전 성석제 삘도 느껴지는데 말이죠.ㅋ
다음 달 이달의 리뷰에 모처럼 스요님이 등극될지 지켜보겠습니다.^^

syo 2020-06-21 09:30   좋아요 0 | URL
이달의 리뷰 이달의 페이퍼 그거 올해 들어서는 한 번도 못해본 것 같은데
고작 황영칠이로 되겠어요? ㅎㅎㅎ
스텔라님이 한 번 더 하세요 ㅎ

비연 2020-06-20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지군요.

syo 2020-06-21 09:31   좋아요 0 | URL
오전 내내 아무 생각 없이 썼는데, 쓰고 나서 다시 읽어 보니까,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네요;;

북깨비 2020-06-22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시네요. ㅠㅠ

syo 2020-06-23 00:01   좋아요 1 | URL
그런 거청한 의도까지는 아니었는데요.
그냥 서재이웃님들도 자기 이야기 많이 하셨으면 좋겠다 뭐 그런 생각에 ㅎㅎㅎ.

페크pek0501 2020-06-22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강머리 앤, 애들이 읽었던 게 집에 있을 줄 알았는데 없는 거예요. 그래서 두 권이나 샀어요.
읽다가 발견되는 톡톡 튀는 멘트가 좋더군요.

syo 2020-06-23 00:01   좋아요 1 | URL
그렇죠? 앤 참 사랑스럽게 되바라진 아이예요 ㅎ

Mauerblume 2020-06-29 1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감은빛 2020-06-29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사투리. 너무 정겹네요.
황영칠의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하지만, 안 써주실거죠?

syo 2020-06-29 22:45   좋아요 0 | URL
처음부터 저걸로 끝이었던 것을요 ㅎㅎㅎㅎ

noomy 2020-06-30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앤 드라마를 봤는데 그 서술자는 앤과 주변 인물들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 주더군요~^^ 책과는 조금 다른 삶의 이야기들도 충분히 재미있었구요. 다양한 이야기꾼들이 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