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7월 28일자 <경향신문>에
100여명 블로거들의 명의로 시국선언문이 실리게 되었습니다.
이번 시국선언문은 100명이 넘는 블로거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십시일반 작은 돈을 모아 일간지 광고비를 부담했습니다.
특히나 이곳 알라딘 서재의 승주나무님과 아프락사스님이
기획 단계에서부터 실무 진행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많은 수고와 노력을 기울이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100여명의 블로거들 모두에게,
그리고 특히나 승주나무님과 아프락사스님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승주나무님의 서재 <승주나무의 책가지>, "알라딘 시국선언 최종공지":
http://blog.aladin.co.kr/booknamu/2991760
아프락사스님의 서재 <자유를 찾아서>, "시국선언문 완성안":
http://blog.aladin.co.kr/abraxas/2980668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분들이
오늘 <경향신문>의 판매부수를
조금이나마 올려주셨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입니다.
신문 한 부를 사는 것은 아마도 정말 '작은' 행동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간지의 작은 의견 광고 한 장이
이 미친 정부의 비대하게 부은 간땡이에
한 자락 기별이라도 보내줄 수 있을지 또한 의문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하나의 작은 씨앗이라고 생각하고
물을 주고 보듬어 키워보려고 합니다.
부디 이 씨앗이 다른 모든 씨앗들과 합쳐져
여러 개의 커다란 줄기와 뿌리로 자라나기를,
작은 물줄기들이 모여서
하나의 커다란 강물이 되고
하나의 거대한 바다가 될 수 있기를,
미약하나마 간절한 심정으로,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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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의 체포 소식을 듣고
아침부터 마음이 온전치 못했습니다.
이하 <한겨레>, <경향신문>, <미디어오늘> 기사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한겨레>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전격체포:
http://hani.co.kr/arti/society/media/368044.html
<경향신문> MB "미디어법 시간 가면 이해",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체포: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7271827115&code=940100
<미디어오늘> 경찰, 업무방해 혐의로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체포: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81686
<미디어오늘> 군사정권 때도 없던 언론노조 위원장 체포: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81707
'경찰국가'란 하나의 은유나 농담이 아니었던 것,
어두운 현실이며 캄캄한 실제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정부와 우리의 국회와 우리의 경찰은
삽질에 삽질을, 만행에 만행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미디어법에 대해 "시간이 지나면 이해할 것"이라는 따위의,
일본 극우파조차도 쑥스러워 할 망언을 쑥스러움도 없이 내뱉고 있습니다.
국회 역시나 오히려 보고 있는 사람이 더 부끄러워지는
그런 인면수심과 후안무치의 작태를 여한 없이 보여줬습니다.
경찰도 이에 질세라 대낮에 언론노조 위원장을 긴급 체포함으로써
충직한 개의 본성인 근면성과 기동성을 보란 듯이 자랑하고 있습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
이 오래된 질문 한 자락이 너무도 가깝고 처절하게 다가오는 그런 밤입니다.
바람 부는 거리를, 함께 걷고 싶습니다.
ㅡ 襤魂, 再次 泣訴.
추신: 이하 시국선언문 완성안의 전문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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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님, 힘내세요!
당신의 ‘배후’에는 우리가 있잖아요!
우리 국민들은 열렬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운하 사업이다 4대강 정비 사업이다 외치며 죄다 땅만 파고 강만 엎는 대역사의 삽질 말고는, 시장 할머니 부여잡고 목도리 한 장 적선하거나 떡볶이 가게 순례하며 값싼 격려 인사나 던지는 휴먼 드라마와 같은 쇼 말고는, 대통령님이 우리에게 더 이상 보여주실 게 없는 건지. 우리 국민들은 오매불망 한 가지 걱정뿐입니다. 이 기막힌 쇼가 결코 끝나서는 안 될 텐데, ‘경제’를 외치면서, ‘중도’와 ‘서민’을 부르짖으면서, 정작 ‘경제’와 ‘중도’와 ‘서민’은 코빼기도 찾아볼 수 없는, 이 흥미진진한 코미디를 5년밖에 볼 수 없다는 건 너무 잔인한 것 아닐까, 우리 국민들은 노심초사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힘내세요! 당신의 배꼽 빠지는 개그를 응원하는 서민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정리해고자들이 있잖아요!
우리 국민들은 매일 감탄하고 있습니다. 대통령님이 용산에서 타죽은 사람들과 떨어져죽은 사람들과 그들의 가족은 이제 ‘국민’이 아니라고, 단지 ‘불법시위자’이자 ‘범죄자’들일 뿐이라고 명확히 구분해주시니, 그 확실하면서도 공명정대한 국가정체성의 기준에, 죽은 자도 산 자도 모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우리 국민들은 팽팽한 긴장감을 즐기며 살고 있습니다. 언제 ‘국민’의 자리에서 ‘국민이 아닌 자’의 자리로 떨어질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기에, 우리들의 삶이 아니라 당신들의 삶을 위한 ‘경찰국가’와 ‘법치주의’의 서슬 퍼런 짜릿함이 도처에 존재하고 있기에, 우리 국민들은 일찍이 민주주의 시대에는 미처 경험할 수 없었던 스릴을 잔뜩 만끽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힘내세요! 삼복더위를 싹 날려줄 당신의 납량특집을 응원하는, 너무나 무서워서 반년 동안이나 장례도 못 치르고 있는 죽은 이들과 그들의 가족이 있잖아요!
우리 국민들은 불철주야 대통령님의 숙면을 기원합니다. 당신의 편안한 잠을 위해 청와대 주위를 전경 버스로 철통같이 꽁꽁 에워싸세요. 우리의 밤이야 어찌 되든 대통령님의 안온한 밤을 위해 당신의 충직한 개들을 항상 깨어 있게 하세요. 그리고 주위를 경계케 하세요. 그러면 그 개들이 당신을 대신해서 두 눈 똑똑히 보게 될 거예요, 진정 무서운 것이 무엇인지를. 그렇게 되면, 모든 충직한 개들이 그러하듯, 그들은 고개를 돌려 당신을 향해 짖게 될 겁니다. 그 안온한 숙면은 끝났다고, 주인님, 멍멍, 지금은 주무실 때가 아니에요, 그렇게 외치고 짖으면서 알려줄 겁니다, 당신이 정말로 귀하게 생각해야 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이명박 대통령님, 힘내세요! 다른 사람 때문이 아니라 바로 당신 때문에 잃어버린 10년이니까요. 누가 뭐래도 당신 때문에 잃어버린 평화고 당신 때문에 잃어버린 민주주의니까요. 대통령님은 우리 국민들이 과거 죽음을 무릅쓰고 얻었던 그 모든 것들을 단 1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거꾸로 되돌리는 기적을 보여주신 분이니까요. 이명박 대통령님, 제발 힘내세요! 당신의 ‘배후’에는, 이렇게 우리 국민들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잖아요! 타죽지도 않고 떨어져죽지도 않고, 이렇게 꺼지지 않는 촛불처럼 서서, 계속 당신을 지켜보고 있잖아요! 당신이 사랑하는 악법들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신이 사랑하지 않는 국민들의 민심이며, 당신이 사랑하는 대운하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당신이 사랑할 수 없는 역사의 거대한 강물일 테니까요. 힘내세요, 대통령님! 당신의 ‘배후’에는 우리가, 이렇게 든든한 국민들이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