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다 어느 가게의 유리창에 적힌 글귀에 눈이 반짝했습니다.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아, 그 가게는 고깃집이었습니다. 웃어야 하나? 예, 씁쓸한 웃음이 났습니다. 그보다 며칠 전에는 진주성 부근의 어느 커피점 유리창에서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를 보았습니다. 두 구절 다 윤동주의 유일한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서시' 에서 인용해 왔습니다. 가히 동주가 트랜드가 되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반갑기도 하지만, 그 이름이 유행하는 문화상품이 되어가는 것 같아 멈칫했습니다. 요즘만큼 동주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하여 받았던 적이 있었던가 새삼 돌아봅니다.

더러 잘 알고 있다고 여겨지는 건 그의 시가 우리의 학창시절에서부터 자주 읊조려졌기 때문이겠습니다. 최근 개봉된 영화 '동주'는 그런 점에서 꽤 의미 있는 영화입니다. 그의 시와 삶과 시인의 마음결에 좀더 세심한 눈을 갖게 합니다. 흑백필름에 담아 시대성을 살리고 서정적이면서 순열純烈한 목소리를 잃지 않은 연출이 심장을 조이는 감동으로 밀려옵니다. 중요한 것은 그의 시가 그의 생과 불가분의 관계에 숙명적으로 놓여 있다는 사실입니다. 동주의 시와 삶을 읽어내려가노라면 글 따로 삶 따로가 아닌, 진정한 시인이라는 걸 가슴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열 살 때까지 바다 海, 불꽃 煥, '해환'이라는 아명으로 불렸던 동주는 살아서 얻지 못한 '시인'이라는 이름을 죽어서 얻습니다. 2년 형을 선고 받고 1945년 2월 16일 광복을 6개월 앞둔 날 후쿠오카 바닷가 형무소에서 절명한 그의 시신은 고향 북간도의 용정으로 옮겨집니다. 3월 초, 눈바람이 매서웠던 날에 장례가 치뤄지고 '시인윤동주지묘'라는 거룩한 이름이 빗돌에 새겨져 우뚝 섭니다.

그러나 동주는 태어나면서부터 시인이었습니다.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쉽게 쓰여지는 시' 중) 시를 적어야했던 동주의 서거 70주년이 되는 해, 2015년에 작가 안소영은 <시인 동주>를 펴냅니다. 윤동주에 대한 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작품과 시인의 삶을 엮어 저자의 촘촘한 상상력으로 직조한 소설입니다. 송우혜의 <윤동주 평전>(1998)이  이미 방대한 분량으로 잘 나와 있고, 그보다 더 이전(1984)에 마광수 교수의 윤동주 연구도 나와 있지만, <시인 동주>는 좀 더 쉽고 편안하게 그의 시와 삶에 다가갈 수 있는 소설로, 청소년에게도 어른에게도 권장합니다. 안소영은 간서치라 불린 이덕무와 실학파 학자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생생하게 그려낸 <책만 읽는 바보>의 저자입니다.

동주의 시가 세상에 나오게 된 건 여러 사람의 간절함이 이루어낸 일입니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연희전문학교 후배 정병욱과 그의 어머니가 없었다면 시의 운명이 어떻게 되었을지요. 일제의 탄압이 극에 달하고 우리말과 우리이름까지 빼앗긴 암흑의 시절을 우리는 상상할 수 있는지요. 1943년 3월 일제에 의해 조선어는 교육과정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더이상 한글로 시도 이름도 쓸 수조차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동주는 그런 시절에도 우리말로 시를 쓰고 세 부를 나누어 갖고 있게 했습니다. 하나는 자신이, 또 하나는 연희전문학교 이양하 교수가, 마지막 하나는 믿었던 후배 정병욱이었습니다. 정병욱은 징용으로 끌려가게 되자 고향 광양의 어머니에게 각별히 부탁하였고 어머니는 필사본인 그 시집을 항아리에 담아 양조장과 정미소를 하던 집 마루 아래에 숨겼습니다. 2007년 문화재청은 그 집을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이라는 이름으로 문화재로 등록합니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판본은 1948년 2월 16일 윤동주 서거 3주기에 나옵니다. 동주가 쓴 19편과 벗이었던 강처중(당시 경향신문 기자)이 동주가 써보낸 편지글에서 따로 떼어 간직하고 있던 12편을 합해 총 31편이 실립니다. 1955년에는 증보판이 나옵니다. 동주의 동생 혜원이 공개한 동주의 노트 2권에 실린 80여 편을 합하여 111편의 시를 실었습니다. 현재 소와다리 출판사에서 당시의 책을 오리지널 디자인으로 복원하여 내어 놓았으니 소장가치가 있습니다. 초판본에는 시인 정지용의 서문이, 증보판의 후기에는 정병욱과 윤일주(동주의 동생)의 글이 실려 있습니다. 동주의 시와 삶이 암흑의 시대를 살아왔고 또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어떤 가치가 있는지는 이들의 글에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 

 

 


 

 

서울 종로구 청운동에는 인왕산 자락에 안겨 있는 특별한 건물이 있습니다. 윤동주문학관입니다. 폐기된 수도가압장과 물탱크를 독특한 구조로 살려낸 건물인데, 동주의 성품처럼 깔끔한 외관이 눈길을 끕니다. 제1전시실에서는 동주의 육필 원고들과 사후 나온 시집들, 용정의 우물을 옮겨 놓은 듯 가운데 세워둔 우물이 동주가 자주 상징으로 삼았던 거울, 자화상의 이미지와 중첩됩니다. 제2전시실은 열린 우물입니다. 우리로 하여금 우물을 들여다보듯 하늘을 우러러 보게 하며, 제3전시실로 이어집니다. 제3전시실은 육중한 철문으로 들어갑니다. 동주가 사상범으로 분류되어 붉은 죄수복을 입고 독방에 갇혔던 후쿠오카 형무소를 연상하게 합니다. 철문이 등 뒤에서 철커덕 닫기고, 어두침침한 그곳 서늘한 공기속에 홀로 앉아 동주에 관한 영상물을 20분 정도 관람합니다. 형제 같았던 사촌 송몽규는 "단 한 번도 동주가 남을 험담하거나 헐뜯는 걸 본 적이 없다"고 회고합니다. 두 번 모두 한겨울에 갔던지라 그곳의 차가운 공기가 살갗에 닿을 듯 선연하지만, 시대에 타협하지 않고 고뇌하며 영혼을 채찍질하였던 시인 동주의 고통에 감히 비할 수 있을까요. 느려지는 물살에 압력을 가해 다시 힘차게 흐르도록 도와주는 수도가압장에 시인 동주의 영혼을 모신 것은 쉬 비겁해지려는 이기적인 우리 영혼에도 가열찬 의미가 됩니다.

​동주를 여리기만 한 서정시인이나 동시시인으로 보는 것도 그렇지만 저항시인이나 민족시인으로만 보는 것은 더욱 맞지 않습니다. 몇몇 편의 시만 보고 단정해버리는 오류입니다. 오히려 동주는 그런 경계를 뛰어넘는 지점에서 대립이 아닌 단독자의 결연하고도 온후한 마음으로 시를 썼습니다. 키르케고르를 탐독했던 동주는 죽음에 이르는 절망에 가닿았고 그것을 초월한 극지점에 홀로 섰습니다. 그가 어릴 때부터 배웠던 <맹자>의 동양사상, 기독교적 박애정신, 영문학을 전공하며 읽었던 수많은 외국시와 철학서적들 그리고 존경했던 우리 시인 백석과 정지용의 작품들은 영원한 미완의 청춘, 동주가 나아갈 길을 제시합니다. 그가 세상과 사람을, 시대와 민족을 바라본 시선은 차라리 인류애에 가깝습니다. 그의 시는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하는 마음, 끊임없이 자신을 반성하고 부끄러워하며 자신이 나아갈 길을 다짐하는 자세,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이라고 담담하게 선언하는 고백입니다. 그 고백에는 범접하지 못할 서늘한 결기가 묻어납니다.

 

김응교 / 문학동네 

 

'처럼'은 동주의 시에서 자주 쓰이는 조사입니다. 이웃을 자신"처럼", 자신과 동일시하여 이웃의 아픔을 함께하는 마음이 담긴 조사입니다. 시 '십자가'에서는 드물고도 특이하게, 두 음절의 조사 '처럼'이 한 행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만큼 절실하여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지요. 동주의 시가 힘이 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남의 마음, 남의 입장에 진정 감응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안소영의 <시인 동주>에서 나아가 좀더 자세히 동주의 시와 일생을 알고 싶다면 김응교의 '시로 만나는 윤동주',  <처럼>을 권합니다.

저자 김응교는 꾸준히 동주의 시와 삶을 연구하고 일본에서도 여러 차례 윤동주에 대한 강의를 해왔습니다. 최근작 <처럼>에서 많은 이야기를 연대순으로 쉽게 풀어서 쓰고 있습니다. 오래된 사진들, 육필원고와 중요한 단서가 되는 낙서들, 동주에게 일제가 내린 당시의 판결문도 그대로 실어 놓았습니다. 역설적으로 들리지만, 판결문의 서두를 읽어보면 윤동주에 대해 우리가 미처 몰랐거나 간과했던 부분을 일제는 예민하게 감지하고 요시찰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혀 다른 길을 갔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과 동일년도(1917년)에 태어났고 고 문익환 목사와도 함께 수학했던 윤동주, 그의 보다 정의롭고 인간적인 고심과 절망의 끝에서 한줄기 희망과 의지를 놓지 않는 시의 깊이를 더욱 알고 싶으면 <처럼>을 권합니다. 이 책은 스물아홉 해 짧은 생을 길게 살다간 영원한 디아스포라, 우리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동주의 삶을 시와 나란히 두고 심층적으로 안내합니다. 그저 따라가기만 하면 됩니다. 시인 안도현의 권두언처럼 '이토록 염치없는 시대, 윤동주를 다시 읽는다는 것'이 우리가 '동주/처럼'의 길로 한 발짝 들어서는 것이 되길 바랍니다. 동주,처럼!

십자가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 1941. 5. 31​

​(배혜경과함께읽기 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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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3 1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6-03-13 19:16   좋아요 1 | URL
네, 좋아했던 시인 백석과 정지용의 영향도 있을겁니다. 귀뚜라미와 나와..

비로그인 2016-03-14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롤리팝에서 알파벳으로 바꿨습니다.
프레이야님 좋은 하루되세요.

프레이야 2016-03-14 20:07   좋아요 0 | URL
네, 개명하셨군요.
저녁 되니 일교차가 크게 느껴지네요^^

비로그인 2016-03-14 20:12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꼭 껴입으세요.

kenfok56 2016-03-19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의 시대적 느낌을 보여주는듯 하네요^^

프레이야 2016-04-06 22:28   좋아요 0 | URL
재조명 되는 이유가 있겠지요. ^^
 

소외층을 찾아다니며 사진으로 이들의 존재를
알리고 사회적 논의를 자극하는 안세홍 포토
에세이. 독립이 되고도 우리나라에 발 붙이지
못하고 중국땅에서 힘겨운 삶을 사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생생한 증언과 흑백의
사람 풍경, 집안팎 풍경을 사실적으로 담았다.
지금은 돌아가신 분이 더 많은데, 한번이 아니라
몇번씩 그 먼 땅까지 찾아가 통역이 필요하기도 한 대화를 하고, 혹여 식구들이 불편해하는 사진도 담아왔다.

이런 작업에 대해 스스로 의심이 들 때도 있었지만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사진이니,

이렇게 진실하게 담아서 ˝겹겹프로젝트˝는 이어진다.
이미 일본에서도 쉽지 않은 허락을 받고 전시한 적이 있고, 미국에서도 전시한다.
온몸에 병이 들고 늙고 가난한 우리할머니들의 이야기와 구부정한 모습이 너무나 짠하다.
북한 출신 할머니도 있다.
일본군 위안부로 살게 되었던 사연도 제각각,
가족들에게 당시 주어지는 300원 정도에 자신을
희생한 눈물겨운 사연들이 가감없이 드러난다. 그 자체로 암울의 시대가 가한 폭력이 아니면 무엇이었을까.
이제는 조선말도 가물가물한 자신이 싫다고, 죽어서라도 고향에 가고 싶다는 대목에선
영화 ˝귀향˝에서 넋이 되어 고향에 돌아가는
정민의 환한 얼굴이 생각날 수밖에‥
서울여치과의사협회에서는 이런 할머니들에게 생활비 보조를 해주고 있다.

상하이에도 러시아주택에 사는 할머니가 계시고, 상하이시에서 주택을 내어주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돈이 약값에 들어가니 겨우겨우 산다는 게 곤궁하기 이를 데 없다.
당시 일본군은 조선의 여자들만이 아니라 처음엔 일본여자에서 시작했고,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등 침략지마다 그곳
여성들을 성노예 삼았는데, 그 나라들은 지금
이런 문제에 무관심하고 그이들을 돌보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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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3-05 00: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 고통이 현재진행형이라니....원통한 일입니다...

프레이야 2016-03-05 10:53   좋아요 1 | URL
네‥감히 짐작도 못할 지경입니다. 국가도 고향도 딸들을 지켜주지 못했으니‥

반딧불,, 2016-03-05 15: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침략의 역사는 항상 여성의 고통이 정점을 찍는 역사라는 생각을 다시 합니다. 어쩌면 삶은 곧 폭력인 그 시간을 견뎌낸 이들을 본다고는 해도 아픈 것은 계속 옆에 있으면 버겁기만 한데 사진을 계속 찍는 그 힘이 대단하네요.

프레이야 2016-03-05 19:14   좋아요 0 | URL
네, 저자가 참 훌륭해보였어요, 그런 면에서요. 중학생 때 이미 장애인들을 사진에 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김정운, 이 분 진짜 못 말린다.
이번엔 그림이다. 교토에서 그림공부를 하며 홀로 사는 동안 찍히거나 찍은 흑백사진과
여러가지 그림과 글이 유쾌하게 배치되어 있다. 문화심리학자답게 전공 분야 이야기는 장마다 꼭지를 달아, 

가벼움과 진지함의 균형을 유지한다. 기발하고 자유분방한 그림, 가볍게 시작해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글,

일상의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 등, 기본 생각은 예전에 말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좀더 풍부해졌다.

게다가 수시로 웃음폭발하게 만드는 재미난 사람이다.


루시드 폴 7집과 함께 이책을 선뜻 선물해주신 님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두고 아무 쪽이나 펼쳐봐도 좋을 책이다.
대책없는 이 남자의 다음 행보도 기대된다.
말을 키워야 하는 이유는‥ 책의 끝에 나온다. 음탕함도 이 정도면 귀엽다고 할까.

몇가지 새롭게 알게 된 것들도 반갑다.
발터 벤야민이 소장했다던 파울클레의 그림, 새로운 천사와 스티브잡스가 앉았던 의자.
의자에 대한 생각‥

◎ 이 그림에 대해 벤야민은 ˝역사의 개념에 대해서˝라는 글에서 이렇게 묘사한다.
이 그림의 천사는 마치 자기가 응시하고 있는 어떤 것으로부터 금방이라도 멀어지려고 하는 것처럼 묘사되어 있다.

그 천사는 눈을 크게 뜨고 있고 그의 입은 벌어져 있으며 날개는 펼쳐져 있다.

역사의 천사도 바로 이렇게 보일 것임에 틀림없다. (116쪽)


한류의 원조는 욘사마가 아니라 윤동주 시인이라는 대목도 있다. 윤동주 시인을
사랑하는 일본 아주머니들이 많다는 사실.
어제 본 영화, 동주의 마지막 장면이 떠오른다.

그리고 외롭다고 아무 관계나 만들지 말라는 금언과 더불어,

벚꽃이 만개한 길을 찍은 흑백사진 옆에 ˝오래 걸으면 외로움은 그리움이 된다˝는

배나온 곱슬머리, 귀여운 구석이 있는 저자 김정운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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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8 19: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28 1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28 1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6-02-28 21:11   좋아요 0 | URL
그쵸ㅎㅎ 티비 명작스캔들도 잼나게 봤었는데요. 조영남이랑. 그때부터도 그림에 조예가 있었던 거였어요 아‥

책벌레 2016-02-28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대됩니다~~^^
프레이야님의 리뷰를 읽고 꼭 보고싶어지네요!!

프레이야 2016-02-28 20:56   좋아요 1 | URL
네, 유쾌한 독서 될거예요. 나이 상관말고 철없이 사는 이 사람의 이야기를요. 아들또래의 학생들과 다닌 교토의 그림 전문대학 최종학벌이 제일 자랑스럽대요. 독일유학 한 것보다.

clavis 2016-02-28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그림 넘 재미있어요
어쩐지 김정운씨 닮지않았나요?헤어스타일!!

프레이야 2016-02-28 21:18   좋아요 0 | URL
ㅎㅎ 그쵸. 곱슬머리. 눈망울 굴리는 거 하며‥

clavis 2016-02-28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금방 답글을 달아주시네요^^
부산도 비 오나요?

프레이야 2016-02-28 21:35   좋아요 1 | URL
넹~제법 오고 있어요.^^

비로그인 2016-02-28 2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정운 박사, 인물이죠. ;^^

clavis 2016-02-28 2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루시드 폴님도 부산^^!달맞이에 사셔요~해운대구!`대`자를 강조하면 부산말이 됩니다ㅎ

clavis 2016-02-28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윤`폴`님^^
 

부산 영광도서 <서평 글쓰기 특강> 현장 : 네이버 블로그
http://m.blog.naver.com/hwayli/220525232087
작년 시월말, 이곳 대형서점 문화사랑방에서
열린 서평특강이었다. 글쓰는 도넛, 김민영님이
강사로 명료하게 재미있게 강의해주셨다.
첫번째 사진에 나의 뒷모습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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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u:Do 2016-02-21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부산 분이셨군요. 이런 아까운 기회를 몰라서 놓쳐버려서 아쉽네요.

프레이야 2016-02-22 07:31   좋아요 0 | URL
서울에는 더 많은 강연이나 공연이 있던데, 거리상 놓치게 되는 것도 많아요. ^^

2016-02-21 2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6-02-22 07:30   좋아요 1 | URL
그런가요?^^

보라마녀 2016-02-22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저도 그날 그곳에 있었는데. 우연치고 묘하네요.부산에서의 강의가 드문지라.

프레이야 2016-02-22 07:30   좋아요 0 | URL
타도시에서 오셨던 분이 있었는데 그중 한분이시군요. ^^

보라마녀 2016-02-22 0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뇨. 전 부산 토박이 입니다. 해운대에서 살아요.ㅎㅎ. 반갑습니다.

프레이야 2016-02-22 07:38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멀지 않은 동네네요^^
 

배혜경과 함께 읽기 4화

http://gobusan.kr/bbs/board.php?bo_table=withbooks&wr_id=19

새해 인사 두 번 주고 받을 수 있는 우리,
복된 일 많은 한 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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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설날연휴는 날짜가 넉넉한 덕분에 금요일부터 귀성길에 올랐을 분들이 많겠습니다. 지금쯤은 음식도 다 끝내 놓고 식구들과 정담을 나누며 휴식시간을 갖고 있겠지요. 요즘은 부엌일을 여자들에게만 미루지 않고 솔선해 도와주는 남자들도 많습니다. 누군가의 희생만으로 이루어지는 행복은 진정한 행복이라 할 수 없겠지요. 가족의 행복에도 총량불변의 법칙이 있어 누군가가 즐겁다면 누군가는 그만큼의 슬픔을 감수하고 있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명절날이면 젊은 세대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평소 그리 관심도 갖고 있지 않다가 명절 때마다 "너 언제 취업할 거냐?", "너 시집은 언제 갈 거냐?", "너 살은 언제 뺄 거냐?... 뭐 어른들이 무심코 던지는 이런 말에 친척 만나기를 꺼린다고 하는 씁쓸한 보도를 들었습니다. 해묵은 감정을 풀다보면 악담이 오가는 경우도 있고 가족이라 다 하지 못하는 말들도 있겠지요.

그래도 명절이면 찾아가는 곳이 고향입니다. 딱히 고향이랄 것이 없이 자란 세대들에게도 고향이라는 말은 편안히 가서 안길 수 있는 보금자리 같은 곳입니다. 고향이 가고파도 가볼 수 없는 사람들에게 고향이라는 말은 또 얼마나 아프고 안타까운 자리일까요. 고향은 누구나의 마음속에 제각각 자리하는 그리움의 원천, 영원한 쉼터일 것입니다. 그런 고향에는 어머니가 있고 아버지가 있고 추억이 있고 마을을 지키는 아름드리 나무의 원형, 그 뿌리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고향에는 특유의 고향말이 있습니다.

이정록 시인은 충청남도 홍성이 고향입니다. 그의 시집 <어머니 학교>​에 펼쳐지는 충청도말이 얼마나 구수한지는 그의 시를 소리내어 읽어보면 알게 됩니다. 충청도와는 아무런 연고가 없는 저도 그 매력에 푹 빠져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녹음도서로 낭독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정록 시인을 몇 년 전에 처음 보았습니다. 부스스한 퍼머머리 아래, 떡 벌어진 어깨, 수더분한 인상에 수수한 옷차림, 투박하고 꾸밈없는 말투가 흔히 상상할 수 있는 시인이라는 명찰을 단 사람의 외모가 아니어서 놀랍고 신기했습니다. 사진으로 본 그 이상이었습니다. 하지만 가져간 책에 사인을 할 때 보니, 의외로 손이 가늘고 고왔습니다. 섬세해 보였습니다. 역시 시인이구나 여겨졌습니다. 시인다운 외모라고 하는 것도 어쩌면 우리의 선입견일 뿐, 그의 말을 들어보면 시에 대한 그만의 철학에 또 한 번 놀라게 됩니다. 어릴 적 꿈이 개그맨이었다는 그는 꽤 유머러스한 사람이었습니다. 기본 세 시간이 필요한데 주어진 강연 시간이 너무 짧다고 귀여운 불평을 하더군요.

"세상에 아름다운 검은 매화가 있다면 진돗개의 똥구멍이다"가 그날 들었던 강연의 절창이었습니다. 자신의 똥구멍을 다 드러내고 사는 개처럼 시를 써라. 자신의 어둠과 흠집과 상처를 다 드러내야 감동을 줄 수 있다는 말이지요. 그의 어록 "꽃은 까지려고 핀다"는 생의 여러 장르에 붙일 수 있는 후렴구입니다. 비단 시뿐만이겠습니까. 그의 산문집 <시인의 서랍>에는 그런 이정록 시인의 시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정말>은 이런 미더운 시인의 여섯번째 시집입니다. 세상에 나온 지 여섯 해가 된 시집이지만, 읽을수록 정감이 갑니다. 특히 마음속의 고향이 그리울 때면, 고향말이 그리울 때면 이 시집을 권하고 싶습니다. 명절 연휴에 부담없이 낄낄거리며 읽을 수 있는 시집입니다. 울다 웃다, 신산한 우리네 삶과 식구들을 떠올리며 읽기에 썩 괜찮은 시집입니다. 충청도든 경상도든 전라도든 지리적 고향 너머, 고향말에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무엇이 있습니다. 느리게 눙치듯 할 말 다하는 것 같은 충청도 말은 그런 고향말, 고향에 대한 근원 모를 그리움의 진수일 듯합니다.

가족이란 보는 이 없다면 어디 내다 버리고 싶은 존재라고 했습니다. 든든한 울타리이자 가장 깊은 상처이기도 한 존재가 가족입니다. 가족이라는 말보다 한솥밥을 먹는, 식구라는 말이 더 와닿습니다. 이정록 시인은 '식구'라는 시에서 ​한문선생님답게도 그릇 기(器)자로 식구에 대한 풀이를 넉넉하고 다정스레 합니다. 식구는 어떤 인연으로 맺어진 관계일까요. "워쩔겨? 인연이란 게 다 코가 꿰인 울음보인 것을, 여덟 팔자 반토막 콧물 전 코뚜레인 것을(시, 콧물의 힘)" 시인은 그 징글맞고 눈물겨운 인연에 대해 시 '불주사'에서는 이렇게 씁니다.

인연이란 게 본래 끈 아닌가

내 왼어깨엔 끈이란 끈

잘 건사해주는 불주사라는 절터가 있다

어려서부터 난 누군가의 오른쪽에서만 잔다

하면 내 인연들은 법당 마당 탑신이 아니겠는가

내 왼어깨엔 엄니가 지어주신

불주사가 있다 손들고 나서려고만 하면

물구나무 서버리는 마애불이 산다

- 시 '불주사' 중에서 -

​시인은 또 시 '물길'에서 식구를 바라보는 애잔하고도 끈끈한 정을 이렇게 노래합니다.

식구라는 그릇에

찰랑거리는 물의 총량은 같다

손자녀석이 턱받이를 걷어내자

설암에 걸린 할아버지가 침 질질 흘린다

물줄기가 원자력병원까지 번진 것이다

​(중략)

활(活​)이란 글자를 들여다본다

혀가 젖어 있어야만 먹을 수 있다 살아갈 수 있다

수저통 속 수저들처럼 물기를 놓지 말아야 한다

- 시 '물길' 중에서 -

​시집 <정말>은 흔히 그렇듯 표제작으로 쓴 제목이 아닙니다. 시집 어느 곳에서 '정말'이라는 시는 없습니다. 시인은 왜 '정말'이라는 제목을 따로 썼을까요. '엄니의 남자'라든가 '청혼'이라든가 '하늘접시'나 '참 빨랐지 그 양반' 등 다수의 시에서는 사람이 살고 죽는 일에 대해, 그 남루하고도 우스꽝스러운 동시에 엄정한 일에 대해, 삐질삐질 웃다가 눈물나는 특유의 해학과 성찰이 고스란히 배어 나옵니다. 어려운 말도 사념적인 용어도 수려한 언어미학도 부리지 않고 그저 어머니, 아버지, 이웃사람들의 말을 그대로 배껴 놓습니다. '정말'입니다. 

소설가 한창훈은 시집 뒤쪽의 발문에서 이정록 시인이 '그곳에서 사는 이유'를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도 그 동네에서 살 것이다. 해왔던 대로 할 것이다. 과하지 않고 헐하지 않게 살고 읽고 쓸 것이다. 사랑할 것은 사랑하고 미워할 것은 미워하며 부모처럼 늙어갈 것이다. 그의 보폭은 늘 그 속도였다. 신뢰는 보폭의 일관성에서 나온다.    ​ - <정말> 128쪽

​지금 이 순간도 마음의 고향을 떠나 어디선가 방황과 유랑의 나날을 보내는 우리는 '그곳'이 필요합니다. 그곳은 다름 아닌 '고향'입니다. 고향의 말이고 마음입니다. 고향말이 그리운 이즈음에 아니 고향말이 그리울 때면 언제든 마음 훈훈해지는 시집 <정말>과 <어머니 학교>를 권합니다. 반드시 소리내어 읽어보시길...  목젖이 젖어들 것입니다.

원자력병원에서 돌아온 아버지

수덕여관에다​ 생의 벼랑을 부려놓았다

지팡이 안쪽에 새긴 유언,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라!"

마루 끝에 지팡이를 걸쳐 놓았지만, 지팡이가 돌아가서 글자가 보이지 않았다.

"한 글자에 오백원씩, 오천원 줬다 느낌표는 보너스여"

지팡이 손잡이를 받치고 있는 얼어붙은 걸레를 보았다

자식들의 눈길을 잡아보려는 간절함에서 풍경소리가 들여왔다

그래, 걸레가 돼야지 걸레는 저렇게 숭엄하지

언 걸레를 뜯어보니 수건을 반을 자른 거였다

나머지 반쪽은 행주나 발수건이 되었으리라

그렇지, 꼭 필요한 게 뭐여 지팡이, 걸레, 행주, 발수건이지 나는

이 넷에다 주소를 둬야지 그러면 삶이란 녀석도 지팡이 짚으며 따라오겠지

아버지 가신 뒤, 나무도 사람도 느낌표로 보이기 시작했다

성냥골 느낌표로 불을 붙여 담배연기 물음표를 피워물었다

느낌표로 고기를 구워먹고 느낌표를 이를 쑤셨다

꼭 필요한 느낌표가 되었나? 느낌표와 누워서 느낌이 어떠냐고 물었다

등 돌린 세상의 모든 물음표에 목을 걸고 싶었다

"느낌표가 전부여 한세상 접을 땐, 느낌표만 남는 거여"

- 시 '느낌표' 전문 / 시집 <정말> 62-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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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8 09: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6-02-08 10:23   좋아요 1 | URL
명절음식 손수 다 하시고 참 고맙습니다. 아내들 대표로 제가 인사를ㅎㅎ 얼크리하이‥경상도말 좋지요.~

서니데이 2016-02-09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설날 잘 보내셨나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프레이야 2016-02-09 19:31   좋아요 1 | URL
연휴가 하루 남았네요. 서니데이님도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순오기 2016-02-11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고향 충청도 친구들에게 선물하는 최고의 시집이어요!! 충청도 사투리의 맛을 제대로 음미하는 시집!!♥

프레이야 2016-02-11 09:12   좋아요 0 | URL
동감ㅎㅎ충청도말 재미나요. 홍성은 전라도 말 비슷한 구석이 있다네요.

순오기 2016-02-11 09: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라도와 충청도가 인접한 지역은 서로 비슷한 듯... 백제문화권이라 그런지...^^

서니데이 2016-02-11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오늘도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