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푸레 물푸레 물푸레
조호상 지음, 이정규 그림 / 도깨비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눈은 물론 마음까지 푸르러지며 시원해진다.

2학년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었다. 처음 들어보는 나무에 대하여도 그렇지만 같은 이름을 세번 연이어 부르는 이유도 궁금해했다. 화가 나거나 슬프거나 우울할 때면 자신의 이름을 세번 부르며 마음을 다독이는 물푸레 나무가 이 동화의 주인공이다. 생태동화의 성격을 띠면서 물푸레 나무와 꼬마물떼새 간의 따스한 감정의 교류가 잔잔하게 흐르는 이야기이다.

붙박이생활을 해야하는 물푸레나무가 여름철새인 꼬마물떼새의 알을 지켜주고 싶어 마음 졸이는 대목은 보는 사람의 마음도 졸이게 한다. 그렇게 힘들게 낳아서 지킨 알들은 마치 돌멩이를 닮았다. 네 개의 알이 톡톡 깨어지면서 아기꼬마물떼새가 껍질을 깨고 나오는 장면은 재미난 흉내말과 함께 생생하다. 그리고 떠나버린 꼬마물떼새가족을 기다리며 힘겨운 겨울을 잘 견디는 물푸레 나무의 용기와 기다리던 친구들이 돌아오는 모습을 멀리서도 알아보고 기쁨에 겨워하는 마음이 "꼬마물떼새, 꼬마물떼새, 꼬마물떼새" 하며 부르는 목소리로 잘 드러난다. 물론 마음 속 말이겠지만 동물도 식물도 말을 하고있다고 생각한다면 좀더 자연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테다.

이 책에는 저학년 아이들이 읽기에 좋은 장점이 많다. 우선 수채화 삽화가 무척이나 아름답다. 고운 심성을 가질 수 있을 만치 부드럽다. 생태적으로도 잘 관찰하여 그린 것 같다. 꼬마물떼새의 사진과 그림이 거의 흡사하다. 또한 리듬을 타는 듯한 글에 개성있는 흉내말들이 읽는 맛을 더한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글과 그림이다. 



앙증맞은 꼬마물떼새 한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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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2005-08-31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이어요, 배혜경님. 책의 제목이 참 정겨워요. 화가나거나 슬퍼거나 우울할 때 자신의 이름을 세 번 부르기, 저도 한번 따라해 봤더니 기분이 한결 좋네요. ^^
 
뤽스 극장의 연인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6
자닌 테송 지음, 조현실 옮김 / 비룡소 / 2003년 1월
평점 :
절판


중학 1학년 아이들과 읽었다. 아직 남녀간의 사랑에는 경험이 없는 아이들이라 크게 와 닿지 않는 눈치였지만, 그중 몇몇은 진한 감동을 느꼈는지 나의 코멘트에 고개를 끄덕이며 촉촉한 눈빛을 보였다. 한 남학생은 식스센스 못지않은 반전이 놀라웠다며 퍽 재미있어했다. 그러나 한 여학생은 읽어내려가기가 하도 답답하여 뒷장을 보고 비로소 대사가 이해 되더라고 말했다. 이들의 비밀을 눈치채지 못하고 그저 읽어내려갔다고 했다.

<뤽스극장의 연인>은 열아홉, 스물셋의 풋풋한 남녀의 대사와 속마음이 느리지않게 전개된다. 교차되며 흘러나오는 이들의 심리는 빛과 그림자를 연상시킨다. 사랑의 감정으로 온 마음이 뒤흔들리며 애틋한 감정을 맛보지만 드러내고 싶지 않는 진실 때문에 고통스러워한다. 뤽스는 '빛'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들에게 빛은 아이러니하게도 어둠일 뿐이다. 빛이 차단된 극장 안은 이들의 운명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이는 설정이다. 암담한 마음 속에서 한줄기 빛을 찾는 순간은 예전에 보았던 영화들을 보는 시간 속에서이다. 그리고 바로 그곳에서 찬란한 사랑의 빛을 발견한다. <오페라의 유령>에서 오페라하우스가 그러하듯, 이곳 극장이라는 장소는 이들에게 하나의 세계다. 환희와 고통이 교차하는 이곳에서 빛을 찾는 이들의 진정어린 마음이 잔잔한 울림을 준다.

뤽스극장은 '한물간 영화관' 이다. 마치 지금의 가볍고 자극적인 입맛를 따라가는 세상을 상정하는 것 같다. 이 극장에서는 저급하다고들 하는 상업영화를 주로 상영하지만 오로지 수요일 하루 두 차례만은 '진정한 영화'를 상영한다.  두 남녀는 바로 이 진정한 영화를 보기 위해 이곳에 수요일마다 온다. 인스턴트 사랑이 난무하는 요즈음 '진정한 영화'는 이들의 '진정한 사랑' 을 빗대어 말하는 듯하다. 수요일, 일주일의 가운데 하나의 경계를 지나는 시점. 이 시점에서 이들은 조심스레 사랑을 느끼고 키워나가며 서로의 마음을 알아간다. 서로의 진실을 알게되었을 때의 그 놀람과 안도감과 반가움이란..  이들의 사랑을 보면 사랑은 그저 받거나 주는 것이 아니라 소통이며 교감이라는 생각을 새삼스레 하게 한다. 받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는 자에게만 사랑은 오는 것일 거다.   

이 책 속에는 고전영화들이 많이 나온다. <연인들>이라는 영화에서는 내래이션이 맘에 든다고 말하는 여자주인공이 안스럽다. 내래에션에 집중하여 빠져드는 이들은 명대사들에서 자기의 생각을 밝히며 그들의 속마음을 드러낸다. 상대를 서서히 알아가며 서로 빠져드는 과정에 독자도 흡입된다. 재즈피아니스트가 직업인 남자주인공 때문에 엘라 핏제랄드와 레이 찰스도 언급된다. 레이 찰스도 후천적 시각장애인이지 않나.

이 이야기는 책장을 덮은 뒤 다시 한번 처음부터 읽어내려가면 감동과 재미가 더 하다. 군데군데 깔려있었던 반전의 비밀이 모습을 확실히 드러내기 때문이다. 또한 한 장면 한 장면이 영화의 장면으로 연출하면 참 멋질 것 같은 곳이 많다. 선물을 하겠다는 남자주인공의 말에 여자주인공은 속으로 생각한다. 여기 내 곁에 있어주는 것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다고.. 라벤더색 실크스카프를 두르고 행복해하는 여자의 얼굴을 남자는 볼 수 없다. 단지 그 하늘하늘한 스카프의 한 자락이 그의 얼굴을 간지럽힐 뿐이다. 마지막 장면은 아름답도록 슬프다. 눈물이 뺨에 번지는 장면을 그릴 수 있다. 이들은 서로의 손으로 얼굴을 어루만지며 상처를 더듬는다.

어쩌면 보이지 않아서 더 절실하고 더 깊을 수 있지 않을까. 다 알지 못함이 오히려 이들을 서로 더 깊이 이해하게 하는지도 모른다. 장애가 있는 사랑은 그래서 강건해지나보다. 사랑은 단 한 번의 눈길로도 생겨날 수 있다, 는 영화의 대사에 대한 마티외의 생각이 신선하다. "사랑이 생겨나는 데는 눈길조차도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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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의 <동백꽃>을 중학 1학년 아이들과 읽었다.

골계적이면서도 서정적인 김유정의 문장에 빠져 재미나게 읽었다. 거침없는 속어는 그대로 읽으면서 한바탕 웃기도 하고 키득거리기도 했다. '고자'라는 낱말에서 내가 이게 뭔지 아니? 하니까 어떤 남학생 왈,생식기의 기능이 온전치 못한 성인 남자, 라고 명확한 정의를 내리는 바람에 또 한바탕 웃었다.

대개 사랑을 쟁취하는 데 적극적인 쪽은 여자인 것 같다. 열일곱 소년 소녀의 첫사랑의 느낌을 작가는 이렇게 표현한다.

"그리고 뭣에 밀렸는지 나와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사랑한다는 말을 점순이는 감자를 따근따근하게 삶아서 몰래 갖다주는 것으로 한다. 하지만 순진한 '나'는 그 마음을 전혀 알아채지 못하고 점순이를 속상하게 한다. 점순이의 사랑은 여기서 물러서지 않고 닭싸움으로 번진다. 그것을 해서라도 자신의 사랑을 얻고야마는 점순이는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냄새를 맡으며 행복해했을 거다. '나'는 얼떨결이지만 뭔지 모를 황홀함에 고만 온 정신이 아찔하다.

사랑.. 이 이름 앞에 영원히 떨림을 간직하고 싶어진다. 이 녀석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가 바로 사랑의 느낌이겠지?, 라고 말하는 내 눈을 씨익 웃으며 쳐다본다. 그들에게서 알싸한 냄새가 난다. 싱그럽다. 살아가며 언젠가 진실된 사랑의 느낌을 갖게 되겠지. 그땐 참 어여쁜 사랑을 만들어가는 사람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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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큰딸은 이제 옷이며 신발 모두 나랑 같이 입고 신는다. 방학이라 하루종일 컴퓨터게임에 매달려있는 게 보기 싫어 영화를 보러가자고 제안했다. 팝콘이랑 음료를 사들고 상영관으로 들어갔다. 시원했다.

<아일랜드>에는 미래과학으로 예견되는 것들이 등장했다. 인간복제를 소재로 한 영화였다. 인공자궁과 뇌탐지로봇을 비롯해 충격적인 것들이 많았다. 다소 황당하다할 장면들이 있긴 했지만 아이는 재미있어하는 눈치였다. 나는 중간에 액션신에서 좀 졸았다. 나중에 물어보니 아이도 졸았단다. ^^

살고자하는 욕망이 그대로 있는 복제인간의 침착한 태도에 원본?인간이 죽임을 당한다. 이때 이완 맥그리거의 표정이 멋지다. 복제인간은 기억까지도 프로그램화하여 주입되어있었다. 장기이식을 위해 사육되고 있었던 복제인간들을 통해 미래과학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려한 것 같다. 인간의 욕심은 끝도 없고 인간의 지능 또한 그러한 걸까.

영화보다 아이와의 데이트가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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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5-08-01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과혜경니임~~~^^

물만두 2005-08-01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가워요^^

水巖 2005-08-01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오랜만에요.

조선인 2005-08-01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얼마만이에요. 어디 가셨더랬어요. 잉잉

프레이야 2005-08-02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들, 증말 반갑습니다. 제가 그동안 너무 무심했죠. 용서해주시와요.^^
돌보지 않은 동안도 먼지 하나 없이 서재에 불이 켜져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오늘 팔월의 첫날이었어요. 더위를 즐겨보았죠. 그래봐야 보름 후쯤이면 가실 걸요. 그땐 좀 시원섭섭하고 그렇잖아요. ^^ 전 내일 송정해수욕장 갑니다. ~~
 
 전출처 : 세실 > 아침독서용 추천도서목록(고학년용)

Written by mymei [2005/03/13 21:29]  Hits: 89 , Lines: 308
2005년 아침독서용 추천도서 목록(고학년을 위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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