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작은딸이 또 친구사이의 일로 마음 상해서 돌아왔다.

워낙 애살맞은 아이라 마음 상하는 일도 많고

행복해 하는 일도 많다.

그러잖아도 담임샘일로 마음이 쓰이는데

아이는 이래저래 마음이 좋지 않은가 보다.

펑펑 울어서 눈 주위에 빨간 반점이 생겼다.

지금은 까불어준 엄마 덕에 헤헤거리고 있는데

내가 처방해준 방법대로 하고 내일부터 마음 덜 상하면 좋겠다.

그러자면 자기만의 마음의 벽을 하나 더 쌓는 것이나 다름없으니

별로 권할 만한 처방은 아니다.

......

지난 설날 삼랑진강변을 가족들과 함께 찾았다.

알싸한 강바람이 강물결따라 불어온다.

디카로 찍은 사진인데 지금 보니 색감이 선명하니

기분이 좋아진다.

딸!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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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4-22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원한 물과 빨간 옷이 더 시원해보입니다.
설날이라는 계절감도 그렇구요.
헌데,저는 명절에 저런 표정 잘 안나오는데...

프레이야 2008-04-23 18:10   좋아요 0 | URL
바람은 좀 불었지만 청명한 날이었어요.
전 명절이라도 그나마 편한 백성이라 그런가봐요.
식구들이 많이 북적이진 않거든요.^^

2008-04-22 2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4-22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녀가 힘내야 되겠군요. 좋은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말이죠.
'애살맞다' 뽀송이님한테 배웠어요.ㅎㅎ 빨간 윗옷이 모녀의 열정을 보여줍니다!^^

프레이야 2008-04-23 18:11   좋아요 0 | URL
전 '애살맞다'를 작은딸 1학년때 담임샘한테 들었어요.
참 좋은 샘이었어요. 이번일은 일단 감사 뜨고 불거졌어요.
오늘 샘이 아이들앞에서 울며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랍니다.
좀 어이가 없어요. 내일 엄마들 모여서 교장실로 가기로 했어요.
아이쿠 머리가 아픕니다.

순오기 2008-04-23 20:10   좋아요 0 | URL
크~ㅠㅠ 뭘 잘못했는지 모르니까 이참에 확실히 가르쳐드리고, 앞으로 교단에 서면서 절대 그런 일 못하도록 확실히 할 필요가 있군요. 참 기가 막힐 일입니다 그려~~~ 머리 아파도 끝까지 이겨야 해욧!! 아자아자~~~~

비로그인 2008-04-22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주 와서 뵈었고 인사는 오랜만이어요.^^ 두 분 모두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힘 보태드리고 싶어요.^^

프레이야 2008-04-23 18:12   좋아요 0 | URL
마음행로님 반갑습니다. 정말 오랜만이에요.
그리고 감사해요^^

hnine 2008-04-22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맘 상해있는 것을 보면 엄마 마음이 참 아프시지요.
엄마께서 처방까지 해주셨다니 많은 힘이 되었을겁니다.

프레이야 2008-04-23 18:13   좋아요 0 | URL
아이가 워낙 마음 상해하는 일이 많은 편이라
아이편에서 생각하고 다친 마음에 일단 동조해주려 해요.
처방이라야 뭐 별 건 아니지만, 아이도 좀 관계에서 느긋해지겠지 싶어요.

2008-04-22 2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23 18: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설 2008-04-23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고 봐서 그런지 새해 느낌이 물씬 나는 사진이에요. 혜경님같은 분을 엄마로 둔 아이는 참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프레이야 2008-04-23 18:15   좋아요 0 | URL
어쩐지 새해 느낌, 그죠? ^^
미설님 예쁜 아이들이랑 날마다 즐거우시길요..

무스탕 2008-04-23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엄마가 더 화나 주시고, 늘 엄마가 더 속상해 해주시고, 늘 엄마랑 아가랑 맘이 같은 방향으로 흘러주니 아가는 엄마라는 든든한 백이 있어 맘껏 감정 표현을 할수 있는것이겠지요.
혜경님. 참 좋은 엄마십니다.

프레이야 2008-04-23 18:17   좋아요 0 | URL
탕님, 전 딸만 있지만 큰딸이랑 작은딸이 성격이 좀 달라요.
작은애가 훨씬 감정표현이 많아요. 큰애는 오히려 어수룩하구요.
정성이 지성이 중 하나 '사람대출'해주세요.
메피님 페이퍼에 '사람대출'이 있어 재미있게 읽었는데요.

2008-04-23 1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23 18: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도넛공주 2008-04-23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아름다우십니다.그런데 상상했던 이미지와는 정말 달라요 호호.

프레이야 2008-04-23 18:20   좋아요 0 | URL
어멋 공주님, 고마워요.
어떤 이미지를 상상하셨을지 궁금해잖아용~

하늘바람 2008-04-23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같은 엄마네요 그런데 엄마 넘 이쁘잖아요 아우 샘나라^^

프레이야 2008-04-23 18:21   좋아요 0 | URL
헤헤 하늘바람님까지 그러심... 헤벌쭉하지요^^
아이랑은 제일 친한 친구가 되면 좋겠단 생각은 늘 하지만
제 하기에 달렸겠지요.

세실 2008-04-23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살맞은 아이 정감가는 표현입니다.
아이들 마음은 그저 맑고 화창한 날만 되었으면 좋겠는데, 어른들로 인해 상처받는 일이 많은듯 합니다. 힘 내세요. 혜경님도 따님도!
님 눈이 참 예쁘세요.

프레이야 2008-04-23 23:1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아이들은 정말 어른들 때문에 상처 입지요.
저도 그러며 커왔구요.^^
헤헤~ 힘 주셔서 고마워요~

뽀송이 2008-04-24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이 있어 행복해 보이는 혜경님^^
뒤 편으로 보이는 푸른 강물처럼 시원하고, 잔잔한 날들이 빨리 찾아 왔으면 좋겠어요.
작은 따님 편에 서서 꼬~옥 감싸 안아 주세요.^^

프레이야 2008-04-25 08:41   좋아요 0 | URL
뽀송이님 오늘도 나쁘지 않은 하루 보내요,우리^^

2008-04-24 2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25 0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 라면은 퉁퉁 '
                 

 

 - 장경린

 

  

  우리 관군이 육전에서 패전을 거듭하고

  있는 동안 해전에서는

  이순신 장군이 연전연승 일본 함대를 격멸시켜

 

  전세를 역전시키고 있었다. 4번 타자

  김봉연이 타석에 들어서자

  관중들은 함성을 지르며

 

  묵묵히 걸어나갔다. 최루탄 가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유로운 삶을 위해서 그들은

 

  콘돔이나 좌약식 피임약을

  상용하였으므로 대부분의 아이들이

  외동아들이거나 외동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라면은 퉁퉁

  불어 있었다. 정확히 물을 3컵 반

  재어서 부어넣었는데, 어떻게 면발이 퉁퉁 

 

- <누가 두꺼비집을 내려놨나> (민음의 시21)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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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4-22 0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시사하는 바가 크군요~~

2008-04-22 15: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Inger Marie - Inger Marie Gundersen By Myself
잉거 마리 (Inger Marie) 노래 / Only Music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시를 읊조리듯 노래하는 부드럽고 풍성한 음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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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8-04-07 0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집 Make This Moment를 우연히 듣고 단번에 반한 북유럽의 중년여성 재즈보컬
1집은 품절이던데 난 1집이 더 마음에 든다. ^^

다락방 2008-04-07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작년에 내한공연 했을텐데요, 잉거 마리는. :)

프레이야 2008-04-07 09:00   좋아요 0 | URL
그랬군요.^^ 잉거 마리, 목소리 참 매혹적이더이다.
다락방님 여긴 오늘 좀 흐리네요. 조용하고 차분해요.

비로그인 2008-04-07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년 여성의 재즈 보컬이라면 은근히 가라앉을것 같아요.

프레이야 2008-04-07 19:26   좋아요 0 | URL
2집은 좀 가라앉더군요. 신나는 것도 있구요.
전 1집이 더 좋더군요.^^
 
완자 중등국사 3 - 2008
안선미 외 지음 / 비상교육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완자사회를 사보니 국사가 빠져있어 국사를 따로구입 상세하고 친절한설명에 대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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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이 2008-04-07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자가 다른 책들에 비해 책값이 조금 비싸죠?
그래도 설명은 잘 되어있긴 한 것 같아요.^^

프레이야 2008-04-07 19:08   좋아요 0 | URL
딸애가 만족하더군요.^^
다른 과목도 완자로 좀 샀어요.

BRINY 2008-04-07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사는 원래 사회랑 교과서가 틀려요. 7차교육과정에서 중학교 사회랑 국사를 같은 과목으로 묶어놓긴 했지만, 국사는 국사 교과서 한권으로 2,3학년 계속 배운답니다. 사회는 1, 2, 3학년 학년마다 교과서가 따로 있구요.

프레이야 2008-04-07 19:11   좋아요 0 | URL
그렇더군요, 브리니님.^^
세계사는 3학년엔 안 들어가더군요. 아이는 세계사를 제일 재미있어 해요.
국사는 원래 따로 떼어 제대로 배워야된다고 생각해요. 중학교 때 국사샘이
워낙 호랑이 같이 무서워서리 꼼짝없이 배우면서도 별로 흥미롭게 못
배웠던 생각이 나요. 주입식으로다가.. 요샌 좀 다르겠죠. ^^

BRINY 2008-04-08 09:15   좋아요 0 | URL
중학교 국사는 대강 1학년이 지리, 2학년이 세계사, 3학년이 일반사회로 구성되어 있어요. 딱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대강 그래요.

프레이야 2008-04-08 19:55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제가 이래요. 애들 교과서에 관심도 안 가지고 대충..
불량엄마 같으니라구 ㅎㅎ 아이가 사회와 역사 과목을 제일 좋아해요.
바람직하다 생각들어 좋아요.^^

비로그인 2008-04-07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자,하자,완자! 라디오에서 광고하는 문구가 생각납니다.

프레이야 2008-04-07 19:11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티비에서도 하더군요. 아이디어 참 좋다 싶었어요.
 

Waiting for Godot

(En Attendant Godot)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출연 : 유재명(블라디미르) 김우석(에스트라공) 백길성(뽀조)
         박훈영(럭키) 김초록(소년)

부두연극단 20주년 앵콜 레파토리No.3
고·도·를· 기·다·리·며 -Waiting for godot
-En Attendant Godot

부두연극단 20년 앵콜레파토리 No.3로 공연되는 ‘고도를 기다리며’는 ‘에쿠우스’ ‘19그리고80’에 이어 부두연극단 20년 공연 역사 중 가장 많은 관심과 호응을 받았던 작품으로서 연출가 이성규의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연출가 이성규는 고도를 기다리며 외에도 노름의 끝장(대학시절) 마지막데이트(3번) 대사없는 일막(2번)등 베케트 극을 여러 번 연출해 왔으며 한때 베케트의 전 작품을 공연할 계획을 세웠던 베케트 전문 연출가이기도 하다.

이번에 공연되는 ‘고도를 기다리며’는 1978년, 1995년에 이어 연출가 이성규의 세 번째 “고도” 공연이 되는 셈이며, 그동안 다른 연출가들에 의해 왜곡된 해석과 표현으로 실추된 “고도”의 문학성과 연극성을 다시 복원 하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연습해 왔다. 현대 연극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이 작품의 원작을 거의 손상 하지 않으며 베케트의 공연의도를 충실히 반영하면서도 지금, 여기 이곳의 관객들의 감각에 맞도록 광대극적 요소를 최대한 살려 삶이면서도, 연극인 이 작품의 숨은 의도를 한 껏 드러낼 예정이다.

또한 1969년 노벨 문학상을 받고 1986년 타게한 사뮤엘. 베케트를 추모하고 그의 탄생 100주년(2007년)을 기념하기 위한 공연이기도 하다.

------

 

3월 마지막 토요일 저녁,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다섯 시 일 분 전에 나는 소극장 문을 들어섰다. 액터스 소극장은 내게 두 번째 인연이다. 이미 뮤클 회원들이 자리를 거의 다 차지하고 앉아있고 나는 안내자가 가리키는 자리에 혼자 앉았다. 옆에 앉은, 모자 쓴 아저씨가 힐끗거리고 내내 어깨를 부딪혀와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나는 다리를 꼬았다 풀었다 하며 1막 그리고 5분의 막간, 다시 2막의 긴 시간을 앉아있었다. 기댈 수 있는 의자가 아니라 나중엔 허리가 좀 아팠지만 좋은 연극에 이런저런 생각도 들고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옆에 앉은 아가씨는 휴대폰을 끄지도 않고 문자메시지를 몇 번인가 날리고 있는 바람에 그것도 종내 못마땅했다.

대학생 때 학과축제 때인가 이 연극을 처음 보았다. 그리곤 이번이 두 번째다. 블라드미르와 에스트라공은 한 그루의 앙상한 나무와 작은 바위가 있는 허전한 무대 위에서 의미없는(?) 대화를 나누고 온갖 유희를 즐기려고 노력한다. 그것은 따분하기 이를 데 없는 시간을 견디기 위한 동작일 뿐이다. 그들은 지금 기다리고 있다, 고도라는 어떤 존재를.

고도가 그들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는 그들도 우리도 확신하지 못한다. 블라드미르는 조금 더 현명하여 '구원'이라는 낱말을 내뱉지만 그가 말하는 '구원'의 진정한 의미는 어디에 닿아있는 것일까. 그는 철없어 보이는 에스트라공을 안아주고 보살피며 설득한다. 반면 에스트라공은 한없이 기대고 바라며 어리광을 부린다. 티격태격 하다가도 결국 그들은 외로움을 견디기 위해 서로 원한다.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어제의 그들이 오늘의 그들을 필요로 한다. 마치 우연인 것처럼 같은 장소에서 만나고 또 헤어지지만 그들이 다시 만난 그곳이 어제의 그곳이라는 보장은 없다.

고도가 보낸 소년은 늘 되뇌인다. 고도는 오늘 오지 못하고 내일은 꼭 올 것이라고. 고도의 말을 전하는 그 소년은 어제 만난 블라드미르를 알아보지 못하고 똑같은 말만 녹음기처럼 할 뿐이다. 피상적인 만남과 불가능한 소통, 의미없이 뇌까리는 수다들, 그런 것보다 더 깊은 존재의 허무는 '무덤을 딛고 태어난 생명이 자라기도 전에 무덤 저 아래에선 땅을 파는 곡괭이 소리가 들려온다'는 사실이다. 블라드미르와 럭키의 대사처럼 생은 오지도 않을 그 무엇을 기다리며 시간을 견뎌야 하는, 형벌과도 같은 부조리함을 떠안고 사는 것이다.

시간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고 연극은 말한다. 밤은 늘 오겠지만, 밤이 가면 아침이 오고 금세 다시 밤이 온다. 어제와 오늘, 내일 그리고 한 시간 전과 한 시간 후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역설한다. 어제 난폭한 뽀조는 오늘 장님이 되어 도움을 청하는 입장이 되어 나타나고 어제 세상의 종말을 예견하듯 열변을 토하던(생각이란 걸 하게되면) 럭키가 오늘 벙어리가 되어 나타난다. 어제의 블라드미르를 고도가 보냈다는 소년은 오늘 알아보지 못하고 처음 본 사람인 것처럼 말한다. 만남과 소통의 불가함은 존재 자체의 허무와 부조리 못지 않은 현대인의 비극이다. 무의식에 갖고 있는 죄의식도 마찬가지의 비극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소통이 진짜 불가한 걸까. 블라드미르는 내일 자기를 만나면 처음 본다고 하지말고 지금 잘 봐두라고, 소년에게 말한다. 그를 돌려보내며 블라드미르는 다시 조금의 두려움을 갖지만 그래도 그렇게 믿어보는 것이다.

연극은 비극적인 주제를 희극적으로 푼다. 슬랩스틱 코미디를 구사하며 말장난과 조롱으로 간간이 무대를 웃음바다로 만든다. 그들이 앙상한 나무 옆에 서서 고도를 기다리며 먼 시선을 보내는 장면은 내내 그리움의 병을 앓고 살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이다. 그들은 서로 원하고 필요로 한다. 외로움과 쓸쓸함을 달래기 위해 곁에 누가 있기를 바란다. 서로 돌보고 보살피고 필요로 하는 손길을 내어주려고 한다. 물론 블라드미르의 마음의 폭이 에스트라공의 그것보다 넓다.

오래 전 환청을 경험한 일은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다. 기다림! 그것이 절실하면 기다림의 대상이 걸어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연극은 구원의 '신'을 기다리는 것으로 인간 존재의 허무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일상의 기다림이란 그리 거창한 것이기보다 체온을 나눌 수 있고 서로 바라볼 수 있는 대상에 닿아있다. 블라드미르와 에스트라공이 환청과 환영을 경험하듯 기다림의 대상은 결국 절절한 사랑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에스트라공의 다 떨어진 구두와 구멍난 양말이나 '구두는 하루에 한 번 꼭 벗어야한다'는 블라디미르의 충고와는 달리, 저 혼자 섰는 앙상한 나무와도 달리, 우리는 홀로서기에는 너무 무기력하고 권태로운 의식에 잠식해 있지나 않은지. 럭키는 세상의 해악과 종말론을 역설하면서도 짐가방을 내려놓지 못하고 그많은 짐을 떠안고 서서 고통의 신음을 내뱉는다. 짐가방을 내려놓듯 기다림이라는 형벌의 시간을 잊기 위해 우리는 예술창작 활동에 매달리고, 만나고 헤어지고, 사랑하고 미워하며 싸우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곤 다시 기다리는 것이다. 바로 곁에 그렇게 기다리고 있는 고도가 있음을 알지 못하고 우리는 늘 먼 곳만 바라보며 '기다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디디가 고고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그는 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그렇게.. 

기다림은 그리움의 또 다른 언어, 바보같은 환상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환상마저 불가하다면 어떻게 살아갈지... 기다림은 살아있음의 증거다.

 

 

2008년 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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