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희령이가 받아온
2006학년도 1학기 "자라는 모습" 의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 조용하고 정직하며 의견을 정당하게 주장하고 통솔력 있음.
중요한 내용을 간추려서 말하며 영특하여 창의적 사고력과 탐구력이 우수함 - (자랑모드 이해해주세요^^)
희령인 한 학기동안 선생님을 좋아하고 학교를 즐겁게 다녔다.
이번 종업식과 함께 정년퇴임을 한 남자선생님이신데, 언제나 웃음을 살짝 머금은 부드러운 얼굴에
아이들에게도 존댓말로 대하고 숙제는 거의 없으며 수업시간에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신다.
나는 촌지를 드려보지 않았다.
솔직히 학기초에 아이가 한번 마음 상해서 온 적이 있어서 친구에게 고민스럽게 이야기했더니
친구는, 한 번 찾아가는게 어떻겠냐고 권했다. 학교를 잘 안 가는 내 성질을 알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말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난 좀 두고 보았다. 그날 마음 상해서 온 희령이한테도
선생님이 너한테 화를 낸 게 아니라 네가 모르고 어쩌다보니 한 일이라도
아무튼 규칙을 어겼으니까, 규칙을 어긴 일에 대해 화가 나신 거라고 설득했었다.
희령인 그후 칭찬을 자주 해주시고 상냥하게 대해주시는 선생님을 보며 선생님이 자기한테
화를 낸 거라는 생각을 고쳐먹는 눈치였다.
난 선생님을 믿고,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은 걸 속으로 기뻐했다.
정년퇴임을 하시는 선생님께 누를 끼치지 않았음을 다행으로 여긴다.
변변히 인사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스승의 날에도 희령이 편에 작은 꽃바구니만 드리게 했다.
물론 희령이가 손수 쓴 카드와 함께.
며칠 전에도 선생님께 드린다고 편지를 두툼하게 적어 봉투도 만들어(조잡하게^^) 넣더니
갖다 드리니까, 선생님이 고맙다고 하시며 아이들 앞에서 읽어주셨다며 좋아했다.
어제 퇴임식을 강당에서 하며 반아이들이 모두 울음바다였다고 한다.
그런데 희령인 울지 않은 두 명 중의 하나였다는데.. 그 이유가 가관이다. 아니 그 설명이 그렇다.
자기까지 울면 가시는 선생님이 너무나 슬픈 마음으로 가게 될 것이기 때문에
눈물이 나올 때 꾹 참았다고 한다. 이거 액면 그대로 믿어야할지, 애가 당돌하고 정이 없는 건지..
헷갈린다. ^^ 그래도 일단 칭찬은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