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년에 김남중 작가 강연회를 했다.

아이들이 정말 좋아해서 준비한 보람이 컸다.

올해도 아이들에게 그런 기쁨을 선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은밀하게 좋아하는 작가인 'o'님을 모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작가님의 최근작을 찾았다.

그리고 출판사 누리집을 찾아 갔다.

작가 강연회 신청란이 있었다.

그래서 빈 칸을 채워 나갔다.

예상 강연료 00만원!

전화가 왔다.

멀리 서울에서 작가님이 오시니까 2배의 금액이 필요하단다.

아, 2배!

그래서 마음을 접었다.

혹시 작가님의 이멜을 가르쳐 줄 수 없냐고 했더니

작가님께 이멜을 드려도 출판사측에 문의하라 하실 거라고!

가만 생각해 보니, 자선 사업도 아니고, 무리겠다 싶다.

이 시골까지(부산역에서 택시 타도 한참을 들어오셔야 한다.) 오시라 하기도 죄송하다.

이왕 힘들여서 행사를 준비한다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가님을 모시고 싶은데, 학교 예산은 거기에 미치지 못한다.

안타깝다.

2.

학교에 갔다.

오늘은 방학 첫날이지만, 혹 하나 달고 학교에 갔다.

희망양은 진로체험-부모님 직장 탐방- 과제가 있어서 오늘 도서관 일손 돕기를 한 후 보고서를 쓰라고 했더니

책정리 하다가 말고, 이 책 재미있겠네, 저 책 재미있겠네! 하면서 한눈 파느라 바쁘다.

집에 빌려온 책은 모두 만화책 ㅜㅜ

땀은 비오듯 흐르고

이 노동을 왜 내가 하나 싶기도 한 것이 기분이 묘했다.

사서샘 혼자 일 하느라 힘들 것 생각하니 도저히 모르는 척 하지 못하겠다.

책을 대충 꽂은 후 다시 뽑아서 번호대로 꽂는 작업을 하는 중이다.

책꽂는 일을 도와주셨던 어느 선생님께서 서가 한 칸에 몇 권 들어가는지 계산하고,

각 번호에 해당하는 책이 몇 권 있는지 리스트를 계산해서 번호표를 붙여두면

아이들이 그 번호표에 책을 넣으면 안 되겠느냐 하신다.

말을 들어보니 합리적인 방법인 것 같은데, 사서 선생님은 그 방법이 좋은 줄은 알지만

거의 불가능이라 하신다.

사실 도서 원부 출력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양이었기에 사서선생님 말씀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어머님들 힘을 좀 빌리자 해도,

책을 넣어두었다가 책이 넘치면 또 다시 빼서 한 칸씩 밀어두고 하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어머님들 보시면 얼마나 불합리해 보이겠냐고, 그래서 다들 그 때 그 선생님처럼 한마디씩 하실거라고,

그래서 부탁을 못 드리겠다고 하신다.

또 그말도 이해가 되기도...

그래서 오늘 정말 열심히 일했다.

내일까지 제발 다 정리할 수 있기를~

그래서 멋진 인증샷 하나 남길 수 있기를~

그리고 재미있는 책 여러 권 빌려오는 것까지 성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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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5-07-28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강연회...강사비가 너무 비싸다 싶어요. 독자들에게 서비스 한다는 생각으로 좀 낮춰주면 좋을 듯...

희망찬샘 2015-07-29 07:46   좋아요 0 | URL
맞죠, 맞죠? 문화적 소외 지역 아이들이라 더 좋은 기회를 주고 싶은데 쉽지가 않아요! ㅜㅜ

2015-07-29 07: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망찬샘 2015-07-29 07:47   좋아요 0 | URL
시간 내서 일부러 찾아 가신 건데 아쉽네요!

2015-07-29 08: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29 08: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08 2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09 1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란놀 2015-08-14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에서는 20만 원 넘게 쓰기 어렵겠지요.
이만 한 돈이면 하루 오가는 찻삯이라든지
여러모로 드는 경비를 치면
작가한테도 빠듯하리라 느껴요.

학교에서 조금 더 넉넉히 경비를 쓸 수 있으면서
작가도 너그러이 헤아려 줄 수 있으면
참으로 좋으리라 생각해요.

즐겁게 꿈을 꾸시면 이룰 수 있겠지요!

2015-08-14 2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19 1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작은 발견 Dear 그림책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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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출판사로부터 그림책 동아리 도서를 지원 받고 있다.

 

한 달에 총 4권의 책을 지원 받고 있고,

 

한 달에 두 번 모임에 이 책으로 이야기 나누고 아이들과 활용한 후

 

그 내용을 출판사에 전하는 일을 해야 한다.

 

지난 번 책벌레 모임은 메르스 때문에 한 달만에 만났다. 

 

그래서 책이 4권이 모여 있었다.

 

그걸 들고 가서는 모두 책을 나누어 가지고 서평도 쓰고, 활동도 해 보기로 했다.

 

우선 나는 이 책을 골라 잡았다.

 

이보나씨의 멋진 새 그림책이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가슴이 설레여서 좋았다.

 

우와~

 

그녀의 그림책은 읽는 맛이 있고,

 

읽은 후 자유로운 상상을 해 보게 한다.

 

옛날 물건 파는 가게에서 찾은 실패를 이용하여 그림을 그렸다.

 

아이들에게 '실패'라는 단어부터 설명해 주었다.

 

실패의 실은 옷을 너는 줄이 될 수도 있고

 

떨어진 단추도 꿰맬 수 있고

 

벙어리 장갑의 줄이 될 수도 있다.

 

구슬을 꿸 수도 있고

 

식물을 지탱해 줄 수도 있고

 

소의 목에 종을 달아 줄 수도 있다.

 

새 둥지를 만드는 재료도 될 수 있고

 

무언가를 묶을 수도 있다.

 

그리고 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은 후 무엇을 한 번 해 보면 좋을까 물으니

 

"실뜨기 해요!" 한다.

 

표지 그림을 보니 그러고 싶어진다.

 

마침 단추 달기를 위해서 실과 바늘이 준비되어 있었다.

 

실뜨기 재료로는 조금 부적당했지만 가는 실을 이용해서 실뜨기를 해 보았다.

 

실뜨기를 하지 못하는 친구들도 있어서 가르쳐 주기도 했고,

 

짧은 실 덕에 서로의 거리가 더욱 가까워지기도 했다.

 

책 한 권으로 짧은 시간이지만 행복해졌다.

 

이보나씨의 그림책은 이렇게 우리에게 작은 즐거움을 준다.

 

다음 그림책은 또 어떤 이야기로 구성될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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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5-07-26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보나 씨의 새 책이군요.

희망찬샘 2015-07-28 17:37   좋아요 0 | URL
네, 반가운 새 책이에요. ^^
 

문자를 한 통 받았다.

오늘 자기 생일이라고.

그래서 작년에 친구들이 써 준 생일 축하 카드를 보았는데,

그 때 생각나서 참 좋았단다. 

친구들의 정성스러운 편지를 읽고 나니,

자기가 친구들에게 조금 더 정성스럽게 써 주지 않았던 것이 후회가 된다 했다. 

아이들이 철이 들고 있나 보다.

그리고 5학년 때 정말 감사했다고!

6학년이 된 제자가 보낸 쪽지에 나 혼자 감동했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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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5-07-23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사의 기쁨과 보람에 흠뻑 취하셔도 보기 좋습니다~♥♥

희망찬샘 2015-07-25 19:09   좋아요 0 | URL
감사한 일이에요. ^^

책읽는나무 2015-07-24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예쁜제자네요^^

희망찬샘 2015-07-25 19:08   좋아요 0 | URL
누군가 날 기억해준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에요. ^^
 
바람의 새 집시 같이 보는 그림책 12
마틸드 마냥 그림, 마리-프랑스 슈브롱 글 / 같이보는책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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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판형이 큰 편이다.

안에 든 글씨도 크다.

출판사 이름이 '같이보는책'이다.

책표지 오른쪽 상단에 '같이 보는 그림책12'라고 적혀 있다.

아이들에게 읽어주거나 함께 보라고 일부러 크게 만들었나 보다.

집시는 표지의 새 이름이다.

소년 마누가 둥지에서 떨어진 새 한 마리를 구한다. 그리고 새의 이름을 집시라고 짓는다.

그 때부터 집시는 마누네 새 가족이 된다. 

화자인 '집시'는 자신의 둥지는 마차, 마누의 품, 루나의 머리칼이라고 이야기한다.

(마누와 루나는 남매다.)

그리고 바로 여행이 둥지라고 이야기한다.

마누의 가족을 따라 집시는 그렇게 하나가 된다.

이 책을 통해 '자유'에 대한 명상을 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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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요정 초초 사계절 그림책
박혜상 글.그림 / 사계절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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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대는 창작의 욕망~

기존의 동화를 이용한 패러디가 그 시작을 도울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책을 많이 읽는 희망이가 생각보다 글쓰기에서 돋보이지 않아서 나도 아쉬웠고 본인도 아쉬워 했는데

이번에 학교에서 국어 시간에 프리퀄 쓰기를 하게 되었다.

(프리퀄 (Prequel)은 전편보다 시간상으로 앞선 이야기를 보여주는 속편이다. 본편의 이야기가 왜 그렇게 흘러가는지 설명하는 기능을 하며, 전편이 흥행해서 후편을 만들고자 할 때 만들어 지기도 한다.)

그것을 돌려 읽었나 보다.

아이들이 정말 상상력이 뛰어나다고 책을 많이 읽으면 너처럼 이렇게 글을 잘 쓸 수 있냐고 그랬다며 신나 한다.

선생님께서도 아직 읽어보지 않았는데 한 번 읽어봐야겠네~ 하셨다고.

친구들에게 칭찬 들어서 정말 신나 하는 모습을 보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이 책은 새롭게 글을 써 보고 싶은 그런 마음을 담아 두었다고 할 수 있다.

초초는 책을 만드는 요정이다.

초초가 받은 주문장에 '장화 신은 돼지 책을 만들어 주세요.'라고 적혀 있다.

"장화 신은 고양이가 아니고 돼지야?"라고 이야기 하면서 초초는 책 창고로 내려간다.

구두, 장화, 돼지가 나오는 책들을 몽땅 찾아서 작업을 준비한다.

나도 머리로 한 번 헤아려 본다. 어떤 책이 있나 하고 말이다.

아마 이 책을 만든 작가도 생각을 많이 해 보셨겠지?

장화신은 고양이, 구두장이 요정, 아기 돼지 삼형제가 보인다.

그림도 새롭게 조합해 보고, 글자도 새롭게 조합해 보고, 그렇게 정성스럽게 초초는 책을 만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도 초초가 되고 싶진 않을까?

어쩌면 책을 읽고 나서 뒷이야기를 상상해 보거나, 앞의 이야기를 꾸며 보면서 이미 아이들은 초초가 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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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5-07-12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는 책벌레 중에도 글발이 생각보다 약한 친구가 있더라고요.
유시민 씨의 책에서도 그 점을 말한 부분이 있어요.
많이 읽어야 잘 쓸 수 있지만 많이 읽었다고 해서 꼭 잘 쓰는 것은 아니라고 말이에요.
생활 글쓰기는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는 말이었어요.
희망이가 친구에게 칭찬을 받아 자신감을 회복해서 잘 되었네요. 어떤 이야기일지 저도 궁금하네요.
희망이는 책을 좋아해서 앞으로 계속 발전할 거예요.

희망찬샘 2015-07-12 23:26   좋아요 0 | URL
말씀하신 그 부분, 유시민님의글! 바로 오늘 제가 읽은 대목이네요. ^^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