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세상에서 누구를 제일 사랑해?

--너!

--두 번째는?

--나!

--엄마, 그러면 안 되지.

--뭐가?

--나는 나를 제일 사랑하거든? 그러니까 엄마도 엄마를 제일 사랑하란 말이야.

--왜 꼭 그래야 하는데? 엄마는 엄마니까 내 딸을 제일 사랑할 거야.

--(한참 고민하다가) 사람이 자기를 제일 사랑하지 않으면  그 사람은
이 세상에 없는 거나 마찬가지야.

--그게 무슨 뜻이야?

--(설명하기가 어려운 듯) 에이,  모르겠다. 엄마, 그러면 이렇게 하자.
1순위라고 하지 말고 0순위로!
나는 0순위로 나를 사랑해.  그리고 엄마를 1순위로 사랑해! 그러면 됐지?

(아니,  내가 뭘 어쨌다고!!)



어젯밤 우리 모녀의 잠자리에서의 대화.
나로서는 아이의 말이 너무 신통방통하여 아이가 자면  일어나서 남편에게도 알리고
알라딘 페이퍼로 떠들어야지, 하고 생각했다.
그러다 같이 잠들어 버려서......

 


이런 페이퍼는 사진 한 장 필수. 작년 여름에 올렸던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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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6-05-30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오랜만에 보는 활짝 웃는 주하얼굴! ^^
가볍고 무거운 대화에 어울리는 사진이군요.

chika 2006-05-30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싸루~ 일등! (했다고 상 주는거 아닌데...ㅠ.ㅠ;;;)

조선인 2006-05-30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흑, 저를 녹아내리게 하네요. ㅠ.ㅠ

Mephistopheles 2006-05-30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하의 생각은 정말 대단하다고 밖에....엄마 닮아서 그런거겠죠..??^^

프레이야 2006-05-30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와 나누는 가벼운 대화에서 얼마나 깊은 생각을 끌어내느냐, 엄마의 역량이겠죠. 평소 듣고 보고 느끼는 것들이 참 중요한 것 같네요. 아이가 참 야무져보여요. 예쁘구요..^^

날개 2006-05-30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저런 철학적인 대사를 주하가!!!+.+
저는 우리 애들이 둘 중 누가 더 좋으냐고 물으면 "내가 젤 좋아..^^" 라고 대답을 해서 원성을 듣는 답니다...흐흐~

얼룩말 2006-05-30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작은 눈이 커지는 것 같아요. 정말 놀라워요

nada 2006-05-30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하 안 낳으셨으면 어쩔 뻔하셨어요!

울보 2006-05-30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 의자랑 같아요,,

아영엄마 2006-05-30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우리 아그들은 누가 제일 좋아~에서 너희들.. 하면 당연히 그런 줄 압니다. 대신 엄마가 누구꺼냐에서는 양보없음. 나는 내꺼야~~~ 헤헷~ ^^

mong 2006-05-30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맙소사!!!
대체 주하는 왜 이리 멋진 걸까요? ㅜ.ㅡ

mong 2006-05-30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맛, 새벽별님 따라가려면
아직 짚신도 못 신은 저랍니다~

비로그인 2006-05-30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글을 보면 '감탄사'가 세상에 있어야 할 이유를 알겠어요. 주하야 밥 많이 먹고 훈늉하게 크거라^^

로렌초의시종 2006-05-30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어머나...... ㅜ ㅜ
이 명민한 아이들이 없는 알라딘은 별 없는 밤하늘입니다. 감사합니다. 로드무비님. 주하를 낳아주셔서.^^(왜 니가 감사한데?!;;;)

푸하 2006-05-31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흠흠흠..........
딴지걸고 싶은 정도에요....^^;

waits 2006-05-31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주하 활짝 웃는 거 처음 봤어요^^ 그런데, 어린 아이들도 저렇게 어려운 말들을 하는군요. 신기...^^;;; 암튼, 말도 아이도 넘 예뻐요!

rainy 2006-05-31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주하 이야기를 늘 예습하는 마음으로 보고 있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 보다 훨씬 명쾌하게 답을 찾아내는 것 같아요. 감탄..

에로이카 2006-05-31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멋진 말이네요.. 말 안 통하는 엄마 설득하는 거 좀 보세요.. 그런데.. 참 듣고 보니.. 그래요.. 나를 사랑한다는 게 뭔지.. 다른 누군가를, 아무리 가까운 피붙이더라도, 사랑한다는 느낌으로 과연 나를 사랑할 수 있는 건지...

가시장미 2006-05-31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 언니. 안녕하세요? :)

주하를 보니, 예전에 같이 수업하던 꼬맹이들이 생각나요.
정말 놀라울 정도로 기발한 생각들을 하는 녀석들이었는데..
주하가 한 수 아니ㅡ 두수 위인 것 같네요. 으흐흐

사진 속의 미소와 대화 속의 모습이 너무 잘 어우러지는 것 같아요.
'사랑'의 의미. 알고 있는 걸까요? 저도 잘 모르는데. 주하가 안다고 하면..
왠지 인생 헛살았다는 느낌이 들 것 같아서요. -_-a

기회가 되신다면, 한번 물어봐 주실래요? ㅋㅋ

니르바나 2006-05-31 0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창밖을 우수어린 몸짓으로 바라보던 그 아가씨군요.^^

하늘바람 2006-05-31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하 마음이 철학적이네요 엄마와 주하의 대화 너무 예뻐요

로드무비 2006-05-31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고맙습니다.
아주 가끔 신통한 소리를 해서 사람을 놀래킵니다.^^

니르바나님, 우수어린.ㅋㅋ
목덜미며 잔머리털이며 제법 그랬죠?^^

아아, 이게 누구야! 가시장미님,
반가워요.
그동안 잘 지내셨지요?
ㅎㅎ 꼬맹이가 사랑의 의미를 알긴 개뿔 알겠습니까!
그런데 보면 가끔 묘한 소리를 한단 말이에요.
나중에 좀더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눈 뒤 장미님께 알려드릴게요.^^

에로이카님, '말이 안 통하는 엄마'라니, 아니
저를 그렇게 깎아내리셔야 속이 시원하시겠수?ㅎㅎ
나중에 경험해 보면 아시겠지만 애들은 가끔 어른 놀래키는 말을
할 때가 있답니다.
사랑이 뭔지 이 나이에도 잘 모르겠는데......아무튼 잠시 놀랐다지요.^^

rainy님, 아이니까 단순하고 명쾌한 거지요.
맑고 딱부러지고.
그런데 다음에 물어보면 또 다른 이야그가 나오지 않을까요?ㅎㅎ

나어릴때님, 특히 사진 찍을 때 잘 안 웃는 아이라서
제가 무지 좋아하는 사진이랍니다.
요즘 같으면 책을 많이 읽는 편도 아닌데 홍승우 만화나
바다에서 나온 만화들을 많이 읽어서인가 제법 어른스러운
말을 할 때가 있어요.^^

푸하님, 딴지 걸어보세요. 흥미진진.^^

로렌초의 시종님,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제가 감사하옵니다.
아이들 없는 세상, 생각해 보니 좀 그렇죠?^^*

캐서린님, 네 밥 잘 해서 먹일게요.
반찬도.....^^

새벽별님, 몽님, 제 방에서 따땃한 대화를 나누고 계셨군요.^^

아영엄마님, 아이들은 뻔히 대답을 알면서도 가끔 물어봐요.
누구를 제일 사랑하느냐고.
귀엽죠?ㅎㅎ

울보님, 대부분 저 의자더라고요.
파란색 아니면 저 색.^^

꽃양배추님, 그러게요.
이런 페이퍼도 못 올리고.ㅎㅎ

얼룩말님, 가만 보면 님도 은근히 아이들 이뻐하시더라.
눈이 작으신가요?ㅎㅎ

날개님, 저도 이제 그 대답으로 바꿀까 봐요.
그러면 더이상 안 물어보려나요?ㅎㅎ

배혜경님, 어찌 보면 야무진 것 같고, 어찌 보면 엄청 덜렁이고.
아직은 종잡을 수 없네요.
'역량'이라는 단어가 재밌어서 빙그레.^^

메피스토님, 절 안 닮아서 그런 거죠. ㅎㅎ

무명씨님, 님을 보고 반가워서.
저도 무조건 만쉐이~~~

조선인님, 님은 매일 녹으실 텐데 더 녹을 데가 있나유?^^

치카님, 사진을 뭘 올리면 어울릴까 디벼보니 저게 눈에 띄어서.^^

2006-05-31 1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5-31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든든한 친구님, 딸은 친구라는 말 맞아요.
마음이 아프고 무서운 날, 잠든 아이에게 제가 안기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님은 속인 것 아무것도 없어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님의 이미지를 만드는 거죠.
우선 외형을 보고.
전 그렇게 어떤 이가 딸의 모델로 삼을 만큼 멋진 님이 부러운데요.
마이 도러가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그런데 그게 다는 아니예요.
외롭고 울적한 날이 있는 걸 보면.^^;

릴케 현상 2006-05-31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청난 내공...그렇게 안봤는데 영재교육시키고 계셨구려=333

라주미힌 2006-05-31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로드무비님하고 주하하고 대사 바꾸신 거 아녜요?
역시 인류는 진화하고 있었습니다.
이 페이지 메피님의 자뻑이벤트에 올리세요.. 1등 예감~!!! ㅎㅎㅎ

건우와 연우 2006-05-31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자랑 맞죠.^^
정말 다정 다감한 사람이 될 것 같아요 주하는.

balmas 2006-06-01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하, 마치 나 어릴 때를 보는 것 같군 ...
(자뻑 모드 ???)

비로그인 2006-06-01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아요... 주하 글을 읽을 때면 아이가 갖고 싶어요 ㅋㅋ 이거 제 블로그에 퍼가도 돼요?

sandcat 2006-06-01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주하야.
아이야, 사랑아, 시간아, 사람아.

로드무비 2006-06-01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샌드캣님, 님은 시인입니다.
제겐 그래요.^^

고양이딥님, 블로그가 어딘지 , 좀 가보게요.
이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만.^^

발마스님, 럴수럴수 이럴수가!
나어릴때님을 사모하고 계셨다니!=3=3=3

건우와 연우님, 냉냉하고 무심하기 짝이 없는 애가
아주 가끔 하는 신통한 말이니 제가 열광하는 거죠.
너무 미화될까봐.^^;;

라주미힌님, 자뻑 페이퍼 올릴 시간이 없군요.
그런데 정말 올리면 1뜽 먹을까요?(솔깃.ㅎㅎ)

산책님, 내공은 무신.
숙제도 잘 안 돌봐주는 엄마입니다.
태권도 쪽으로는 좀 영재스러운 데가 있는 것 같기도 한데.ㅎㅎ



2006-06-01 1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6-01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 한 번 제게 말 걸어주셨던 분이지요?
놀러갈게요.^^

balmas 2006-06-03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로드무비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