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서재를 읽은 흔적들을 남기는 공간 혹은 끈끈하게 버텨읽어야 할 주제의 책들을 정리하는 공간으로 활용하려고 하는데 잘 안된다. 회사와 가정 사이에서 나만의 시간과 공간을 찾아낸다는 것이 점점 쉽지는 않다. 


그렇다고 책을 사지 않는다거나 읽지 않는 건 아니다. 매월 10여권의 책을 구매하고, 또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 항상 10권 내외이다. 다만 알라딘 서재에 흔적을 남기지 못한다는 것이다. 원래 주말에 서너개의 글을 대강 적어두었다가(발췌 내용만 적어둔다는지) 시간 날 때 약간씩 덧붙여서 정리하는데, 임시저장이 날아가기 일쑤다.(임시저장은 한달간 유효) 


올해는 특히 집안일도 좀 있었고, 게다가 K-mooc에서 수강하는 강의가 3개월단위로 6과목 정도 되다보니, 여유가 있는 주말이면 k-mooc 강의 듣는데도 벅차다. 


2018년에도 관심사가 몇 개 있다. 일단 올해는 러시아 월드컵이 있는 해이니 만큼 거대 주제로 러시아를 잡았다. 그리고 고려 건국 1100주년이기도 하고, 인체에 대해서도 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고려, 인체는 k-mooc로도 공부중이다.)



고려는 918년에 건국되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여전히 한국사회에 영향을 끼치고 있음에도 조선에 비해서 대중의 관심과 학자들의 연구는 소외된 편이다. 이이화의 책으로 흐름을 좀 잡고, <고려사의 재발견>과 <고려시대사>로 깊이를 더해 독서 중이다. <고려사의 재발견>은 팟캐스트 독자적인 책수다에서도 깊이 다루고 있다.



의도하지는 않았는데 k-mooc에서 인체 관련 강의를 듣다보니 예전에 모아둔 인체관련 책들이 보였다. k-mooc에서 한 강좌 수강완료, 그리고 두 강좌 수강중인데, 7월 쯤 한 강좌 더 들을 예정이다. 뉴턴코리아 책들을 참고하면서 공부중이다. 사실 인체라는 주제는 좀 광범위한 주제이다. 사진에 찍은 외에도 강의에서 거론된 책들과 더불어 최근에 출간된 진화와 인체와 연관된 책들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좀 거대한 주제이다. 월드컵이 러시아에서 열리는 만큼 러시아를 관심국가로 정했는데, 일단 범위 자체가 너무 크다. 여기다 1917년 러시아 혁명도 빼놓을 수 없는 소주제이기도 하고. E-Book에 다운 받아 놓은 러시아 작가의 책만도 30-40권은 되는듯 하다. 일단 소주제 별로 책을 좀 모으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사실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차이코프스키, 쇼스타코비치, 스트라빈스키 등도 그냥 하나의 주제로 볼 수 있을 정도이다. 


이외에도 2018년도 관심사는 많다. 68혁명 5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고, 50,100,150,200주년 이런 식으로 사건, 인물의 탄생과 사망도 어딘가에 정리해 두었다. 찾아봐야 겠다. 


물론 위 주제만 챙기는 것은 아니다. 현재는 축구와 북한을 주제로도 읽고 있기도 하고, 가즈오 이시구로를 연초에 좀 읽었고, 필립 로스도 좀 읽을 생각을 하고 있다. 


좀 시간을 내서 공부한 흔적들을 서재에 좀 남겨둬야 겠다. 간단하게라도


         


* 사진 속 라벨은 와잎이 책 정리 좀 하겠다고 도서관에서 검색해서 라벨링을 했지만, 내가 정리하는 방식과는 달라서 포기했다. 한 2~3백권 찾아 적어 붙였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8-06-25 15: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년에 러시아 혁명에 관한 책 몇 권을 사뒀는데 한 권도 제대로 읽지 못했습니다. 저는 독서 계획을 즉흥적으로 만드는 성격이라서 안 읽은 책들이 많습니다. ^^;;

雨香 2018-06-25 23:04   좋아요 0 | URL
실은 저도 그때 그때 독서주제가 치고 들어와 독서가 쉽지는 않습니다. (사회, 정치적 이슈가 생기면 그때 독서목록을 만드느라 ㅠㅠ)
러시아혁명은 일단 박노자 책과 <혁명의 러시아 1891~1991>을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잘 모르는 분야라서 ㅠㅠ
 

애니메이션 <에델과 어니스트>는 동명의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한다. 여자 주인공의 이름이 에델이고, 남자가 어니스트이다. 두명의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고 그리고 생을 마감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떻게 보면 밋밋하다. 


         


그런데 그 밋밋한게 평양냉면처럼, 막 쪄낸 두부처럼, 도토리 묵 처럼 맛이 없는데 맛이 있듯 매력이 있다. 

밋밋하기만 한데, 흐뭇하면서도 마음 한켠 이야기 하기 힘든 감정이 슬그머니 올라온다. (복받쳐 오르진 않는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겠지만, 스토리를 알고 봐도 괜찮은 영화다. 


우유배달부 어니스트와 귀족집안의 메이드 에델이 만나 기족을 꾸린다. 둘은 레이먼드라는 아이를 하나 낳는데 얼마 되지 않아 독일의 침공으로 영국도 전쟁을 하게된다. 전쟁 중 어니스트는 소방대원으로 징집된다.

항상 유쾌한 어니스트가 침울한 장면이 세 번 정도 나오는데 그 중에 두번이 전쟁이다. 전투 중 그는 소방활동을 하는데 삶의 의지를 잃은 듯한 그는 폭격으로 아이들이 산산히 찢겨졌다고 이야기한다. 또 한번은 전쟁이 끝나고 주민들이 모여 파티를 하던 중 유쾌한 그 답게 춤을 추머 즐기다 한켠에 서있기만 하는 친구에게 같이 즐기자고 한다. 그 친구는 ‘나는 아들을 잃었잖나’라는 말에 그는 곧 사과하며 얼굴이 어두어진다. 전쟁을 겪어낸 부모를 그림과 동시에 전쟁이 남긴 상처도 함께 무심히 보여준다. 


에델과 어니스트의 정치적 견해 차이를 보이는 장면도 재밌다. 노동당이 집권했는데 전쟁때보다 못하다는 걸 지적하는 에델과 토리당이 집권하니 더 나빠졌다며 에델을 놀라는 어니스트의 모습은 한편으로 5-60년대 영국의 정치적 변동과 경제적 상황을 보여준다. 


에델은 정치성향 만큼 자식에 대한 사랑과 기대도 크다. 아들이 중등학교를 졸업하고 미술학교에 간다고 했을 때 실망한다. 아들이 결혼하겠다고 데려온 진에 대해서도 맘에 들어하지 않지만, 며느리가 조현병으로 애를 낳기 힘들다는 말에 (잘은 모르지만) 아들의 손을 꼭 잡아준다. 물론 당시 히피문화를 대변하는 아들의 장발에 아들만 보면 빗을 꺼내는 완고한 엄마이기도 하다. 


어니스트는 항상 유쾌하다. 그리고 항상 에델과 아들 옆에서 꿋꿋하게 서 있다. 평생을 우유배달일을 했지만 자신이 노동자라는 사실을 부러워 하지 않는다. (신문을 보다 자신의 주급이 노동자 평균 보다 낮다는 사실과 아들의 일당이 자신의 주급보다 많다는 사실에 짜증을 내는 장면이 있긴 하다)


20세기를 관통하는 사건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독일과의 긴장관계에서 전쟁 그리고 노동당과 토리당의 정권교체에서 60년대 히피 문화까지 에델과 어니스트의 주변에 시간과 함께 흘러간다. 삶에 있어서도(미시사라고 할 수 있겠지만) 빨래방이 생기고, 텔레비전이 들어오고, 인간이 달에 가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한다. 집안에 전화기가 놓이고, 자신들만의 승용차가 생기는 장면까지 시대의 변화를 볼 수 있다. 


전쟁중 레이몬드는 당시 정부 정책에 따라 시골로 피신하는데 돌아오는 길에 배나무 씨에서 틔운 싹을 뒷마당에 심는다. 그리고 에델의 말처럼 집처럼 커진 배나무를 바라보는 장면에서 막을 내린다. 


부부의 아들로 부부의 행복이었던 소년에서 장발의 청년이었던 레이몬드는 그림책 스노우맨(국내엔 눈사람 아저씨로 출간)의 저자이다. 노년에 부모를 기억하고자 동명의 그래픽 노블을 출간했다. 그렇게 20세기 중반을 살아낸 부모, 그리고 그 시대를 오롯이 버텨낸 서민들에 대한 헌사이다. 


* 애니는 단순한 스토리로도 좋지만, 이야기 자체가 당시 시대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시대의 정치적, 문화적 변화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2차 대전 당시 독일이 영국을 폭격했을 때 영국 정부는 어린이들을 시골로 보내기도 했고, 부모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구세군에 연락해야 겠다고 하는 장면에서는 주요 유품을 제외하곤 구세군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가져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문제가 뜨겁다. 진행되는 사항을 봤을 때 국내 대표적인 회계학자들은 삼성 손을 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거론되는 학자들은, 많은 이들이 사용하는 도서 혹은 교재의 저자이다. 왠만한 대기업의 재무담당 임원들 책상에는 최종학 교수의 <숫자로 경영하라>가 한권씩은 꽂혀 있기 마련이고, 재무관련 직원들 책상에는 신현걸의 회계학 책들이 한권씩 있을 정도이다. 직접적으로 회계와 관련없는 나도 신현걸의 회계책을 한 권 가지고 있을 정도다. (연결회계 참고차 간혹 펼쳐본다.)


분식회계 논란이 이는 사건은 이렇다. 

 "자회사 회계처리 건은 2015년말 결산 실적 반영에서 국제회계기준(IFRS) 기업회계기준서 제1110호(연결재무제표) B23(3)에 의거해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연결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 회계처리 한 것"


원래 자회사(종속회사) 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단순 투자회사(관계회사)로 바꾼 것이다. 

잠깐 쉽게 설명하자면 경영권을 행사하는 자회사의 손익은 매해 해당 자회사의 실적을 반영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적자니 당연히 손실로 반영된다. 그런데 단순투자회사가 되면 사실상 경영권을 행사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기준으로 반영한다. 투자회사의 가치를 평가하여 투자가치만큼 반영하는 것인데, 이 평가를 반영하면서 2014년末 손실이 996억원 거의 1천억이었던 회사가 2015년末 흑자 1조9천49억 회사가 된 것이다. 회계기준 하나 바꿔 1천억 적자회사가 2조 이익 회사로 바뀐 것이다. 


신현걸은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회계를 아는 사람이라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가 국제회계기준(IFRS)을 따랐다는 데 동의할 겁니다."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8&no=289878


그런데 되묻고 싶다. 

"그건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한다고 해서 그런거잖아요. 그런데 콜옵션 행사 안했잖아요,

 결과적으로는 회계기준을 바꿔서는 안되는 거 잖아요"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를 한다는 것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바이오젠이 추가로 취득한다는 것이고, 결국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대주주가 되는 것이다. 


그나마 최종학 교수는 양심은 있는지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전제로 했다고 말한다. 

"당시 내가 제출한 의견서에는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 것을 전제로, 이럴 경우 종속회사를 관계회사로 바꿔 장부를 작성하는 게 옳다는 내용을 담았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economy/finance/844167.html#csidxe71d808cd287480b2f399e13e6831d9 


간단히 정리해보면 이렇다.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를 했다.→ 삼성회계가 맞음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를 안했다. → 분식회계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를 하지 않았는데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회계기준을 변경했다.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를 하리라고 예측한 것이다. 그런데 바이오젠은 콜옵션 행사를 하지 않았다. 사실 분식회계라고 볼 수 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회계기준을 바꿀 근거가 없는 것이다. 


금융위 심리나 행정소송까지 가면 삼성이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 첫째, 김앤장이 회계규정 변경 건을 맡았다. 김앤장이 주요 대기업의 주요 건들을 독점하는 이유는 이렇다. 

국세청 고위직 출신이 많다. 재경부 고위직 출신이 많다. 공정의 고위직 출신이 많다. .....

두번째, 정부기관은 예산이라는 한계가 있는 반면 삼성은 이 사건의 손실이 몇 조, 몇 십조가 될 수 있다. 변호인단 선임에 상상할 수 없는 예산을 퍼부을 수가 있다. 


신현걸 교수나 최종학 교수에게 묻고 싶다. 회계라는 것이 투자자 및 일반 대중에게 합리적인 재무 정보를 전달하는 게 원래 목적이 아닌가라는 질문이다. 실적이 좋아진 것도 아닌데, 단순히 회계기준 변경으로 손실 1천억 회사가 바로 다음해 이익 2조 회사가 되는 게 과연 회계가 갖는 본래의 목적과 의도에 부합하는 것인지 말이다. 


특히 이 분들이 좀 생각을 했으면 하는게, 이런 일들이 되면 일반 대중들은 회계는 조작가능하다라는 인식을 심어 줄 수도 있는 것이다. 자신들이 이야기하는 회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더 심하게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점을 좀 제발 유념했으면 좋겠다. 

* 신현걸의 인터뷰에 있는 매일경제신문 기사 아래쪽에 나오는 안진회계법인은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문제로 영업정지 1년의 과거 이력이 있다. 


물론 이명박근혜 정부를 봤을 때 학자적 양심을 가진 교수들이 없다는 것을 많이 봐 왔지만, 씁쓸하다. 


         


         


* 최근에 일어나는 삼성의 일들을 보면서 삼성을 다룬 책들의 2부는 더 많은 이야기들이 실려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8-05-12 2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雨香 2018-05-12 21:15   좋아요 1 | URL
네, 엔론사태때,,,,종종 우리나라 기업 총수들이 미국이었다면 과연 그렇게 할 수 있겠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삼성이 참 교모한게, 그렇게 회계처리를 해도 된다는 용역을 김앤장에 주었고, 김앤장은 유수 회계학자들의 의견을 받아 두었습니다. 게다가 회계법인은 안진과 한영이 관련되어 있고, 삼정도 의견을 준 것으로 나오고, 삼성바이오의 모회사의 회계감사법인은 삼일이니 결국 4대 회계법인 모두를 엮었습니다.

적폐가 너무 심합니다.

2018-05-12 2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12 2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꼬마요정 2018-05-12 22: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앤장과 4대 회계법인 다 엮었으니 책임질 사람은 아무도 없겠군요...

雨香 2018-05-12 22:58   좋아요 1 | URL
게다가 김앤장이 애초 S대를 비롯해 유명 교수들의 의견들을 받아놨다고 하고요.
안진이 전에 대우조선 분식회계로 1년간 영업정지를 당했다는 점을 봤을 때 최소한 안진과 한영은 총력을 다해 대응할 것 같습니다. 회계감사법인 삼정과 모회사의 회계감사법인인 삼일도 가만히 있진 않겠죠.

겨울호랑이 2018-05-13 09: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삼성바이오 로직스 분식 회계 사태를 보면서, 공정가액(FV) 평가를 주 내용으로 한 국제회계기준(IFRS)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시장가격을 재무제표에 반영한다는 이름하에 전문가들의 평가가 자산 전반에 걸쳐 일어나는 현실을 보면, 차라리 장부가액(BV)을 기본으로 하고, 주석으로 공정가액 평가를 하는 편이 정보 이용자들에게 보다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는 하겠지만요...

雨香 2018-05-13 18:33   좋아요 1 | URL
사실 회계법인들이 자산평가에 의한 이익이 과도할 경우 주저합니다. 삼성이니까 가능했다고 봐야 할 겁니다.
국제회계기준이 연결기준으로 보다 합리적으로 회사의 현상을 파악하려는 것인데(예전에 국내기업들이 손실은 자회사로 몰았던 것을 보면요) 삼성은 참 법이나 기준의 빈틈을 잘도 찾아냅니다. 예전에도 그래왔고요.

종이달 2022-06-09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천안함 침몰 8년이 지난 현재 당시의 기록을 보니 많은 것들 잊혀졌다. 당시의 보수의 얼굴을 한 수구세력들은 이념 논쟁으로 천안함을 사용하면서 군의 무능을 덮어버리는데 성공했다. 


 책은 천안함 침몰 100일간에 있었던 기록을 담고 있다. 


 일단 천안함이 침몰했을 때 정부와 군당국은 무능의 극치였다. 침몰시각, 침몰지점을 파악하지 못했다. 구조함이 도착하는데까지 하루 반이 넘게 걸렸다. 기뢰탐색함 역시 하루가 넘게 걸렸다. 


 그리고 천안함 침몰당시 북한공격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정보기관들이 북한의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고 당시 영상도 없다고 했다가 여러차례나 말을 바꾸었다. 


 천안함 침몰 당시의 상황이다. 


 천안함의 침몰원인으로 북한이 등장하게 된 것은 사고 한달이 지나고 나서부터의 일이다. 게다가 국회에 현안질문을 받던 국방장관이 기뢰에 의한 폭발이 의심된다고 하자 국방장관에게 'VIP(대통령)가 어뢰쪽으로 기울었다'는 메모가 전달되기도 했다. 


 천안함의 침몰원인으로 북한의 공격으로 기정사실화되고 북한의 대한 비난 및 진보진영에 대한 비난은 딱 6월 2일까지만 지속된다. 6월 2일 이후 천안함은 언론과 보수정치인들에게서 갑자기 사라진다. 6월 2일은 지방선거가 있었다. 


 잘 안 알려진 사실중에는 UN에 천안함 문제를 가지고 간 것이다. 결국 안보리 제제결의를 받아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안보리 의장 성명도 받아내지 못했다. G8 성명서 정도만이 성과인데, 이 조차도 북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책은 '천안함과 함께 가라앉고 있는 외교'라는 소제목을 쓸 정도이다. 


 책은 천안함 침몰원인에 대한 과학적 반론 역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천안함 침몰 후 관련된 장교들은 승진을 했다고 한다. 당시 무능함을 보여줬던 군과 이념전쟁에 바빴던 보수세력은 이념논란을 일으키며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 그들에겐 천안함 침몰 원인과 장병들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8-04-15 07: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4-16 08: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주전 쯤 추적60분이 천안함을 다루면서 천안함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개인적인 자료 정리의 목적으로도 남겨둔다.) 일단 당시 과학적인 반론을 제시했던 이승헌 교수의 책을 읽은 것이다. 


 천안함과 관련된 과학적 이슈는 한국사회의 과학계의 큰 오점이 아닐까 싶다. 황우석 조작과 천안함. 황우석 신화에 의문을 가진 과학자들이 많았지만, PD수첩 광고중단 사태 등을 보며 굳이 나서지 않았다. 천안함 역시 우리나라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반공이데올로기 앞에 굳이 나서기 꺼려했다. 혹자는 MB 정권의 눈밖에 나면 연구비 지원을 받지 못하는 당시의 현실도 반영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한다. 


 천안함을 다시 꺼내드는 것도 사실 좀 꺼려진다. 여전히 대화가 되지 않는 보수를 가장한 수구세력들은 논리적인 근거와는 상관없이 바로 '빨갱이'를 거론한다. 


 책은 당시 과학논쟁의 한가운데 있었던 물리학자 이승헌의 기록이다. 일기식으로 되어 있는 이 책은 천안함 침몰원인에 대한 과학적 증거에 의문을 품은 과정과 그 의문을 해결하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연구를 돕던 L군을 논문에 공동저자로 올려주고 싶었으나, 정치적 논란에 대한 우려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던 주변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물리학자라고 하더라도 전공이 아니면 잘 모를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이 잘 모르는 부분은 그 분야의 전문가에 자문을 구하면서 과학적 의심을 풀어나가려고 한다. 합동조사단이 증거라며 내세운 '1번 글자'에서 그는 바로 의문을 갖는다. 어뢰가 폭발했다면 350~1000도까지 온도가 올라갈텐데 어떻게 어뢰의 글자가 남아있을까른 의문이다. 그 분야의 연구자에게 물어본 결과는 이렇다. "모든 유기물은 350도 이상에서 다 타 버림" 


 합동조사단이 이야기하는 알루미늄 결정에 대해서도 반박한다. 본인의 실험결과는 발표된 결과와 다르다는 것이다. 이는 추적60분에서 정기영교수의 실험에서도 함동조사단의 발표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이승헌 교수가 틀렸을 수도 있다. 왜냐면 합동조사단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합동조사단이 과학적인 증거라고 제시하는 부분에 대해 과학자로서 문이 있는 부분에 대해 반박할 뿐이다. 

 이승헌 교수는 자신의 반론에 대해 '그럼 누가 했냐?' '침몰 원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그 부분은 합동조사단이 밝혔어야 했던 문제다. 합조단이 내세운 과학적 증거가 더 이상 합리적 설명을 못 했다. 그랬다면 조금 더 확장된 조사단을 만들었어야 한다. 이런 경험이 있는 해외 연구자들에게도 정보를 공유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내가 우려하는 것은 황우석 사건으로 과학에 대한 조작이라는 오명을 쓴 대한민국의 과학이 천안함으로 한국 과학계에 대한 불신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 책은 저자의 주장에 대한 반론에 대해 저자의 재반론 등을 담고 있다. 과학적으로 접근하려는 저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게다가 관련 뉴스를 전한 분위기도 알 수 있다. 초기에는 프레시안만이 적극적으로 다뤘다. 한겨레는 처음에는 미온적이었으나, 나중에는 특집기사들을 통해 상황을 잘 전달했고. 


추적60분, 이승헌 교수의 이야기는 약 53분에 정기영 교수의 실험은 51분 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