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전 쯤 추적60분이 천안함을 다루면서 천안함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개인적인 자료 정리의 목적으로도 남겨둔다.) 일단 당시 과학적인 반론을 제시했던 이승헌 교수의 책을 읽은 것이다. 


 천안함과 관련된 과학적 이슈는 한국사회의 과학계의 큰 오점이 아닐까 싶다. 황우석 조작과 천안함. 황우석 신화에 의문을 가진 과학자들이 많았지만, PD수첩 광고중단 사태 등을 보며 굳이 나서지 않았다. 천안함 역시 우리나라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반공이데올로기 앞에 굳이 나서기 꺼려했다. 혹자는 MB 정권의 눈밖에 나면 연구비 지원을 받지 못하는 당시의 현실도 반영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한다. 


 천안함을 다시 꺼내드는 것도 사실 좀 꺼려진다. 여전히 대화가 되지 않는 보수를 가장한 수구세력들은 논리적인 근거와는 상관없이 바로 '빨갱이'를 거론한다. 


 책은 당시 과학논쟁의 한가운데 있었던 물리학자 이승헌의 기록이다. 일기식으로 되어 있는 이 책은 천안함 침몰원인에 대한 과학적 증거에 의문을 품은 과정과 그 의문을 해결하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연구를 돕던 L군을 논문에 공동저자로 올려주고 싶었으나, 정치적 논란에 대한 우려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던 주변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물리학자라고 하더라도 전공이 아니면 잘 모를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이 잘 모르는 부분은 그 분야의 전문가에 자문을 구하면서 과학적 의심을 풀어나가려고 한다. 합동조사단이 증거라며 내세운 '1번 글자'에서 그는 바로 의문을 갖는다. 어뢰가 폭발했다면 350~1000도까지 온도가 올라갈텐데 어떻게 어뢰의 글자가 남아있을까른 의문이다. 그 분야의 연구자에게 물어본 결과는 이렇다. "모든 유기물은 350도 이상에서 다 타 버림" 


 합동조사단이 이야기하는 알루미늄 결정에 대해서도 반박한다. 본인의 실험결과는 발표된 결과와 다르다는 것이다. 이는 추적60분에서 정기영교수의 실험에서도 함동조사단의 발표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이승헌 교수가 틀렸을 수도 있다. 왜냐면 합동조사단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합동조사단이 과학적인 증거라고 제시하는 부분에 대해 과학자로서 문이 있는 부분에 대해 반박할 뿐이다. 

 이승헌 교수는 자신의 반론에 대해 '그럼 누가 했냐?' '침몰 원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그 부분은 합동조사단이 밝혔어야 했던 문제다. 합조단이 내세운 과학적 증거가 더 이상 합리적 설명을 못 했다. 그랬다면 조금 더 확장된 조사단을 만들었어야 한다. 이런 경험이 있는 해외 연구자들에게도 정보를 공유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내가 우려하는 것은 황우석 사건으로 과학에 대한 조작이라는 오명을 쓴 대한민국의 과학이 천안함으로 한국 과학계에 대한 불신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 책은 저자의 주장에 대한 반론에 대해 저자의 재반론 등을 담고 있다. 과학적으로 접근하려는 저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게다가 관련 뉴스를 전한 분위기도 알 수 있다. 초기에는 프레시안만이 적극적으로 다뤘다. 한겨레는 처음에는 미온적이었으나, 나중에는 특집기사들을 통해 상황을 잘 전달했고. 


추적60분, 이승헌 교수의 이야기는 약 53분에 정기영 교수의 실험은 51분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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