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딜리아니, 열정의 보엠 - 개정판
앙드레 살몽 지음, 강경 옮김 / 다빈치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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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그는 참 잘 생겼다. 이탈리아 태생의 그는 그림을 찾아 파리로 향한다. 몽마르뜨에서 그리고 몽파르나스에서 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그림을 그려낸다. 유파도 없다. 그냥 그림을 그릴 뿐이다.

 

그는 중간에 조각에 뜻을 두었다. 잘 안됐다. 하지만 그 때 조각의 경험이 그의 그림의 특성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

 

모딜리아니의 모든 여성상을 특징짓는 것은 긴 목이었다. 거기에는 희화적인 것은 전혀 없었다. 정열이 정신을 방해하지도 않았다. 모딜리아니에게 부족한 것은 자신의 정열을 말로 표현하는 것 뿐이었다. 그는 자신의 눈으로 포착한 모든 것을 말로 표현하지는 않았다.

모딜리아니는 색조를 만들어내는 데 신중했으며, 자기만의 형태를 생각해내는 데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근본적인 것 두 가지를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하나는 조화로운 구성인 동시에 무한한 변화가 가능한 법칙이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영감이라고 불리는 것과 그 깊숙이 미적 감각이 존재하는 서정성을 완성시키는 것은 결코 보완적인 관계에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는 완전한 인물을 창조해내지는 않았다. 그는 시대의 흐름을 잘 몰랐지만, 모딜리아니의 누드화와 인물상을 자세히 분석해보면 세기 공통의 특색이 나타난다. 그것은 깊은 인간성의 상징이다. 정신, 나는 감히 시대정신이라고 말하지만 그 정신에 따라 최종적인 제약을 가함으로써 독창성이 비로소 나타는 것이리라.
(237쪽)

 

 

 책은 그의 친구이자 시인인 앙드레 살몽이 지었다. 개인 전기라기 보다는 친구의 입장에서 서술했다고 볼 수 있다. 한눈에 모딜리아니를 알기는 쉽지 않다. 다른 모딜리아니 전기를 읽고 이 책을 읽는 것은 도움이 되겠지만, 이 책만 읽어서는 모딜리아니를 이해하기 쉽지 않다.

 

(사진은 모딜리아니, 피카소, 살몽)

 

평점 : 별셋인 이유. 모딜리아니를 처음 읽는 다면 나중에... 모딜리아니를 깊이 들여다 보고 싶다면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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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의 목소리 - 미래의 연대기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김은혜 옮김 / 새잎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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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노벨문학상은 벨라루스의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선정되었다. 목소리 소설이라는 독특한 이름.

 

책을 들었다. 발췌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 있다.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처럼 출근하고 퇴근한다. 월급도 평균적으로 받는다. 1년에 한 번씩 휴가를 떠난다. 아내와 아이들도 있다. 정상적인 사람이다. 그러다 하루아침에 갑자기 체르노빌 사람이 되어버린다. 돌연변이가 된 것이다! 모두가 궁금해 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그런 생물체가 된다. 다른 사람들과 같아지고 싶지만 이제 불가능하다. 예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 사람들이 쳐다보는 눈이 달라진다. 사람들이 묻는다. "거기 무서웠나요?" "발전소가 어떻게 탔죠?" "무엇을 봤어요?" "아이는 낳을 수 있대요?" "아내는 안 떠났어요?" 순식간에 희귀 전시물이 되어 버렸다. 아직도 '체르노빌레츠'라는 단어가 들리면 사람들은 다들 약속이라도 한 듯 그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거기서 왔대!"(66쪽)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바로 며칠전 노벨경제학상과 관련해 조선,중앙,동아, 매경, 한경이 뻔뻔한 거짓말을 하는 것을 봤기 때문에 이번에도 영문기사들을 좀 검색해봤다. 뉴욕타임즈를 읽다가 내가 발췌한 부분이 그대로 옮겨져 있다.

There you are: a normal person. A little person. You’re just like everyone else — you go to work, you return from work. You get an average salary. Once a year you go on vacation. You’re a normal person! And then one day you’re turned into a Chernobyl person, an animal that everyone’s interested in, and that no one knows anything about. You want to be like everyone else, and now you can’t. People look at you differently. They ask you: Was it scary? How did the station burn? What did you see? And, you know, can you have children? Did your wife leave you? At first we were all turned into animals. The very word “Chernobyl” is like a signal. Everyone turns their head to look. He’s from there!

 

 

출판평론가 장은수씨는 SNS에서 이렇게 그녀를 설명했다. 그녀를 읽어내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국내 언론에서 알렉시에비치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면서 "목소리 소설"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작가 스스로가 밝힌 바도 있어서 못 쓸 표현은 아니지만, 가디언, 뉴욕타임스 등 해외 뉴스를 살펴보건대 그다지 널리 쓰이는 개념은 아닌 것 같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소설"을 강조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뜻이다.

알렉시에비치의 작품을 이야기할 때, 그보다는 "사실들의 역사"가 아니라 "감정들의 역사"를 그려냈다는 평가가 절묘했다고 생각한다. "유토피아의 목소리" "소비에트 연방 또는 소비에트 연방 이후 개인들의 목소리"를 담았다는 말도 와 닿았다.

목소리가 없는 이들에게 목소리를 돌려주는 것이 문학의 역할이고, 알렉시에비치는 여러 작품에서 그 일을 훌륭하게 해냈다. 침묵을 강요하는 정치적, 사회적 억압에 대한 저항 없이 좋은 문학도 없다. 표현 그 자체에 정치가 있다고 믿는 것은 순진하다. 정치가 표현을 만든다. 또 표현이 없다면 정치도 없다. 수천 명의 목소리를 누적해서 새로운 표현을 개척한 알렉시에비치에게 경의를 표한다.

 

선정이유와 선정에 대한 그녀의 소감은 다음과 같다.

스웨덴 한림원은 이날 이에 앞서 알렉시예비치가 "다성적(多聲的· polyphonic) 글쓰기로 우리 시대의 아픔과 용기를 담아내는 데에 기념비적인 공로를 세웠다"며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알렉시예비치는 이날 벨라루스의 민스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상을 수상해 개인적인 기쁨'을 느낀다"면서도 "이 상은 나를 위한 상이 아니라 역사속에서 고통받아온(caught in a grinder throughout history) 작은 나라, 우리의 문화에 주는 상"이라고 말했다. 구소련과 러시아라는 강대국에 짓눌린 약소국의 비애가 담긴 말로 풀이된다.

그는 또 "전체주의 체제와 너무 쉽게 타협하지 말라"는 충고의 말도 곁들였다. 이어 "우리 시대엔 정직한 사람이 되기가 힘들다"면서 "전체주의 체제가 제안하는 타협에 쉽게 응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http://news1.kr/articles/?2453512

 

하지만 그녀의 책을 읽어내기는 쉽지 않다. 목소리들이 들려내는 소리에 담겨있는 아픔을 견뎌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4년동안 수술을 네 차례 했다. 이런 복잡한 병리현상을 지니고 살아남은 유일한 벨라루스 아기가 내 딸이다. 나는 딸을 매우 사랑한다. (잠시 멈춘다) 나는 아이를 더 낳을 수 없다. 용기가 없다. 산부인과에서 돌아온 후로 남편이 내게 키스하면 나는 벌벌 떤다. 우리는 이러면 안 돼. 이건 죄야. 두려워 (135쪽)

그 좋은 어머니가 내가 체르노빌 출신 이주민이라는 걸 알았을 때 놀랐어요. "얘야, 아이를 낳을 수 있겠니?" 그런데 우리는 이미 혼인신고를 했어요. 그이가 애원했어요. "집에서 나올게, 어디 세 들어 살자." 하지만 내 귀에는 다른 소리가 들려요. "얘야, 아이를 낳는 게 죄인 사람이 있단다." 사랑하는 것이 죄에요.(164쪽)

 

사랑해서 아이를 갖고 싶었어요.
첫 아이를 기다렸어요. 남편은 아들을, 나는 딸이 태어나기를 바랐어요. 의사가 나를 설득했어요. "임신 중절 수술을 하셔야 합니다. 남편께서 체르노빌에 오래 계셨어요."
운전기사인 남편은 사고가 난 직후 그곳으로 불려 갔어요. 모래와 콘크리트를 운반했거든요. 하지만 난 아무도 안 믿었어요. 믿기 싫었어요.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길 수 있다고 책에서 읽었어요. 죽음까지도 ·····.
내 아이는 죽은 채로 태어났어요. 손가락도 두 개 모자랐어요. 여자아이였어요. 난 울었어요. 손가락이라도 다 있었더라면 ·····. 여자 아이잖아요.  (2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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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발견 - 먹기 전에 꼭 알아야 할 48가지 건강 지식
하상도 지음 / 북뱅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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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종편의 등장으로 음식과 건강에 대한 프로가 너무 많다. 음식만 제대로 먹으면 아무 병에도 걸리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핵심은 부족한 것이 아니다. 너무 많이 먹기 때문이다.

모든 식품이 그러하듯 약과 독은 양으로 결정한다. 많이 먹어서 독이 되지 않는 식품은 세상에 없다. 소금은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성분이라 적절하게 섭취해 부족 또는 과잉으로 인한 위험성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31쪽)

 

다만 식품첨가물과 관련된 규정들이 미흡한 경우도 있으니, 이런 경우는 다시 살펴봐야 한다.

정부는 과거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기, 미국의 밀가루 등 식품 원조와 수입에 의존하던 시기에 미국의 기준을 따르고 경제적 여건 등 현실적으로 허용해야만 했던 모든 식품첨가물의 안정성을 다시 평가해야 할 것이다.(46쪽)

 

하지만 과도한 정부의 개입은 오히려 시민보다는 기업을 위한 안정장치 일 수 있다. 정부에서 정한 가이드라인만 지킨다면 문제가 생기더라도 책임소재에서 자유로워진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건강기능식품을 정부가 인정해 주지도 않고 식품의 안정성을 사전 관리하고 있지 않다. 미국은 PL법(제조물책임법), 회수제도가 시작된 나라로 이 제도가 활성화돼있으며,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나 집단소송제도가 완비돼 있기 때문에 시장 진입의 자율성을 기업에 넘겨주는 대신 모든 책임을 지게 한다. 정부가 인정이나 승인을 준다는 것은 정부가 문제 발생 시 책임을 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식품안전인증제(HACCP), 품질인증, 건강기능식품 등 정부가 나서서 인정해 주다보니 문제 발생시 책임질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 기업입장에서는 정부 인정을 받기 위해 서류, 시간, 예산을 투입해야만 해 귀찮은 일이겠지만, 만에 하나 사고가 터지면 책임을 함께 나누기 때문에 오히려 보험 역할의 고마운 면이 있다.(72쪽)

 

역사적으로 살펴 보면 사실 식품첨가물은 인류의 안전을 위해 사용되었다. 보다 안전한 음식을 오랫동안 먹기 위해서 발견, 혹은 개발된 것이다.

 

냉장, 냉동고가 없거나 보편적으로 보급되기 전 상온에서 고기를 오랫동안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 먹던 소시지가 한때는 우리 식탁에서 간편한 단백질원으로 폭발적 인기를 누리던 시대가 있었는데, 요즘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었다.

첨가물이 많이 들어가고 지방 함량이 높은 가공식품이라 정크푸드라고도 하고, 보존료, 발색제인 아질산염이 첨가돼 안전성 논란이 끝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소시지와 햄의 어두운 면만 생각하지 말고 이런 형태의 가공식품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과학이 발전하기 전 먼 옛날의 시대적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106쪽)

 

사람들은 냉장고의 성능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 냉장실, 냉동실에 있으면 무조건 안전할까?

저온저장(냉장/냉동)은 살균과는 달리 식품 중 오염된 균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원래 오염된 균이 성장하지 않고 그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성장속도를 늦춰 저장기간을 연장시키는 방법이다. 즉, 온도를 낮춤으로써 생명체의 화학적, 미생물학적, 효소적 반응속도를 늦춰 품질 변화를 최소화하는 원리이다. 일반적으로 0~10℃로 보존하는 것을 냉장이라고 하며, 0℃ 이하로 동결시켜 보존하는 경우를 냉동이라고 한다.

식약처에서 제시한 식품별 보관법을 보더라도 냉장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미생물은 저온일수록 증식속도가 느리지만 저온균(psychorotorph)은 냉장온도에서도 빠르게 증식한다. 특히 식중독균인 리스테리아(Listeria monocytogenes)는 냉장고 등 저온에서도 잘 자라 냉장식품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동결은 미생물의 생육을 억제할 뿐이지 살균효과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냉동식품이라도 장기간 무한정 보존할 수 없으며, 위생적으로 절대 안전하지도 않다.(119쪽)

 

건강프로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에 너무 집착하지는 말아야 한다. 선후가 바뀐 말들이 너무 많으니까.

식기에 묻은 음식 찌꺼기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을 경우, 만에 하나 오염될 수 있는 식중독이나 전염병을 일으키기 위해 미생물의 증식을 오히려 돕게 되는 것이다. 세상 모든 이치는 공평해 반드시 비용과 편익, 이익과 손해가 있다. 주방세제의 사용도 예외가 아니다. 위해 인자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이익과 잔류하는 물질을 섭취한다는 안정성 측면의 손해가 있다.

식기와 음식에 잔류하는 세제의 위해성을 거의 무시해도 될 정도고, 세척에 의한 위해 인자의 예방은 매우 중요해 주방세제의 사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 생각해야 한다.(132쪽) 

 

유기농제품의 높은 가격은 제품의 품질이나 안전보증이 아니라 자손들에게 물려줄 지구생태계와 환경 보존을 위해 유기농법에 지불하는 비용이라 생각해야 한다.(179쪽)

 

비만, 고혈압, 당뇨 등 '영양유래 질환'은 유전성을 포함한 내적요인과 식사와 같은 외적요인에 의해 발생되는데, 후자의 위해성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사유래 외적요인은 식품 자체의 위해 가능 영양성분 함량, 섭취하는 식품의 총량, 식품의 섭취 형태 등 '식품 자체의 위해성'과 '식생활 습관'에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많은 소비자들은 영양유래 질환이 주로 영양 불균형 식품에 의해 발생한다고 잘못 알고 있고 이런 여론이 식품안전정책, 영양정책에 반영돼 국각의 산업 규제정책의 왜곡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사람이 먹는 모든 식품은 양면을 갖고 있다. 절대 좋은 '절대 선'도 없고 '절대 악' 식품도 없다. 예를 들면, 김치는 배추와 고춧가루, 젓갈 등 원재료가 갖는 영양소와 발효시 생성된 유산균, 유기산, 비타민 등이 풍부해 너무나 좋은 식품이다.

반면 소금함량이 높아 나트륨 과잉섭취의 원흉이 되고 있고 발효시 에틸카바메이트, 니트로사민 등 발암성 물질이 생성돼 문제 식품이라 볼 수도 있다. 일장일단이 있어 먹어야 할지 말지의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194쪽)

 

 

식품첨가물 과연 잘못된 것으로 몰아세워야 할 대상인가. 다시 생각해볼 문제다.

 

식품첨가물은 고대로부터 식품의 맛과 기능을 향상시키고 저장성을 얻기 위해 사용돼 왔다. 기원전 3,000년부터 고기를 절이는 데 소금이 이용된 기록이 있고 기원전 900년까지 염과 연기의 사용이 이미 오랜 전통이 되어 있었다. 중세의 초석의 형태로 시작된 아질산염은 염과 연기의 저장효과를 증진시키고, 보튤리즘(보톡스에 의한 식중독)을 예방하며 풍미를 향상시키기 위해 육류에 첨가되어 왔다.

그러나 모든 첨가물이 유익하게 사용되어 온 것은 아니다. 예전에 냉장, 냉동시설이 없어 밀가루, 차, 와인, 맥주 등이 쉽게 오염되고 변질되었다. 독성이 강한 첨가물을 줄이도록 입법화했을 정도로 보존료가 널리 사용되기도 했고, 수은, 비소, 납과 같은 중금속을 색소로 사용한 시대도 있었다.

결국 식품첨가물의 역사는 두 얼굴을 갖고 있다. 식품저장의 증진과 식도락에 기여한 과학기술의 발전과 식품이 실제보다 더 나은 질을 가졌다고 생각하도록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부정적 측면 때문에 소비자는 식품 첨가물을 두려워한다.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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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제 먼저 끊으셔야겠습니다 - 아무도 말하지 않는 건강기능식품의 진실
명승권 지음 / 왕의서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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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은 도발적이다. 그리고 저자는 메타분석이라는 방법을 통해 우리가 믿고 있는 의학적 사실이 사실은 사실이 아닐수도 있다는 점을 혹은 연구결과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의학에서 어떤 새로운 약물이나 치료법이 어떤 질병에 효능이 있는지 혹은 특정 요인이 어떤 질병의 위험성을 높이는지 알아보려는 연구방법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실험실 연구, 동물실험, 환중 중례 보고, 환자군 연구, 단면적 연구, 환자대조군 연구, 코호트 연구, 임상시험, 메타분석이 대표적이다.(101쪽)

...

같은 주제로 시행된 연구라도 개별 연구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경우 개별 연구결과를 통계적으로 모두 종합해 양적인 수치로 제시하는 연구방법을 메타분석이라고 한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연구대상자의 수가 많을수록 더욱 믿을만하다"는 논리다.(105쪽)

 

비타민C 보충제에 대한 설명이다.

  • 고혈압 치료제. 임상근거 명확하지 않음, 일반 생활습관 개선보다 낫다는 근거 없음
  • 막힌 망막 혈관을 낫게 했다. 메타분석결과 효과 없음
  • 뇌졸중. 임상근거 없다.

종합비타민에 대한 메타분석결과는 다음과 같다.

논문의 결과는 놀랍게도 많은 사람이 복용하는 종합비타민제에든 베타카로틴, 비타민A, 비타민E가 건강에 도움을 주기는 커녕 오히려 사망률을 높이며, 비타민C와 셀레늄은 사망률을 높이지도 낮추지도 않는다는 것이었다.(98쪽)

 

오메가-3역시 다르지 않다. 생리활성 기능 2등급이란 단순히 가능성일 뿐 실제 효과는 검증된 바가 없다.

현재 오메가-3 지방산 제품의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등급은 혈중중성지질 개선, 혈행 개선, 기억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으므로 생리활성 기능 2등급으로 분류되어 있다. 이 등급은 중성 지방의 수치를 떨어뜨린다거나, 혈액순환을 좋아지게 한다거나, 기억력을 좋게 하는 기능에 대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 뿐이며 결국 그 기능이 확실하게 임상적으로 확립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146쪽)

 

여기서 유념해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연구비가 어디냐에 대한 문제다. 사실 연구비를 지원한 곳에서의 연구결과가 의미있다는 것은 효능 자체가 신빙성을 의심해 봐야 하는 일이다. 신뢰의 문제이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연구비 출처가 어디냐에 따라 메타분석을 따로 시행했는데, 그 결과가 다르게 나왔다는 것이다. 글루코사민 제조회사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아 수행된 연구들은 글루코사민이 통증감소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제조회사와 상관없는 비영리기관에서 연구비를 받아 수행된 연구는 통증 감소에 효과가 없었다.(155쪽)

 

하나의 연구결과만 봐서는 안된다. 칼슘보충제가 골절에는 효과가 있지만 다른 부작용도 있다.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클 수도 있다.

앞선 연구를 보면 5년 동안 1,000명이 칼슘 보충제를 복용한 경우 26명의 골절을 예방할 수 있지만 14명의 심근경색증, 10명의 뇌졸중, 13명의 사망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칼슘보충제를 복용함으로써 얻는 이득보다는 손실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골감소증이나 골다공증 환자가 골절을 예방할 목적으로 칼슘보충제를 쓸때,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칼슘보충제 처방은 유보되어야 한다.(165쪽)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이다.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통해 건강을 유지할 목적으로 각종 건강기능식품, 민간요법, 보완·대체요법을 사용하는 것은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일이다. 이런 것들은 대부분 그 효능과 안정성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없거나 부족하다. 무엇보다도 의사, 한의사를 비롯한 전문 의료인들은 이렇게 근거가 확립되지 않은 각종 건강기능식품과 치료법들을 환자나 일반 대중에게 권하거나 선전해서는 안 되며 지속해서 새로운 의학지식을 습득하고 근거에 기반을 둬 양심적인 진료를 하도록 해야 한다.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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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뱅크, 은행의 종말을 고하다
크리스 스키너, 안재균 / 미래의창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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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의 등장은 획기적인 가상 화폐의 등장이었다. 기존에 생각했던 화폐의 기본개념이 깨졌다.

비트코인이 국경 없이 어디에서든 누구나 거래할 수 있는 디지털 토큰이라는 것은, 대부분의 가치 교환 방식은 통제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우려스러운 지불 방법이다. 예를 들어 비자나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은 미국에 사무소가 있어 미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미국, 중국, 러시아, 그 어떤 곳에도 존재하지 않으며, 오로지 인터넷 상에만 존재하므로 통제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공공영역에서 비트코인이 등장하는 것을 이슈로 삼는 것이다.(155쪽)

 

게다가 새로운 IT기업들이 기존 은행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소셜 금융회사들이 이루고자 하는 방향이다. 뱅킹에서 부가가치가 낮고 마진은 높은 것을 찾아내어, 이를 최신 기술 덕분에 가능해진 다이렉트 연결을 통해 소비자들로 하여금 높은 부가가치에 낮은 마진으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 요즘 등장하고 있는 모든 혁신적인 금융 모델은 은행의 전통적인 구조를 조금씩 잠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최근에 깨달았다.

  • 피도르, 모벤, 심플, 알리오르 등은 은행의 핵심 영역인 예금 모델을 잠식하고 있다.
  • 조파, 스마바, 프로스퍼, 렌딩서클 등은 신용대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 커런시클라우드, 비트코인, 아지모, 클릭엑스 등은 은행의 국제거래를 잠식하고 있다.
  • 킥스타터, 리시버블익스체인지, 펀딩서클 등은 은행의 기업금융 업무를 잠식하고 있다.
  • 이토로, 줄루트레이드, 스톡트윗츠 등은 은행의 투자업무를 잠식하고 있다. (181쪽)

 

이제 은행은 이제 망했다고 하고, 디지털뱅크가 그 자리를 대체할 것이라고 쉽사리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실상 그럴까? 게다가 기업의 수명이 평균 15년 정도라고 할 정도면 말이다.

 

하지만 은행을 보면

1999년에 1. 씨티그룹, 2. 뱅크오브아메리가, 3. HSBC, 4. 크레디에그리콜, 5. 체이스맨해튼

2010년에 1. 뱅크오브아메리카, 2. JP모건체이스, 3.씨티그룹, 4.스코틀랜드 왕립은행, 5. HSBC

로 생각외로 변화가 적다.

이렇게 된 까닭은 은행이 상거래와 국가 경제에 필수불가결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은행의 중요성은 최근의 금융위기에서도 볼 수 있듯이 몇 번이고 계속해서 입증되었다. 은행은 경제가 제 기능을 못하게 할 수도 있고, 성장과 진보를 가능하게 할 수도 있다. 은행의 역할은 당연히 경제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쪽보다는 성장과 진보가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쪽이다. 최근의 금융위기로 은행의 입지에 손상을 입었지만, 그다지 바뀐 것은 없다. 은행업을 위해서는 은행업을 위한 허가가 필요한데, 이 핵심적인 요구 사항인 허가 제도가 없다면 경제시스템은 무정부 상태와 같은 상황이 될 수 있다.(257쪽)

 

즉, 은행이라는 기본 특성상 은행을 대체할만 한 것은 없다. 그래서 은행의 각 기능들이 많은 IT기업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정작 은행 전체의 업무를 아우를수는 없다. 그래서 은행의 디지털화가 중요하다.

 

하지만 IT너무 단순하게 생각한다면

디지털 네트워크를 단순히 구시대의 인프라, 네트워크, 유통전략, 조직을 기반으로 한 부수적인 개념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런 생각이 결국 사일로 구조(silo:외부와 소통하지 않고 고립된 구조), 골치 아픈 프로세스, 적합하지 않은 기술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된다.(28쪽)

 

그리고 이제

돈은 무의미하다. 우리가 더 이상 돈을 취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데이터를 취급한다. 돈이라는 단어는 보통 현금과 연관이 되는데, 은행과 카드사가 현금과의 전재을 치르는 것으로 보아서는 우리 대부분은 이제 현금을 더 이상 중요하다고 여기지 않는 것 같다. 은행과 카드사가 현금과의 전쟁을 하는 이유는 그들이 현금을 값싸고 쉬운 디지털 프로세스로 교체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디지털 프로세스란 현금이 데이터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은행이 디지털화가 중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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