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의 발견 - 먹기 전에 꼭 알아야 할 48가지 건강 지식
하상도 지음 / 북뱅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종편의 등장으로 음식과 건강에 대한 프로가 너무 많다. 음식만 제대로 먹으면 아무 병에도 걸리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핵심은 부족한 것이 아니다. 너무 많이 먹기 때문이다.

모든 식품이 그러하듯 약과 독은 양으로 결정한다. 많이 먹어서 독이 되지 않는 식품은 세상에 없다. 소금은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성분이라 적절하게 섭취해 부족 또는 과잉으로 인한 위험성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31쪽)

 

다만 식품첨가물과 관련된 규정들이 미흡한 경우도 있으니, 이런 경우는 다시 살펴봐야 한다.

정부는 과거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기, 미국의 밀가루 등 식품 원조와 수입에 의존하던 시기에 미국의 기준을 따르고 경제적 여건 등 현실적으로 허용해야만 했던 모든 식품첨가물의 안정성을 다시 평가해야 할 것이다.(46쪽)

 

하지만 과도한 정부의 개입은 오히려 시민보다는 기업을 위한 안정장치 일 수 있다. 정부에서 정한 가이드라인만 지킨다면 문제가 생기더라도 책임소재에서 자유로워진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건강기능식품을 정부가 인정해 주지도 않고 식품의 안정성을 사전 관리하고 있지 않다. 미국은 PL법(제조물책임법), 회수제도가 시작된 나라로 이 제도가 활성화돼있으며,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나 집단소송제도가 완비돼 있기 때문에 시장 진입의 자율성을 기업에 넘겨주는 대신 모든 책임을 지게 한다. 정부가 인정이나 승인을 준다는 것은 정부가 문제 발생 시 책임을 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식품안전인증제(HACCP), 품질인증, 건강기능식품 등 정부가 나서서 인정해 주다보니 문제 발생시 책임질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 기업입장에서는 정부 인정을 받기 위해 서류, 시간, 예산을 투입해야만 해 귀찮은 일이겠지만, 만에 하나 사고가 터지면 책임을 함께 나누기 때문에 오히려 보험 역할의 고마운 면이 있다.(72쪽)

 

역사적으로 살펴 보면 사실 식품첨가물은 인류의 안전을 위해 사용되었다. 보다 안전한 음식을 오랫동안 먹기 위해서 발견, 혹은 개발된 것이다.

 

냉장, 냉동고가 없거나 보편적으로 보급되기 전 상온에서 고기를 오랫동안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 먹던 소시지가 한때는 우리 식탁에서 간편한 단백질원으로 폭발적 인기를 누리던 시대가 있었는데, 요즘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었다.

첨가물이 많이 들어가고 지방 함량이 높은 가공식품이라 정크푸드라고도 하고, 보존료, 발색제인 아질산염이 첨가돼 안전성 논란이 끝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소시지와 햄의 어두운 면만 생각하지 말고 이런 형태의 가공식품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과학이 발전하기 전 먼 옛날의 시대적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106쪽)

 

사람들은 냉장고의 성능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 냉장실, 냉동실에 있으면 무조건 안전할까?

저온저장(냉장/냉동)은 살균과는 달리 식품 중 오염된 균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원래 오염된 균이 성장하지 않고 그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성장속도를 늦춰 저장기간을 연장시키는 방법이다. 즉, 온도를 낮춤으로써 생명체의 화학적, 미생물학적, 효소적 반응속도를 늦춰 품질 변화를 최소화하는 원리이다. 일반적으로 0~10℃로 보존하는 것을 냉장이라고 하며, 0℃ 이하로 동결시켜 보존하는 경우를 냉동이라고 한다.

식약처에서 제시한 식품별 보관법을 보더라도 냉장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미생물은 저온일수록 증식속도가 느리지만 저온균(psychorotorph)은 냉장온도에서도 빠르게 증식한다. 특히 식중독균인 리스테리아(Listeria monocytogenes)는 냉장고 등 저온에서도 잘 자라 냉장식품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동결은 미생물의 생육을 억제할 뿐이지 살균효과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냉동식품이라도 장기간 무한정 보존할 수 없으며, 위생적으로 절대 안전하지도 않다.(119쪽)

 

건강프로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에 너무 집착하지는 말아야 한다. 선후가 바뀐 말들이 너무 많으니까.

식기에 묻은 음식 찌꺼기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을 경우, 만에 하나 오염될 수 있는 식중독이나 전염병을 일으키기 위해 미생물의 증식을 오히려 돕게 되는 것이다. 세상 모든 이치는 공평해 반드시 비용과 편익, 이익과 손해가 있다. 주방세제의 사용도 예외가 아니다. 위해 인자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이익과 잔류하는 물질을 섭취한다는 안정성 측면의 손해가 있다.

식기와 음식에 잔류하는 세제의 위해성을 거의 무시해도 될 정도고, 세척에 의한 위해 인자의 예방은 매우 중요해 주방세제의 사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 생각해야 한다.(132쪽) 

 

유기농제품의 높은 가격은 제품의 품질이나 안전보증이 아니라 자손들에게 물려줄 지구생태계와 환경 보존을 위해 유기농법에 지불하는 비용이라 생각해야 한다.(179쪽)

 

비만, 고혈압, 당뇨 등 '영양유래 질환'은 유전성을 포함한 내적요인과 식사와 같은 외적요인에 의해 발생되는데, 후자의 위해성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사유래 외적요인은 식품 자체의 위해 가능 영양성분 함량, 섭취하는 식품의 총량, 식품의 섭취 형태 등 '식품 자체의 위해성'과 '식생활 습관'에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많은 소비자들은 영양유래 질환이 주로 영양 불균형 식품에 의해 발생한다고 잘못 알고 있고 이런 여론이 식품안전정책, 영양정책에 반영돼 국각의 산업 규제정책의 왜곡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사람이 먹는 모든 식품은 양면을 갖고 있다. 절대 좋은 '절대 선'도 없고 '절대 악' 식품도 없다. 예를 들면, 김치는 배추와 고춧가루, 젓갈 등 원재료가 갖는 영양소와 발효시 생성된 유산균, 유기산, 비타민 등이 풍부해 너무나 좋은 식품이다.

반면 소금함량이 높아 나트륨 과잉섭취의 원흉이 되고 있고 발효시 에틸카바메이트, 니트로사민 등 발암성 물질이 생성돼 문제 식품이라 볼 수도 있다. 일장일단이 있어 먹어야 할지 말지의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194쪽)

 

 

식품첨가물 과연 잘못된 것으로 몰아세워야 할 대상인가. 다시 생각해볼 문제다.

 

식품첨가물은 고대로부터 식품의 맛과 기능을 향상시키고 저장성을 얻기 위해 사용돼 왔다. 기원전 3,000년부터 고기를 절이는 데 소금이 이용된 기록이 있고 기원전 900년까지 염과 연기의 사용이 이미 오랜 전통이 되어 있었다. 중세의 초석의 형태로 시작된 아질산염은 염과 연기의 저장효과를 증진시키고, 보튤리즘(보톡스에 의한 식중독)을 예방하며 풍미를 향상시키기 위해 육류에 첨가되어 왔다.

그러나 모든 첨가물이 유익하게 사용되어 온 것은 아니다. 예전에 냉장, 냉동시설이 없어 밀가루, 차, 와인, 맥주 등이 쉽게 오염되고 변질되었다. 독성이 강한 첨가물을 줄이도록 입법화했을 정도로 보존료가 널리 사용되기도 했고, 수은, 비소, 납과 같은 중금속을 색소로 사용한 시대도 있었다.

결국 식품첨가물의 역사는 두 얼굴을 갖고 있다. 식품저장의 증진과 식도락에 기여한 과학기술의 발전과 식품이 실제보다 더 나은 질을 가졌다고 생각하도록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부정적 측면 때문에 소비자는 식품 첨가물을 두려워한다.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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