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 들어서 모두들 뒤숭숭한 나날들을 보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지난 주에 깜짝 놀랐어요. 와, 책에서나 보던 일을 직접 겪다니... 굳이 이런 체험 안 해봐도 되는데 굳이 굳이 또 겪고 말았네요. 
















요새 읽었고, 읽고 있는 책입니다. 어떻게 이 시국이랑 딱 맞을까요. 트럼프가 진짜 대단한 사람이긴 하더라구요.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을 이끌 대통령으로 선출되자 온 난리가 난 걸 보면 말이죠. 물론 미국 뿐만 아니라 영국, 프랑스 등등에서 극우라고 불리는 세력들이 힘을 얻고 있다니 나름 세계적으로 자국보호주의(?)가 퍼져 나가는 중입니다. 혐오가 먼저인지 이게 먼저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민주주의적 자본주의의 위기>나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에서는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소수자나 난민 등 약자들에 대한 분노가 터져 나온다고 하네요. 그리고 민주주의라는 게 결코 견고하고 단단하고 오래된 체제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특히 자본주의는 속성상 민주주의와 잘 어울린다고 합니다. 자본이 자유롭게 움직여야 하니까요. 그런데 지금 민주주의 아닌 체제에서 경제가 발전하는 나라들도 있고 (대표적으로 중국)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민주주의가 도전받다 (미국 트럼프, 영국 브렉시트 등) 보니 민주주의적 자본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답니다. 아직 다 읽지는 못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열심히 읽어야겠어요. 아니, 근데 어떻게 내가 이런 책 읽는 줄 알고 이렇게 딱 이런 일이 터지는지... 


<동조자>는 이중 스파이에 대한 이야기인데, 오늘 탄핵된 사람이 정밀 타격 이야기 하고 간첩 이야기 하니까 이 책이 생각났습니다. 분단 국가에서 이념으로 장난질 치지 말길. 자국에서 일어나는 전쟁은 최악이죠. 그냥 미친건가. 책이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았는데 독특했습니다. 


<울프홀>은 재밌게 읽고 있는 중입니다. 1권 읽었는데, 울지 추기경이 죽었네요. 이제 토머스 크롬웰은 어떻게 될라나요. 역사가 스포라서 결말을 알면서도 흥미진진합니다. 정치는 정치로 풀어야 하는데, 군대를 동원하면 안 되겠죠. 이 시기에 리처드 3세든 헨리 7세든 잉글랜드 왕이라면 누구나 런던탑에 수많은 정적들을 가두곤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며칠 전에 계엄이 성공했으면 누군가는 '런던탑'에 갇혔겠죠. 에드워드 5세랑 요크의 리처드처럼 실종됐을지도 모릅니다. 나원참, 16세기에 일어났던 일인데 21세기에 그런 걱정이라니... 그렇다고 여기가 북한도 아니잖아요. 


<미스빌리프>는 오신자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지금 심각한 오신자 한 명이 나라를 뒤숭숭하게 만들었죠. 아, 정말 나 왜 이런 책 읽고 있는가...



귀엽지 않나요? 이러고 놀았습니다. ㅋㅋㅋㅋ 카프야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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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4-12-14 2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귀여운 카프 덕택에 오늘 드디어 가결되었습니다 ㅋㅋㅋ 감사합니다!!!

꼬마요정 2024-12-14 23:55   좋아요 1 | URL
정말 다행입니다.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는 걸 다시 배웠어요.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ㅎㅎ

자목련 2024-12-15 1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카프가 탄핵 가결에 일조했군요!

꼬마요정 2024-12-15 22:02   좋아요 0 | URL
고양이도 함께 했습니다!! 사람도 고양이도 한마음이었네요.^^

잠자냥 2024-12-16 07: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탄핵카프😻

꼬마요정 2024-12-19 23:05   좋아요 0 | URL
탄핵카프 어감이 좋군요 ㅎㅎ 카프 마치 전사 같지 않나요? ㅋㅋㅋㅋ

희선 2024-12-17 0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카프도 열심히 했군요 카프 힘도 탄핵에 더해졌겠습니다 꼬마요정 님이 요새 읽는 책이 지금과 비슷하기도 해서 놀랐겠네요 더 안 좋아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희선

꼬마요정 2024-12-19 23:06   좋아요 1 | URL
카프가 다 했습니다. 역시 카프!!! 요새 읽는 책이랑 시국이 비슷해서 놀랐습니다. 책들이 선견지명이 있네요. 정말 더 안 좋아지지 않기를 바랍니다ㅜㅜ
 
라오상하이의 식인자들
김유정 외 지음 / 황금가지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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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은 물과 바람, 구름을 다스리는 상서로운 존재다, 동양에서는. 그리고 이무기가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오르면 마침내 용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 용이 대학원에 다닌다면? 그것도 100년 동안이나 말이다. 미래창조인공지능융합과학 파트에서 공부하는 7년 차 방장인 은진은 어느 날 교수님으로부터 날벼락 아니 용을 맞았다. 100년 전부터 이 학교에 적을 두고 있었으며, 인간과는 시간 개념이 다르다는 그 존재는 문학부나 법학부, 생물학부 등을 다녔더랬다. 그리고 이번에는 이름도 어려운 미래창조인공지능융합과학부로 들어왔다. 


우리가 생각하는 용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은 존재, 자연현상 중 물과 관련된 것들을 부릴 수 있는 존재였다. 용의 기원 중 하나가 토네이도, 용오름이라는 설이 있는 걸 보면 더 더욱 그렇게 느낄 수 있는데, 이런 자연현상이 이제 과학적으로 밝혀진 지금 세상에서 용은 어떤 존재일까. 


김유정 작가는 <용의 만화경>에서 용이란 존재를 또 다시 상서롭고 초현실적인 존재로 그려놓았다. 인간은 태고적부터 자연현상이든 그 무엇이든 이해하고자 했고, 그 이해를 돕기 위해 이야기들을 만들어 왔다. 용 역시 마찬가지였다. 설명이 안 되면 그것은 인간을 초월하는 존재가 만드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3차원을 넘어선 존재인 용은 여전히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용이 있으니 이무기도 있었다. 물론 옛 이야기에서 나오는 그런 이무기는 아니었지만. 욕심이 많아 여의주를 두 개 물고 있어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가 아니라 애초에 용이 될 수 없는 존재라는 게 좀 마음이 아프다고나 할까. 그런 존재들과 함께 대학원 생활을 하게 된 은진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인간의 무한한 호기심이 충족될 날이 올까 싶지만, 그래도 이런 다정한 존재들이 함께라면 좀 더 따뜻한 미래를 꿈꿔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두 번째 이야기는 김이삭 작가의 <라오상하이의 식인자들>이다. 1849년, 프랑스는 청나라로부터 상하이에 있는 땅을 빌렸다. 임대료는 없었다. 이 조계지는 1943년 일본 괴뢰정부 왕징웨이 정권에게 넘어가면서 사라졌다. 영화 <무명>이 왕징웨이 정권 시기의 이야기인데, 외세의 침입으로 인한 남의 나라 분열이나 내 나라 분열이나 열불 터지는 건 비슷했다. 하지만 <라오상하이의 식인자들>은 뭔가 좀 더 상큼했다. 요즘은 좀비가 대세인데, 여기는 '강시'가 나온다. 명나라가 망하자 남쪽으로 도망쳤던 리쯔는 300년이나 지나 되살아났다. 그리고 '양놈'을 먹으며 살아간다. 옛 상해(라오상하이)에서 식인자(아니, 리쯔는 강시니까 식인시인가)는 강시인 리쯔만이 아니었다. 저 먼 나라 영국의 뒷골목에서 살인을 일삼던 잭 더 리퍼 같은 이도 있었고, 나쁜 짓을 하는 이들을 잡아 샤오롱빠오로 만드는 이들도 있었다. 그렇게 제국주의라는 거대한 탐욕이 부패한 위정자들에게 고통받던 이들을 또 다른 방식으로 짓밟는 와중에도 사람들은 어떻게든 살아갔다.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복수를 하며. 약자들의 연대는 생각보다 단단했고, 따뜻했다. 그 연대가 곧 바스라진다 하더라도 연대했다는 사실 자체가 희망으로 남을만큼.


세 번째 이야기는 한켠 작가의 <어느 날, 잔멸치>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은 겪은, 겪고 있는, 겪을 끔찍한 무기력증을 겪는 (소)진의 이야기이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서울에 살 수 있을만큼 여유를 가지지 못한 그녀는 경기도에서 출퇴근을 해야 했다. 왕복 4시간은 사람을 지치고 지치게 했다. 다니는 회사에서 자신이 속해 있던 사업부가 해체되면서 자신의 설자리가 막막해진 진은 어느 날 회식 자리에서 안주로 나온 잔멸치와 눈이 마주쳤다. 그 처절한 눈빛이 자신과 닮아서였을까, 주머니에 넣어 온 잔멸치는 다음 날 인어가 되었다.


세상에 쓸모있는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불안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아무것도 놓을 수 없는 상황에서 사람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딱 한 달만 병원 신세 질 정도로만 다쳤으면 하고 바라고 차라리 죽으면 출근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는 건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이었다. 작고 무능하고 초라해서 아무도 자신을 바라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은 한없이 진을 갉아먹었다. 누군가는 승진하고 누군가는 결혼을 하고, 누군가는 아이를 낳아 기르는 동안 자신은 아무것도 아닌 것만 같은 느낌. 하다 못해 일도 잘 못한다는 생각 같은 것들 말이다. 하지만 잔멸치들이 떼를 지어 있는 모습은 멋진 벨루가보다 빛나고 아름다웠다. 말이 통하지 않는 잔멸치 인어는 진과 같은 높이에서 머리를 빗겨 주었다. 화려함이나 소박함이 멋짐의 기준이 아니듯, 진이 자신만의 모습을 찾고 삶의 의지를 회복하였으면 좋겠다. 삶은 계속되니까.


네 번째 이야기는 이필원 작가의 <남극노인>이다. 처음엔 황순원 작가의 <소나기>를 비튼 것일까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병약한 소년이 신기한 소녀를 만나고 죽어서 소녀를 순장해 달라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다. 오히려 인간보다 더 따뜻한 존재와의 조우를 다뤘다고나 할까. 


밤하늘을 올려다 봤을 때 남극성을 찾을 수 있을까. 옛 이야기에 남극노인이 나타나면 그 시대는 태평성대하다고 했다. 또 남극성의 화신으로 사람의 수명을 다룬다고도 했다. 옥순이 할멈네 손자인 '나'는 곧 죽는다고 했다. 병약하여 학교도 제대로 가지 못했고, 맞벌이하는 부모는 '나'를 계속 볼 수 없어 잠시 할머니에게 가 있도록 했다. 그리고 '나'는 버림받았다는 생각과 곧 죽는다는 생각으로 삐뚤어진 아이였다. 할머니는 모든 병은 신이 준 것이라며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어린 내가 받아들일 수 없는 이야기였다.


그런 나에게 다가온 건 오래된 홍살문 아래에 있던 이상한 누나였다. 그 누나가 만져주자 메스껍던 속이 나아지고 열이 내렸다. 그리고 할머니가 귀한 손님이라고 반겨주었다. 가을, 겨울을 그 누나와 함께 보냈고 또래가 없던 '나'는 아마 많은 위안을 받았던 것 같다. 


내내 태평하거라.... 마법 같은 주문은 따뜻했다. 세상이 모질어도 어딘가에서 동앗줄이 내려오는가 보다. 그러니 부디 남은 생은 행복하기를. 지금 이 세상에도 남극노인이 모습을 드러내주면 좋겠다. 어두운 밤하늘을 비추는 남극성처럼.


다섯 번째 이야기는 박부용 작가의 <유령 열차>이다. 우리는 3차원에서 산다. 차원이 하나씩 더해지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테고 더 많은 것들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장 4차원만 해도 우리는 이해하지도 구현하지도 못한다. 흔히들 4차원의 축은 '시간'이라고 한다. 그래서 4차원에서는 시간이동이 자유롭다고. 우리는 상상하기 어려운 방식이지만 말이다. 


이 이야기는 어느 한 남자의 지식추구라기보다는 탐욕에 가까운 욕망이 불러 온 참사에 관한 이야기이다. '클락스빌'에 사는 아서는 자신의 실험을 위해 '나'를 불렀다. 부유한 저택에서 아서는 아내인 오렌시아와 살고 있었고, 나는 그 곳에서 안락한 생활을 하며 아서의 이야기들을 들어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서는 시장 선거에 출마했고, 네 번째 차원에 대한 연구가 지지부진함을 드러냈다. 나는 아서에게 4차원은 보통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던졌다. 아서는 흥미를 가졌고, 어쩌면 그 말에서부터 비극이 시작됐는지도 몰랐다. 시간은 어디서 왔고, 어디서 태어났는가.


오렌시아가 육교에서 사라진 날 이후, 아서는 자신의 연구가 성공했다고 하며 마을 사람들에게 원하는 물품을 적어내라고 했다. 사람들이 적어 낸 물품은 그 사람들의 거실에 정확하게 '나타났고', 처음에 사람들은 불안해했다. 자신의 집이 침입당했다 생각했기에. 하지만 점점 사람들은 이 '유령열차'가 배송해 주는 시스템에 적응했고, 집 밖을 나가지 않아도 필요한 물품을 얻을 수 있어 편리하다 생각하게 되었다. 세금 역시 유령열차가 걷었고, 공장 역시 유령열차가 운영했다. 이제 마을에서 사람은 일을 하지 않았고, 집 밖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어디서 잘못된 것일까. '나'는 불안감에 그곳을 도망쳐 나왔다. 그리고 어느 날 신문에서 '클락스빌'을 연상시키는 글을 읽고 말았다. 다시 돌아간 그곳은 처참했다. 보이지 않는 기차에 '치인' 사람들, 보이지 않는 기차가 '치고' 간 건물들... 시간축의 기원은 어디였을까. 그 처참함의 시작은 아서의 탐욕이었을지 몰라도, 끝은 살고자 몸부림치는 생명력이었을지도.


여섯 번째 이야기는 전견 작가의 <잠자는 종이 여왕의 궁전 아래에서>이다. <천일야화>에서 셰헤라자드는 죽지 않기 위해, 술탄을 정신차리게 하기 위해 이야기를 한다. 장장 천 일하고도 하루 동안 이야기를 한 끝에 술탄은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 


그녀는 끊임없이 이야기를 들어야만 했고, 그는 끊임없이 이야기를 해야만 했다. 쉴 새 없이 말하는 통에 아르바이트에서 잘린 '나'는 걷다가 우연히 아르바이트생을 구한다는 공고를 보고 들어갔다가 그 곳이 헌책방임을 알게 된다. 헌책방 주인은 '나'에게 헌책방에서의 규칙을 알려주고 사라졌다. 내가 여기서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바로 잠들어 있는 소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었다. 소녀는 자신이 이야기를 듣지 않으면 꿈에서 깨어나게 되고 그러면 세상이 멸망한다 했다. '나'는 계속 이야기를 했고, 소녀는 잠꼬대로 이야기를 평가했다. '나'에 대한 이야기는 대개 재미없고 형편없는 이야기로 귀결되었고, 그런 평가를 들은 '나'는 내 이야기를 멈추고 책방에 있는 책을 집어들고 읽어주었다. 또 다른 일은 어떤 책무리에 물을 주는 일이었는데, 이틀에 한 번씩 주지 않으면 내 손목만 나뒹굴게 될 거란 말을 들었던 터라 '나'는 잊지않고 꼬박꼬박 물을 주었더랬다. 그러던 어느 날 여자 손님이 와서 책을 사 갔다. 물론 남편한테 줄 거라고 했다. 당연히 물을 줘야 한다는 말은 하지 않겠다 했다. 그 뒤에 남자 손님이 와서 아내한테 줄 거라고 책을 사 갔다. 남자도 당연히 물을 줘야한다는 말은 필요없다 했다. '나'는 두 손님 모두 다시는 보지 못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막내 동생이 생각났다. 어릴 때부터 진짜 말이 많았던 녀석인데, 같은 이야기를 엄마한테 한 번, 아빠한테 한 번, 나한테 한 번, 작은 누나한테 한 번 하고 난 뒤 벽에도 하고 곰인형에게도 했다. 어찌나 말이 많은지 진짜 이렇게 말이 많아서 어쩌나 했는데, 지금 내 남편도 참 말이 많고, 여전히 내 동생도 말이 많다. 둘은 서로를 보고 저렇게 말이 많은 사람은 처음이라고 했다. 


혀가 잘리지 않는 이상 말을 그칠 수 없는 광대처럼 '나'는 끊임없이 이야기를 했고, 점점 지쳐갔다. 그동안 누구도 듣지 않아 이야기를 계속할 수 있었는데, 누군가가 계속 들으니 이야기가 고갈된 것이다. 정말로 소녀가 잠이 깨면 세상이 망할까봐 '나'는 열심이었다. 


헌책방에서의 알바는 꿈이었을까. 모두들 자신의 이야기만 하는 세상에서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니, 그 세상이 꿈이 아니고서 무엇이겠는가.  


일곱 번째 이야기는 김선민 작가의 <장갑들>이다. 환경미화원들로 이루어진 비밀단체가 구두들로부터 세상을 구한다는 이야기이다. '청소'가 제대로 된 직업으로 인정받은 건 언제부터일까. 옛날에는 집안 청소는 평민들은 스스로 했고, 양반들은 노비들을 부렸다. 현대에 와서도 집안일은 엄마가 했고, 작은 회사에서는 막내들이 했다. 좀 더 큰 회사에서는 청소용역을 고용하기도 했고. 점점 청소용역업체를 고용하는 일이 어색하지 않게 된 건 얼마되지 않은 일이다. 순자 씨는 건실한 남편을 무너진 백화점에서 잃고 자식들을 키우기 위해 청소일을 시작했다. 성실한 그녀는 남자 화장실을 청소할 때 자신을 지우는 법을 깨달았다. 사람들은 밀대 걸레 등 청소용구와 일체화 된 그녀를 인식하지 못했다. 그런 능력을 가진 순자 씨는 마침내 '어머님'의 선택을 받았다.


두 번째 이야기였던 <라오상하이의 식인자들>의 연대가 떠오르는 이야기였다. 망한 나라의 평범한 백성이 '강시'가 되어 초인적인 힘을 가지고, 공권력의 보호를 받지 못한 '신녀(창녀)'들과 음식점 주인이 연대하여 살인마나 착취하는 양놈들에게 대항하는 모습이 장갑들의 저항과 겹쳐졌다. 청소할 때 사용하는 장갑들이 사용자의 한과 억울함, 화를 빨아들였고, 선택받은 순자 씨는 그 장갑들을 정화했다. 구두들의 대장인 데스크는 시스템 속에 자리잡은 부조리와 착취를 강요했고, 장갑들은 저항했다. 부패와 분열은 어느 집단에서나 일어난다. 하지만 어디에나 희망은 있었다. 큰 일을 위해 작은 일은 희생해야 한다는 논리는 옳지 않았다. 부디 그들의 저항이 순탄하기를.


여덟 번째 이야기는 이나경 작가의 <다수파>이다. 확률은 얼마나 정확할까. 나의 선호도가 모두의 선호도를 대변할 수 있을까. 그리고 다수파는 옳을까. 수도 그룹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모든 항목에서 다수파를 선택한 아빠 오상식은 신기한 일자리를 얻게 되었다. 아버지를 담당한 사람은 최한기. 한기 아저씨와 아빠는 이 프로젝트의 대장인 그룹의 삼남이 후계 구도에서 탈락하면서 이 일을 잃게 되었다. 


아빠는 언제나 다수파였다. 아빠가 선택한 것이 곧 다수가 되었다. 아빠는 수학여행을 떠난 나에게 시킨대로 가만히 있어라고 했다. 결국 나는 돌아가지 못했다. 아빠는 결국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반성 없는 참사는 비슷한 참사를 거듭해서 부른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참사들을 맞이할까. 정말 다수파가 그런 생각을 하기 때문일까, 그런 생각을 하는 자들이 다수파인 척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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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4-12-02 04: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늘 말해야 하다니 힘든 일이네요 본래 말이 많았다고 해도 그걸 일로 하면 힘들 것 같습니다 꼬마요정 님 동생분도 말이 많고 남편분도 말이 많군요 그래도 재미있다면 괜찮을 듯합니다


희선

꼬마요정 2024-12-12 17:26   좋아요 1 | URL
늘 말해야 하는 일이면 정말 힘들겠죠? 옆에 있는 남자 둘이 말이 많으니 좀 웃깁니다. 서로 말 많다고 하는 것도 웃기구요. 근데 뭐 소란스러운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내는 소리니까요. ㅎㅎㅎ
 
도망친 곳에 낙원이 있었다 - 고단한 속세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부처의 인생 수업
그랜트 린즐리 지음, 백지선 옮김 / 프런트페이지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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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지만 얻고자 노력하면 길이 보이지 않을까. 훌륭한 스승님과 훌륭한 가르침과 나 자신의 의지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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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 필요한 세 가지 요소는 무기, 식량, 신뢰다. 통치자가 이 세가지를 모두 가질 수 없다면 무기를 먼저 포기하고 그다음으로 식량을포기해야 한다. 신뢰는 끝까지 지켜야 한다. 신뢰가 없다면 버틸 수가 없다.
-공자

민주적 제도, 글로벌 시장경제, 정치 및 경제 엘리트에 대한 신뢰는 최근 수십 년 동안 특히 기존 고소득 국가에서 약화됐다. 이는 보호무역주의, 이민에 대한 적대감, 그리고 무엇보다 권위주의적 포퓰리즘으로 기울어지는 경향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은 약 2,500년 전 아리스토텔레스가 입헌 민주주의의 핵심 구성원으로 지목한 중산층의 공동화 현상이다. - P127

‘지위 불안status anxiety‘은 포퓰리즘, 특히 민족주의적인 정치인(예: 트럼프)과 목표(예: 브렉시트)에 대한 지지가 증가하는 근본 원인을 파악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 사고의 틀이다. 누가 이런 불안에 가장 취약할까? 정답은 이것이다. "불안에가장 취약한 사람들은 계층 구조상 밑바닥에서 몇 단계 위쪽에 있 - P128

는 사람들, 즉 사회적 지위가 우려를 불러일으킬 만큼 낮지만 방어해야 할 지위가 그래도 상당한 수준에 있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크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이런 그룹에 속하는 사람들은 사회적 경계선을 지키는 데 특별한 관심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특히 꼴찌혐오, 즉 위계질서에서 최하위로 떨어질까 봐 걱정하는 경향이 있다." 서구 국가에서는 상대적으로 교육 수준이 낮은 ‘백인‘이 소수인종과 이민자에게 위협을 느끼고, 백인이든 소수 인종이든 남성이 여성의 지위 상승에 위협을 느낀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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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4-11-24 09: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는 신뢰를 가장 먼저 포기한 것 같네요.

꼬마요정 2024-11-25 09:20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런 생각을 했네요. 지금의 위정자들이 공자님의 저 말씀 좀 새기면 좋겠습니다.
 
2023년생 순정만화 X SF 소설 시리즈 2
듀나 지음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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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순정만화를 처음 접한 건 중학생 때였다. 외숙모가 재밌다고 집 옆에 있던 만화방에서 빌려 준 책이었는데, 그 책이 한승원, 김동화 작가님의 <사랑의 에반제린>이었다. 그 뒤로 순정만화의 늪에 빠진 나는 닥치는 대로 읽다가 엄마한테 걸려 여러 번 혼이 났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만화책을 읽는 게 무슨 잘못인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한참 읽다보니 좋아하는 작가도 생기고, 작품도 생겼다. 내가 충격 받았던 작품들은 제법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아르미안의 네딸들>이었다. 당시 그리스 신화와 역사를 좋아하던 터라 정말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완결이 나지 않았다는 사실도. 정말 충격 받았다. 아니, 왜? 여기서?


신일숙 작가님의 작품을 계속 찾았더랬다. <사랑의 아테네>나 <아르미안의 네딸들>, <리니지>, <라이언의 왕녀> 등등 매력적이고 매혹적인 작품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 중에 또 충격적인 작품인 <1999년생>이 있었다.


한참을 읽어나가다가 어느 순간이 왔을 때, 입에서 비명을 안 지르고 본 내 나이대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순정만화라고 다 로맨스만 있는 건 아니었고, 다 지고지순함만 있는 건 아니었다. 리더십도 있었고 배짱도 있었고 무력도 있었다. 이미 그녀는 여왕이었고 장군이었고 전사였다. 그런 그녀에게 시련은 로맨스 뿐만 아니라 동료애에서 비롯되기도 하였다. 


사랑에 흔들리는 건 여자라고 편향된 시각이 존재한다지만, 저 먼 시대 달기나 포사 때문에 나라 망하게 한 사람도 있으니까. 소중한 상대를 두고 협박하는 건 어느 시대, 어느 성별에나 있는 이야기일 뿐이다.


지금은 지났지만, 그 당시에는 미래였던 시간대인 20세기 말. 어느 날 갑자기 우주에서 외계인이 쳐들어왔고, 지구는 속절없이 당하다가 그들이 추위와 초능력에 약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특히초능력의 경우 1999년에 태어난 이들이 가진 초능력에 특별히 약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1999년에 태어난 이들 중 뛰어난 초능력을 가진 이들은 갑자기 외계인과의 전쟁에 군인으로 투입되었다. 


어린 나이에 갑자기 전투에 내몰린 그들 중 크리스 정이 있었다. 특히나 뛰어난 능력을 가졌던 그녀는 최전방이라 할 수 있는 멕시코로 가게 되는데, 그곳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로페스 교관이 있었다. 


이야기는 크리스와 로페스의 악연, 아니 자헬 킬레츠와의 악연이 절정으로 이끈다. 그러한 이유로 크리스는 그 사건 이후로도 지금까지 고통 받고 고통을 주고 있었다. 2023년생이 자라서 19살이 되던 2042년까지도 말이다. 


듀나 작가의 <2023년생>은 가루다 팀이 외계인 수석 중 한 명인 에이바 플래너건을 습격하다 캡틴인 수린을 잃는 것으로 시작한다. 지구인들은 이제 외계인 군단의 행성을 찾아내기에 이르렀고 가장 유력한 위치를 찾았다. 그곳은 '지옥'이라 불렸다. 캡틴을 잃은 가루다 팀은 충원이 필요했고, 다국적인들로 이루어진 팀은 뛰어난 능력을 바탕으로 '지옥'에서의 최후의 전쟁을 준비하게 되는데...


에이바 플래너건을 제거하면서 이제 남은 수석은 자헬 킬레츠 정도였다. 외계인 군단은 자신들의 군대가 죽어도 지원군을 보내거나 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여전히 전쟁 중이기는 하지만 지구에는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어느 정도 퍼져 있었고, 전후 시기를 저울질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하여 지금은 외계인과의 싸움에서 든든한 아군이지만 전쟁이 끝난 뒤에는 처치곤란일 초능력자들의 처분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었다. 실제로 자신들의 힘만 믿고 민간인을 괴롭히는 이들이 많았다. 특히나 성폭력은 큰 문제가 될 수 있었다. 


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10대들을 전쟁에 투입하는 건 옳은 일일까. 과거 소년 십자군처럼 어른들에게 실컷 이용당하고 버려지지는 않겠지만, 그들은 어린 나이에 자신들의 힘을 '살육'하는 데 써야 했다. 비록 외계인이라고는 하지만 살아있는 누군가의 생명을 꺼트리는 일은 참혹할 터였다. 그리고 그들은 이제 통제하기 힘든 대상이 되었다. 평범한 인간이 초능력자를 상대로 싸울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초능력을 제어할 기술이 필요했다. 일전에 로페스가 사용했던 알코올이 든 목걸이처럼 말이다.


성폭력과 살인을 자행한 이들은 강철불사조 팀이었다. 그들은 교수대에 매달리는 대신 전투에 투입되었고, 이제는 여성 군인들에 대해 음담패설을 나불거렸고, 외계인들을 무자비하게 고문하고 학살했다. 화가 난 가루다의 예류가 가해자인 이동수를 잡으러 가면서 자헬 킬레츠의 '골렘'이 모습을 드러냈고, 그렇게 수석들의 이름이나 외모에 대한 단서를 얻게 되었다.


외계군단의 방해가 있었지만, 팀은 '지옥'으로 향했다. 과연 그들은 왜 지구를 침략했으며, 왜 그렇게 크리스를 괴롭혔을까. 예측한 장소에 '지옥'이 있을까. 불가사의한 힘을 가진 초능력자들은 어디서 기인한 것일까.


외계군단과의 전쟁이 끝난 후 지구는 어떤 모습을 지닐까. 어떤 체제를 구성하고 어떤 사회를 지향할까. 큰 전쟁 하나가 끝나고 또 다른 다툼은 없을까. 인간은 다투기 좋아하는 존재라 또 어떤 꼬투리를 잡아 무력으로 상대를 제압하려 할지 모르겠다. 살육의 전장으로 내몰았던 초능력자들을 사회구성원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그들에게 족쇄를 채우려 들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또 다른 전쟁이 일어날 지도 모르고.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은 그저 꿈일 뿐인 걸까. <삼체>에서도 그랬지만 우주의 질서란 하나의 재앙을 또 다른 재앙으로 덮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당시 <르네상스> 독자들에게 그 반전은 폭탄과 같았다. ‘그 에피소드‘는 <르네상스> 독자들이 순정만화에서는 안전하게 여기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모든 규칙을 깨트렸다. 허겁지겁 앞의 에피소드로 돌아간 독자들은 이 작업이 독자들의 눈앞에서 뻔뻔스럽게 윙크를 던지며 무자비하고 치밀하게 전개되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처음부터 오직 그 결말만을 위해 달려온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것은 ‘순정만화‘라는 장르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에 대한 선언이기도 했다.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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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11-22 1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만화책을 많이 보진 않았는데, 고등학생때 한참 <점프트리 에이플러스> 유행했던 생각이 납니다. 저도 짜증내면서도(모두가 여주인공을 좋아해!) 아주 재미있게 보았지요. 원수연 만화도 재미있게 봤고 이미라도 재미있게 봤는데, 꼬마요정 님이 언급하신 <아르미안의 네딸들>.은 ㅋ ㅑ- 주옥같은 문장이 거기 나오지요.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꼬마요정 님의 리뷰 덕에 추억 돋습니다. 아, 저는 순정만화 조금 보다가 ㅋㅋㅋ 학원물로 이동하게 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오늘 우리는>, <반항하지마> 이쪽으로다가..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꼬마요정 2024-11-25 09:31   좋아요 0 | URL
오오 <점프트리 에이플러스> 진짜 오랜만에 듣습니다 ㅋㅋ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걸로 기억해요. 그리고 <블루> 도 있었고… 전 김혜린 님의 <비천무>랑 강경옥 님의 <별빛속에>랑 황미나 님의 <엘 세뇨르>랑 신일숙 님의 <아르미안의 네딸들>이랑 이미라 님의 <인어공주를 위하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소장하리라!!! 마음 먹고 성인이 되자마자 사모으기 시작했답니다 ㅎㅎ 아 맞다!! 클램프도 엄청 인기였죠. <동경 바빌론>이나 <x> 정말 재밌었는데… ㅎㅎ

소년 만화는 저 <용비불패>, <열혈강호>, <니나 잘해>, <아일랜드>, <신암행어사전>, <최유기> 이런 거 좋아했어요 ㅎㅎㅎㅎㅎ

감은빛 2024-11-28 15: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금은 게임 제목으로 유명한 [리니지]가 제일 기억에 남네요. 김진 작가와 신일숙 작가는 소년만화만 주로 보던 저에게 새로운 관점을 보여주었어요. 그러고보니 김진 작가의 [바람의 나라]도 이젠 게임으로 유명하네요.

듀나 작가의 소설들을 좀 읽었는데, 어쩐지 작품별로 편차가 크다는 느낌입니다. 이 책 꼭 구해서 읽어보고 싶네요.

꼬마요정 2024-11-29 18:35   좋아요 0 | URL
김진 작가님의 <바람의 나라>도 정말 명작이었죠. 결국 완결이 안 난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ㅠㅠ 무휼과 세류, 청룡과 주작이 생각나네요. 유리왕이 제일 맘에 안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처절한 해명태자도 생각나네요... 그나저나 옛날판으로 23권까지인가 모았었는데, 얼마 전에 곰팡이 때문에 다 버렸거든요. 가슴이 아픕니다.ㅠㅠ

듀나 작가의 소설들은 말씀처럼 편차가 있는 듯 합니다. 저도 어떤 작품은 너무 좋은데 어떤 작품은 고개를 갸우뚱 할 때가 있거든요. 이 책은 재미있게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