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와 화폐





드라큘라는 독점 자본가'를 대표한다. < 피 > 는 < 화폐 > 에 대한 은유다. 그러니까 드라큘라는 “ 피 ”를 빠는 것이 아니라 호주머니에서 “ 화폐 ”를 뺏는 것이다. 드라큘라는 사람 목숨을 빼앗는 데는 관심 없다. 그는 인간을 자신의 노예로 부리기 위해 이용할 뿐이다. 그는 필요한 만큼만 빨아먹는다. 그가 치사량에 가까운 피를 흡혈하지 않고 현기증이 일어날 정도(소량의 피)만 흡혈하는 이유는 그들을 살려두어야지만 피(화폐)를 계속 공급받을 수 있다는 데 있다. 

드라큘라가 귀족 계급이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그는 금을 투자하는 사업가로 소개된다. 그뿐이 아니다. 하수인으로 등장하는 조나단 하커는 부동산업자이고, 인격화된 자본인 드라큘라 백작이 즐겨 읽은 책은 애덤 스미스의 << 국부론 >> 이다.  피를 훔친다(착취한다,강탈한다)는 점에서 그는 피도 눈물도 없는 고리대금업자'인 셈이다.  또한 흡혈귀가 강할수록 살아 있는 사람은 약해진다는 설정은 독점 자본이 강할수록 서민은 생활고에 시달린다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 자본론 >> 에서 맑스는 " 자본은 흡혈귀처럼 오직 살아 있는 노동을 빨아먹어야 살 수 있으며, 

더 많은 노동을 빨아먹을수록 더 오래 사는 죽은 노동이다 " 라고 지적한다. 드라큘라가 자본가를 대표한다면 좀비는 노동자 계급을 대표한다. 그들은 죽은 자'이기에 더 이상 자본 상품을 구매할 능력이 없는 소비자일 뿐만 아니라 노동력을 생산할 수도 없는 노동자이기도 해서 무능자이기도 하다. 강신주가 중앙일보 칼럼에서 서울역 노숙자를 향해  "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죽어 있는 좀비처럼 보인다 ㅡ " 라고 지적한 것은 평소 자본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했던 그가 철저하게 자본주의 입장에서 화폐 경쟁에서 밀려난 노동자를 좀비로 취급했다는 점에서 논리 모순이다.

좀비 떼의 출현은 경제 공황에 따른 기층민의 폭동을 연상하게 만든다. 소비 능력과 생산 능력이 모두 전무한 좀비는 주권자로서 국가와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 그러니까 좀비 영화 장르는 철저하게 자본주의적 욕망을 따른다. 이처럼 좀비 영화 장르는 프로이드 정신분석학보다는 마르크스 정치경제학에 가깝다. 좀비물이 전무했던 한국 영화'에서 연상호 감독의 << 부산행, 2016 >> 이 천만 관객이라는 기적을 연출한 것은 동시대적 불안이 반영된 탓이다. 1%의 독점 자본이 99%의 노동자를 지배하는 " 헬조선 " 이라는 신조어가 2014년에 탄생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좀비 바이러스가 서울역 노숙자 집단에서 발생했다는 설정으로 시작하는 연상호 감독의 영화 << 서울역 >> 은 강신주의 서울역 노숙자 발언과 일맥상통한다. 좀비는 독점 자본의 축적 위기로 인한 불황이  주기적으로 발생한 2000년대 이후  되살아난다. 주로 미국에서 생산하던 좀비물이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현상은 자본주의의 파국이 전지구적 위기로 확장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본가의 송곳니에 피(화폐)를 빨린 기층민은 좀비가 되어 신선한 피와 살점을 찾아 어슬렁거린다. 좀비는 살아 있으나 죽은 목숨이거나 혹은 죽은 거나 다름없지만 마지 못해 사는 불가촉천민이면서 동시에 파산자'이다. 

연상호 감독의 좀비 3부작 마지막 편인 << 반도, 2020 >> 가 1000만 달러가 든 트럭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된다는 점에서 이 영화 또한 정신분석학보다는 정치경제학에 대한 욕망으로 읽힌다. 좀비는 자본의 노예라기보다는 자본의 독점에 희생된 사람들이다. 반면에 헬조선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는 이곳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돈의 노예가 되어야 한다. 영화는 그들이 금융 자본 천국이자 심장인 미국으로 떠나는 장면으로 끝난다. 그들은 반도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하지만 그것이 성공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좀비 아포칼립스는 다중 채무자의 몰락 때문에 다다르게 되는 세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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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젯 - 아웃케이스 없음
김광빈 감독, 하정우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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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시발 됐고 !




 


                                                                                                        집에서 영화 보다가 재미가 없으면 모니터를 켜 놓은 채 돌아서(서) 잠을 자는 경우가 많다. 비몽사몽, 잠들다 보면 망한 영화가 내 꿈에 스며들어서 근사한 영화가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다 죽어가는 영화를 이런 방식으로 살리곤 했다.  


그런데 종종 " 재미가 없는 차원 " 을 훌쩍 뛰어넘는 영화가 있다. 영화 << 살아있다 >> 가 대표적이다. 깊은 빡침이...... 두 주먹 불끈 쥐다 보니 괄약근에 힘이 들어가게 되는 이런 영화는 " 돌아서 ㅡ " 잠을 자는 차원을 떠나서 아예 " 돌아버리게 ㅡ " 만드는 구석이 있다. 영화 << 클로젯 >> 은 관객을 돌아버리게 만든다. 오. 주여 ! 혹여,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지만 내 글이 재미있다고 해서 호기심에 이 영화를 볼 생각일랑 하덜덜 마쇼. 뇌출혈로 사망할지도 모르니까. 뭐, 엄복동 같은 희대의 망작은 그냥 웃으면서 볼 수 있지만 이 영화에서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똘레랑스를 기대하면 안된다. 


당장이라도 모니터 안으로 난입해서  하정우고 김남길이고 나발이고 간에 멱살 잡고 하드캐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다. 하, 시바. 영화 상영 내내 나는 뜬금뉴스의 개그맨 안상태 특파원에 빙의될 수밖에 없었다.  난... 오컬트인 줄 알고 갔는데 하정우는 저승에서 청승떨며 놀고 있고. 감독은 무섭다고 난리인데 난... 우스워서 물방귀만 나올 뿐이고. < 살아있다 > 에서 진라면 처먹는 장면에서 학을 뗐는데 이 영화에서는 남길이가 진라면에서 진정성을 느낀다고 진지하게 고백해서 난... 화딱지가 났을 뿐이고, 남길이는 닝기미 내 속도 모르고 처묵고. 계속 처묵고. 내 속은 허파 뒤집어지고. 아이, 시발 됐고 !   


이 영화는 감독이 장르에 대한 이해도 없고 장르에 대한 애정도 없을 때 발생하게 되는 총체적 난국'이다. 하정우는 연기에 대한 열정이 식었다기보다는 아예 영혼이 빠져나간듯한 연기를 하고 김남길은 띨띠리 연기를 펼치는데 눈 뜨고 볼 수 없어서 눈 감고 봐야 했다. 도대체 어르신들이 아역 배우보다 연기력이 떨어지면 어떻게 할 것이란 말이여. 참, 한심하다. 내가 그동안 귀신이 나오는 수많은 영화를 봤지만 귀신에게 칼 던지는 인간은 처음 봤다. 감독에게 정말로 진지하게 묻고 싶다. 귀신에게 칼 던지면 귀신이 칼에 맞아 뒈지니 ? 이건 아니자나, 이건 아니자나, 이건 정말 아니자나. 흙흙. 


아, 그리고 ㅋㅋㅋㅋㅋ 감독아, 고라니와 까마귀는 대체 무슨 죄니 ?  꼭 이런 영화에서는 까마귀가 유리창에 충돌해서 피를 묻히고 죽더라 ?  아니, 까마귀가 무슨 죄야. 어찌 된 게 한국 공포 영화에서 고라니는 죄다 달리는 차에 돌진해서 죽고, 까마귀는 죄다 유리창에 돌진해서 죽어요. 이거 상상력 빈곤 아니냐 ?  이 타이밍에서 안상태 특파원을 소환하지 않을 수 없다. 안상태 특파원 !!!   까마귀는 감독이 시켜서 돌진했을 뿐이고.  난... 그런 까마귀가 불쌍할 뿐이고.  고라니는 달리는 차에 뛰어들어 사고로 고자 됐고. 고라니는 터진 불알 잡고 내가 고자라니 _ 소리치며 울고 있고. 난... 그런 고라니에게 미안할 뿐이고. 허파 뒤집어지고.


감독아, 고라니와 까마귀에게 미안하지도 않아 ?  까마귀, 너희도 그래. 이 정도면 너희들도 동물 보조 출연 권익위를 결성해서 이런 게을러빠진 인간 감독들을 싹 다 고발해야 하는 것 아녀 ?  콩밥을 좀 먹여야 다시는 이런 연출 안 한다. 이런 인간들이 있으니 사람들이 너희를 흉조라고 흉보는 거야. 수수방관할 거야 ?  에휴. 너희들도 게을러빠진 거다. 이놈의 새(끼)들아. 반성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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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5 18: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15 18: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상의 모든 계절
마이크 리 감독, 레슬리 맨빌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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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합니다







행복한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호감을 산다

- 브레히트








   스 티븐 킹의 중편소설 <<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 에는 내가 무척 좋아하는 문장이 나온다. 어쩌면 이 문장 때문에 이 소설 전체를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 앤디는 지질학을 좋아했다. 그의 세심한 성격과 잘 맞았나 보다. 빙하기와 수백만 년에 걸친 산맥의 생성. 지질학은 시간과 압력에 대한 연구이다. 사실 필요한 것은 그것뿐이다. " 


인간 관계를 다루는 심리학도 마찬가지다.  심리학은 개인이 살아온 시간과 그 사람이 그 시대를 관통하면서 느꼈던 사회적 압력에 대한 보고서'이다.  그렇기에 심리학자가 환자의 짓눌린 마음결을 들여다보는 일은 지질학자가 지층의 단면을 관찰하는 일과 같다.  공교롭게도 영화 << 세상의 모든 계절 >> 에 등장하는 중산층 부부 톰과 제리는 직업이 지질학자(: 톰)와 심리상담사(: 제리)다.  노년의 부부는 우리가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삶을 산다.  주중에는 직장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시간과 압력의 영향을 연구하고 주말에는 가족 농장에서 텃밭을 가꾼다. 


부부는 직장 생활도 훌륭할 뿐만 아니라 가정생활도 환상적일 정도로 모범적이다. 또한 교우 관계도 원만하여 계절이 바뀔 때마다 친구와 이웃을 초대하여 키친 싱크 토크1)를 즐긴다. 선량한 부부는 그들에게 진심이 담긴 우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톰과 제리 부부가 행복을 대표한다면(프로타고니스트) 불행을 담당하는 쪽은 매리'다(안타고니스트). 주정뱅이와 말실수는 떼래야 뗄 수 없는 관계여서 매리는 늘 주변인'에게 민폐를 끼치는 캐릭터'다.  철딱서니 없다고나 할까 ?  그녀는 술에 취한 목소리로 자신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강조하지만 그 말을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기표와 기의가 어긋난 언어를 구별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감기에 걸리는 일과 사랑에 빠지는 일보다 더욱 숨기기 어려운 것은 행복을 숨기는 일이다. 행복은 눈에 잘 띠는 형광색이다. 키친 싱크 리얼리즘 영화의 거장 마이크 리 감독은 영화 << 세상의 모든 계절 >> 을 통해 행복과 불행이 어떤 방식으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이 영화는 행복의 시점으로 불행을 관찰한다. 톰과 제리 부부는 불행한 사람들을 연민하며 그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 연민에는 한계가 있다. 


매리가 톰과 제리 부부의 가족 구성원이 되고자 하는 욕망을 드러내자 부부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부부는 매리를 냉정하게 거절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이웃과 동료를 초대했던 부부는 그해 겨울에 매리를 초대하지 않는다.  이 선량한 부부가 이웃에게 보내는 조건 없는 선의는 위악도 아니고 위선도 아니다.  그것은 타자라는 한계가 가지고 있는 운명적 배타성이다.  행복한 사람이 불행한 사람을 위로한답시고 내뱉는 말은 불행한 사람에게 위로보다는 상처를 주기 쉽다.  행복한 사람은 그 사실을 잘 모른다.  왜냐하면 불행한 적이 없으니까.  


톰과 제리 부부의 완벽한 행복 때문에 자신의 불행이 더 커 보이는 매리는 자신에게 주어진 불행이 클수록 톰과 제리 부부에게 매달리지만 그럴수록 불행은 눈덩이처럼 커진다.  반면에 톰과 제리 부부는 이웃의 불행을 통해서 자신들이 누리고 있는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깨닫는다.  이 지점에서 누군가는 이 영화에서 민폐를 끼치는 사람은 매리가 아니라 어쩌면 톰과 제리 부부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훌륭한 영화가 대부분 그렇듯이 이 영화의 엔딩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모임에 초대받지 않은 매리는 초대받은 가족의 대화에 끼어들지 못한다. 


카메라는 가족 모임에서 소외된 매리의 얼굴을 정면으로 보여준다. 식탁 주변의 즐거운 소음이 묵음으로 전환될 때 어떤 관객은 비로소 매리에게 동일시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영화가 끝나면 마치 압핀에 고정된 메모지처럼 꼼짝달싹 못한 채 어쩔 줄 모르고 있는 자신을 본다. 신랄하지만 씁쓸하고 쓸쓸한 장면이다. 국내 프로야구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10개 구단 응원가 중 가장 유명한 응원가가 한화 이글스의 "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정말 정말 행복합니다 " 라는 사실에 모두 다 동의할 것이다. 다들 아시다시피 한화는 경기에 지기 위해 탄생한 구단. 


그런 구단의 팬들이 날마다 지는 경기를 보며 행복할 리는 없다. 하지만 자신은 항상 행복하다고 말한다, 불행했던 매리가 자신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말이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불행은 행복에 대하여 관심이 많지만 행복은 불행에 대하여 관심이 없다. 불행한 사람은 행복을 좇고 행복한 사람은 불행을 멀리하기보다는 오히려 곁에 두고 지켜본다. 너의 불행은 곧 나의 행복이니까 !  






​                              


1) Kitchen-sink Realism  :  이는 말 그대로 부엌의 싱크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리얼리즘 드라마를 말한다. 하층계급 가정 내의 문제점을 보여줌으로써, 영국사회 전체의 모순이 저절로 드러나도록 만든 사회성 짙은 드라마다. 가족 간의 이야기가 드라마의 중심에 있다 보니, 중요한 장면들이 주로 부엌에서 진행됐고, 그래서 키친-싱크 리얼리즘이라는 말이 생겼다. 영화의 대부분이 집 몇 채, 심하게는 집 한 채에 있는 몇 개 방과 부엌에서 시작되고 끝나는 작품들도 있다. 부엌. 우리에겐 여전히 먹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장소다. 영국의 리얼리스트들은 생존의 절대조건으로 부엌을 상정했고, 부엌에 정치성을 부여했다. 토니 리처드슨, 카렐 라이츠, 린제이 앤더슨 같은 쟁쟁한 감독들은 1960년대 영국 영화계에서 키친-싱크 리얼리즘을 이끈 선구자들이다. 잘생기고 멋진 사람들이 아니라 노동자, 빈민 같은 이 사회의 문제적 계급이 주인공으로 나와, 그들 특유의 투박한 악센트로, 마치 현실 그대로의 기록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덕분에 영국의 리얼리즘 미학은 확실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다만 트뤼포의 공세에 맞설 영화 담론의 대중적 영국 스타가 없었던 게 그런 편견을 심화시킨 측면이 있다. ( 한창호, 영화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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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0-09-11 1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되십시요!

곰곰생각하는발 2020-09-12 15:45   좋아요 0 | URL
막시무스 님, 감사합니다.
 
82년생 김지영 ㅣ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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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잡이를 위한 변명












살다 보면 종종 " 비판적 지지 " 를 할 때가 있다. 말이 좋아 비판적 지지'이지 솔직히 말하자면 " 내키지 않는 덕담 " 이 정확할 테다. 삼성 반도체 노동자를 다룬 영화 ●●●●●● 도 그런 경우였다. 이 영화는 소액이지만 내가 시민으로서 영화 제작비를 후원했던 영화였다. 


삼성 반도체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들었던 곳은 속초의 어느 술집이었다. 술동무는 강원도에서는 보기 드문 좌파여서 내가 강원도 좌파 아저씨라고 불렀던 이'다. 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가 이웃에게서 들었던 동네 이야기라면서 아버지가 운전하는 택시 안에서 눈을 감은 스물한 살 여성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구수한 강원도 사투리가 곁들인 사연은 너무나 구슬퍼서 눈물이 찔끔 났다. 세상에 이런 일도 다 있구나 !  우리는 삼성 이재용과 인두겁을 쓴 이명박에 대한 저주를 퍼부으며 막걸리를 부어라 마셔라 했다. 


나중에 이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내가 제일 먼저 했던 일은 강원도 좌파 아저씨와 통화를 하는 것이었다. 그의 권유로 나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소액을 후원하게 되었다. 문제는 영화의 제작 의도가 아니가 결과물이었다. 결과는 처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영화를 꼭 보아야 할 영화'라고 이웃들에게 소개하고는 했다. 살다 보면 내키지 않는 덕담이지만 비판적 지지'를 할 때가 있다. 조남주 작가의 << 82년생 김지영 >> 이란 소설도 그런 경우'였다. 내가 이 소설에 대하여 긍정적 평가를 내렸던 이유는 당대의 고민을 빠르게 포착하여 


그것을 상품으로 엮은 상품성 때문이었지 문학적 완성도는 아니었다. 문학이 은유의 세계라는 점에서 이 소설은 순수 문학보다는 직유에 가까운, 프로파간다와 르포르타주 장르에 맞닿아 있다고 보는 편이 맞다. 빙의라는 방식보다 더 억압된 자의 목소리를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직유는 없으니깐 말이다.  어느덧, << 82년생 김지영 >> 은 여자 셀럽들에게는 " 금서 " 가 되었다. 여성 연예인 서지혜부터 소녀시대 수영, 레드벨벳 아이린까지, 이 책을 읽었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말벌보다 독한 뭇매를 맞았다. 역설적이지만 이 현상은 이 소설이 존재해야 할 가치를 강조할 뿐이다. 


김지영의 " 불편 " 을 김지영의 " 불평 " 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그 불편이 자신에게는 편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공공 시설이나 기계들은 대부분 오른손잡이가 사용하기에 편리하도록 만들어졌는데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 운전석이 왼쪽에 있는 경우이다. 이것은 오른손잡이가 기어 및 기타 장치 작동 조작에 용이하도록 운전석을 왼쪽에 만든 것이다. 당연히 왼손잡이 입장에서 보면 오른손 편리 중심 시스템은 모두 다 불편한 것들이다. 이것이 바로 다수의 질서를 내재화한 경우이며 동시에 다수의 편리를 위해서 소수의 불편을 내재화한 경우이기도 하다. 


심지어 지하철 카드 단말기 위치도 오른손잡이를 위해 만들어졌으니 10%의 왼손잡이에게는 불편한 위치이다. 이 사실을 오른손잡이들은 알고 있었을까 ? 남자와 여자의 경우도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의 경우와 다르지 않다. 그렇기에 오른손잡이인 남성은 왼손잡이인 여성의 불편을 이해하지 못한다. 누누이 하는 주장이지만 어떠한 사실이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든다는 것은 그 사실이 진실을 담보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 진실은 아름답다기보다는 불편한 것이기 때문이다. 






+

이 글의 시작은 소설 < 김지영 > 이 아니라 영화 < 김지영 > 이었는데 이상하게도 소설 이야기로 빠졌다. 영화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다. 흥미롭지도 않고 재미있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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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라면 자다가도 학을 떼는 두 집단   : 










당신들의 화룡점정










다음은 다섯 가지 사례를 나열할 것이다. 이 사례를 글감으로 활용하여 글쓴이가 이 글에서 강조하고 싶은 결론을 댓글창을 통해 20자 내외로 작성하시오. 용의 몸통은 내가 그렸으니 눈깔은 당신이 그릴 차례다. 





사례 1  이 정도면 문안하죠 

한 취업포털과 아르바이트포털이 대학생과 직장인 등 성인 남녀 853명에게 맞춤법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성인 남녀 78.9%는 '맞춤법을 자주 틀리는 이성을 보면 호감도가 떨어진다'고 답했다. 이같은 응답은 남성(72.9%) 보다 여성(82.9%)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국어실력이 경쟁력이 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엔 대학생의 90.8%, 직장인의 82.2%가 '중요한 경쟁력'(86.0%)이라고 했다. 맞춤법이 헷갈릴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85.8%가 '포털 사이트 어학사전 서비스를 이용하는 등 검색을 통해 찾는다'고 응답했다. 그렇다면 최악의 맞춤법 실수로 꼽힌 사례들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대학생 672명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악의 맞춤법 실수는 '감기 빨리 낳으세요'(나으세요, 28.9%)였다. 이어 2위는 '어의 없어'(어이 없어, 12.7%), 3위는 '이 정도면 문안하죠(무난하죠, 8.5%)였다. 이 밖에도 '예기(얘기)', '일해라 절해라(이래라 저래라)', '구지(굳이)', '곱셈추위(꽃샘추위)' 등이 있었다.






사례2   똑똑한 전교 1등만 의사 될 자격 조건 ?!

▶지난 1일 대한의사협회 산하 의료정책연구소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게시물 중 일부.







사례 3   어느 전교 1등 의사의 국어 실력

2020년 2월, 안철수 대표는 현충원을 참배한 후 방명록에 " 코로나20 극복 " 이라고 썼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해가 바뀌니 코로나19를 코로나20으로 착각한 것이다.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의 국제 명칭을 ‘코비드-19(COVID-19)’로 결정한 후 한글 명칭을 ‘코로나19’로 정했다. 19는 발생 연도인 2019년을 의미한다. 안 대표의 방명록 실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귀국 후 첫 일정으로 현충원을 찾았던 지난달 20일에는 ‘대한민국’을 ‘대한민굴’로, ‘굳건히’를 ‘굳건이’로 잘못 적었다. 2012년 10월 18일 강원 원주시 밝음신협을 찾았을 때는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꿈꿈니다’라고 적기도 했다. 



사례 4   의사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

의협은 이보다 한발 더 나갔다. 지난 2018년 9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수술실 CCTV 설치 시범 운영 정책을 비판하며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여 의료인을 압박하고, 수술하는 내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것이 환자 인권을 위한 것이라면, 오히려 민생의 최전선에 서서 국민들을 위한 정책을 만드는 공공기관, 정부기관, 국회 등의 사무실에 CCTV 설치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사례 5   도둑놈이 제일 싫어하는 것

지난 9일 오후 8시 20분께 경기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한 주택가에 주차된 차량 옆에서 서성이는 한 수상한 남성의 모습이 방범용 CCTV를 모니터링하던 시 통합관제센터 근무자 눈에 들어왔다. 이 직원은 잠시 뒤 이 남성이 차량에서 물건을 훔치는 것을 목격한 뒤 곧바로 경찰에 알렸고, 이 남성은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잡힌 남성은 cctv 가 인권 침해라며 인권위에 이를 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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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0-09-05 08: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랏돈을 들여 키운 엘리트들이 어떻게
나라를 망치고, 기득권 사수에 나서는지
2020년 여름 아주 잘 알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3번과 5번이 뼈를 때리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20-09-05 14:24   좋아요 3 | URL
의협 굉장히 이기적인 대표적 집단이죠. 한방 첩약 급여화 절대 반대도 한의학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습니다. 이 새끼들은 한의학이 무슨 거대한 사기 집단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면서도 < 허준 > 드라마는 열라게 보고.... 저는 왜 한의사 단체들이 의협에 대해 쓴소리를 안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집단이 이기적인 게 < 문신 > 합법화도 법적으로 막았습니다. 이걸 의료 행위 범위 안에서만 합법으로 한 것이죠. 왜, 다 그것도 돈이니까. 어디 그것뿐입니까 ? 물리치료학도 의협의 반대로 병원 소속이 아닌 독립을 할 수가 없어요. 의협이 막강한 이익 집단으로 대표적인 로비 집단이어서 정치적으로 다 막습니다. 골때리는 집단이에요. 이 새끼들..

나와같다면 2020-09-06 00: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감추려고 하는 자가 범인이다

곰곰생각하는발 2020-09-12 15:46   좋아요 0 | URL
공공의료 확대되면 국가가 의사를 북한으로 보낸다는 말을 전공의들이 철썩같이 믿고 있더군요. 또라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