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를 웃긴 꽃 문학동네 시집 90
윤희상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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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를 웃긴 꽃

나주 들판에서
정말 소가 웃더라니까
꽃이 소를 웃긴 것이지
풀을 뜯는
소의 발 밑에서
마침 꽃이 핀 거야
소는 간지러웠던 것이지
그것만이 아니라,
피는 꽃이 소를 살짝 들어올린 거야
그래서,
소가 꽃 위에 잠깐 뜬 셈이지
하마터면,
소가 중심을 잃고
쓰러질 뻔한 것이지 

                      

 

 

바다거북이'는 몸이 뒤집어지면 죽음'을 각오해야 한다. 왜냐하면 혼자 힘'으로 뒤집어진 몸을 다시 뒤집기란 그리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체로  등에 민둥산' 같은 갑옷 하나쯤을 짊어진 녀석'들이 그렇다.  뒤집어지면 곧 죽음이다.  그런데 뒤집으면 뒤집을수록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것'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시'라는 장르다. 나는 간혹,  외로운 기러기 '라는 식의  시구/詩句 ' 를 보면 짜증이 확 난다.  언제부터 기러기는 항상 외로운 존재였'는지 묻고 싶다.  발정난 기러기. 술취한 기러기. 속이 쓰려 겔포스'를 먹는 기러기.  뭐. 이런 것은 없나? 

 

발견의 결핍이고 상상의 빈곤'이 아닐 수 없다. 설상가상,  외로운 기러기'에 한 마리'라는 시어'까지 덧붙인다면,  음... 나는 주저없이 시집'을 덮으리라.  외로운 기러기 한 마리'라니. 가장 웃기는 표현 중 하나는 비만 오면 장대 같은 비'란다. 아휴, 그렇게 빈곤하냐. 시란 사물'을 새롭게 보는 인식이다.  관찰과 발견'을 통해 죽은 일상 속에 쓰이는 언어'를 팔딱팔딱 숨쉬는 시어'로 건져올리는 작업'이 시 쓰기'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시인들은 일상적으로 쓰이는 언어'를 뒤집어 본다.  어떻게?   발라당.  까.  뒤집어서.

 

< 소를 웃긴 꽃 > 은 발상의 전환'이 무척 재미있는 시다.  시작'은 이렇다. 나주 들판에 소가 웃는다. 소가 웃어?   정말 소가 웃을 일이네.  시인은 이 상황'을 괴이/ 怪異'가 아니라 신이/神異'로 받아들인다.   소를 웃긴 것'은 발 밑에 피어난 작은 꽃 한 송이'다.   오호라,   하늘하늘  피어난  꽃술'에 발바닥이  간지러웠던 거구나, 그렇구나 ?  그. 런. 데  " 그것만이 아니" 다.  좀더  자세히 살펴보니,  " 꽃이 소를 들어 올린 것" 을 발견한다. 어머.  어쩌면.  세상에  이런 일이.  전환'은 바로 이 부분이다.  연약한 꽃'에서 시인은  소를 들어올리는 강한 힘'을 발견한다.  소'와  꽃'이 가지는 기존 이미지'를 서로 전이시킨 것이다.  소는 꽃보다  가볍고,  꽃은 소보다 힘이 쎄다.   왜 그랬을까?   답은 명쾌하다.  시인은  역할 바꾸기'를 통해서  더불어 삶,   공존'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다. 

  

강한 자가 약자를 지배하는, 甲이 乙을 제압하고, 벤츠가 티코를 무시하는,  무거운 것'이 가벼운 것'을 짓밟는 약육강식의 사회'가 아닌  더불어 삶'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다.   일방통행이 아닌 소통하는 삶이다.  꽃이 소를 들어 올릴 수도 있다는 거. 나도 최홍만'을 이길 수 있다는 거. 국민이 국가를 상대로 개길 수도 있다는 거. 솔직히,  나는 꽃이 소'를 들어 올렸을 거'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소가 꽃을 짓밟지 않기 위해 발을 들어 올렸으리라.    배려.  약자에 대한 배려'가  공존이며 곧 평화이다.  이 시집, 참... 좋다. 띄띄빵빵하다. 인생이란 외로우니깐 솜사탕이 아니었던가 !

 

 

띄띄빵빵하다 : < 깨알오소리입말사전 > 에 의하면 기분이 좋아서 구름 위를 걷는 느낌을 나타내는 형용사'라고 한다.

외로우니깐 솜사탕 : < 깨알오소리입말사전 > 에서는 " 외로우니깐 솜사탕 " 이란 뜻을 정확히 명시하지 않는다. 그것은 당신 몫이다. 묶어서한말'은 열린 텍스트를 지향한다.

 

※ < 묶어서한말 > 은 관용어구를 풀어쓴 말이다. 참고로  섹스를 하는 모든 행위를 < 묶어서한몸 > 이라 풀어쓴다.

예 ) " 철수야, 묶어서한몸'이라는  묶어서한말, 참 예쁘지 않니 ! "

 

※ < 깻잎오소리입말사전 > 을 쓴 소율은 국립국어원이 정한 외래어표기법'을 따르지 않는다. 그것은 甲이 乙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권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그가 예로 든 것이 바로 < 셰익스피어 > 다. 소율은 셰익스피어가 섹스피어'를 피하기 위한 꼼수라고 비판한 후, 차라리 셰익스피어'라고 할 바에는 < 새싹 피어라 > 라고 표기할 것을 주장한다. 그래서 < 깻잎오소리입말사전 > 에서 셰익스피어'는 새싹피어라'로 표기한다.

예 ) " 철수야, 새싹피어라'가 쓴 햄릿 읽었니 ? "

 

 


 

 

 

 

 

 

 

가벼운 것 vs 무거운 것. 

 

 

현재 < 별별 국어사전' > 을 집필 중이다.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 이 사실을 알랑가 몰라 ? < 깻잎 오소리 입말 사전 > 을 7년 전에 형설시공사'에서 출간한 적이 있다. 똥구멍이 찢어지게 가난한 출판사'라 그럴싸한 광고 한 번 한 적 없다. 좋은 매대'는커녕 서점 화장실 바로 옆 변두리 매대 끝에서 근근이 버티다가 그나마 출판사 창고에 불이 나서 형설시공사는 부도가 났다. 창고에 쌓인 재고'는 한순간에 사라졌어요. 팔린 책은 고작 37권이 전부였다.

 

설상가상 국립국어연구원'은 < 깻잎 오소리 입말 사전 > 이 한글 문법을 파괴하여 언어 체계를 혼란에 빠지게 한다는 이유로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그들은 티브이'를 티븨'로 표기한 사례를 들어 문제를 제기한 것이었다. " 곰곰생각하는발 ! 당신은 지금 한글을 목욕하고 있어 ! " 결국 출판 금지를 당했다. 할 말은 많다만 참는다. 눈물이, 아...  앞을 가린다. 딱 하나만 물어보자. 섹스피어 대신 셰익스피어'라고 표기하는 이유는 뭐냐 ? 티븨'는 안 되고, 셰익스피어는 되냐 ? 섹스피어라고 하기엔 쪽팔리니깐 어설프게 셰익스피어'가 된 것은 아니더냐 ?

 

하지만 나는 문법 체계를 혼란스럽게 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 다만 단어와 단어 사이에 맺는 상투적인 관계'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을 뿐이다. 지금은 이 사전을 다듬어서 다시 쓰고 있다. 출판 금지가 되었으니 같은 제목으로는 사용할 수 없어서 < 깻잎 오소리 입말 사전 > 대신 < 깨알 오소리 입말 사전 > 으로 정했다. 몇몇 장은 추가했다. 그중 하나를 소개하기로 하자. < 가벼운 것 > 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 우리는 흔히 < 무거운 것 > 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 가벼운 것 > 의 반대말은 < 더 가벼운 것 > 이다. 비, 웃지 마라. 비(올 때) 웃으면 미친년 소리 듣는다.  

 

반대말이란 무엇인가 ? 성질이 전혀 다른 속성으로 서로 적대적 관계인 상태를 의미한다. 물의 반대말이 불인 이유는 물은 차갑지만 불은 뜨겁기 때문이다. 불의 반대말이 물인 이유 또한 물은 불을 죽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 가벼운 것 > 의 반대말은 < 가벼운 것 > 이 된다. 예를 들어보자. 국민 소형차'인 < 티코 > 는 한때 한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도대체 그 많던 티코'는 어디로 간 것일까 ? 티코'가 치열한 자동차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한 이유는 사실 이천 씨씨 중형 세단 때문이 아니다. 무거운 것이 가벼운 것'을 제압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티코의 적'은 마티스'였다. 가벼운 티코는 가벼운 마티스와 경쟁을 해서 진 것이다. 그러므로 티코의 반대말은 마티스'다.하지만 너무 서러워 마라. 티코는 페루에서 택시로 사용되고 있다. 잘... 나간다.  

 

이 글을 읽은 당신은 분명 속으로 웃으면서, 코 파면서, 잇힝 하면서, 축 늘어진 불알을 긁으면서, 내 글을 조롱할 것이다. " 엉터리 사전이군. 그러니깐 안 팔리지. 깔깔깔. " 하지만 그렇지 않다. 21세기 산업 경제는 무게가 점점 줄어드는 놈이 경쟁에서 이기는 추세'로 변하고 있다. 더 가벼운 놈이 무서운 놈이 되고, 더 무거운 놈이 별 볼 일 없는 루저'가 되는 신세가 된다. < 가벼워지는 세계 > 라는 책에서 다이앤 코앤은 이 사실을 지적한다. 무거운 컴퓨터'보다 가벼운 컴퓨터가 잘 팔린다. 그리고 중량이 1kg이 나가는 초경량 자전거는 10kg가 나가는 일반 자전거'보다 몇 십 배'나 비싸게 팔린다. 가벼울수록 상품 가치가 뛰어나다는 점이다. 그러니깐 가벼운 것의 적은 가벼운 것이다. 무거운 놈은 죽는다 !!! 

 

같은 이유로 루이비통 가방이 비싼 이유는 품질 때문이 아니다. 루이비통이 파는 것은 크로커다일 거죽이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이다. 루이비통의 무게는 명품 이미지이다. 이미지는 언제나 0g이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하면 가벼운 것의 반대말은 가벼운 것이 된다. 가벼운 놈 전성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들은 살아 있다 !  그런데 우리는 티코를 타는 사람을 무시하는 경향이 높다. 하지만 이러한 중량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위에서도 밝혔듯이  시대착오적인 근대적 발상이다. 옛날에는 크고 무거운 놈이 높은 가치를 얻었을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 가벼운 존재는 이제 더 이상 힘없는 乙이 아니다. 티코 몰고 다닌다고 무시하지 마라. 마티스'는 지금도 달린다. 그러니 몸집이 작다거나 키가 작다고 놀리지 마라. 중요한 것은 심장의 크기이다. 

 

남양유업 사태'를 지켜보다가 문득 윤희상 시인의 < 소를 웃긴 꽃 > 이 생각났다. 이 시는 소와 꽃의 관계에 대해 묻는다. 이 세상 모든 꽃은 바닥이 고향'이다. 밑바닥, 땅바닥에서 자라는 존재가 꽃이 아니던가. 그런 의미에서 꽃은 이 시대의 乙이다. 반면 소로 상징되는 주체는 꽃을 밝을 수 있다는 가정에서 보자면 甲이다. 하지만 시 속 풍경에서는 꽃이 소보다 힘이 세다. 乙은 甲을 번쩍 들어올린다. 하지만 여기에는 배려'가 숨어 있다. 소는 꽃을 짓밟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중심을 잃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을의 힘과 갑의 배려, 그것이 바로 상생이다. 남양유업 사태에서 중요한 것은 甲의 사과'가 아니다. 대한민국이라는 갑을 시티'에 대한 구조적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렁이, 밟으면 꿈틀거린다. 그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밟고 나서 사과하면 늦다.

 

 

 

 

 

 

http://blog.aladin.co.kr/749915104/6257301  : 깻잎오소리입말사전 구입은 여기를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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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013-05-08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시도 글도.. 그야말로 딱!이네요.
아침부터 텍스트로 안구정화(?)가 되는 느낌.. 잘 읽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8 16:52   좋아요 0 | URL
시가 참... 좋습니다. 아이들에게 읽혀도 아이들 잘 이해하리라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8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알라딘 검색창에 깻잎오소리사전'을 찾진 맙시다..

twinspica 2013-05-08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뇌이버 블로그가 페루애 1.0이면 알라딘은 페루애 2.0입니까?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8 19:17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다. 4.0입니다.

레이스메이커 2013-05-31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셀프 업그레이드 진행 중에는 USB 케이블과 배터리를 절대 분리하지 마세요.
(오류가 발생하거나, 데이터가 손실될 수 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5-31 16:38   좋아요 0 | URL
읭?! 무슨 뜻이옵니까.... 혹시 레이스메이커 님 ? ㅎㅎㅎㅎㅎㅎ.
 

  

 

 

 

 

 

 

 

 

 

 

 

 

 

 

" 지로, 이 세상에는 끝까지 저항해야 비로소 서서히 변화하는 것들이 있어. 노예제도나 공민권운동 같은 게 그렇지. 평등은 어느 선량한 권력자가 어느 날 아침에 거저 내준 것이 아니야. 민중이 한 발 한 발 나아가며 어렵사리 쟁취해낸 것이지. 누군가가 나서서 싸우지 않는 한, 사회는 변하지 않아. 아버지는 그중 한 사람이다. 알겠냐?"   

 

- 남쪽으로 튀어, 오쿠다 히데오  

 

말이 거창하다. " 시민불복종 " 이라니 ! 쉽게 풀어서 쓰자면 " 개기는 것 " 이다. 무정부주의자인 우에하라 이치로'는 " 국민의 의무 " 라는 말에 우럭처럼 버럭 소리를 지른다. " 나, 국민 안 해 ! " 그리고는 고래도 아니면서 고래고래 소리친다.  " 국민이기를 관둘 거야. 세금 안 내 ! " 우에하리 이치로'는 시민불복종이란 어려운 개념을 간단하게 정리한다. 甲이 국가라면 乙은 국민이다. 그는 까라고 해서 무조건 까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乙인 이치로'는 거대 시스템을 상대로 개기기 시작한다. 그는 가족을 이끌고, 따스한 섬'으로 가서 자급자족한다. 작가는 소로우의 < 월든 > 과 < 시민불복종 > 을 근사한 오락 소설'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시하라와 소로우는 납세의 의무를 거부한다는 측면에서 서로 닮았다.  우에하라가 거칠게 내뱉는 구구절절한 입말은 모두 소로우가 조근조근 말하는 속말'과 동일하다. 그리고 남쪽 오키나와 근처 이리오모테 섬은 소로우가 머문 월든'이다.

 

 

 

+

 

읭?!  골라놓은 책이 모두 은행나무'다. 은행나무 출판사 사장은 소로우를 좋아하는 듯 !

 


 

 

 

 

 

 

 

 

 

 

남향과 남양 :  " 남쪽으로 튀어 ! "

 

나침판을 잃어버린 적 있다. 이 말은 내가 나침판을 가지고 있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 나는 명품 나침판'을 산 적이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는 나침판이 그리 훌륭한 장난감'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왜냐하면 나침판 없이도 방향을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 정글에서 살아남기 > 따위의 책에서는 나무 나이테나 태엽 장치 시계로 방향을 알 수 있다고 가르치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창문이 나 있는 방향을 보면 남쪽이 어디인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창은 남쪽으로 나 있다. 으리으리한 집의 창문은 언제나 남향'을 향한다.  

 

남향'을 선호하는 이유는 일조량' 때문이다. 볕이 많이 스며들수록 그 집은 건강하다. 벌레들은  볕을 싫어하니깐. 남쪽은 다 좋다 ! 왜, 사냐면...  웃는다. 잇힝 ! 아, 시부랄. 묘하게 남아 선호와 남향 선호는 닮았다. 남(南) 이라면 무조건 무조건이다. 특급 사랑이다. 당신이 있는 곳이라면 무조건 달려갈 거야. ( 여기에는  싸가지없는 북한이 큰 몫을 기여했다. ) 그런데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이 있다. 사실 한국인의 고향은 북이다.  < 뒈지다 > 라는 동사에서 " 뒈 " 는 < 뒤에 > 라는 뜻인데, < 뒤 > 는 북쪽을 의미한다. 그러니깐 " 뒈지다 " 는 " 북쪽에 눕다(죽다) " 라는 것. 이 지점에서 의문이 생긴다. 죽음과 북쪽은 어떤 관계일까 ? 은밀한 관계 ? 한국인에게 있어서 < 북 > 은 < 내가 태어난 원초적 자궁 > 이다. 어머니가 정한수 떠 놓고 북두칠성'을 바라보며 기도를 하는 이유는 북향이 신성한 곳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 죽을 때는 북에 누워 죽는다 > 는 것은 연어의 회귀 본능'과 닮았다.

 

남양유업은 그동안 < 남향 > 이미지'를 기업 광고 이미지'로 사용해 왔다. 하늘은 푸르다. 언덕 위에는 예쁜 집 하나 있다. 홈 스위트 홈이다. 꼴을 보니 남향'이다. 남양은 5월 같은 기업이다. 하늘색을 전략적으로 사용한 이유는 명백하다. 남양 기업이 유업'이다 보니 행복한 가정 이미지'를 강조할 필요가 있었으리라.  우리가 < 남향 > 을 떠올릴 때 연상되는 색은 당연히 하늘색이다. 푸른 바다가 보이는 푸른 언덕 위에 집. 누구나 꿈꾸는 전원생활이다.  여기까지는 참 좋았다. 문제는 뒷면'이다.  

 

남양은 자신들이 살 남향 집'을 갖기 위해 소규모 대리점주'를 악랄하게 착취했다. " 밀어내기 " 로 제품을 강매했고, 모든 불이익은 소규모 대리점주가 져야 했다. 새벽 2시에 일어나서 365일 가운데 쉬는 날이라고는 이틀이 전부인 지독한 노동 환경'에서 얻은 것은 가난과 분노'다. 그들도 남양처럼 남향 집을 얻어서 달콤한 가정을 꾸리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빚에 쫒겨 내몰린 곳은 볕 잘 드는 남향이 아니라 북향 쪽방이 전부다. 알전구 반지하에서 살아본 사람은 그 으시시한 냉골을 뼈져리게 알 것이다. 자기들만의 남향을 위해서 파트너를 북향으로 몰아넣는 기업 경영'은 얼마나 폭력적인가 ?  

 

북쪽으로 난 창이 있는 쪽방에 사는 사람은 해질 무렵이 되어서야 비로소 자신의 방으로 볕이 쏟아진다는 사실을 잘 안다. 오래된 책에서나 볼 수 있는 그 누런 색깔 말이다. 온기 없는 볕이다. 해질 무렵의 모든 볕에는 온기가 없다 ! 당신이 착한 남자일 필요는 없다. 그리고 당신이 착한 여자일 필요도 없다. 엘리베이터에서 방귀를 뀌고도 짐짓 모른 척해도 상관없으며, 길거리에서 주은 돈으로 신나게 술을 마셔도 된다. 그것은 당신 마음이다. 하지만 착한 소비자가 될 필요는 있다. 굳이 손해 보는 일은 아니다. 그저 편의점이나 구멍가게'에서 " 이 제품 남양인가요 ? " 라고 물으면 되기 때문이다. 이오 대신 삼오 요구르트를 마시면 되고, 프랜치 키스 대신 잉글리쉬 키스를 마시면 된다. 17차 대신 16차는 어떤가 ? 가격은 모두 다 비슷하고, 맛도 대동소이하다. 소로우는 < 시민불복종 > 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 이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기계로서, 자신의 육신을 바쳐 국가를 섬기고 있다. 상비군, 예비군, 간수, 경찰관, 민병대 등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대부분의 경우 그들이 판단력이나 도덕 감각을 자율적으로 사용하는 일은 전혀 없으며 오히려 그들 스스로가 자신을 나무나 흙이나 돌과 같은 위치에 놓아버린다. "

 

이 문장'을 남양유업 직원과 사장의 문제로 돌리면 이렇다.  " 이처럼 수많은 직원들이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기계로서, 자신의 육신을 바쳐 회사를 섬기고 있다. 부장, 과장, 영업소장, 영업직원 등이 바로 그런 직원들이다. 대부분의 경우 그들이 판단력이나 도덕 감각을 자율적으로 사용하는 일은 전혀 없으며 오히려 그들 스스로가 자신을 나무나 흙이나 돌과 같은 위치에 놓아버린다. "  자신들이 살아갈 근사한 남향 집을 위해서 다른 사람이 살아갈 남향 집을 빼앗는 남양의 행위'를 용서하면 안 된다. 그들은 가족 서사극을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납량 특집극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배구 하지 마라. 농구도 하지 마라. 축구도 하지 마라. 족구 해라. " 남양유업, 다 족구 하라 그래, C !!! " 우리 모두 족구합시다. 합죽이가 됩시다. 합. 이건 명령이다.

  

 

 

http://myperu.blog.me/20179925610 : 미니멀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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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3-05-07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양우유 집에 대놓고 먹는데 이참에 바꾸면 대리점주에게 손해가 나는거 같아서 바꾸지는 못하겠구.....
췌에에에엣!!!!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7 16:13   좋아요 0 | URL
우유 배달하시는 어머니'가 계시는데 ( 한 30년 하셨습니다. ) 그 어머님 말씀이 고소한 우유는 가짜다, 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우리 흔히 고소한 우유 찾잖아요. 고소한 향이 나는 첨가물이 들어갔다고 말씀...
원래 우유는 싱겁다고 합디다요. 그래서 고소한 우유를 먹지 말고 싱거운 우유를 먹으라고...
서울 우유 추천하더군요. 고소한 우유는 첨가물이 들어간 우유입니다.
 

 

 

 

 

 

 

 

 

 

 

 

 

 

 

칸딘스키 / 흰색 위에서 

 

 '흰색 위에서'에 대한 연구 /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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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앙 미로 / 블루 연작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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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딘스키의 < 흰색 위에 > 라는 작품이 있다. 당신이나 나나 이 그림이 벽에 거꾸로 걸려있다고 해도 알아채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 채 고개를 심하게 끄덕이며 감동한 듯 응시하는 척을 할 것이다. 하지만 누굴 탓하랴. 심지어 미술관 큐레이터'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그림이 거꾸로 걸렸다는 사실을 모를 수도 있다. 뭐... 이런 추상화가 다 있나 ! 궁금한 나는 칸딘스키 예술론이라 할 수 있는 < 점,선,면 >을 읽었다. 읽었다 ! ( 읽었다기보다는 훑었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  하지만 알 턱이 없다. 직선 하나 그어놓고 " 억제된 분위기는 최고도에 달하게 된다. " 라고 하니, 내게는 선문답 같은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가지는 가치'를 폄하하자는 것이 아니다. 내 그릇이 작을 뿐이다. 분명한 것 하나는 직선과 곡선이 서로 충돌하면서 이미지'를 생산한다는 점이다. 내가 보기엔 이 그림은 오선지 대신 캔버스에 그려진 악보처럼 보인다. 칸딘스키 그림은 시각적이기에 앞서 청각적이다. 공감각적이다.

 

칸딘스키의 < 점, 선, 면 > 보다는 < 예술에 있어서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 > 가 접근이 용이하다. 이 책에서 칸딘스키'는 회화적인 요소를 음향적인 요소와 결합한다. 그가 이 회화론'에서 관심을 보인 것은 음악(음향)이었다. 바그너를 비롯하여 드뷔시,무소르그스키, 쉔베르크'에 대한 관심은 칸딘스키가 자신의 그림을 음악적인 것으로 이해했다는 단서를 제공한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점은 칸딘스키가 바라보는 노란색에 대한 감상이다. 옮겨본다.

 

노란색을 인간의 정신상태와 비교해 보면 그것은 광기를 색채로 표현한 거 같은 인상을 주지만, 우울증이라든가 심기증을 나타내는 것이 안라 발적적인 광포, 맹목적인 착란증, 광조 싱태를 나타내는 것이다...  힘을 완전히 소모할 때까지 무계획, 무제한으로 힘을 낭비한다.

 

- 예술에 있어서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 p 78. 열화당

 

호앙 미로의 < 블루 연작 Ⅱ > 도 점과 선이 충돌할 때 발생하는 음향을 제공한다. 이 긴장'은  대립'으로 인하여 생긴 불안이다. 유채색'과 무채식'의 경계, 블루와 레드'의 경계, 우주와 존재의 경계. 가로와 세로의 경계. 그리고 점.선.면'들의 경계.  이 그림에서 검은 점'은 존재'이다. 삼백오십 센티미터'가 넘는 작품의 크기'가 더욱 더 존재'를 쓸쓸하게 만든다. 자박자박 눈 위'를 걷는 검은 발자국'처럼 존재'는 흔적을 남기고 소리'를 남긴다. 우주의 중심/블루'에 가 닿으려는 욕망'이 보인다. 검은 점'과 붉은 선'과 파란 면'이 대립 중'이다. 점.선.면'이 충돌한다.

 

 

  

 

 


 

 

 

 

 

" 노무현 정권이 황우석을 4번 타자로 내세웠다면, 김대중 정권이 야심차게 준비한 비장의 무기'는 심형래'였다. 그는 신지식인 1호였다. 이 작위 수여는 공룡 쮸쮸, 티라노의 발톱 그리고 용가리'에 대한 김대중'식 SF 오마쥬'였다. 그러니깐 김대중 정권'은 대형 고무 피규어 안'으로 사람이 들어가 공룡을 조종하는 특수효과'에서 희망을 본 것이었다. 이후 황우석이 자랑하는 코리안 젓가락 넘버원 기술'이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기꾼 황우석은 몰락했지만 심형래'는 당당히 디워'로 성공했다. 태극기와 아리랑'을 BGM으로 깔면서 말이다.어찌 되었든, < 디워 > 는 성공했다. 100분 토론에서도 디워 논쟁'이 벌어진 것을 보면  심형래'는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우려할 만하다. 왜냐하면 심형래'는 오로지 피규어를 실물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 목표였지,  영화'를 영화답게 만드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노래 연습'보다 안무'에 목숨을 거는 십떼 소년 소녀 율동단'과 닮았다. "

 

-  < 당신, 내 쮸쮸바나 빨아랏 ! > 소율, 형설시공사 中

 

 

 

디워를 보면 칸딘스키'가 보인다.

 

< 디워 > 를 보지 않았다. 보지 않았다고 하는 편이 옳다. 왜냐하면 내가 두 눈 부릅뜨고 본 시간은 20분이 채 안되었기 때문이다. 정말 정신차리고 제대로 본 장면은 유감스럽게도 엔딩 크레딧'이 전부였다. 눈을 떴을 때.......  아, 아아아아 ! 아리랑이 흘렀다. 하지만 억울한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나는 " 가짜 피규어 영화 오덕 " 이었다 !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내 취향은 봉준호 감독이 만든 똑똑한 괴물'보다는 심형래가 만든 멍청한 피규어 괴물'에 가까웠다. 얼마 전에 유선 티븨'에서 < 디워 > 를 방영하길래  다시 보았다. 아, 아아아아 재미있다. 읭 ?!

 

심형래'는 인생 자체가 피규어였다. 스스로 팽귄 피규어와 똥파리 피규어 옷을 입고 연기를 했고, 그 덕에 가장 웃긴 코리안 코미디언'이 되었으니 그가 피규어 영화에 집착한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하지만 인간이 어설프게 짐승 흉내를 내는 것에 대한 자괴감 때문이었을까 ? 그는 가짜지만 진짜처럼 보이는 잘빠진 피규어'를 열망했던 것 같다.  생물을 원했던 것 같다. 같은 생선이어도 생물이 비싼 법이 아닌가. < 디워 > 는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조롱이 아니다. 촌스럽게 아리랑을 깔지만 않았다면 기립 박수를 보냈으리라. 

 

영화 속 이무기는 움직일 때 지그재그 곡선으로 주행한다. 뱀이란 놈은 다리가 없기에 직선'은 불가능하다. ( 다리가 있었다면 직선을 선택했을 것이다. ) 그래서 선택한 달음박질이 곡선이다. 그러니깐 이무기는 직선을 버리고 곡선을 선택한 것이다. 원숭이가 꼬리를 버리고 인간이 된 것처럼 말이다. < 직선을 버리고 곡선을 선택한 좌표 > 는 그만큼 속도의 유실'을 감내해야 한다.  영화 < 디워 > 를 통해 내가 내린 결론은 < 곡선은 직선보다 느리다 > 라는 점이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영화는 의외'로 재미있게 전개되었다. " 영화 < 디워 > 는 직선 때문에 사라질 운명에 처한 곡선이 환생하여 직선에게 복수를 하는 드라마야.  암, 그렇고 말고 ! "  < 디워 > 영화 포스터를 보라 !  옛것을 대표하는 이무기는 새것을 대표하는, 직선들의 총합으로 이루어진, 현대 초고층 건물'을 목 졸라 죽이는 이미지가 아닌가 ?

 

■  뱀이 많은 지역에서는 전봇대가 원형이 아니라 직사각형으로 만든다고 한다. 둥근 전봇대는 뱀이 기어올라가기 때문이라고. 또 하나, 아일랜드에는 뱀이 없단다. 포사이스 단편 제목 가운데 하나가 < 아일랜드에는 뱀이 없다 > 이다. 이 단편, 걸작이다.

 

영화는 철저하게 직선과 곡선을 구별한다. 과거를 보여줄 때는 직선이 아닌 곡선 이미지'를 주로 사용한다. 건물들은 모두 둥근 능선'을 닮았다. 건물뿐만이 아니다. 둥근 물레방아, 우물, 굽이굽이 굽은 골목 등도 새심하게 배치한다.  의도적인 설정이다. 영화적 공간은 현재'를 직선으로 스케치하고  과거'는 곡선으로 배치했다.  곡선은 직선'보다 올드하고 느리다. 그리고 감성에 호소한다. 반면 직선은 차가운 이성에 호소한다. ( 심형래 감독은 장르적 특성을 고려하여  이무기를 곡선이 가지고 있는 치명적인 약점인 느린 속도'를 버리고 미사일 탄도 스피드로 재무장하여 직선으로 이루어진 도시를 파괴한다. ) 곡선은 직선을 응징하기 위해 귀환한 것이다. 결국 곡선과 직선은 전통과 현대의 충돌로 확대재생산된다.   

 

생각해 보면, 현대 도시 문명은 곡선을 파괴한 직선의 군림이었다. 도시생태학적 관점으로 보자면 서울은 직선으로 만들어진 볼품없는 도시'다. 오세훈은 디자인 서울'이라며 혼자 열광했지만 생태학과 미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빵점에 가깝다. 오세훈이 한 것'이라고는 오리배도 아니면서 한강에 둥둥 떠다니는 가짜 섬을 만들거나 구불구불하던 종로 피맛골 골목'을 직선으로 펴는 것이 전부였다. 오세훈에게 명예훼손죄'로 씹힐까봐 " 오세훈이 한 것 " 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사실은 " 오세훈이 한 짓 " 이라는 표현이 더 적확할 것이다. 직선은 스피드'다. 대한민국은 속도에 목숨을 건다. 이처럼 대한민국 도시 미학은 직선 미학'이다. 직선이 아닌 것은 가차없이 제거된다. 

 

서울이라는 도시는 이제 곡선이 주는 느림의 미학'을 볼 수가 없다. 뱀의 주행 방향 같은 골목은 사라졌다. 사라진 곳에 우뚝 솟은 것은 아파트'다.   아파트란 본질적으로 가로 직선과 세로 직선이 만나서 공간을 만들고 동선을 만든다.  대한민국이 아파트 공화국이 된 이유이다. 점 A'에서 점 B'로 그어진 직선은 곡선, 탈선, 샛길이 배제된 최단거리'이므로 군더더기'가 없다. 빠르다.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치명적인 것은 모두 직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형도의 시어를 빌리자면 날렵한 것은 혐오스럽다.

 

자연계에서 곡선은 직선이 가지는 날뛰는 속도'를 지연시키는 브레이크 역할을 담당한다. 산길이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이루어진 까닭은 추락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속도를 버리는 대신 안전'을 얻는다.  자연적으로 생성된 길은 모두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같은 이유로 강 상류와 하류가 지그재그 식 곡선으로 이루어진 까닭도 흐름'을 지연시키기 위해서이다. 물살'을 지연시킴으로써 상류의 유실과 하류의 퇴적을 막기 위함이다. 곡선은 곧 생명이다.

 

 

  

 

오, 곡선은 위대한 것이다.  오, 이 정도면 이무기가 발광하는 것은 모더니티에 대한 복수가 아니었을까 ?  뭐, 이 정도면 진중권이 말한 것처럼 < 싸가지없는 영화 > 는 아닌 것 같다.   괴물은 인간을 파괴하기 위해서 출현하는 것이 아니라 휴머니티'를 복원하기 위해서 나타나는 존재이다. 우리는 도시에 나타나서 시가지를 아수라장으로 만드는 괴물과 인간이 싸우는 과정을 통해서 그동안 잃어버렸던 인간성을 성찰하게 된다. 괴물 영화가 최종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가족의 재발견이다. 괴물은 바로 인간적인 것'을 보여주기 위하여 일그러진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한다. " 얼굴이 못생겨서 죄송합니다잉 ! " 읭 ?!

 

다시 한 번 반복하자. 우리가 재난 영화에서 < 괴물 > 을 끌어들이는 이유'는 괴물를 통해서 잃어버린 가족 휴머니티'를 복원시키기 위해서다. 인간을 위해서 괴물은 기꺼이 악당이 된다. 괴물은,   오... 시발, 아름답다 !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당신은 누군가를 위해서 단 한번이라고 위악적 악당 흉내를 낸 적이 있었던가. 디워... 당신이 생각했던 것만큼 그렇게 후진 영화는 아니다잉. 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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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013-05-05 0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읭? 다음에 케이블 영화채널에서 만나면 한 번 보겠습니다.
보나마나 영화 디워보다 이 글이 백배 재밌겠지만...
(저 인용도 실제 존재하는 책은 아니죠..? 형설시공사.. ^^;)

+ 메모로그에 담았습니다. 스크랩은 안 되지만 복사+붙여넣기는 되네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5 07:31   좋아요 0 | URL
형설시공사 ?! 읭?! ㅎㅎㅎㅎㅎ 그럴 듯하지요 ? ㅎㅎㅎㅎㅎㅎ. 형설사는 이어요.
고시생들 참고서 전문 출판사'였는데 서울역 살 때 동거남이 항상 라면 냄비 받침대로 쓰고는 해서 가끔 라면 먹을 때 들춰보고는 했던 출판사입니다. ㅎㅎㅎㅎㅎ 형설 아직도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새벽 2013-05-05 08:44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예전에 경제학원론, 경제수학 교재가 형설출판이었던..
활자나 그래픽 색감이 쪼메 제 취향이 아니어서 그 형설출판사는 별로 좋아하질 않았습니다. ^^;
음.. 아마 지금도 있을 거예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5 14:34   좋아요 0 | URL
형설사... ㅎㅎㅎㅎ 장정일이 말한 삼중당 문고 생각나네요. 요 책 참 인기있던 책인데
왜 사라졌을까요. 가끔 헌책방에서 상중담 문고 만나면 어찌나 반갑던지.....
신기하게 다른 출판사 책은 모르게쓴데 삼중당 문고 책 만나면 엄청 반가워요.. 신기함...
누가 이 디자인으로, 세로 쓰기'로 번역만 보강해서 다시 출간한다면 경쟁력 있을 거라 봅니다...
 

 

 

 

< 욕 먹을 각오로 쓴다 > 시리즈 제 4 탄.

 

 

- 덤을 요구하는 사회

 

 

시장통'은 집으로 가는 지름길'이었다. 무려 10분 정도'가 절약되니 시장을 볼 일이 없더라도 시장 길'을 통해 집으로 가는 일이 잦았다. 시장통, 볼거리 많은 거리가 바로 시장통이 아닐까 ? 쭈꾸미가 인사를 한다. 낙지, 개불, 볼락도 방긋. 죽은 척하는 생태는 커서 멋진 배우가 될 터이다. 동태는 아마... 얼어죽었다지 ? 생선 구경을 하다가 시장할 땐 시장에서 2000원짜리 잔치국수'를 사 먹거나 좌대에 앉아서 빈대떡에 먹걸리를 마시고는 했다.

 

어느 날이었다. 별 생각 없이 시장 골목을 지나가다가 어디서 낯익은 얼굴을 보았다. 누군가 했더니 어머니가 한쪽 구석에 앉아서 두부'를 파는 것이 아닌가 ? 아이구야, 하루아침에 집이 망했나 보다. 집이 홀라당 불탄 것일까 ? 깜짝 놀라서 어찌 된 영문이냐고 물었더니, 두부를 팔던 노인이 쓰러져서 대신 급하게 두부를 팔고 있다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그 노인이 퇴원할 때까지 두부를 팔았다.  두부를 팔고 남은 돈은 할머니 병원비로 쓰였다,

 

■  어머니가 다니시던 교회는 시장 안에 있어서 상인들과 서로 잘 아는 사이였다.

 

라고 해야 미담이 되겠으나, 으째 쓰까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어머니는 말 그대로 할머니가 병원에 누워 있던 일주일 동안 두부 장사를 하신 것이다. 하루에 2만 원도 벌고, 3만 원도 벌었다. 우리는 그 덕에 일주일 내내 두부 반찬만 먹었던 기억이 난다. 이 일을 계기로 해서 알게 된 사실은 식재료 일체를 공급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깐 시장 한쪽 구석에 앉아서 콩나물, 두부, 된장, 고추장을 소규모로 파는 사람들은 수익을 식재료 일체를 제공하는 공급책과 5대5로 나누는 것이다.

 

두부'를 콩나물'로 바꿔보자. 티븨 드라마에서 알뜰 주부'를 묘사할 때 늘 나오는 장면이 시장에서 콩나물 파는 할머니와 값 흥정을 하는 장면이다. 덤으로 더 달라, 안 된다 ! 한쪽은 밑지는 장사라고 하고, 한쪽은 밑져야 본전이라고 한다. 실랑이하던 주부는 콩나물 한줌을 검은 봉투에 넣고는 후다닥 값을 치른다. 어찌 되었든 해피엔딩 !  흐뭇 !!! 이런 장면은 이제 < 한국 드라마 클리세 > 가 되었다. 한국인은 이 모습을 보고 흐뭇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매우 불쾌하다. < 덤 > 을 < 정 > 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 두부를 파는 사람이나 콩나물을 파는 사람이나 사정은 비슷할 것이다. 공급책에게서 제공 받아 파는 일이니 배당 받은 콩나물 한 통 다 팔아야 2,3만 원 수익이 고작일 것이다.

 

■  믿을 만한 소식통에 의하면 콩나물'은 대부분 밑지고 판단다. 정량을 담을 수 없으니 손님이 요구하는 대로 한줌, 한줌 더 주다 보면 남는 게 없단다. 그러니깐 미덕'이라며 미화시킨 < 덤 > 은 결국 미덕이 아니라 < 덤터기 > 가 되고 만다. 밑지는 장사가 어디 있냐고 묻는다면 당신은 장사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밑지고 파는 장사 많다. 문을 닫는 그 수많은 동네 가게들은 무엇이란 말인가 ? 읭 ?!

 

그런데 손님들이 모두 알뜰 주부 흉내를 내며 덤으로 콩나물을 한줌 정도 강제로 가져간다면 ?  콩나물을 파는 할머니의 수익은 반토막이 날 것이다. 먹다 남은,  한줌의 콩나물은 먹다 먹다 남아서 음식물 쓰레기 봉투에 버려질 것이다. 버리는 한이 있어서 덤을 얻겠다는 이 순수한 절약 정신. 하루 장사 해서 몇 만 원 버는 이에게 덤'을 요구하는 것은 미덕이 아니다. 얌체 짓'이다. 심하게 말하자면 덤을 요구하거나 값을 흥정하는 것은 열악한 시장 노동자가 가져가야 할 이윤을 빼앗는 행위'이다.

 

사람들은 시장에서 덤을 요구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시장보다 비싼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에서는 덤을 요구하지 않는다. 시장은 그냥 만만한 것이다. 논리적으로 따지자면 백화점에 가서 물건 살 때  < 덤 > 을 요구해야 하는 게 정상이다. 왜냐하면 같은 콩나물이라고 해도 백화점에서 파는 콩나물이 시장에서 파는 콩나물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논리 모순이다. 한줌의 콩나물을 얻기 위해 한줌의 양심을 팔지는 말자. 부끄러운 줄 알아라. 상인이 덤을 주는 것이야 그렇다고 쳐도, 덤을 요구하지는 맙시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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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ro318 2013-05-04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을 백번쯤 누르고 싶은 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4 10:49   좋아요 0 | URL
신기한게 사과 천원에 세 개.. 이런 거 다 있는데도 불구하고 하나 더 줘요... 이런 거.. 전 딱 질색이더라고요.
덤 요구하는 풍토... 웃긴 풍경이에요. 백화점 가서 할 용기는 없고 만만한게 시장인가 봅니다.

새벽 2013-05-04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러고 보면 정말 야만이 도처에 널려 있어요.
시장에서 사람 사는 소리를 듣고 냄새를 맡으며 생활의 활력을 얻는다는 류의 클리셰도 들을 때마다 배알이 꼴리더라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4 11:30   좋아요 0 | URL
에세이'에서 존나 그 얘기 엄청 하더군요.
사람 사는 정이 오가는 이야기. 아이구야... 대단하다. 그런 생각 듭니다.
제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추석 특집극이었는데
말썽부리는 손자와 부잣집 할머니 이야기입니다.
할머니가 손자가 만날 오토바이나 타고 말썽을 부리자 새벽 시장에 데리고 갑니다.
그리고는 한마디 하죠. " 봐라, 이 시간에도 저 사람들은 땀 흘리며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 "

손자는 다음말 개과천선해서 훌륭한 사람이 됩니다.

도대체 왜 이런 클리세가 작동하는 걸까요 ?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새벽 2013-05-04 13:16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아 증말... 드라마 보시면서 짜증 제대로 나셨을 듯합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4 14:26   좋아요 0 | URL
정말 욕 나올 뻔했습니다.

마립간 2013-05-04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취지는 이해가 가는데요. 이미 알려진 역설을 말씀드리면, 은행의 역설이 있습니다. 부자에게 돈을 빌려 줄 때 이자율이 낮고, 가난한 사람에게 이자율은 높은 것 말입니다. 이것을 합리적으로 해결할 사회체계가 있을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4 12:08   좋아요 0 | URL
부자라는 의미는 대기업을 말하는 거겠죠 ? 아마 리스크 때문에 가난한 사람일수록 이자율이 높은 것 같은데 사실 돈 떼먹는 가난한 사람 수'로 생각하지 말고 액수로 보면 대기업 투자가 더 위험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가난한 사람이야 기껏 몇 천 빌리는 거지만 대기업은 몇 천 억을 빌리니깐 말이죠.... 아닌가 ? ㅎㅎㅎㅎ. 잘 모르겠습니다.

새벽 2013-05-04 13:14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IMF 사태를 기폭점으로 국내 은행들의 점유율이 뒤집힌 것이,
막대한 규모로 대기업에 대출한 자금 때문이던 걸로 기억합니다.

국내 최고라던 상업(우리)은행, 조흥은행 모두 이때 부채로 결국 무너지고
당시 그들에 비해 영세했던 신한, 하나은행은 대기업과 덜 묶인 덕에 우량은행으로 올라섰지요.

인도에서 시작된 착한 은행 제도..
가난하지만 회생 의지가 있고 선량한 사람들에게 저리로 돈을 꿔주는 은행이 회수율이 좋았고 지금은 여러 나라에 퍼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회수 리스크에 따른 이자율 산정은 '자본'의 측면에 치우친 일방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를 생각할 때 현행의 은행 제도는 오히려 자본주의의 문제를 심화시키는 측면이 있습니다.

자본이 계속해서 노동을 활용하려면.. 지속가능한 자본주의 체제 유지를 위해서라도
자본주의 시스템 스스로 대안적인 은행 제도를 겸비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자본가 입장에선 가장 안전하고 합리적인, 현실적인 산출법이라는 걸 저도 부정할 순 없습니다.
다만, 자본주의에 전혀 대안이 없을 거라는 사고는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4 14:25   좋아요 0 | URL
인도 착한 은행 제도는 반전이었죠.
아무 조건도 없이 그냥 돈을 빌려주면 저 사람들 술 먹고 놀다가
돈 안 갚는다에 500원 건다. 무모한 짓이다. 사람들이 다 그랬는데
회수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이유는 신뢰였어요.
무일푼인 자기를 아무 조건없이 돈을 빌려주자 그것을 일종의 믿음으로 생각했고
그래서 무엇보다 잘 갚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니깐 저런 이자율은 사기라는 거죠.
이 은행 운동을 뭐라 하던데 말이죠. 흠흠..

마립간 2013-05-06 11:52   좋아요 0 | URL
제가 언급했던 부자가 대기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구요, 일반인들 중 자산이 있은 사람을 신용이 있다고 평가하는 것을 말한 것인데, 곰곰생각한발님이나 새벽님의 댓글을 보니 자산과 신용은 무관한 것으로 봐야겠네요. (은행에서는 그렇게 생각지 않잖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6 17:54   좋아요 0 | URL
부자는 온갖 혜택 다 누리더군요. 저희 외삼촌 갑자기 땅부자되더니 제일 먼저 달라진 게 바로 은행이더라고요.
은행 돈 예금할 일이 있으면 거기 직원이 직접 옵니다. 깜작 놀랐습니다.
대우가 이렇게 달라질 줄은 말이죠. 서민 대출은 온갖 지랄하며 까다롭게 굴다가도
외삼촌이 몇 십 억 좀 빌립시다, 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주더라고요... 신기하기도 하고.. 이게 천민 자본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ㅎㅎ. 쓸데없는 삼천포로 흘렀네요..ㅎㅎ

2017-06-01 16: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01 19: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 하녀들 / 희곡, 장 쥬네 > ,  < 의식 / 영화, 로렌스 하비 > ,  < 심연 / 영화, 니코 파파타키 > ,  < 피부 속의 악마 / 소설, 플레트 우디예 > , < 의식 / 영화, 오시마 나기사 > ,  < A Judgement in Stone / 소설, 루스 렌델 > , < 이 집 안의 내 자매 / 소설, 웬디 케슬먼 > , < 자매여 내 자매여 / 영화, 낸시 메들러 > , < 의식 / 영화, 클로드 사브롤 > , < 버터플라이 키스 / 영화, 마이클 원터보텀 > 의  공통점은 ? 정답은 1933년에 벌어진 파팽 자매 사건'을 직간접적으로 다룬 소설과 영화들이라는 점이다.

 

1933년 2월 2일. 대저택에서 아내와 딸이 죽은 채 발견된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눈동자는 뽑힌 상태였고, 팔과 다리는 잘린 채 바닥에 나뒹굴었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눈동자는 피해자들이 살아 있을 때 뽑힌 것으로 밝혀졌다. 그 집에서 일하는 하녀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침대에 죽은 듯 누워 있었다. 다만 그들은 죽은 듯이 누워 있었을 뿐 죽지는 않았다 !  왜냐하면 하녀인 크리스틴 파팽과 레아 파팽 자매가 범인이었기 때문이었다. 파팽 자매는 별다른 저항없이 침대에 누워서 경찰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살해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 사건은 워낙 강렬해서 그 후 수많은 작가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국내에 < 활자 잔혹극 >이라는 기상천외한 제목으로 출간된 루스 렌델의 < 석상의 심판 > 또한 이 사건을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진 소설이다. 주인공 유니스'는 자신이 글을 읽지 못하는 문맹이란 사실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이러한 비밀'이 커버데일 가족에 의해 밝혀지자, 그녀는 가족을 몰살한다. 장정일이 발문에서 지적했듯이 소설은 문맹의 위험성과 함께 소통 없는 탐서'가 가지는 위험성도 함께 고찰한다. 사실 이 소설에서 제일 으시시한 인물은 유니스가 아니라 탐서가 자일즈'다.

 

한마디로 이 소설은 기똥차다, 환장한다, 끝내준다, 질질 싼다, 환상적이다 !!! 아마도, 이 불길한 예감이 맞을 것 같지만, 올해 읽은 소설 가운데 최고는 이 소설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상문학상 수상집 10권 읽는 것보다는 차라리 이 책 한 권을 읽는 것이 더 유익해보인다.  단연,  최고다 !  내 < 촉 > 은 틀린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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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Judgement in Stone > 를 국내에서는 < 스톤家의 심판 > 으로 소개되었는데 왜 이런 제목이 붙었는지 당최 이해가 가지 않는다. 등장 인물 그 어느 누구도 스톤'이란 성을 가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 돌의 심판 > 이라고 하거나 < 석상의 심판 > 이 정확할 것 같다. 소설에서 중요한 모티브로 작동하는 < 돈 조반니 > 줄거리를 보면 망나니 돈 조반니'가 동상을 집에 초대하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또한 소설 속 유니스'가 돌처럼 냉정하고 감정 없는 캐릭터인 것을 보면 < 돌처럼 냉정한, 감정없는 여자의 복수 > 란 뜻인 것 같다. 그런데 이 제목을 다른 시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내가 보기엔 이 제목은 하나님의 말씀을 적은 십계명이 새겨진 석판에 대한 속뜻'처럼 읽힌다. 그러니깐 < 돌에 새겨진 심판 > 이 의미하는 것은  결국 십계명'이 아닐까 ?

 

 

 

 


 

 

 

 

 

 

 

 

< 욕 먹을 각오로 쓴다 ! > 시리즈  제 3 탄.

 

 

 

- 독서, 허영의 불꽃

 

 

책을 읽지 않는 사회에서 독서 행위'는 미덕'이 되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 속물 > 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 교양 > 이 되었다. " 책 읽는 사람, 근사하다 ! "  읭 ?! 그런데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일수록 ( 나쁜 쪽으로 ) 고집이 세다. 가장 지저분하게 끝나는 술자리'는 글빨 좀 되는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이다. 시작은 수수하나 끝은 시시하거나, 미미하거나, 지저분하다. 서로 잘났다고 언성을 높아다가 싸움박질로 끝나고는 한다. 홍상수 식 작문으로 표현하자면 " 소주의 힘 " 이거나 " 막걸리의 힘 " 이다. 사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교양 있고, 이해심이 많으며, 지식이 풍부해서 큰 사람이 될 것 같지만 그것은 정말 오해입니다아아앙. 읭?

 

독서 행위가 인격을 높인다는 말은 과장이 심하다. 물론 독서를 통해서 세상을 보는 바른 눈을 가지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오로지 지적 허세'를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멀리서 볼 것도 없다. 나부터가 그렇다. 책 좀 읽었다고 아는 척을 한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문장의 지랄같은 허세를 보라. 읭 ?! 사실 가장 꼴사나운 판은 평단'이다. 강준만은 이들을 문학 권력'이라고 지적한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작가'는 문단 권력이 만든다. 문단 권력자'의 이해타산'에 의해 발굴되는 것이다. 이들이 큰소리 땅땅 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바로 < 등단 제도 > 때문이다.

 

이런 지적 허세'는 글을 쓰는 작가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대한민국 에세이 가운데 구 할은 자기 자랑'이다. 소소한 일상 예찬처럼 보이지만 핵심은 " 당신들이 놓친 것을 나는 간파했네 ! " 다. 김미경 자기계발서와 신달자 에세이는 동일하다. 그런가 하면 모 시인'은 블로그에 자신의 글이 올라왔다는 이유로 법적 대응 운운한 사례도 있다. 출처를 밝혔음에도 말이다.

 

 

한국 문단에서 등단을 통하지 않고 작가 행세'를 하면 개무시당한다. 문단 권력자들은 웃으면서 코 판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대가'라고 칭송하는 세계적 작가들은 등단을 마친 사람들일까 ? 나는 셰익스피어가 등단을 통해 작가 생활을 했다는 소릴을 들어본 적이 없다. 도스토예프스키는 ? 카프카는 ? 보르헤스는 ? 들어본 적이 없을 것이다. 당연하다. 등단 제도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등단 제도'가 있는 나라는 일본과 한국이 유일하다. 이런 것을 닮을 필요 없다. 못된 것만 배운다고 일본과 한국에만 있는 것이 또 하나 있다. 보증 제도'다. 반드시 없애야 할 악법이 보증 제도인데 유감스럽게도 한국은 못된 것만 배운다. 아비가 진 빚은 자식이 갚아야 한다. 채권자 甲 에게는 정말 환상적인 제도'다. 乙에게는 개같은 제도이지만 말이다.

 

■ 서평가의 리뷰를 읽는 것은 즐겁다. 왜냐하면 거기에는 순수한 열정이 보이기 때문이다. 좋아서 하는 것이다. 그런데 같은 이유로 문학평론가의 리뷰는 불쾌하다. 왜냐하면 그 글들에서 권력 욕망을 읽기 때문이다. 서열과 자기 과시'가 읽힌다. 문학평론가가 쓴 평론보다는 서평가가 쓴 글이 담백하다.

 

 

이 글을 읽는 알라디너들은 기분이 나쁠 것이다. 하지만 이 글은 나 스스로를 향한 반성문'이기도 하다.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런데 < 나 > 라는 인간은 교양이 쌓이기는커녕 삐딱하게 세상을 보기만 했다. 그것은 타자에 대한 어떤 우월성이었다. 입만 살았지 발은 죽었다. 김수영 시인이 보았다면 냅다 내게 따귀를 때렸을 것이다. 김수영은 말했다. 책만 읽고 행동하지 않는 것은 읽지 않는 것만도 못하다고 말이다. 우리는 책상 앞에 앉아서 교양 있는 척 허세를 부리지만  막상 철탑 노동자를 위해 싸울 생각을 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진정성'은 입'이 아니라 발'에서 나온다.  

 

■ < 활자 잔혹극 > 에서 주인공인 유니스'가 보이는 심리 상태는 사실 탐서가'에게 적용할 만하다. 예를 들면 책을 많이 읽는다고 자부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이 읽지 않은 책'에 대하여 부끄러워 하는 경향이 있다.  탐서가들은 자신이 고전을 읽지 않았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그래서 종종 거짓말을 하고는 한다. 독서광들이 세르반테스가 쓴 < 돈키호테 > 를 읽은 적이 없다고 고백하는 것은 유니스가 문자를 읽지 못해서 오는 < 수치 > 와 비슷하다. 그래서 읽은 척을 한다. 루스 렌델은 이 소설에서 유니스(문맹자)와 자일즈(탐서가)를 비슷한 유형으로 설정한다. 장정일의 표현을 빌리자면 " 현실과 소통을 거부하는 탐서 " 는 문맹과 다르지 않다.

 

 

내 어머니는 국민학교 졸업장이 전부'다. 성경책을 필사하는 데 평균 2년이 걸렸다. 초등학생 같은 글씨체'가 부끄러워서 한 글자 한 글자 펜 글씨로 써내려가다 보니 세월이 그리 흘렀다. 그렇게 해서 모인 성경 필사본이 4권이다. 당신이 읽은 유일한 책은 성경책이 전부였다. 어머니는 시장에 가면 물건값을 흥정하지 않는다. 덤을 주면 거절한다.  값을 흥정해야 될 곳은 백화점이지 시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 가난한 시장 상인들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흥정을 하다니....  오히려 떵떵거리며 큰소리로 흥정해야 될 곳은 백화점이란다. 이 에미'는 못 배웠지만 적어도 그 정도는 안다. " 그 말은 마치 공산당 선언문'에 나오는 노동자여 단결하라, 처럼 들린다.

 

물론 어머니가 < 자본론 > 을 읽었을 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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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013-05-03 0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제 미비한 경험이나마.. 책 많이 읽은 식자들 술자리보다 더 꼴 사나운 곳은.. 독서량은 부족한 영화광들의 술자리였습니다.

물론 독서,를 참된 향유나 성찰의 계기로 삼기보다 지적 허영 내지 권력 삼는 사람들에겐 화살이 꽂혀 마땅하나..

대부분의 책을 읽고 이런 공간에 글을 남기는 분들에겐.. 세상이 비뚤어져 있는 것으로 보이리라..

알게 된 만큼 괴롭고 조오옷 같을 수 있으리라.. 책을 지독히도 읽지 않는 일인으로서 그리 생각하고 있답니다.

김수영님의 명제에서 작금의 우리 누가 과연 면책될 수 있을까..도 싶습니다.

암튼, 좋은 책 또 소개받고 글도 잘 읽고 갑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3 03:05   좋아요 0 | URL
조오옷.. 요 표현 좋습니다. 자주 써먹어야 할 것 같아요.
아니 이 야심한 밤에 왜 깨어있으시나요.. 읭 ? ㅎㅎㅎㅎ. 저 요즘 읭'에 꽂혔습니다.
전 서평가들은 좋게 봅니다. 서평가들은 정말 순수하게 책이 좋아서 그걸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문학평론가는 글이 곧 권력투쟁이 됩니다. 평단에서 싸우는 꼴 보십시요. 아주가관도 아닙니다.
이건 출판사 대표이사인지 아니라 술상무인지, 출판사 이익을 대변해요.
그럴 것이 문학상은 대부분 출판사와 관련이 있습니다. 심사위원 이거 대단한 닭 벼슬이거든요.
자기 한 마디에 작가들은 벌벌 떨죠.

하여튼 이 책 읽어보세요. 재미있습니다.
내 안에 악마'도 무척 재미있습니다. 전 이런 소설이 좋더라고요....



새벽 2013-05-03 22:50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흥미진진,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남은 건 책 구해서 펼쳐드는 실천...

그나저나 전 지금껏 '응?' 혹은 '음?'을 썼는데 정말 '읭?'이 더 낫군요. 앞으로 애용해야겠습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4 03:44   좋아요 0 | URL
읭'이 요즘 인기더군요. 하루빨리 표준어가 되었으면 합니다.
흥미진진보다 흥미즨즨'이 더 뭔가 느낌이 있습니다..ㅎㅎㅎ

twinspica 2013-05-03 0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새 책 10권을 읽는 것보다 애독서 한 권을 10번 읽는 게 나을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3 03:07   좋아요 0 | URL
비슷할 겁니다. 저라면 새 책 읽습니다만..ㅎㅎㅎㅎㅎ. 깊이 읽기 하려면 한 권을 열 번 읽어야겠죠.

승우 2013-05-03 0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식>은 정말 재밋었어요 활자잔혹극은 꼭 봐야겠군요.

읽던 보던 감상후 왜 좋은지 잘 설명할수 있으면 좋겠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3 03:37   좋아요 0 | URL
의식'은 제가 좋아하는 샤브롤 영화'입니다. 전 마지막 장면에서 일종의 카타르시스 비슷한 걸 느껴써요.
왜 마지막에 어둠 속에 있는 주인공으로 끝나잖아요. 아... 걸작이었어요.

재는재로 2013-05-03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활자 잔혹극 진짜 대단한 작품이죠 가족들의 허영때문에 닥친 파멸 그리고 가해자에게 쏜아진 동정 하지만 자신이 문맹이라는 사실이 세상에 공개되는게 그녀에게는 지옥같은 일이 아닐까요 자신의 문맹사실을 덮기 위해 저지른 살인이 오히려 더 지옥같은 삶을 살게하는 ..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3 15:41   좋아요 0 | URL
정말 대단하죠. 많은 걸 알게 해주는 책인 것 같습니다.
이 양반 처음부터 다 까고 시작하잖아요. 유니스는 글을 쓸 줄고 읽을 줄도 몰라고 가족을 살해했다.
이 첫문장읽고 이 양반 미친 게 아닌가 했어요. 범인을 공개하는 것까지는 그렇다고쳐도
살해동기까지 미리 말하면 어떻합니까 ? 그런데 재미있다는 거죠. 참 독특한 소설이에요...

마립간 2013-05-03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독서를 하기도 하지만, 문화적 허영심때문에 독서를 하기도 합니다. (이런 저의 심리는 저의 서재글에서 고백한 바 있습니다.) 제 서재 글의 구할구푼은 제 자랑입니다. (자랑이나 허영이 없는 글도 가끔 쓰지만 공개하는 적이 별로 없지요.)

여행의 악덕, 칭찬의 악덕, 반성의 악덕 그리고 독서의 악덕을 들었습니다만, 독서의 악덕에 '나쁜 쪽으로 고집이 세다'라는 이야기를 새로 듣게 되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3 15:40   좋아요 0 | URL
사실 ....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일수록 문맹적 성격이 강해요. 무슨 말인가 하면...
안 읽은 책을 읽었다고 거짓말하기 일쑤거든요. 예를 들어 돈키호테 안 읽었으면서
돈키호테 ? 아... 그거 끝내주지.. 이런 거.

안 읽었다고 고백하면 부끄럽다고 생각하잖아요. 위의 유니스와 다르지 않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독서광일수록 유니스를 닮았어요. 그리고 과시적 책소개도 일종의 문맹적 성격입니다.

마립간 2013-05-06 10:57   좋아요 0 | URL
제 페이퍼에 독서에 관한 글을 작성했습니다. 그 글에서 곰곰생각하는발을 언급하여 이해를 구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6 13:11   좋아요 0 | URL
아, 그럼요. 제가 나쁜 쪽으로 고집에 세다, 라고 한 전제에는 좋은 쪽으로 고집도 세다, 라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기도 합니다. 전 지나친 독서 행위가 독서 그 자체에 대한 맹신'을 부추긴다고 생각하니다. 일종의 부작용이라고 할까요. 모든 것은 책 안에 있다는 믿음은 좀 위험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개 2013-05-03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양하지도 않고, 분량도 적은 독서를 하는 1人입니다.

점점더 머리가 굳는다 다시말해 나쁜쪽으로 고집이 세어진다는 말에 깜놀했네요.
'읭' 나만 그런게 아닌거야? 하고 말입니다.
행동하지 않고 활자만 쳐다보는 제가 정말 잘못 살고 있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3 15:37   좋아요 0 | URL
저 요즘 읭'에 꽂혔습니다. 이거 웰케 귀여운 겁니까. 읭 ?! ㅎㅎㅎㅎㅎ.
저의 반성이기도 합니다. 제가 꼰대 스타일을 정말 싫어하는데 책을 읽고부터 좀 꼰대스러워졌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3-05-03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활자잔혹극>은 그보다 먼저 고려원 번역본 <유니스의 비밀>로 나왔죠.고려원이 망하기 몇 년 전에 유독 미스터리 소설 좋은 것을 많이 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3 15:5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맞습니다. 저 이 고려원 시리즈 한 20권 가지고 있습니다. 헌책방에서 팔길래 얼릉 구입했어요. 그런데 아쉽게도 < 유니스 > 는 없더라고요. 전 유니스'가 < 활자중독극 > 으로 나온 줄 전혀 몰랐습니다. 얼마전에 그냥 클릭하다가 어 ? 루스 렌델이란 이름을 듣고 알았어요. < 잔혹과 매혹 > 이란 작품도 파팽 자매에 대한 글인데 재미이습니다. 참.... 절판이군요..ㅎㅎ

알로하 2013-05-03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적인 허영심! 찔리네요. 가끔씩 흥미 없는 책도 고전이니까 꾸역꾸역 읽어내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고집도 세지는 게 확실한 것 같고, 조금 얻은 지식이 전부인양 떠벌리는 경우도 생기고요. 책을 통해 얻는 지식도 꼭 필요하긴 하지만 외려 어머님처럼 생활에서 우러나온 통찰이 더 진실되게 느껴질 때가 있네요. 반성 좀 해보고 갑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3 18:04   좋아요 0 | URL
제가 몇 년 전에 세익스피어 전공자와 대판은 아니고 소판 싸운 적이 있습니다. 추리소설, 이런 거 존나 무시하더라고요. 하긴 우린 둘 다 고집이 센 늙은이들이었씁니다. ㅎㅎ.
옛날에 컬트 마니아 붐이 있었죠. 저도 그중 한 명이었는데 오로지 남들은 보지 못하는 것을 본다는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술자리에선 항상 그걸 자랑했죠. 남들은 보지 못한 것을 봤다는... 다 허세죠. 타자를 이해하기 위한 독서가 아니라 오로지 독서 목록을 채우기 위한 독서는 유니스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이거 저의 자기반성문입니다.

Nina 2013-05-04 0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책을 통해 도피하려는, 저의 아집을 더 굳건히 하려는 불순한 의도로
자기계발서가 아닌 자기위안서를 찾아다니던 제 모습을 직시하곤
한동안 책 읽기를 멀리하고
대신 행동에 집중하려던 시기가 있었죠.

예전에는 가리지 않고 책을 읽었지만
이젠 좀 가려가며 읽어야 할거 같아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4 05:49   좋아요 0 | URL
전 옛날에 영화광이 되겠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컬트 영화만 찾아다녔습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희귀 영화'만 찾아다녔던...
지금 생각하면 허세'였어요. 제가 술자리에서 얼마나 자랑을 했는지.
너 < 엘 토포 > 봤냐 ? 안 봤냐... 멍청한 놈. 이런 식...ㅎㅎㅎ 얼마나 보기 싫었을까용

Nina 2013-05-04 06:08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뭘요, 귀여우셨을거 같아요. 그때 나이에밖에 할수 없는 치기 어린 행동.. 누구나 있을걸요 ㅎㅎㅎ
근데 페루애님 말씀대로 십계명도 맞을거 같아요 좀더 나아가서 생각해보면...
구약을 보면 모세가 하나님으로부터 십계명 받아가지고 오잖아요. 돌에 새겨진..

곰곰생각하는발 2013-05-04 06:19   좋아요 0 | URL
진상이었을 거예요. 잘난 척을 엄청 했던 거 같아요.

소설 내용이 문맹인 가정부와 활자중독증에 거린 가족 간의 갈등이거든요.

모세가 석판에 음각으로 새긴 활자 ( 십계명 ) 들고 내려오잖아요. 하여튼 돌판이 둘로 쩍 하고 갈라졌지만...

십계명 하시다시피 거짓말 하지 마라, 살인하지 마라 일ㄴ 거 있잖아요. 그게 문자로 새겨졌단 말이죠. 흠흠

그니깐 돌의 심판'이란 것에서 돌이란 것은 모세의 십계명 석판'이란 거... 뭐, 그런 생각..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