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여행을 떠났다.

 

 

 

1. 거제 편

 

친애하는 이웃 한 분이 여행담을 재미있게 올려서 그 글을 보며 낄낄거리며 웃었다. 개똥이 많은 유럽 거리'보다는 아시아 오지'를 찾아 떠나는 분인데, 그 여장부 같던 성격도 고산병 앞에서는 맥을 못추는가 싶다.산소 마스크에 의지해서 골골거리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은 거라. 당신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었던 것이다. 그녀가 방긋 웃으며 " 씐나는 여행이었어요 ! " 했다면 시큰둥했을 것이다. 으하하하. 그녀의 글'을 읽다가 문득 나도 여행담'을 재미있게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 세계 각국 > 이라는 타이틀 대신 국내 여행기'이다. 통영 거제'에 머문 시간은 4개월 남짓'이다. 원래는 고로쇠'가 나오는 3월 말에서 4월 중순'( 2월 말에서 3월 중순'인가.. 헷갈린다. ) 까지 거제에 머물며 일'을 할 생각이었으나 내가 머문 집 어머니( 서울역에서 알게 된 형'의 어머니다. ) 가 내가 떠나는 날이 되면 늘 우시는 바람'에 보름, 보름, 보름을 연기하다가 결국 그리 되었다.  

 

어머님은 나이 칠순으로 허리'가 기억자'로 구부정한, 말 그대로 시골 꼬부랑 할머니'였고, 아버님은 경상도 남자 특유의 기골이 장대한 어른이셨다. 재미있는 사실은 아버님 밥상에는 날마다 굴비 한 마리'가 놓여 있었다는 점이다. 말로만 듣던 영광 굴비'다. 살림이 넉넉한 집안'이라고는 하지만 그 비싼 영광 굴비'를 온가족이 365일 먹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 밥상에서는 암묵적 동의가 침묵으로 전해지고 있었다. 식구들은 아무도 그 굴비에 손을 댈 수작을 부리지 않았다. 지금 이 고백을 하자니 벌써부터 얼굴이 붉어지지만 나는 그 사실을 정말 몰랐다. 굴비가 그렇게 맛있다는 사실도 그때 처음 알았다. 영광 굴비가 아버님에게만 올리는 진상'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나는 그 진상을 탐했으니 그야마로 진상이었다. 나는 아버님과, 아... 경쟁적으로 굴비를 탐했으니 조선 시대였다면 사형'이 아니었을까 ? 거제도 형님'도 태어나서 단 한번도 건드리지 못했다는 굴비의 몸통을 나는 찌른 것이다. 그 사실은 한참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되었다.  

 

칠순이 훌쩍 넘은 아버님은 일본 후쿠시마 저 먼 곳에서 온듯한 히피 청년에게 손수 굴비 살을 뜯어서 내 밥 위에 올려주셨다. " 맛있나 ? 마이 묵어라 ! " 짐승들 사이에서 먹이를 나누는 것은 동료애의 표현이니, 아마도 아버님이 내 밥 위에 굴비 살을 뜯어 올려놓으신 것은 내가 마음에 들었다는 표현이셨을 것이다. ( 거제도 형이 서울에서 고생할 때 내가 이 형을 보살핀 덕을 톡톡히 보는 중이었다. 부잣집 막내였던 형은 식당밥을 못 먹겠다며 투덜대길래 집에 데려와 삼겹살 몇 번 구워주거나, 함께 장을 봐서 집에 돌아와 함께 요리를 했다는 거짓말이고 내 어머니에게 부탁을 해서 종종 초대를 하고는 했다.  그 사실을 거제 부모님에게 과장되게 말한 모양이었다. ) 사실 나는 그 굴비가 조기'인 줄 알았다. 식당에서 신물이 나도록 먹던 그 조기 말이다. " 여기 조기는 맛있네요. 쩝쩝 ! 식당에서 먹을 때는 쩝쩝 ! 맛이 없어서 안 먹고는 했는데 말이죠. 쩝쩝. 비린내도 하나도 안나고. 쩝쩝. 여기 조기는 크네요. 쩝쩝..... "  

 

아버님은 칠순이 넘은 나이셨지만 청년 못지 않은 힘을 가지고 계셨다. 40킬로 고로쇠 물통을 들고 산 밑을 내려오면 하늘이 노랗게 보였으나 아버님은 땀 한 방울 흘린 적 없다. 아버님과 종종 팔씨름을 하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나는 발랑 뒤로 넘어가고는 했다. 연기가 아니라 정말 힘이 장사였다. 그렇게 나는 그곳에서 4개월을 보냈다. 개구리가 울고, 비가 온 다음 날에는 도로에 개구리가 자동차에 깔려서 수백 마리가 죽었다. 그 비린내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렇게 고로쇠 체취가 다 끝나갈 무렵, 어머님은 늘 내가 머문 사랑채에 오셔서 나를 보내는 게 서운하다는 소리를 하셨다. 그리고는 늘 우셨다. 고생만 시켰다는 둥, 며칠 머물면서 거제도 구경도 하고, 맛난 해물도 해주겠다고 하셨다. 그 눈물이 아름다워서 나는 보름을 더 보냈고, 약속한 날이 되어서 배낭을 싸면 어머니는 어김없이 사랑채로 오셔서 군고구마를 내오며 우셨다. 그렇게 2개월은 어머님과 함께 보냈고, 60마리가 넘는 굴비'를 과감하게  건드렸다.  

 

어느 날, 어머님이 아침에 다시 찾아오셨다. " 아가, 힘든 부탁하나 해도 되나 ? 우리 부부 사진 좀 찍어도고. 갈 때 되지 않았나. 영정 사진 부탁한데이 ! " ( 사투리를 흉내 낼 수가 없어서 엉터리 사투리를 선보이니 통영 사투리에 능한 분 있으면 덧글로 남겨주시기 바란다. ) 어머님은 한 시간 동안 몸 치장을 하셨다. 그 사이, 아버님은 양복을 차려입고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시며 주문을 하셨다. 내가 아버님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 어머님하고 같이 찍으셔야죠 ? " 그 소리에 아버님은 큰 소리로 말씀하셨다. " 뭐하러 같이 찍노 ! 죽을 때 훈자 죽어삘 낀데, 독사진 찍어야지. 가족 사진은 마이 찍었다. 영정사진은 독사진이라. 참 재밌제 ?  가족 사진 아무리 많이 찍어도 결국 죽을 땐 독사진이 필요한 기라. 그기 인생 아니겠노.  " 아버님은 제일 먼저 대문 앞 명패 옆에 서서 찍기를 원하셨다. 무뚝뚝한 표정이었으나 어떤 자부심이 느껴졌다. 아버님이 이곳저곳을 돌며 사진을 찍을 무렵 어머님이 나타나셨다.

 

한복을 입고 나오셨는데 그 모습이 내 눈에는 슬펐다. 아름다움과 죽음이 겹쳐지면 비장해지는 법이다. 어머니는 이곳저곳에 앉아서 사진을 찍었다. 찍을 때마다 나는 조금씩 무너졌다. 나를 완벽하게 무너뜨린 곳은 장독대'였다. 어머니는 기억자로 구부러진 몸으로 내 손을 잡더니 집 뒤에 놓인 장독대로 나를 끌고 갔다. 정오가 지난 오후 2,3시'였다.  " 여기 이 시간엔 볕이 잘 든다. 아가, 내 여기서 사진 하나 찍어도고. 할베 보니 대문 앞 명패 앞에서 찍어달라고 했제 ? 내는 여기가 좋다. " 서른 개 남짓한 장독대'에 어머니는 의자를 끌고 와 앉으셨다. 작고, 작고, 작은 몸이었다. 그때 난 울음이 터졌다.

 

뷰파인더'를 통해 본 어머님은 늙은 여인이 아니라 한 개의 항아리'처럼 보였다. 그러니깐 나는 인물 사진을 찍은 것이 아니라 풍경 사진을 찍고 있는 것이었다. 아, 그때 알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산과 바다와 나무 그리고 꽃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다. 저 수많은 옹기들. 짜고 맵고 독한 것을 품고 살아가는 옹기들. 간장은 옹기에 오래 담길수록 단내가 난다는 소리를 들은 적 있다.  몸으로 숨을 쉬어 독한 것을 내보낸 결과이다. 사진 속 어머님은 옹기'였다. 쉴 새 없이 찍었다. 100컷이 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가 떠나던 날도 어머님은 우셨다. 우리 언제 또 보노 ? 어머님은 지병이 있으셨고 늘 아프셨다. 나는 다음 해 여름이 되면 꼭 찾아뵙겠다는 약속을 했으나 지키지 못했다. 몇 년 후 거제도 형으로부터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소릴 들었다. 그리고 다시 몇 년 후 어머님이 돌아가셨다. 어머님이 돌아가셨다는 소릴 들었을 때 첫 번째로 들었던 생각은 그 많은 항아리'들이었다. 자세히 세어보면 하나가 더 늘었을 것이다. 그리  생각하니 그렇게 슬프지 않았다. 나는 거제도에서 100마리가 넘는 귀한 굴비를 건방지게 먹었고, 살아서 숨을 쉬며 말을 하는 예쁜 항아리'를 만나기도 했다. 구부러진 항아리가 말을 하다니 !  거제는 아름다운 곳이다.  

 

 

 

 

2. 군산 편

 

군산은 볼것이 거의 없다. 특별한 유적지도 없다. 고군산군도나 선유도가 군산시'에 포함되기는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그냥 동떨어진 섬'일 뿐이다. 남해 푸른 바다'를 생각하며 군산 서해 바다'에 갔다가는 그 짙은 흙빛 탁류'에 기겁을 할 것이다. ( 그리고 철새도래지'도 있다만 이곳에서 시간에 맞춰 철새떼를 보기란 하늘에 별 따기'보다 어렵다. ) 군산 사람들은 서해 바다'를 똥물'이라고 불렀다. 이 지역은 공장이나 회사가 거의 없는 지역이라, 이곳 사람들은 대부분 가난했다. 80년대 풍경이 고스란히 재현되었고, 일제 시대 건물들도 눈에 띠었다. 젊은 사람들은 군산을 지겨워했다. 모두 이곳을 빠져나가길 원했고, 남겨진 사람들은 대부분 젊고 아름다운 여자들이었다. 나는 이곳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살아보기로,  마음 먹었다.  

 

내가 이곳에서 오랫동안 머물 수 있었던 이유는 < 얼음맥주집 > 때문이었다. 얼음이 잔뜩 담긴 파란 플라스틱 통'에 맥주를 넣어 테이블 아래 놔두었다. 따로 시킬 필요가 없다. 먹고 싶으면 테이블 아래 놓인 얼음 통을 열어서 맥주를 꺼내면 되니깐 말이다. 안주 값은 없다. 맥주 3병에 만 원이고, 소주 1병은 오천 원이었다. 소주 3병을 마셔야 만 원이었다. 안주값이 없으니 혼자 만 원만 내면 배가 터지도록 맥주를 마실 수 있었다. 안주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풍부했다. 온갖 해산물이 무제한적으로 나온다. 심지어는 고등어조림도 나오고 갈치 조림도 나온다. 종종 병어회'도 나온다. 대기업들이 착한 가격 운운하는데 여기 안주 인심에 비하면 그들 대기업의 설레발은 병심 같다.  

 

나는, 약간의 과장을 보태서, 1년 365일 < 얼음맥주집 > 을 찾았다. 하루에 한두 끼면 되니, 집에서 음식을 하는 것보다 이곳에서 사먹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구멍가게에서 맥주 3병에 프링글스 하나면 이미 만 원을 넘지 않던가 ? 쉬지 않고 찾아가니 단골'이 되었다. 나는 항상 맥주를 마셨는데 안주로 고등어조림이 나오면 밥을 달라고 했다. 그러면 주인은 내 테이블에 앉아서 같이 밥을 먹기도 했다. 천국이 따로 없었다. 이곳에서 나는 매우 특별한 대우를 받았다. 환갑을 바라보는 두 자매'가 장사를 하는 가게는 내가 오면 늘 백숙 한 마리'를 내오고는 했다. 안주에는 없는, 개별적으로 파는 백숙이어지만 내가 오면 늘 백숙'을 내오셨다. 자매 가운데 큰 언니'는 욕을 잘했는데 항상 이런 말을 하고는 했다.  

 

" 여기 군산 사내 놈들은 다 뱃놈이어서 시커멓고, 우락부락한당께. 승질은 을메나 지랄 같어. 뱃놈 밥 먹듯 한다고 말이제, 산더미 같은 밥 먹고, 남아도는 힘 어디다 쓰것남 ? 밤 되면 지 마누라 엉덩이 만지는 기 낙이제. 흐메, 스무 살 꽃다운 나이로 시집 와서 날마다 밤마다 괴롭히는데 못 살 것드라. 새벽부터 시어미 지랄하고, 낮에는 성질 급한 남편이 때리고, 밤에는 괴롭히는데 날마다 눈물 바다였제. 흐메...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앞을 가린다야 ?  우리 예술하는 총각 보소. 어쩜 이리 피부 곱소 ! 양놈처럼 허연 남자가 좋더라, 난... 내 젊었으면 이 총각에게 시집 간다 ! "  

 

이 욕쟁이 할머니의 편애'에 몇몇은 불편한 심기를 고백하기도 했다. " 아니 차별도 적당히 해야제. 저 총각에게는 백숙 내고, 우린 만날 완두콩 삶은 것만이오 ! " 그럴 때마다 할머니는 버럭 소리를 지르고는 했다. 내 주량은 딱 맥주 3병이었다. 맥주에 백숙 하나 먹어봐라. 아무리 더 마시고 싶어도 배가 불러서 먹질 못한다. 나는 돈 만 원 내고 백숙'에 게장까지 먹고 가는 게 늘 미안해서 맥주 3병을 더 시키고는 했다. 그리고는 병뚜껑을 다 딴 채로 일어나서 계산을 하고는 했다. 나중에는 일부러 딴 맥주 3병 값을 받을 수 없다고 해서 옥신각신하다가 결국에는 타협점을 보았다. 3병은 따지 않고 집에 가져가는 것이었다. 집으로 가져가는 맥주 3병에 대해서도 욕쟁이 큰 언니'는 병 당 2000원 씩만 받으려고 했으나 내가 한사코 강력하게 주장하는 바람에 맥주 3병에 만 원을 지불했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얼음맥주'은 50대 여주인이 운영했는데 꽤 매력적인 얼굴과 육감적인 몸매, 특히나 창을 잘했다. 절창에 가까웠다. 이 집은 늘 50대 남자들로 바글바글했다. 홀로 산 지 꽤 되었던지라 흑심을 품고 오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술 장사 하다보면 이런저린 일이 생기는 법, 여주인은 속이 상할 때면 늘 나를 불렀다. 내가 가면 혼자 있었다. 손님들이 주는 맥주를 한 잔 두 잔 마시다보면 그 시간에는 취하는 법. 여주인은 내가 가면 본격적으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취하면 내 옆에 앉아서 내 허벅지'를 만지고는 했다. 내가 가게를 정리하고 술값이라도 내려고 하면 화를 내고는 했다. " 내가 그깟 매상 올리기 위해 자네를 불렀당까 ?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것이오 ? 아니면 진짜 몰라서 모르는 것이오 ? 응 ? 왜 내 맘 모르는 척한당께 ? "  

 

이후 이 주인은 물장사'를 접고, 은파 유원지에 있던 카바레'를 접수했다. 말 그대로 카바레'다. 천장에 알록달록한 커다란 알전구'가 어두컴컴한 공간에 빛을 쏘면 무대 위에서는 요상한 분위기가 연출이 되었다. 오픈 하고 나서 여주인은 나를 초대했다. 내가 간 날을 기억한다. 벚꽃 흐드러지게 피는 봄날이었다. 밖은 봄날이었으나 안은 캄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카바레는 지하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술은 < 얼음맥주집 > 에서 팔던 것보다 비쌌다. 아주 작은 맥주 한 병에 5000원이었고 과일 안주는 3만 원이었다. 여주인은 손님이 원하면 무대에 올라 춤을 추었다. 그 춤이 지루박인지 차차인지는 잘 모르겠다. 술에 취한 남자들은 여주인 품에 안긴 것만으로도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 지금 판단하건대, 춤 신청이 들어온다고 해서 무조건 춤을 췄던 것은 아닌 것 같다. 비싼 안주를 주문하면 서비스 차원에서 손 잡고 한번 땡겼던 것 같다. )

 

그 표정은 어린애와 같았다. 여주인의 커다란 젖가슴은 남자를 갓난이로 만드는 힘이 있었다. 가끔은 진짜 춤꾼이 나타나 춤을 신청하고는 했다. 중절모에 백구두는 이미 그가 고수란 사실을 말해주었다. 그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춤 한 번 신청하오 ! 그게 끝이었다. 다른 사내들과는 달리 여주인을 건드려보겠다는 수작이 보이지 않았다. 사무라이도 그렇다. 칼 솜씨 좋은 사무라이'는 말이 없다. 사무라이'란 말로 자신의 솜씨를 말하지 않고 칼로 말하나.  일 획'으로 자신을 증명할 뿐이니 말이다. 사람들은 그들의 춤을 넋 놓고 바라보았다. 아, 저 여주인의 육감적 몸매. 엉덩이가 실룩거릴수록 카바레 안은 정적이 흘렀다. 오직 연주 음악만이 들려올 뿐이었다.  

 

카바레를 열고 나서도 여주인은 계속 내게 연락을 하곤 했다.  여주인은 항상 취해 있었고 내가 술값을 계산하려고 하면 화를 내며 똑같은 말을 하고는 했다. " 내가 매상 땜시 자넬 부른 줄 아나 ? " 결국 나는 늘 이 여주인에게 공짜를 술을 얻어먹은 셈이었다. 그 많은 술값을 갚지도 못하고  나는  군산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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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3-07-31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편의 분위기가 확 다르네요. 앞 이야기 읽다가 잠시 울컥!
곰발님은 혹시 출간된 책 없나요? 본업작가인데 이름 숨기고 필명으로 활동하는 것 아닌가 마구 의심이 드네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3-07-31 10:24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깊이 알면 모두 다치세요 !

iforte 2013-08-01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쳐도 좋으니 알고파요. 곰발님, 정체가 뭐요?? @-@
ㅎㅎㅎㅎㅎ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08-01 06:50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정말 크게 다치십니다. 국정원이 접수할 지도 모릅니다.

iforte 2013-08-01 12:50   좋아요 0 | URL
오홋. 국정원.... 오메, 기가 팍 죽네요. 국정원에서 조사, 감시대상 들어가는 건 상관없는데, 제 비방 트윗 남길까봐서요. 안되겠구낭. 그냥 포기할께요. 헤헷....

히히 2013-08-02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훔치고 싶은 여행담입니다.

고딩때 친구 예닐곱을 이끌고 지리산 청학동 밑 어귀에
텐트치고 불지피고 기타(피아노 잘치는 놈에게 억지로 교습소를 다니게 했슴) 치고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 ~~~
다음해에는 진주에서 온 그룹사운드동아리 고3오빠들(맥주병인 인어공주 3명을 건져낸 공으로 왕자로 승격됨)이랑
불지피고 기타치고 볼이 발갛게 익어서 별이 쏟아지는 해변으로 ~~~
그때 오빠들의 대학(ㅜㅜ)에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한 펜팔편지들이 아직도 잘 보관되고 있습니다.
이 놈의 손들은 당시에 깨나 용감했던 대장의 혈기를 기억이나 하고 있을라나요?

태양이 물러나면 철학이 찾아옴을 온 몸으로 체험한 밤이였습니다.
그곳은 별이 배를 덮은 듯이 가깝게 내려왔고 계곡물소리는 목소리를 천박하게 만들었으며
까만밤에 오감으로 들어오는 모든 것은 사색이 되었습니다.
그런 브레이크가 필요한 나날들의 연속입니다.
그러고 보니 그땐 세상이 맑아 저도 투명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8-04 15:05   좋아요 0 | URL
그 오빠들 잘 있으려나요 ? ㅎㅎㅎㅎㅎ.
항상 비바람이 치던 바다.. 참.. 요즘도 그런 노래 부르며
바닷가에서 노나 모르겠어요.
우리 조카들 보니 계곡 놀러가서 핸드폰으로 게임만 하더라고요...


편지를 버리기 힘든 물건이에요. 매우 독특한 힘이 있습니다.
버리기도 힘들지만 팔지도 못하죠.
불에 태울 뿐입니다. 편지 매력 있어요..
 

 

 

 

 

 

역병은 늘 사회에 가해지는 징벌로 간주된다. 에이즈를 둘러싼 은유도 일종의 징벌로 부풀려짐에 따라, 사람들은 에이즈가 필연적으로 전 세계에 확산될 것이라는 주장에 길들여졌다. 성 관계를 통해 감염되는 질병은 전통적으로 이런 식의 대접을 받기 마련이다. ...... ( 중략 ) 파국을 가져오는 유행병들을 도덕적 방종이나 정체의 쇠퇴를 알려주는 징표로 해석하는 이런 방식은, 죽음의 질병을 외래의 산물(또는 결멸받고 있는 사람들이나 공포를 안겨줬던 소수자들)과 결부시켜 왔던 19세기에는 흔한 일이었다...... 질병을 죄인이나 가난한 사람들과 결부시키는 이런 반응은 언제나 중간 계급의 가치에 부응하는 것이었다. 알코올 중독자들은 특히 규칙적인 습관, 생산성, 감정에 대한 자제심을 결여하고 있다고 여겨졌다. 나중에 가서는 건강 그 자체가 이런 가치들과 동일시됐는데, 이 가치들은종교뿐만 아니라 상인들의 요구에도 부응하는 것이었다. 건강은 미덕의 증거였으며, 질병은 타락의 증거였던 셈이다.

 

- 에이즈와 그 은유, 수전 손탁

 

 

 


 

 

 

 

 

 

최병승, 천의붕 그리고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 성재기'가 실종되었다는 글 밑에 누군가가 인과응보'라는 덧글을 달았다. 사자성어'를 써가며 논리를 펴는 것을 보면 배운 티'가 났다. 좋게 말하면 인과응보'이지만 속뜻은 < 죽어도 싸다 > 는 논리'이다. 내가 반론을 제기했다.  " 한 인간의 불행한 사고를 두고 인과응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은 천박한 짓이니 입 닥치고 똥이나 싸시오 ! " 이에 따른 예상 가능한 답변, " 혹시 남성 연대 회원이니 ? 개 마초 꼴통 수컷이구나 ?  " 나는 한순간에 성재기 지지자'가 되었다.  < 적대적 대상 > 이라면 죽음마저도 조롱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태도'는 혐오스럽다. 노무현 서거 때 보여주었던 각하의 유유자적과 한 인간의 죽음 앞에서 인과응보'를 거들먹거리는  태도는 비슷하다. 다르지 않다.  자신이 증오하던 대상이 죽었을 때에는, 굳이 그 죽음 앞에서 애도'를 보일 필요는 없겠지만,  적어도 예의'는 갖추어야 한다.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죽음에 대한 예의' 말이다.

 

나는 성재기가 주장하는 말에 동조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얼토당토 않는 말이 대부분이었다. 성불평등 순위가 조사대상 137개국 가운데 107위'인 최하위국가에서 남성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다. 더 큰 모순은 남성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서 여성'을 라이벌'로 세웠다는 점이다. 얼토당토 목금토, 일'요일은 당연히 짜빠께띠'다. 징징거리는 서사'다. IMF 이후 언론은 집요하게 고개 숙인 남성 사회'를 다루기 시작했다. 문제는 고개 숙인 남성'을 다루면서 그 원인으로 여권신장'을 지목했다는 점이다.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그 흔한 클리세'를 흩뿌리면서 말이다. 성재기가 선택한 전략과 언론 데스크를 장악했던 4,50대 남성 꼰대'가 퍼트린 < 고개 숙인 남성 동정론'> 에 대한 접근법'은 매우 흡사했다.  

 

당당한 여성'의 위풍당당은 고개 속인 남성 심리를 위축시키는 데 큰 몫을 차지했다는 논조는 거짓말이다. 당당한 여성'은 남성들이 쫒겨난 틈새 자리'를 노린  결과'가 아니다. 더군다나 당당한 여성은 몇몇 특권을 가진 성공한 직업여성'에 대한 이야기일 뿐, 대부분의 여성은 IMF로 인해 남성들보다 더 큰 고통'을 받아야 했다. 남성의 고통 지수가 4라면 여성은 7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 사회에서는 남성이 고통받으면 여성은 더욱 고통받는 구조다.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을까 ? " 언론이여, 시부랄... 입 닥치고 똥이나 싸라 ! " 한국 언론이 제대로 작동된 적은 한번도 없다. 각하와 근혜 정권에서만 언론은 불공정 보도'를 했던가 ? 눈물이 앞을 가린다.

 

성재기'는 남성 권리'를 주장하기에 앞서 성적 소수자인 여성 인권'부터 말해야 옳다. 그것은 정규직 노동자가 비정규직 노동 환경은 무시하면서 자신이 소속된 집단의 노동 환경에만 큰 목소리'를 내며 징징거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의 주장을 무시하면 안 된다. 새 소리'가 아름다운 이유는 천둥소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수잔 손탁이 한 말 ( 손탁은 " 건강은 미덕의 증거이고, 질병은 타락의 증거 " 라는 일반적 믿음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한다. ) 을 살짝 비틀어서 " 행복은 미덕의 결과이고, 불행은 타락의 결과 " 라는 일반적 믿음은 헛소리'에 가깝다. 쉰소리다.

 

불행은 인과응보'에 따른 필연적 결과'가 아니다. 불행한 삶을 산 사람은 반드시 타락한 삶을 산 것에 대한, 신이 내린 정당한 복수가 아니다. 불행은  사회적 < 증후' > 로 읽어야지 착하게 살지 못한 사람에 대한 명징한 < 증명' > 으로 읽으면 안 된다는 소리'이다.  불행이 타락의 결과라면 쿠데타로 수많은 시민을 학살한 전두환이 누린, 이토록 판타스틱한 극락은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 그가 대한민국에서 누린 천수는 바르게 살아온 날들에 대한 선물이었을까 ? 잘잘못을 떠나서 성재기, 살아서 돌아왔으면 싶다. 종적을 감춘 것도 쇼'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대한 비난을 나는 하지 않겠다. 그러니 살아서 돌아오라.  

 

최병승과 천의붕'이란 사람이 있다. 아무도 모르리라 ! 어쩌면 모를 수밖에 없다. 모든 언론이 외면했으니 말이다. 비가 오면 날씨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피해 상황을 전달하고, 장마철에 대비한 위생 관리'에 대해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뉴스 대부분은 생활백서'에 할애된다. 살모낼라 균에 대한 척결 의지와 웰빙과 웰-다잉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참... 친절하다. 이러다가는 방송국에서 시청자 똥구멍까지 닦아줄 심산이다. 방송은 대중을 위한 기쁨조인가 ? 심지어는 영국 왕세자비'가 득남을 했다는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룬다. MBC는 왕세자비 신생아의 체중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다음 날에도 왕세자비에 대한 훈훈한 이야기를 전한다. 남의 나라 갓난이'에 대해서는 그토록 관심을 가지던 언론은 정작 굶어서 죽을 각오를 하고 오른 두 명의 철탑 노동자'에 대해서는 그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서 침묵은 금이 되지만 때론 악'이 되기도 한다.

 

당신은 오로지  자신이 누릴 < 행복 > 에 대해서만 관심이 있다. 블링과 힐링'이 목표다. 중국 영화 감독 장률은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 중국의 오늘은 어둡다. 미래는 모르겠다. " 내가 하고 싶은 말도 같은 말이다. " 한국의 오늘은 어둡다. 미래는 모르겠다. " 만약에 한참 세월이 흘러...  그때 그 철탑 노동자'가 투신해서 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면 당신은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 저 사람들에 비하면 내 삶은 행복하구나. " 타인의 불행에서 위로'를 얻는 것, 그것은 내적 성찰'이 아니라 이기심'이다. 연민'을 느끼는 것이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보다 가치 있는 것은 고통을 공유하는 것이다. < 측은지심 > 은 연민'이 아니라 < 역지사지 >에 가깝다.

 

꽃잎은 무겁기 때문에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가볍기에 바람에 날린다. 바람보다 가벼운 존재만이 흔들리고, 떨어지며, 날린다. 그러므로 꽃이 지는 풍경을 두고 < 낙화 > 라고 하면 안 된다. 그것은 낙화가 아니라 < 비화/飛花 > 이다. 먼지는 바람보다 가볍기에 날리는 것이니, 같은 이유로 바람은 바위보다 무거운 비행기'보다 더 무거운 존재'다. 그러므로 모래알이나 바위나 물 속에 가라앉기는 마찬가지다.  행복과 불행, 미덕과 타락'도 매한가지다. 또한 인간에 대한 귀함과 천함도 그렇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 없고, 사람 사이에 높고 낮은 것 없다. 두 명의 노동자가 있다. 그들은 철탑에 올랐다. 목숨을 걸지 않고서는 오르지 못하는 길'이다. 누군가는 그들이 선택한 불행을 통해서 위안을 삼을 것이다. 고통을 외면된,  타인을 향한 위로'는 가짜다.  

 

살아서 내려왔으면 싶다. 살아서 돌아오라. 최병승, 천의붕 그리고 성재기'는 돌아오라. 이 세상에는 죽어도 싼 놈은 없다.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고 배제하는 태도는 나쁘다. 이 세상에 잡초'란 이름을 가진 풀은 없다. 당신이 잡초라고 부르는 풀은 모두 이름을 가지고 있다. 하여튼 살아서 돌아오라, 오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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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3-07-29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처음 이 글을 읽고 성재기란 이름이 먼저 눈에 들어왔고, 네가 웬일인가 했어. 안좋아하잖아 너..
그런데 나중부터 최병승, 천의붕,이란 노동자 분들 얘기를 이어 하길래..

아.. 이런 얘기가 하고 싶었구나.. 참 가슴이 뭉클하더군.
내가 자주 컬럼을 읽는 분이 있는데, 어느날 이분이 생소한 이름들을 자신의 블로그에 나열을하는 거야.
알고보니 최병승, 천의붕, 그 분들처럼 그렇게 철탑 올랐던 분들이거나
투신한 분들의 이름, 이십여명..
이런 표현 부끄럽지만 숙연해지더라.. 정말 훌륭하고 위대한 분들.
우리가 더더 관심을 가지고 기억해야 해.


글고 나 이제 잘꺼얌 !!!

곰곰생각하는발 2013-07-29 20:46   좋아요 0 | URL
항상 이 시간이면 자는구나. 이것도 습관이 되면 그리 나쁘지는 않을 거야.
성재기 결국은 사망 기사가 떳더구나.
뭔가 상당히 씁쓸하다.

iforte 2013-07-29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어디서 읽었는데, 한국인 인질이 알케이다반군에의해 처형되기 전에 살려달라고 울부짖었다죠. 그걸 본 일본인들은, 죽는것을 겁내는 한국인들은 비겁하다고 평했답니다. 그에 어떤 분이 댓글을 다셨죠. 한국인은 죽는것을 두려워할지언정, 일본인처럼 왜 죽는지도 모르고 죽으려 하지는 않는다고. 영문도 모른채 할복자살하는 것을 대단한 명예로운 일처럼 생각하는 일본인을 비꼬아서 말이죠. 영문도 모른채 죽는거나, 엉뚱하고 (목숨에 비하면) 사소한것을목숨과 맞바꾸어도 좋을 명분인양 곡해하여 죽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겠습니까? 타인의 죽음을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도 좋지 않겠지만, 지나치게 죽음으로 모든 행위를 미화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즉, 망자에 대해서는 적절한 애도를, 그러나 그의 판단과 행동에 대해서는 냉철한 비판을 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점에서 곰발님 글은 적절한 균형적 관점을 가지고 씌여졌다고 생각해요. 완전 동의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7-30 07:46   좋아요 0 | URL
댓글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맞는 말이에요. 죽음'에는 그럴 듯한 명분도 있어서는 안 되며, 그럴싸한 변명도 있으면 안 되죠. 죽음 그 자체'를 보아야 한다고 봅니다. 성재기는 결국 돌아오지 못했더군요. < 쇼 > 이기를 바랐으나 결국은 안타까운 사고로 이어졌습니다. KBS가 그가 떨어지는 모습을 촬영했다고... 국민 세금으로 만든 국영방송의 모습입니다.

죽음이 명예가 되는 사회'는 대부분 전체주의 국가에서 자주 보이는 현상입니다. 무사는 싸우다가 죽는 것을 명예로 생가하고 도적떼는 싸우다가 죽으면 개인의 불행이라 생각합니다. 전자'가 굉장히 근사하고 멋있어보일지는 모르지만 결과적으로는 둘 다 똑같은 죽음입니다. 오히려 죽음을 미화한다는 측면에서 전자가 더 위험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요.

히히 2013-07-30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더 나쁜 인생을 살지 않을 수 있는 것은
불행한 삶 일지라도 드러나지 않은 삶에 충실하게 살다 간 사람들 덕입니다.
허나 우리의 행복을 위하여 그들이 불행의 탑을 지켜야 한다면
이것은 어면한 부조리입니다.
정의로운 죽음이니,
천벌 받은 죽음이니...
차라리 명이 다 됐다는 말이 제일 위로가 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7-30 07:52   좋아요 0 | URL
그럼요. 철탑에 오르는 노동자가 없어야 좋은 사회입니다.
도시 디자인 좋다고, 가장 긴 다리를 보유한 나라라거나,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을 가진 나라가 살기 좋은 것은 아니죠.
이번 희망버스를 폭력 집단으로 매도하는 언론을 보면
참.. 할 말이 없습니다.

만화애니비평 2013-07-30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라리 mb와 29만원이 그랬다면 덩실하겠으나, 그도 어떻게 보면 정신적 피해망상자죠...
그도 사회적 약자이면서 그 약자의 근본이 어디서부터인가 생각하지 않은 게
고인의 실수죠. 적어도 그 양반은 사리사욕을 채우지 않은 점에선 인정해야죠...

곰곰생각하는발 2013-07-30 11:26   좋아요 0 | URL
동의합니다. 다양성의 한 부분이죠. 무시할 수 없는 주장입니다.
 

 

 

행복 사회 : 나는 행복에 반대한다. 

 

 

 한국 사회 진단 시리즈

 

1. 갑질 사회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366382

2, 벼락 사회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368210

3. 낙지 사회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370810

4.10분 사회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395891

 

현대인은 < 행복 > 에 목숨을 건다. 희망사항을 물어보면 대부분 < 행복 > 하게 사는 것을 뽑는다. 이영애'가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냉장고 앞에서 " 여자라서 행복해요 ! " 라고 말했을 때 < 행복-바이러스 > 는 순식간에 퍼졌다. 여자라서 불행한 대표적인 성불평등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이영애가 여자라서 행복하다고 했을 때, 우리는 이미지'가 어떻게 현실을 조작하는가를 목격하게 된다.

 

■ 세계경제포럼(WEF) 은 대한민국 성평등 지수를 135개국 가운데 108위로 뽑았다. 하위권에서도 최하위권으로 나이지리아나 수단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며 아랍권 국가보다도 낮다.  

 

하지만 조작한 이영애식 행복론은 사스'보다 전염성이 더욱 강하다. 사람들은 행복한 여자'가 되기 위해 피나는 공부를 하고, 알파벳 S를 만들기 위해 알파벳 A,D,H,I 는 하루 종일 다이어트에 목숨을 건다. 알파벳 I는 볼륨을 위해서 가슴에 말랑말랑한 참외 두 개'를 넣고, 알파벳 A는 하체 비만 때문에 하루 종일 뛴다. 그런가 하며 D는 뱃살을 빼기 위해 윗몸일으키기를 하다가 현기증이 나고, H는 허리를 바짝 졸라매서 맞지도 않은 44사이즈'를 억지로 입는다. 걸을 때마다 괄약근에서 방귀'가 피식 하고 아, 나올 것 같아. 그리고 연애할 대상으로는 행복한 가정'을 위해 신입 연봉을 3,800으로 시작한 수컷을 찾기를 원한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그들은 행복한 가정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한다. " 행복 " 이라는 가치는 그럴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 행복 > 이라는 가치'는 중요하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말은 대단히 중요한 가치'는 아니라는 말이다. 행복은 과연 삶의 목표로 삼을 만큼 절대적 가치'를 가지고 있을까 ? 인생의 목표를 행복하게 사는 것'에 맞추면 오히려 비극이 될 수 있다. 행복에 대한 집착은 종종 파국을 맞이한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다. 김미경의 < 언니의 독설 > 스타일과 김난도의 < 아프니깐 청춘 > 그리고 혜민 스님의 <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이 지향하는 것은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김미경은 악착같이 살아서 행복한 삶을 획득하라고 하고, 김난도는 고진감래'라고 말한다. 그러하니... 청춘이여 ! 고생은 사서 해라. 좆빠지고 피똥 싸는 걸 두려워 마라 ! 그런가 하면 혜민'은 < 불행 > 은 좌파들이 항상 징징대는 구조적 문제 때문이 아니라 마음속 문제 때문에 발생한다고 단정한다. 쉽게 말해서 88만원 비정규직 노동자가 불행한 것은 불합리한 비정규직 노동 구조 탓 때문이 아니라 만족을 모르는 삐딱한 마음 탓이라고 말한다. 마음만 고쳐먹으면 행복은 바로 당신 앞에 있습니다 ! 정규직과 비교하지 마세요. 맞벌이로 바쁘시죠 ? 더 많은 스킨쉽을 위해 한 시간만 일찍 일어나서 눈을 맞춥시다. 참, 쉽죠 ?

 

그런데 행복은 효율 대비 성과'에 비하면 효율성이 낮은 에너지'다.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는 값은 낮다. 차라리 행복'을 포기하고 자유를 누리는 것이 효율 대비 성과가 높다. 행복하기 위해서 안달이 난 사람보다는 게으른 만족자'가 더 큰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내가 행복'이라는 가치에 대해 시큰둥하는 이유는 < 행복이란 녀석은 불행이라는 녀석 몸에 붙어서 피를 빨아먹는 거머리 > 와 같기 때문이다. 불행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 곳에서는 당연히 행복한 사람이 있을 수 없다. 행복이란 상대적 개념이다. 나는 단 한번도 천국에 있는 천사들이 행복하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만약에 < 천사라서 행복해요 ! > 라고 주장하는 천사'가 있다면 그 천사는 당신을 검은 허방 속에 빠트리기 위한 악마'일 가능성이 높다. 당신이 행복한 이유는 누군가가 불행하기 때문이다. 행복은 불행의 피'를 빨아먹는다. 행복하지 않다고 해서 불행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행복하지 않은 상태를 불행하다고 진단한다. 당신이 올린 행복한 표정은 누군가를 우울하게 만든다. 행복은 이기적이다.

 

추운 겨울날 낙원동 낡은 극장에서 < 분노의 포도 /존 포드 > 를 보고 나오다가 문득 철탑 노동자'를 생각한 적이 있었다. 바람은 낮은 데'에서는 울지 않고 높은 곳에서만 우는 짐승이어서 철탑 아래 나는 그 울음을 듣지 못하고, 철탑 위에 오른 노동자는 그 울음을 듣는다. 아득해졌다. 이 추운 겨울 밤, 그들은 누구를 위해 싸우는 것일까 ? 흔들리는 철탑 위에서 그들은 얼마나 외로웠을까 ? 철탑 위에 오른 노동자의 불행은 결국 철탑 아래 노동자에게는 행복이 될 수 있다. 목숨 걸고 싸운 철탑노동자 때문에 노동 환경'은 조금씩 나아질 것이니 말이다.  

 

행복보다 중요한 가치'는 불행'이다. 행복은 뻐꾸기 알'이다. 현대인은 행복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행복을 쫒지 말고 자유로운 영혼을 쫓아야 한다. 행복을 굳이 버릴 필요는 없지만 신주단지처럼 애지중지할 필요는 없다. 이 세상 모든 예술가는 대부분 불행했다. 늙어 병든 말의 목덜미에 매달려서 말에 대한 연민 때문에 미쳐버린 니체도, 자신의 귀를 자른 고흐도, 눈 덮인 킬리만자로 정상에서 굶어죽어가는 표범도 모두 불행했다. 그들이 행복했다면 그저 평범한 삶을 살았을 것이다. 불행을 부끄러워하지 마라. 적어도 불행은 행복처럼 염치없는 놈은 아니지 않은가 ! 나는 내 주저흔을 부끄러워한 적이 없다. 내 불행 때문에 당신이 웃을 수 있다면 기꺼이 납보다 어두운 낯으로 당신을 볼 것이다. 내가 한때 사랑했던 당신, 행복해라. 나는 당신을 위해 주저흔을 남겼다.

 

 

 

 

 

 

 

+

 

나는 말재주도 없지만 글 재주도 없다. 하지만 말은 제주도'에 많고, 귤도 제주도에 많다. 재주는 곰이 부린다지만, 사실 제주는 말이 많은 고장이지 않은가 ? 제주도에 곰이 살고 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 그리고 나는 말이 많은 사람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말이 많은 제주는 좋아한다. 아... 이런 식의 말장난'을 좋아한다. 윗 글의 주제는 행복을 버리고 불행하게 살라는 말이 아니다. 불행하게 살다간 고흐란 사나이도 있었는데,  아.. 어쩌란 말이냐, 따위가 아니다. < 전시된 행복 > 에 대한 비판이다. 자신의 행복을 전시하려는 욕망'은 타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이다. 이웃이 초상을 당했다면 최소한 웃음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 도리이다. 크게 울고 작게 웃어야 한다. 무조건 행복을 쟁취해야 된다는 욕망은 결국 쾌락주의와 맥을 같이 한다. 행복과 쾌락은 사촌지간'이다.  

 

우리가 종종 자유와 행복을 혼동한다. 자유(로운 삶이나 정신)를 얻으면 자동적으로 행복을 부수적으로 따라온다. 하지만 행복을 얻었다고 해서 반드시 자유를 얻는 것은 아니다. 집단과 규율 속'에서 행복을 얻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현대인에게 필요한 것은 행복이 아니라 자유로운 정신'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 행복 = 자유 > 라고 착각한다. 오히려 이러한 전시성 행복'은 기복(신앙)과 유사하다. 한국 기독교가 비판받는 대목은 이기적인 기복 신앙 때문이다. 현대인이 강박적으로 행복을 쟁취하려는 태도는 기독교 기복신앙을 닮았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중요한 것은 행복을 얻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영혼이 되는 것이다.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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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3-07-28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행을 부끄러워하지 마라. 적어도 불행은 행복처럼 염치없는 놈은 아니지 않은가 ! 나는 내 주저흔을 부끄러워한 적이 없다. 내 불행 때문에 당신이 웃을 수 있다면 기꺼이 납보다 어두운 낯으로 당신을 볼 것이다. 내가 한때 사랑했던 당신, 행복해라. 나는 당신을 위해 주저흔을 남겼다.// 이 부분이 유독 좋으네요. 문학적이고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7-28 06:35   좋아요 0 | URL
맞아요. 문학적 표현입니다. 곧이곧대로 믿으시는 분도 계시더군요.

새벽 2013-07-28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여자라서 햄볶아요... 잊고 있었는데 그게 이영애였군요.
저보고 부제를 따라면 행복의 역설. 정말 자유로운 게 행복일텐데 왜 행복 때문에 목 매게 됐을까 몰라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7-28 06:34   좋아요 0 | URL
사람들은 행복과 자유를 동일어'라고 생각합니다.
지적했듯이 사실 구속과 규율 속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행복은 자유와 동일어가 아니죠.
행복을 지나치게 강요하는 사회가 되었어요.
행복을 위한 스팩을 이러한 것이다. 라고 강요하죠.
결국 행복은 이기적인 기복'과 성격이 유사합니다. 그러한 전시성 행복'말입니다.

행인 2013-07-28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울의 기저논리는 분노 입니다...

신경전달 물질의 논리는 단지 그 결과만을 이야기 하지 원인은 배제되었지요.

분노의 타겟이 자신에게 향했을 때, 우울 기전이 생기는 건데_ 주로 심하게는 자살충동 까지 되지요.

여기서, 먼저 분노의 발생 기원을 찾는 것이 의미 있을 것 같습니다. 행인 왈. _

참고로 저는 MDD 이전 까지 상황까지 가 봐 왔었고,
극복했던 지라 드리는 말씀입니다.

(프로필 사진 좀 바꿔주십사...)
실물보다 훨씬 떨어지는 사진을 왜 올리시는지요 ??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07-28 20:49   좋아요 0 | URL
행인 님'이군요. ㅎㅎ. 실물이 훨씬 낫다는 소리는 많이 들으나 마땅히 대체할 것을 못 찾았습니다. 강아지 같은 거 올리는 건 너무 뻔하잖아요. 반갑네요. 행인 님 ? ㅎㅎㅎㅎㅎ.
매우 정확하신 지적이군요.
맞아요. 신경잔달 물질은 원인이 배제되어 있죠.
그런데 원래부터 뇌 이상이 있는 사람도 있어요. 분노가 나를 향할 때' 자살이 되는 거고, 타인을 향할 때는 살해가 되는 것.... 잘 극복하도록 하겠습니다.

2013-07-28 2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29 06: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29 0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29 1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히히 2013-07-28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지금 읽고 있는 책에서요
니체는 정신의 마지막, 즉 인간이라면 반드시 도달해야 하는 단계를 '아이'의 정신이랍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옳다고 해도 거기에 현혹되지 않는
자유인의 솔직함과 당당함! 이것이 바로 '동심'이라 하십니다.
행복이 자유는 아닐지 몰라도
자유는 행복 아닌가여?

징그럽게 화사하던 꽃이 가고 번들대는 푸르름 덕을 톡톡히 본 하루였습니다.
동네 가까이 맑은 물이 헤엄치기 좋게 구비 돌아 아이들은 마냥 즐겁습니다.
그들 표정 덕분에 더운 여름이 흥분되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7-29 06:42   좋아요 0 | URL
니체... 참 인간적인 인간이죠. 무척 인간적인 인간입니다.
자유는 행복입니다. 행복을 얻으려고 하지말고
자유를 얻으려고 하면 행복은 1+1행사에 딸려나오는 보너스죠.

전 아이들을 좋아해요.
실컷 놀고 왔을 때 목덜미에 땀이 고인 걸
무척 좋아해요. 내 조카들 실컷 놀다가
내 팔 베고 잠이 들 때 조카들 땀냄새가 전 그렇게 좋더라고요.
그 시큰한 냄새 말입니다.

하지만 전 아이'에게 희망을 걸지는 않습니다. 아이가 순수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모두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주체'일 뿐이란 생각을 하네요..하하하..

2013-07-29 05: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29 06: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이안 아버스와 실비아 플라스 그리고 프리다 칼로'에게 빠진 이유도 마찬가지이리라. 그들은 아름다운 얼굴로 유혹하는 존재가 아니라 초라한 어깨로 유혹하는 존재였다. 앞에서 보면 보이지 않으나 뒤에서 보면 선명하게 보이는 것이 바로 둥근 어깨가 아니었던가. 내가 사랑했던 여인도 초라한 어깨를 가진 자'였다. 非급 존재증명자'들은 반드시 실패하게 된다. 그것이 그들이 가진 운명이다. 어쩌다 실패하게 되는 운명이 아니라 반드시 실패할 수밖에 없는 운명'은 그 필연성으로 인하여 아우라'를 얻는다. 참혹을 매혹으로 만드는 힘'이다. 다이안 아버스는 이런 말을 했다 : 길을 걷다가 누군가를 발견하게 되는 것, 그래서 눈에 띠는 것, 그것은 치명적인 매력이 된다.  치명적인 존재는 아름답다, 동시에 치명적인 존재는 독을 품는다. 인간이 非라는 한자와 생김새가 비슷한 지네'를 두려워하는 것은 지네'가 징그러운 벌레이기 때문이 아니다. 역설적이지만 아름답기에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 몸이 경직되고, 호흡이 가빠지고, 눈을 땔 수 없는 현상은 무섭기 때문이 아니라 첫눈에 반했기 때문이 아닐까 ? 두려움과 사랑은 동일하다. < 비성년열전 > 이라는 책 매우 좋다. 난, 틀린 적이 없다. 내 말을 믿어라.

 

- 非라는 문자가 좋다 中

 

 


 

 

 

 

 

 

 

 

 

은교와 롤리타  

 

 

뇌 관련 책'을 꽤나 읽었다. < 뇌 신경 > 과 관련된 책'을 읽은 이유는 " 내 썩어빠진 정신머리와 갑자기 미친듯이 발광하는 승질머리 " 에 대해 스스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나는 왜 평생 약에 의지해야 하는 것일까 ? 내가 삼킨 프로작'을 모았으면 책을 몇 권이나 살 수 있었을까 ? 어릴 때부터 작동된 신경 오류'는 과연 언제 폭발하게 될까 ? 너무 이른 나이에 조기성 치매'가 찾아오는 것은 아닐까 ? 한 여자를 사랑하고부터 먹던 약을 끊었다. 그 의지는 사랑의 힘이었고  사랑의 묘약이었다. 한때 나는 행복했고 조금 슬펐다. 여자가 말했다. " 우리 그만 헤어지자. 언제부터인가 당신을 보면 기쁘지 않아. 우울해 ! 끝이 보이지 않는 우물 같아. " 우리는 헤어졌다. 생각보다 끝이 보이는 위로는 담담했다. 컴컴한 터널은 끝에 가야 비로소 환해진다. (최승자)  

 

약을 다시 먹기 시작했다. 지속적으로 자살 충동에 시달렸으나 여전히 살아남았다.  현대 뇌 신경 과학'이 밝혀낸 바'에 의하면 프로이트'는 엉터리 이론이다. 신경증'은 무의식, 억압 기제'에 따른 반응이 아니라 단순히 뇌 신경 물질이 과다 분비되는가 아니면 과소 분비되는가, 에 따른 증상이기에 상담 심리 치료보다는 약물 치료가 더 효과적이다.  물론 모든 신경증은 신경 전달 물질 때문만은 아니다. 하지만 신경 전달 물질의 과대/과소 분비'가 원인이 되기도 하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기분 조절 장애'도 호르몬 분비 탓이 크다.  

 

어제 < 여행 카페 블라 ( 이곳 좋다, 추천한다. ) > 에서 간단하게 술을 마신 후 기분 좋게 헤어졌다. 호가든 3병을 마셨더니 발동이 걸린 것이다. 나는 사당 역'으로 넘어가서 술을 한 잔 더 하기로 약속을 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갑자기  전철 안에서 눈물이 터졌다 ! 당황스러운 것은 승객이 아니라 나였다. 조절이 안 되는 것이다. 내가 우는데 우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너무 당황스러워서 땀을 닦는 척하면서 손수건으로 계속 눈을 가렸다. 감정 조절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부끄러운 마음에 다음 역에 내려서 화장실로 갔다. 문을 잠근 후, 가방을 열어 십자 드라이버'를 꺼내 뇌 뚜껑을 열었다. 뇌와 눈으로 이어지는 라인에는 이상이 없었다. 이상한걸......  

 

심장과 눈으로 연결된 부분도 이상이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코와 눈으로 연결된 선을 살펴보았더니 단락이 된 상태였다. 그러니깐 단락으로 인한 오작동'인 것이다. 콧물을 흘려야 하는데 눈물을 흘린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눈에서 콧물이 흐른 것이다.  나는 눈물샘'으로 고이는 튜브를 떼어서 요도에 연결시켰다. 이제 주책없이 쏟아지는 눈물은 방광에 고일 것이다. 이리저리 고장난 뇌를 수리하다 보니 시간을 지체하여 약속 장소에 늦게 도착했다. A는 너그럽게 용서'를 했다. A는 맥주를 마셨고 나는 소주를 마셨다. 마셔도 취하지 않았다. 우리는 만나면 항상 하는 얘기'를 다시 지겹게 하기 시작했다. 나는 박범신의 < 은교 > 를 신랄하게 욕했다. 취하지는 않았으나 혀가 꼬여서 박범신을 자꾸 박병신'으로 발음했다. ( 개인적으로 박범신 작가'를 좋아한다. 박병신'은 조롱이 아니라 그날 내가 혀가 꼬여서 계속 그렇게 발음한 것이다. )

 

" 한국 남자 작가들이 웃긴 게 뭔 줄 아냐 ? < 하고 싶다는 욕망 > 을 교묘하게 < 창작에 대한 열정 > 따위로 포장을 한다는 거지. 그것은 창작에 대한 열정이 아니라 그냥 젊은 여자를 보고 꼴려서 하고 싶은 거야. 단순하지 ! 수컷 작가들은 무조건 여성을 인간 주체로 보는 게 아니라 창작을 위한 단순한 징검다리'로 본다. 윤대녕을 봐 ! 도시 생활에 권태를 느낀 주인공은 시골로 여행을 떠나고 거기서 묘령의 아가씨'를 만나서 섹스를 해. 닝기미, 재주도 존나 좋아서 무조건 원 나잇 스탠드'야 ! 이 과정을 통해서 주인공은 활기'를 얻어 ! 뻔한 서사지.

 

뻔하면 뻔뻔해지기 시작하는 거야. 여자가 피로회복제 박카스냐 ? 원기 회복 원기옥이야 ? T 머니 교통카드야 ? 충전하면 만사오케이 ? 김영삼도 보았다는 < 서편제 > 가 불편한 게 뭔 줄 아냐 ? 그것은 예술적 승화'가 아니라 존속살해지. 딸 눈을 멀게 하기 위해 독약을 탔다면 그것은 천벌을 받아야 할 죄이지 예술적 승화가 아니잖아. 이처럼 한국 남성 작가들은 여자를 징검다리, 박카스, 서울시 교통카드 티머니쯤으로 생각한다는 거야. 비평가들이란 새끼들은 이러한 남성 중심 서사에 대해 비판'을 하지 않아. 무조건 뮤즈 운운이야. "

 

A는 내게 그런 식의 논리라면 나보코보의 < 롤리타 > 도 비판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는 잠시 곰곰 생각에 빠졌다. 검지 손가락 버튼을 눌렸다. 논리적 헛점이 보일 때 해결책을 마련할 데이터'를 담당하는 기능을 한다. " 그렇지 않아 ! 전혀 다르지. 나보코프'는 어린 여자를 통해서 창작에 대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 아니야. 롤리타는 뮤즈가 아니야. 내가 이 작품이 위대하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는 이유는 욕망에 충실하기 때문에 그래. 험버트'는 롤리타를 " 서울시 교통카드 티머니 " 로 생각하지 않다. 사랑 자체이지 ! 그는 롤리타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롤리타를 통해 타락을 이야기하고 있는 거야. 그것은 순애보'이지..... 몰락의 순애보'야. "  

 

나는 < 롤리타 > 를 처음 읽는 순간 사랑에 빠졌다. 롤리타, 내 삶의 빛이요, 내 생명의 불꽃, 나의 죄, 나의 영혼. 롤-리-타. 세 번 입천장에서 톡톡 치며 세 단계의 여행을 하는 혀끝. 롤.리.타. 이 절절한 고백이 아름다운 이유는 험버트의 끝없는 몰락 때문이다. 릴케는 말했다. " 우리가 그토록 아름다움을 찬미함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멸시하기 때문이다. " 라고 말이다. 도끼는 도끼 자루'를 누가 잡는가에 따라 연장이 되기도 하고 혁명이 되기도 하며 흉기가 되기도 한다. 선한 것과 악한 것'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본성은 관계에서 만들어진다. 마치 목수가 잡으면 훌륭한 가구를 만드는 연장이 되지만, 살인자가 잡으면 무시무시한 흉기가 되는 것과 같다. 행복도 마찬가지다.

 

누군가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불행해야 한다. 이 세상에 불행한 자가 단 한 명'도 없다면 행복한 자 또한 아무도 없다. 그러니깐 당신이 행복한 이유는 내가 불행하기 때문이다. 나는 당신에게 행복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 불행'을 선택했다. 내가 남긴 주저흔은 당신의 행복을 위해서이다. 비극은 행복한 사람을 위한 관용이었다. 그러므로 몰락한 자는 모두 박애주의자'다. 이타적 인간이다.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새벽 4시가 넘었다.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 

 

 

 

+ 

낙원동 낡은 극장에서 < 분노의 포도 > 를 보고 나오다가 문득 철탑 노동자'를 생각한 적이 있었다. 바람은 낮은 데'에서는 울지 않고 높은 곳에서만 우는 짐승이다. 철탑 아래 나는 그 울음을 듣지 못하고, 철탑 위에 오른 노동자는 그 울음을 들었을 것이다. 아득해졌다. 이 추운 겨울 밤, 그들은 누구를 위해 싸우는 것일까 ? 흔들리는 철탑 위에서 그들은 얼마나 외로울까 ? 끝이 보이지 않는 몰락은 아름다우나 멸망을 위해 치닫는 몰락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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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 2013-07-28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예전에 언급한 [한밤의 아이들][스텐바이미]의 역자 김진준이 [롤리타]를 번역했기래
한참전에 찍뽕해놓고 아직 읽지 못하였습니다.
곰...발님이 아니였다면 또 미뤄질 뻔 했습니다.
신파라도 좋으니 [은교]도 만나고 싶네요.
비정상적이 사랑이야기는 제목만으로도
가슴이 미식거리고 쑥스럽게 웃음이 납니다.
아직도 속에서 피어나는 힘이 한창일 때라고 위안을 삼을 랍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7-29 06:48   좋아요 0 | URL
아 ! 그렇군요.
롤리타 번역이 매우 깔끔해요.
아주 잘 읽힙니다. 번역은 특유의 딱딱함이 있는데
롤리타는 정말 매끄럽게 번역이..

사실 저는 번역 가지고 뭐라 하는 사람은 아니에요.
왜냐하면 번역가가 아니면 내가 어디 책을 읽을 수 있겟습니다.
제 영어 독해 능력은 딱 중1학녀 수준이거든요.
감지덕지입니다..ㅎㅎ
 

 

 

 

 

 

퀴즈 : 영화 속 괴물은 도끼, 칼, 가위, 망치'를 사용한다.

 

 

 

1. < 도끼 > 하면 < 샤이닝 > 이다.  

 

 

 

 

 

 

 

도끼에 대하여 : 도끼로 사람을 찍으면 < 흉기' > 가 되고, 좋은 목재로 쓸 나무를 찍으면 < 연장 > 이 되며, 책을 찍으면 얼어붙은 감수성을 깨는 < 혁명 > 이 된다. 도끼는 불변하는 < 物 > 이다. 하지만 도끼'는 누가 사용하느냐에 따라 선'이 되기도 하고 악'이 되기도 한다. 다음은 스피노자의 생각이다.  " 악은 사물 자체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악은 다만 다른 것과 맺는 관계 속에 존재할 뿐이다. 그 자체로 악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비참할 땐 스피노자, 130 P) 

 

그렇다. 도끼 자루'를 누가 잡는가에 따라 도끼는 흉기가 되거나 연장이 된다. 그러니깐, < 악 > 자체는 없다. 스피노자'가 다른 철학자와 결별하는 순간이다. 흉악 범죄'를 다룰 때마다 쏟아지는 짐승'을 향한 장탄식'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 관계' > 이다. < 악 > 은 우리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외면할 때 튀어나온다. 우리 외면하지 말자. 정치가 당신을 속일 지라도 결코 노여워하거나 슬퍼하지 말자. 이 외면은 결국 악을 살찌우게 만드는 힘이 된다. 

 

스피노자는 당신에게 묻는다. 도끼는 연장인가, 흉기인가, 혁명의 도구'인가 ?

 

 

 

 

2. < 칼 > 하면 < 사이코 > 다. 

 

 

 

 

 

 

 

칼에 대하여 :  살인사건'을 법정에서 다룰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  더군다가 칼을 찌른 가해자가 정당방위'를 주장한다면 ? 의외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칼을 쥔 손의 형태이다. 칼을 어떻게 쥐었는가에 따라서 죽일 의도가 있었는가, 아니면 우발적 행위'인가가 결정된다. 영화 < 사이코 > 에서 노먼 베이츠'가 칼'을 쥔 방식'은 계획적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은 그런 식으로 칼을 잡지 않는다. 칼을 그런 식으로 잡았다는 사실은 이미 살인을 할 의도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반면 방어 차원에서 칼을 찌를 경우에는 우리가 흔히 칼을 잡는 방식'으로 잡는다. 전자(노먼 베이츠 식 방식 )는 신체 구조상 상대에게 칼을 강하게 꽂을 수 있지만 후자는 그렇지 않다. 이 차이'는 미미한 것처럼 보이지만 법정에서는 매우 크게 작용한다. 방어권 차원에서의 무죄냐, 아니면 고의적 살인 계획에 따른 무기 징역'이냐가 결정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읽은 사람은 내가 범죄학'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지레짐작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 내가 이 장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은 < 사랑의 팡세 > 다.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간 사랑'은 비극이 되는 법이다. 사랑이라는 행위는 연필을 잡는 손'과 같아서 연필을 너무 꽉 쥐면 심'은 부러지게 되어 있다. 동시에 心도 부러진다. 마음 심과 연필심'은 동일한 범주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죽기살기로 살지 마라. 이 악물고 살 필요 없다. 발기한 페니스보다 더 딱딱한 명함을 얻기 위해 몸부림 칠 때, 그만큼 심'이 부러질 확률도 더 높은 것은 아닐까 ?

 

파스칼이 당신에게 묻는다. 사랑에는 힘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3. < 가위 > 하면 < 버닝 > 이다.  

 

 

 

 

 

 

 

가위에 대하여 : 옛날에 어머니'는 재단 가위로 손수 자식의 머리를 잘랐다. 싹둑 ! 어머니가 자른 것은 머리카락이 아니라 내 귀의 한쪽 부분이었다. 피가 철철 넘쳤다. 어머니는 너무 놀라서 내 귀를 수건으로 싸맨 후 병원으로 내달렸다. 그 이후, 나는 가윗소리가 내 귓가 근처에서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공포'를 느끼고는 했다. 사연이 그러하니, 나는 머리를 기를 수밖에 없었다. 미용실'은 공포의 장소'였으니 말이다. 긴 머리'는 필연적으로 히피나 집시와 잘 어울리는 단짝, 그래서 나는 아웃사이더'가 되었다. 비성년'이 되었다. 이게 다 가위 탓이다.  그렇다고 이 아웃사이더'적 기질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4. < 망치 > 하면 < 올드보이 > 이다.  

 

 

 

 

 

 

 

망치에 대하여 : 니체는 당신에게 망치를 들라고 주장한다. 니체는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가치들은 사실 주인이 당신을 지속적인 노예 상태'로 만들기 위한 수작'이라고 말한다. 니체가 곰곰생각하는발'이 하는 말투 흉내를 냈다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 시부랄 ! 이 지랄 같은 노예근성은 지나가는 개나 줘라. 복종하지 말고 짱돌을 들어라 ! 던져라 !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르면 되것냐, 안 되것냐 ? 당장 망치'를 들어. 빙딱아, 웃으면서 코 파지 말고 발딱 일어나라고 ! 잇힝 ~  "  

 

우리는 주인이 만들어 놓은 그럴 듯한 가치관'을 의심하지 않는다. < 스승 > 을 존경하라는 말, < 부모 > 에게 효도하라는 말, < 나라/임금 > 에 충성하라는 말'은 가만히 뜯어보면  갑'에게 육보시'나 하라는 말과 같다. 집단에 대한 충성과 우두머리에 대한 복종'이다. 甲 입장에서 보면 이것보다 더 좋을 순 없지만 乙 입장에서 보면 노예 계약'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乙은 이 사실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므로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이러한 가치'는 비판적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숭고한 가치로 받아들였던 애국심은 타인에게는 파시즘이 될 수가 있다. 

 

" 가미가제 " 는 한국인이 보기에는 파시즘이지만 일본인이 보기에는 애국심'이 아니었던가 ? 가족이라는 이데올로기'는 이기주의가 자라나기 위한 좋은 환경이며, 어른을 공경하라는 말은 복종을 가르치는 구실이 된다. 가족애'보다 중요한 것은 계급 의식이며, 애국심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은 세계 시민 의식이다. 자, 여기 니체의 망치가 있다. 니체는 망치로 낡은 가치'를 깨라고 한다. 나라면 그 망치로 귀에 박힌 못을 뽑겠다. 빼지 않으면 당신은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창조한 괴물이 된다.

 

니체는 망치를 든 철학자'였다.

 

 

 

 

5. < 해머 > 하면 < 토르 > 이다. 그렇다면 < 해머 + 침목 > 하면 떠오르는 영화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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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orte 2013-07-25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요, 저요, 저요.....그래, 너! -- 미져리?

곰곰생각하는발 2013-07-25 11:07   좋아요 0 | URL
대단합니다. 포르테 ! 콩콩....

iforte 2013-07-25 11:59   좋아요 0 | URL
푸하하... 사실은 cheating 했는데.... 구글 검색해서.... ㅋ
흐미.... 죄송.....
솔직히 전 해머랑 나무만 생각하면 Spartacus밖에 생각이 안나요. 단체로 십자가에 못박아 줄지어놓다니... 헙.... 넘 잔인한 인간들 같으니라구.... 아아....잔인함은 인간의 본성인가..... ㅜㅡㅜ

곰곰생각하는발 2013-07-25 12:07   좋아요 0 | URL
잘하셨어요. 다른 사람들도 다 합니다. 이번 문제는 사실 제가 월 ~ 금'요일 밤 9시 30분에 출제하는
톡톡이 게임'을 미리 여기에 출제한 거예요.
http://myperu.blog.me/20192349587 ( 아 링크 안 먹히죠 ? ) 제 블로그 오면 톡톡이게임이라고 있습니다.
영화포스터 주고 열쇳말 5개 내서 영화 제목 맞추는....

하여튼 잘 하셨씁니다. 글구보니 스파타쿠스도 그렇고 예수 처형도 그런 느낌이네요.

iforte 2013-07-25 12:20   좋아요 0 | URL
헙.... 넘 어려워요..... 단 한개도 못풀겠어여.... 아이쉬이... 잠이나 자야겠어요. ㅜㅡㅜ
곰발님 천재 인정하는걸루....

재는재로 2013-07-25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저리요 여자가 작가 납치하고 다리 밑에 침목 얻고 망치로 내려치는 말그대로의 충격적인 내용이

곰곰생각하는발 2013-07-25 11:08   좋아요 0 | URL
역시 대단합니다. 정답니다...

히히 2013-07-25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니체님 보다 곰...발님의 뜻을 따르겠어요.
근데 귀에 박힌 못을 빼기가 여간 어렵지 않아요. ><

바늘은 집착이다.
노력을 꿰면 꿈이되고 슬픔을 꿰면 용기가 되고
사랑을 꿰면 구원을 얻을 것이라고
무수한 자기개발서에서 행복을 꿰고 있다.
행복의 목적을 재물에 거는 자는 마지막 한 섬때문에 가난할 것이고
사랑...사랑 때문에 고통 받을 것이고
...자식에게 배신 당하고
...명예가 불명예스럽게 되고
...학문의 깊이 만큼 앎의 얕음에 비참하다.
오물에 쳐박힐 자신이 없다면
함부래 행복은 꿈도 꾸지 말기를.
구슬꿰기에 집착하지 말고
굴러가면 어떻고 깨어지면 어떤가?
살다 보면 견디어 지는 것이고
바람 처럼 왔다가 먼지만 실고 떠날 인생이여!


곰곰생각하는발 2013-07-26 05:39   좋아요 0 | URL
귀에 박힌 못을 빼는 방법'에 대하여

1. 일단 못이 박히도록 들었는 내용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는 책을 읽는다.
2. 일단 니체는 반드시 읽는다.
3. 귀에 못을 박은 사람들의 행동과 그 사람에 대한 세간의 평가를 생각한다.
4. 귀에 못을 박은 사람의 평판이 좋으면 그 못은 나쁘지 않으나
5. 평판이 나쁜 사람이라면 반드시 그 못을 빼도록 한다.
6. 귀에 올리브를 뿌린 후
7. 하루에 0.01미리씩 뽑아 3달 동안 시도한다.
8. 빠진 못은 서랍에 넣어둔다.
9. 이렇게 모은 못이 10개가 되면
10. 새로운 생각이 자라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