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퀴즈 : 영화 속 괴물은 도끼, 칼, 가위, 망치'를 사용한다.
1. < 도끼 > 하면 < 샤이닝 > 이다.
■ 도끼에 대하여 : 도끼로 사람을 찍으면 < 흉기' > 가 되고, 좋은 목재로 쓸 나무를 찍으면 < 연장 > 이 되며, 책을 찍으면 얼어붙은 감수성을 깨는 < 혁명 > 이 된다. 도끼는 불변하는 < 物 > 이다. 하지만 도끼'는 누가 사용하느냐에 따라 선'이 되기도 하고 악'이 되기도 한다. 다음은 스피노자의 생각이다. " 악은 사물 자체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악은 다만 다른 것과 맺는 관계 속에 존재할 뿐이다. 그 자체로 악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비참할 땐 스피노자, 130 P) "
그렇다. 도끼 자루'를 누가 잡는가에 따라 도끼는 흉기가 되거나 연장이 된다. 그러니깐, < 악 > 자체는 없다. 스피노자'가 다른 철학자와 결별하는 순간이다. 흉악 범죄'를 다룰 때마다 쏟아지는 짐승'을 향한 장탄식'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 관계' > 이다. < 악 > 은 우리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외면할 때 튀어나온다. 우리 외면하지 말자. 정치가 당신을 속일 지라도 결코 노여워하거나 슬퍼하지 말자. 이 외면은 결국 악을 살찌우게 만드는 힘이 된다.
스피노자는 당신에게 묻는다. 도끼는 연장인가, 흉기인가, 혁명의 도구'인가 ?
2. < 칼 > 하면 < 사이코 > 다.
■ 칼에 대하여 : 살인사건'을 법정에서 다룰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 더군다가 칼을 찌른 가해자가 정당방위'를 주장한다면 ? 의외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칼을 쥔 손의 형태이다. 칼을 어떻게 쥐었는가에 따라서 죽일 의도가 있었는가, 아니면 우발적 행위'인가가 결정된다. 영화 < 사이코 > 에서 노먼 베이츠'가 칼'을 쥔 방식'은 계획적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은 그런 식으로 칼을 잡지 않는다. 칼을 그런 식으로 잡았다는 사실은 이미 살인을 할 의도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반면 방어 차원에서 칼을 찌를 경우에는 우리가 흔히 칼을 잡는 방식'으로 잡는다. 전자(노먼 베이츠 식 방식 )는 신체 구조상 상대에게 칼을 강하게 꽂을 수 있지만 후자는 그렇지 않다. 이 차이'는 미미한 것처럼 보이지만 법정에서는 매우 크게 작용한다. 방어권 차원에서의 무죄냐, 아니면 고의적 살인 계획에 따른 무기 징역'이냐가 결정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읽은 사람은 내가 범죄학'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지레짐작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 내가 이 장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은 < 사랑의 팡세 > 다.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간 사랑'은 비극이 되는 법이다. 사랑이라는 행위는 연필을 잡는 손'과 같아서 연필을 너무 꽉 쥐면 심'은 부러지게 되어 있다. 동시에 心도 부러진다. 마음 심과 연필심'은 동일한 범주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죽기살기로 살지 마라. 이 악물고 살 필요 없다. 발기한 페니스보다 더 딱딱한 명함을 얻기 위해 몸부림 칠 때, 그만큼 심'이 부러질 확률도 더 높은 것은 아닐까 ?
파스칼이 당신에게 묻는다. 사랑에는 힘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3. < 가위 > 하면 < 버닝 > 이다.
■ 가위에 대하여 : 옛날에 어머니'는 재단 가위로 손수 자식의 머리를 잘랐다. 싹둑 ! 어머니가 자른 것은 머리카락이 아니라 내 귀의 한쪽 부분이었다. 피가 철철 넘쳤다. 어머니는 너무 놀라서 내 귀를 수건으로 싸맨 후 병원으로 내달렸다. 그 이후, 나는 가윗소리가 내 귓가 근처에서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공포'를 느끼고는 했다. 사연이 그러하니, 나는 머리를 기를 수밖에 없었다. 미용실'은 공포의 장소'였으니 말이다. 긴 머리'는 필연적으로 히피나 집시와 잘 어울리는 단짝, 그래서 나는 아웃사이더'가 되었다. 비성년'이 되었다. 이게 다 가위 탓이다. 그렇다고 이 아웃사이더'적 기질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4. < 망치 > 하면 < 올드보이 > 이다.
■ 망치에 대하여 : 니체는 당신에게 망치를 들라고 주장한다. 니체는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가치들은 사실 주인이 당신을 지속적인 노예 상태'로 만들기 위한 수작'이라고 말한다. 니체가 곰곰생각하는발'이 하는 말투 흉내를 냈다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 시부랄 ! 이 지랄 같은 노예근성은 지나가는 개나 줘라. 복종하지 말고 짱돌을 들어라 ! 던져라 !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르면 되것냐, 안 되것냐 ? 당장 망치'를 들어. 빙딱아, 웃으면서 코 파지 말고 발딱 일어나라고 ! 잇힝 ~ "
우리는 주인이 만들어 놓은 그럴 듯한 가치관'을 의심하지 않는다. < 스승 > 을 존경하라는 말, < 부모 > 에게 효도하라는 말, < 나라/임금 > 에 충성하라는 말'은 가만히 뜯어보면 갑'에게 육보시'나 하라는 말과 같다. 집단에 대한 충성과 우두머리에 대한 복종'이다. 甲 입장에서 보면 이것보다 더 좋을 순 없지만 乙 입장에서 보면 노예 계약'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乙은 이 사실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므로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이러한 가치'는 비판적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숭고한 가치로 받아들였던 애국심은 타인에게는 파시즘이 될 수가 있다.
" 가미가제 " 는 한국인이 보기에는 파시즘이지만 일본인이 보기에는 애국심'이 아니었던가 ? 가족이라는 이데올로기'는 이기주의가 자라나기 위한 좋은 환경이며, 어른을 공경하라는 말은 복종을 가르치는 구실이 된다. 가족애'보다 중요한 것은 계급 의식이며, 애국심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은 세계 시민 의식이다. 자, 여기 니체의 망치가 있다. 니체는 망치로 낡은 가치'를 깨라고 한다. 나라면 그 망치로 귀에 박힌 못을 뽑겠다. 빼지 않으면 당신은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창조한 괴물이 된다.
니체는 망치를 든 철학자'였다.
5. < 해머 > 하면 < 토르 > 이다. 그렇다면 < 해머 + 침목 > 하면 떠오르는 영화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