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루덴스 - 놀이하는 인간
요한 하위징아 지음, 이종인 옮김 / 연암서가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13세 난 개구쟁이 조슈는 어느날 축제에 놀러갔다가 '졸타'라는 기계에 어른이 되고 싶다는 소원을 빌자 다음날 정말 30세의 어른으로 변한다. 커진 조슈를 본 어머니가 강간범으로 알고 칼을 들고 덤벼들자 어쩔 수 없이 집을 나오게 된다.일자리를 찾다가 멕밀런 완구회사의 전산과 말단 직원으로 취직한 조슈는 어린이의 시각에서 어린이가 원하는 장난감의 아이템을 기획해냄으로서 승진을 거듭하게 된다. 갑자기 어른이 되버린 어린 소년 조슈가 어른의 세계에서 겪게되는 모험과 사랑, 그리고 사업의 세계, 어른이 되면 세상에서 뭐든 할수 있을 것 같은 소박한 꿈을 꾸는 조슈가 실제 현실로 부딪히게 되면서 겪게 되는 웃지못할 갖가지 해프닝이 벌어 진다. 완구회사의 간부 수잔은 그가 평범한 사람들과는 달리 어린 아이처럼 행동하자 호감을 갖고 마침내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그러나 쇼슈와는 점점 어린 시절과 집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되고 자신만을 기다리는 어머니를 만나고 싶어진다.

 

- 영화 < 빅 > 네이버 영화 소개글 발췌

 

 

 

 

나는 아이'다운 아이'에게 끌리지 않는다. 같은 이유로 어른다운 어른'에게도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 < ~ 답다 > 라는  이데올로기는 가부장 중심 사회가 만든 폭력적인 시선일 뿐이다. 아이는 아이다워야 하고, 어른은 어른다워야 하며, 여자는 여자다워야 한다는 사고'는 주인이 노예를 길들이기 위한 술책에 지나지 않는다. 아이답다는 기준은 무엇일까, 어른답다는 기준은 무엇일까 ? 다시 한 번 묻자. 아름답다는 기준은 무엇인가, 정말 여자답다는 기준은 무엇인가 ? 계통과 계열을 분리하고 솎아서 동종의 군집을 만다는 상상력은 폭력'에 가깝다. 아이는 아이답지 않아도 된다. 어른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도 되고, 여자는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워도 된다. 내가 관심 있게 지켜보는 사람은 < 아이어른'> 이거나 < 어른아이' > 이다. 이상적인 인간형은 어릴 때는 < 아이어른 > 이었다가 어른이 되면 < 어른아이 > 가 되는 사람이다. 반면 어릴 때는 아이다운 아이였다가 어른이 되면 어른다운 어른 ( 남자다운 남자가 되거나 여자다운 여자가 되는 ) 이 되는 사람은  답답하고 갑갑한, 지나치게 체제순응적 인간이다.  말뿐인 말장난이 아니다. 빈말도 아니다. 말뿐인 말장난을 원하거든 텅 빈 마굿간으로 가라. 이 세상 모든 아웃사이더'는 자신이 가진 몸보다 정신이 너무 빠르거나 늦은 경우이다. 오후 3시처럼 말이다.  성장과 성숙'은 비슷한 말 같지만 다른 말이다. 오히려 반대말'이다.

 

- 두 편의 소설 : 자기 앞의 생 vs 두근두근 내 인생 中

 

 

 

 


 

 

 

 

 

 

 

 

 

 

 

호모 루덴스 : 히틀러와 시인.

 

 

제주도는 말과 은갈치의 고장이다. 8월에 잡힌 은갈치는 얼마나 고소했던가 ! 그물이 아닌 낚시로 잡은 은갈치 상품은 한 마리에 5만 원에 팔리니 은'보다 가격이 높아 서민들은  비싼 은갈치를 금갈치'라고 부른다. 가격이 비싼 금갈치'이다보니 어부는 금갈치 보기를 금같이 한다. 하지만 똑같은 어종과 크기라 해도 그물에 잡힌 갈치'는 은갈치'라는 이름 대신 먹갈치'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그물 속에서 이리저리 몸부림치다 보니 빛나는 비늘이 다 떨어져나가 먹빛을 보이기 때문이다. 가격 또한 절반 이하로 팔린다. 이처럼 상처 받지 않고 잡힌 놈이 비싼 몸값을 자랑하고 맛도 좋다. 청춘도 마찬가지다. 상처받지 않고 자란 놈이 더 행복한 삶을 산다.

 

이명박이 젊은이들에게 공장 가서 고생 좀 해 봐야 한다고 지껄일 때, 그리고 김난도가 천 번은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고 마굿간도 아닌 곳에서 말 털며 고래도 아니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칠 때 우리는 그들에게 빅엿을 날려야 한다. 천 번을 몸부림치거나 흔들린 놈은 은갈치'가 될 수 없다. 당신은 먹갈치의 삶을 살아야 한다. 은갈치가 5만 원에 팔릴 때 당신은 시장에서 절반 가격에 팔린다. 멸치도 정치망에 걸린 놈보다는 죽방림'에서 잡힌 놈이 비싸게 팔린다. 이처럼 상처 입지 않은 몸은 귀하게 팔린다.  그게 진실이다. 그러니 흔들리지 마라. 젊어서 고생 사서 하지 마라.  꼰대의 말은 개나 소에게 줘라.

 

말장난이 아니다. 빈말도 아니다. 말 장난을 원하거든 경마장으로 가고,  말 털려거든 마굿간으로 가라. 그리고 소꿉장난은 외양간으로 가라. 내 글이 속사포 랩'처럼 리듬을 탄 말뿐이어서 내용은 없는 말재주'라는 당신의 지적은 옳다. 말은 제주도'에 많으니 말뿐인 재주'라는 표현은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 내가 지향하는 것은 말장난이 아니라 말놀이'이다. 말로리'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왜 목숨을 걸고 산을 오르냐는 질문에  조지 말로리 ( 1886년 6월 18일 - 1924년 6월, 산악인.  ) 는 이렇게 말했다. " 거기 산이 있기 때문 ! " 나도 마찬가지'다. 왜 문장 속에 라임과 리듬을 넣습니까 ?  라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하겠다. " 거기 산문이 있기 때문 ! "  산문에 리듬이 없는 문장은 죽은 글이다. 이 세상 모든 문학은 말놀이'이다. 작가는 창작 과정을 고통'이라고 말하고는 했으나 사실은 엄살'이다. 그들이 말하는 창작은 고통을 잠식할 만큼의 희열'을 제공한다. 고통이 클수록 희열'도 크다. 작가는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하위징가) 다. 놀이는 가장 순수한 기쁨이다. 요한 하위징가'는 그 사실을 간파한다.

 

반면 호모 루덴스와는 반대되는 개념인 호모 파베르 homo faber는 도구를 사용하여 노동하는 인간'을 뜻한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주인과 노예의 관계에서 주인은 파베르'를 지나치게 미화하고, 루덴스'를 가치 절하시킨다. 대표적인 텍스트가 바로 < 베짱이와 개미 > 우화'다 ! 놀고 먹는 베짱이는 얼어 죽을 놈이고, 개미는 행복한 일꾼'이라는 식'이다.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인 이 행복한 이솝 우화는 당신이 생각을 조금만 달리 한다면  꽤나 끔찍한 서사'다. 이솝은 그리스 사모스 왕의 노예'였다. 그는 세헤라자데(천일야화)처럼 날마다 왕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줬고, 그 대가로 왕은 이솝을 노예 신분에서 해방시켰다. 그리고는 한 마디 했다. 재,미,꾸,나 ! 그러니깐 내 말은 이솝 우화는 철저하게 주인에게 아부하는 근성을 가진 서사'라는 점이다. 꾀 부리지 말고 열심히 일해서 주인을 즐겁게 하라, 가 바로 이솝 우화가 가지고 있는 핵심'이다. 놀이/play'는 과연 아무 쓸모도 없는 비생산적인 행위이며 애들이나 하는 짓일까 ?

 

니체'였다면 < 베짱이와 개미 > 우화를 망치로 부셨을 것이고, 카프카였다면 도끼로 찍었을 것이다. 니체가 보기에 이 우화는 전형적인 노예의 도덕'이다.  니체는 < 비극의 탄생 > 에서 술을 관장하는 디오니소스의 정열적, 도취적, 낭만적, 격정적 예술 경향을 이상적인 가치'로 인식했다. 그것은 낭비'가 아니라 생산'이었다. 이와는 반대로 히틀러는 생산적 인간인 일하는 인간 " 호모 파베르 " 를 숭배했다. 히틀러 식 우생학인 우생 혈통 찬양은 쉽게 말해서 공장에서 일 잘 할 놈을 뽑는 시스템이었다. 건강한 몸에 대한 집착은 생산성에 기반을 둔 욕망이었다. 우리가 홀로코스트'에 대하 모르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히틀러에 의해 희생된 집단은 유대인뿐만이 아니었다. 유대인'보다 더 큰 희생을 당한 무리는 장애인과 집시'였다. 

 

나치에 의한 최초의 대량학살 희생자는 유대인이 아니라 장애인'이었다. " 나치가 고안한 < 죽음의 장치 > 는 애초에 독일인 장애인들을 위해 고안되었다. 그리고 나서 유대인에게 적용되었던 것이다/홀로코스트산업, 노르만 핀켈슈타인. " 여기에 50만에 다다르는 집시도 체계적으로 살해되었다. 이들 무리가 공격 대상이 된 이유는 명확하다. 생산적 집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 집시홀로코스트 규모만 해도 유대인 홀로코스트와 엇비슷하다. ) 히틀러가 보기엔 공장에서 일하지 않는 인간이야말로 얼어 죽을 베짱이'라고 생각한 탓이다. 하위징가의 < 호모 루덴스 > 가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시점'에서 쓰여졌다는 점은 호모 파베르的 인간인 히틀러에 대한 회의 때문이 아니었을까 ? 그는 실제로 나치에 반대하여 수용소에 감금되었고, 풀려난 지 2년 후인 1945년 2월에 71세의 나이로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하위징가'는 언어, 법률, 전쟁, 철학, 문학, 신화, 음악 속에 잠재된 놀이의 흔적을 끄집어내고는 놀이'가 비생산적 영역이 아니었음을 역설한다. 그가 주장하는 핵심은 문화에서 놀이가 파생된 것이 아니라 놀이에서 문화가 파생되었다는 것이다. 놀이는 문화에 앞선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장은 7장 < 놀이와 시 > 이다. 하위징가는 " 시는 말로 하는 놀이 " 로 규정한다. 이러한 맥락은 폴 발레리'에게서도 발견된다. 그는  시를 가리켜 " 말을 가지고 노는 행위 " 라고 말했다. 참고로 말을 가지고 노는 행위라고 해서 과천 경마장을 떠올리지는 말(달리)자.  딱딱한 내용이라서 웃자고 한 소리다.

 

고대 음유 시인들은 말 재주'의 달인이었다. 시는 커다란 수수께끼'였다. 우리는 그 수수께끼'를 풀어야 한다. 이상(李箱, 1910 ~ 1937)의 그 상상'을 풀기 위해서 독자는 상상의 그 이상( 以上) 에 도전장을 내야 한다. 시는 본질적으로 수수께끼 놀이'이다. 시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문학 전체는 하나의 커다란 알레고리'이다. 이 알레고리를 하나 하나 풀어나가는 방식이 바로 독해 놀이'가 아니까 ? 문학에서 은유는 가면이자 변신'이다. 독자인 우리는 그 가면을 벗기고, 변신'하기 전의 생얼'을 파악해야 하다. 그것은 놀이'이다. 작가는 수수께끼를 던지고 독자는 그것을 푼다.

 

가장 이상적인 사회는 놀이와 노동이 하나일 때이다. 일하면서 놀고, 놀면서 일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창조적이다. 대한민국 사회'가 불행한 이유는 놀이'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자살률 세계 1위'라는 비극은 파베르'를 맹신한 나머지 루덴스'를 인정하지 않기에 발생한 비극이다. 호모 파베르적 인간인 각하'가 집권했을 때 자살률이 급격하게 치솟았다는 사실은 그것을 증명한다. 이 사회가 시를 읽지 않는 이유도 파베르적 가치'를 숭배하는 분위기 때문이다. 시인'은 호모 루덴스인 디오니소스의 후예'다. 그 옛날 원시 사회는 시인'이란 직업이 없었다. 왜냐하면 모두가 시인'이었기 때문이었다. 엘곤퀸 족은 1월을 < 해에게 눈 녹일 힘이 없는 달 > 이라고 불렀고, 크리크 족은 11월을 가리켜서 < 물이 나뭇잎으로 검어지는 달 > 이라고 했다. 닝기미, 이 정도면 김소월보다 더 시적이지 않은가 ? 하위징가가 지적했듯이 고대인은 놀이와 일'을 동일한 것으로 간주했다. 놀이가 일이요, 일이 놀이였다. 이 풍부한 은유의 시대'는 곧 만인의 시인化를 탄생시켰다.

 

페니 마샬이 감독하고 젊은 톰 행크스가 연기한 < 빅 > 은 파베르와 루덴스'가 서로 조화를 이루게 될 때 창조적 결과를 얻는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어느 날 갑자기 마법에 걸려서 어른이 된 13세 소년 톰 행크스'는 우연한 기회에 장난감 회사'에 취직을 한다. 몸만 어른인 그가 일과 놀이를 분별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놀이'를 하는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그는 승진을 위해 별 지랄을 다 떠는 승부욕에 불타는 직장 어른'보다 일을 잘한다. 그에게는 경쟁'보다는 놀이'를 통해서 일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이처럼 건강한 시스템은 파베르'와 루덴스'를 동등한 가치'로 인정한다. 내가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라면 호모 루덴스'라고 짓겠다.

 

 

 

 

 

 

+

 

영화 < 빅 > 에서 몸만 어른인 꼬마 조쉬'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음과 같은 고백을 했다. " 집에 갈 이유는 많은데, 남아야 하는 이유는 단 하나뿐이였어요. 당신이요. " 아, 이 얼마나 멋진 사랑 고백'인가 !!!! 그에 비하면 내 고백은 정말 병신 같다. 주로 소주 4병 정도 비우면 혀 꼬부라진 목소리'로 말하고는 했다. " 나아,, 끄억.... 너. 됴하하느으 것 가따 ! " 아효 ~ 시부랄 ! 다 큰 어른이 이게 무슨 고주망태요, 얼어 죽을 동태인가 ! 다음부터는 꼬마 조쉬의 멋진 고백을 배워서 써먹어야겠다. " 오춘자 씨 ! 제가 왜 당신 집 앞에서 기다린 줄 아십니까 ? 집에 가야 할 이유는 많은데, 남아야 하는 이유는 단 하나뿐이었어요. 바로 당신 때문입니다. 오춘자 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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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 2013-08-12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한국스럽지 않은 저의 외모로 봐서
흑인의 피가 흐른다는 가물가물함이 있었지만
1885년 인디언추장이 미국대통령에게 보낸 메시지를 접하고
전 확신했습니다.
시애틀인디언추장의 후예라는 것을!
'늑대와 춤을' '주먹 쥐고 일어서' '머리에 부는 바람' '발로 차는 새'
전생에 샬랑샬랑했던 언어들이라니깐요.
그리고 그때 저의 이름은
'다시 태어나도 히히' 였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8-12 13:37   좋아요 0 | URL
저는 인디언 식 이름이 두 개'입니다.
하나는 < 날개접은새 > 이고 하나는 < 곰곰생각하는발 > 이죠.
종종 사람들에게 인디언식 이름을 지어주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면 < 넘어지지않으려고구르는돌 > 도 있었고
< 날마다까진무릎 > < 어쩌다낳은한숨 > < 손에잡히는바람 > 따위였죠.
인디언 이름 참 좋아요... 무척 마음에 듭니다.
옛 고대인은 모두 시인이ㅓㅆ어요.


영화 빅 안 보셨다면 강추ㅏㅂ니다.

iforte 2013-08-12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빅, 엄청 좋아하는데요. 그거 보면서 놀이랑 일이 하나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거기에 부수적으로 딸려오는 금전적 보상.. ㅋ) 그런게 행복이지 하며 마냥 부러워했었죠. 지금은 꿈이 바뀌었어요. 로또 당첨되서 평생 그냥 책만 보면서 빈둥빈둥 사는 잉여적 삶?! 하하하.... 하하... 하............................... ㅡ.ㅡ;
막상 로또는 한번도 사본적 없어요. 그냥 꿈은 꿈으로 간직할때가 좋은거죠. ㅍㅎㅎ

그런데, 네이버 출처의 영화소개가 좀 잘못된듯요. 주인공이 마지막에 집에 돌아가고자 한 것은 집이 그리웠다거나 그의 소년시절이 그리워서가 아니었던걸로 기억해요. 주인공이 점차 어른의 세계에 물들면서 어린아이의 세계에서 점점 멀어지죠. 그것을 일깨워 주는게 그의 친구고. 그래서 어른의 세계를 떠나 다시 아이의 세계로 돌아간다는게 그 끝이었죠. 이 영화도 아이세계, 어른세계를 구별하는듯요. 섞어보려했지만, 한쪽으로 동화가 되면 되었지 두 영역에 양다리를 걸칠수는 없다는거 아닐까요? 그래도 감독이 좀 묘하게 끝을 맺었네요. 맨 마지막에 주인공이 비디오게임을 하는데, 전에는 번번히 깨지던 판에서 마녀를 제압하잖아요? 그러니까, 그냥 원점으로 다시 돌아온게 아니라, 그사이 뭔 변화가 있었던거죠. 성숙이랄까.

험험.... 갑자기 이 영화를 보던 때의 추억이 물밀듯 밀려오네요. 이만 깽판부리고 일하러 가야겠어요. ㅎ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08-13 01:07   좋아요 0 | URL
늘 이 시간에 등장하시는 포르테 님. 포르테 님 지적이 정확하십니다. 네이버는 안 보고 그냥 줄거리 올린 듯해요. 네이버에 항의한 후, 국정원에 고발할 예정입니다. 포르테 님 이름 대며 꼭 항의를 하겠어요.
이 영화 ! 참.. 좋아요. 재미있는 영화 만들려면 이런 영화 만들어야 합니다.
페니 마샬 감독이 은근 재미있는 영화를 많이 만들어요.
전 오늘 책을 주문했으니 내일 책이 오겠네요.
전 이상하게 상자가 도착ㅎ고 뜯을 때에만 기분이 좋고, 그걸 또 이 더운 여름에 읽을 생각을 하면
한숨이 나옵니다. 그나저나 이번에는 에티카'를 주문했는데 혹 읽어보셨나요 ? 어렵다 하는 데 이 더운 여름에 스트레스 받는지 모르겠어요. 주변에 스피노자 전공은 아니고 하여튼 스피노자 달인이 두 분 계신데 물어보면서 함 공부해 볼 생각입니다. 서광사 판 사라고 했는데 동서 판 사서 반칙을 범하기는 했으나 동서 판도 나쁘지 않다고 사람들이 말하더라고요. 그 돈으로 다른 책 4권 중고로 더 샀음....

곰곰생각하는발 2013-08-13 01:10   좋아요 0 | URL
전 참고로 아이스크림도 비비빅'만 먹습니다.
세 개'를 사오는데 하나는 어머니, 하나는 나, 나머지 하나는 개 쩍쩍이' 이렇게 세 개를 사서 사이좋게 나눠먹느데 그 개놈의 새끼인 쩍쩍이가 너무 순식간에 먹어치우고는 달라고 해서 결국은 반만 먹고 줍니다. 어머니도 마찬가지.. 결국 개가 비비빅 두 개 먹는 꼴이에요. 오늘도 그렇고, 어제도 그렇습니다..

iforte 2013-08-13 02:30   좋아요 0 | URL
비비빅..... ㅎㅎㅎㅎㅎㅎㅎ 혹시, 가수는 빅마마?
저도 어릴때 아빠가 가나 쵸코렛바를 꼭 애들것만 세개를 사오시면, 엄마가 옆에서 자기꺼 안사왔다고 땡깡부리고.. 순진한 우리 형제들은 반씩 쪼개어 엄마께 헌납을... 그럼 결과적으로 저희 형제는 쵸코렛 반개씩 먹고, 엄마는 한개반을 드시고.. (아빠도 안드려요. 그냥 혼자서 독식하심). 벌받으신게지, 지금 울 엄마는 아빠한테 '코끼리'라는 애칭으로 불리시고 (거대한 체격 덕으로), 저는 여태껏 날씬...한가..? (퍽, 퍽. 퍼퍽..)

에티카라.. 저는 아직 안읽어봤지만 어렵다는 소문은 익히 들었어요. 그래서 에티카 대신에 에티카 해설서 샀어염. ㅠㅠ
그거 (해설서부터 읽는거) 진짜 안좋은 글읽기라는데.. 아놔, 제 공부하기도 바쁜데 언제 머리싸매고... 제가 천재도 아니고... 흑흑흑... 곰발님이 먼저 열심히 공부하신후에 제 독선생을 해주심이....

iforte 2013-08-13 02:39   좋아요 0 | URL
갑자기 굿 윌 헌팅이 넘 부러워져요. 이잉... 거의 매 초당 책을 술술 넘기는데, 그걸 페이지 수까지 다 기억하고 자빠지고... 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3-08-13 02:55   좋아요 0 | URL
제 조카 별명도 코끼리'인데, 다리가 코끼리 같아서 제가 지었는데
싫다고 지랄을 해서 철회했습니다...ㅎㅎ.

에티카'는 만만치 않은 독해라 들었는데 음... 뭐 읽다가 막히면 물어보죠, 뭐.
한 번 읽어보고 쉽게 풀어서 글을 올리도록 하겠씁니다.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말이죠. 흠흠...

저는 44사이즈'가 자본가들이 상품 팔기 위해 만든 신화 같아서 44사이즈'를 별로 안 좋아해요.
아, 왜 괴물 중에 크룰로프'인가 ?! 하여튼 침대에 눕혀서 길면 자르고 짧으면 늘리는....
이젠 옷이 인간 체형에 맞게 옷 사이즈가 나오는 게 아니라
옷 사이즈에 맞춰 인간이 몸을 맞춥니다.

미의 기준을 종합하면 55에서 66 사이즈'가 미'임...
 

 

 

 

 

수다는 당신을 죽일 수도 있다 !

 

 

 

한때 나는 야구 오따꾸'였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수학 문제 한 번 푼 적 없지만 밤 10시만 되면 야구 경기 결과를 토대로 투수 방어율과 타자 타율'을 일일이 체크할 정도였으니 이 정도면 오따꾸라 할 만했다. 참고로 학창 시절 내내 수학 성적은 늘 30점이었다. 미분, 적분을 풀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고, 그나마 집합이나 도형 문제'가 나오면 그 문제 하나 가지고 한 시간 동안 끙끙대며 풀거나 도형 문제의 경우엔 도형 안에다가 눈, 코, 입'을 그려 넣어서 근사한 사람을 만들고는 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한번은 야간 학습 시간에 이어폰으로 야구 중계를 듣다가 역전 스리런 홈런에 나도 모르게 홈런이라고 고함을 쳐서 선생에게 따귀를 맞은 적도 있었다.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야구가 흔히 다른 스포츠에 비해서 느린 경기'여서 재미가 없다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야구야말로 아는 만큼 보이는 진정한 두뇌 플레이'라고 할 만한 스포츠다. 그래서 나는 야구 중계를 보면 쉴새없이 수다를 떤다. 내가 좋아하는 선수 중에  50년대 명포수로 활약했던 요기배라'라는 선수가 있다. 배라는 쉴 새 없이 떠드는 촉새'였다. 포수인 그는 타석에 들어선 타자에게 " 따발총 말 총알 " 을 상대 선수 뇌 속에 사정 없이 쏘아대는 바람에 타자는 공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  이봐, 마이클 불끈 !  자네 아내 어제 나이트 가서 미친듯이 흔들었다더군.

-  ..... ( 솔깃 )

-  자네가 원정 경기 하고 있을 때마다 나이트 가서 흔든다는 거야 !

-  ..... ( 부글부글 )

-  맙소사, 생각해 보니 지금 이 시간이면 흔들고 있겠네 !

-  ...... ( ! )

 

   타자는 요기배라가 쏟아내는 말에 귀기울이다가 삼진 당하기 일쑤였다고 한다. 상대 팀'은 요기배라의 잔재주를 잘 알고 있었지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수다는 배라의 힘'이었다. 이러한 수다'는 꼭 배라가 수비를 할 때만 사용하는 전략이 아니었다. 안타로 1루에 나가면 상대편 1루수와도 정열적으로 끊임없이 수다를 떨었다. " 자네 ! 일본 코털제거기 써봤어 ? 놀라지 마, 행크 ! 영 점 삼 미리'까지 깎인다네. 자 봐봐 ? 내 콧구멍을 뚫어지게 보라구 !  " 배라의 수다에 1루수는 종종 배라의 콧구멍을 보다가 평범한 1루 땅볼을 놓치기도 했다. 그가 얼마나 수다가 심했던지 심지어는 1루 관중석 관객들 하고도 대화를 나눴다고 하니 놀라울 지경이다. 그러자 상대 팀들은 배라 수다 경계를 내리게 되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발이 빠른 배라'가 도루를 시도하면, 상대 팀은 어떻게 알았는지 피치아웃'을 시켜서 배라는 아웃을 당하기 일쑤였다. 사인이 노출되었다고 판단했으나 사인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상대 팀은 배라가 1루에서 2루로 뛸 것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 ?  답은 배라의 수다에 있다. 말 많은 배라'는 감독의 도루 사인'만 나오면 도루 할 생각에 갑자기 꿀먹은 벙어리'가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말이 많던 배라가 말이다. 그것은 마치 포커에서 로열 스트레이트 풀러쉬를 잡은 플레이어의 굳은 얼굴과 같은 것이다. 바로 이때다. 이 시점이 배라가 뛰는 타이밍'이라는 사실을  상대팀은 배라의 버릇을 통해 간파한 것이었다. 그러니 매일 아웃당할 수밖에 !

 

이 사실을 알고 화가 난 감독은 말 많은 배라에게 함구령을 내렸다. " 배라 ! 다음에도 나불나불대면 그땐 야구장이 아니라 말 많은 경마장'이나 가라고 ! 언더스탠드 ?  "  하지만 천성이 사람 좋은 수다맨이었던 배라'는 1루에 나가 수다를 떠는 버릇을 완전히 고칠 수가 없었다. 말을 하고 싶은 배라는 입이 간질간질 떨렸다. 결국 배라는 도루 사인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감독이 안 본다 싶으면 이때다 싶어서 조잘조잘댔다. 배라가 조잘대는 버릇을 도저히 고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을 한 감독은 극약 처방을 내린다.

 

" 이봐, 배라 !  앞으로는 입을 다물지 말고 항상 지껄이라구. 도루 사인이 나올 때도 항상 지껄이란 말이야. 달리면서도 수다를 떨라고 ! 오케이 ? 그러면 상대팀이 우리의 계획을 모를 것이 아닌가 ? "

 

신이 난 배라는 1루에서 2루를 훔치는 동안 달리면서도 수다를 떨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 이렇듯 수다는 종종 당신을 아웃시킬 수도 있다. 말 많은 사람은 말이 적은 사람보다 실수할 가능성이 크지만 반대로 현실을 완벽하게 외면하는 침묵은 섣부른 연설가보다 비겁하기도 하다. 내가 김영하와 소조의 논쟁에서 소조의 편이 된 이유는 김영하의 침묵도 한몫한다. 소설가가 꼭 투사가 되어야 할 이유는 없지만 적어도 민중보다는 먼저 그 침묵을 깨야할 의무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현실을 완벽하게 외면하는 김영하의 침묵은 비겁하다고 생각한다. 침묵이 꼭 아름다운 것은 아니지 않는가 ? 차라리 이명박 시대에는 침묵보다는 수다맨이 더 정의로운 사람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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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리다, 맑음  

 

 

 

1. < 오, 수정 > 까지는 좋았다. < 돼지 > 와 < 강원도 > 를 거쳐 < 수정 > 까지 오는 단계'는 신선했다. < 돼지 > 는 챠이 밍량'의 모더니즘 영화를 떠올렸고, < 강원도 > 는 전작인 < 돼지 > 와는 다른 노선을 걷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 수정 > 또한 < 강원도 > 와는 다른 느낌을 주었다. 홍상수는 재능있는 팔색조구나 ! 그는 승승장구했다. 내가 홍상수 영화가 싫어지기 시작한 계기는 <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 이후부터였다. 이 영화 이후에 나온 영화들은 모든 것이 다 비슷비슷했다. 하지만 나는 다시 홍상수에게 돌아왔다. < 옥희의 영화 > 에서부터 감독은 다른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에릭 로메르와 브레송의 흔적이 보였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흐리다 맑음이었다. 내가 홍상수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테이블 위에 놓인 술병이 3,4병 정도 비워져 있을 때부터다. 이때부터 남녀의 수작'은 시작'된다. 슬쩍 살짝 건드려본다. 소주 4병을 비웠을 때 " 나, 너 좋다 ! " 라고 말하는 것은 순정을 가장'한 고백이다. 모텔 가서 섹스 하자'는 말이다. 나는 이 장면들이 참...... 좋다. 참새도 아니면서, 참외도 아니면서 참, 참... 참깨도 아니면서 ! 솔직히 고백하자면 잘생긴 재벌 2세 주인공이 술도 취하지 않은 채 맨정신으로 " 나, 너와 자고 싶다 ! " 라고 말하는 따위의 장면을 보면 헛웃음이 나온다. 얼마나 자신감이 넘쳤으면 맨정신으로 자자고 말하냐. 재벌 2세들은 든든한 벡이 있으니 그런 소리'를 술 취하지 않고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요, 달려드는 여자들이 넘치고 넘쳤으니 자신감이 넘치는 것이다. 야, 이눔의 새캬 ! 나처럼 불알에 정액이 잔뜩 고여서 썩어봐라 !  자신감은 바닥을 친다. 언감생심, 술 취하지 않고서는 감히 내뱉을 수 없는 고백이다.   하여튼 하이틴 로맨스 소설에 등장할 법한 개간지 쿨 마초 가이의 당당한 섹스 어필을 좋아하지 않는다. 홍상수 영화는 소주 3,4병이 비워질 때, 그때부터 화면이 좋아진다.  

 

 

 

2. 최승자 시인은 말했다. 터널은 끝에 가서야 환해진다고 말이다. 그런 영화들이 있다. 별다른 감흥 없이 담담하게 영화를 보다가, 아니 시큰둥한 마음으로 영화를 보다가 갑자기 전율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마치  약속 시간이 지났는데도 오지 않는 애인 때문에 잔뜩 화가 났다가 저 멀리서 뛰어오는 애인을 발견하고는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경험이다. 울르 그로스바드 감독의 < 조지아 > 라는 영화가 그렇다. 마지막 장면은 압도적이다. 제니퍼 제이슨 리'가 허름한 선술집에서 노래를 할 때, 그토록 평범했던 영화가 갑자기 좋아지기 시작했다. 잘 만든 마지막 장면'은 약속 시간에 늦게 온, 생글거리는 애인과 비슷하다. 흐리다 맑음이다. 퍼시 아들론의 < 연어알 > 도 마지막 장면이 압도적이다. 평범했던 영화는 느닷없이 끝나는 마지막 장면에서 빛을 발한다. 어쩌면 영화는 마지막 5분을 위한 전주곡인지도 모른다. 가장 빛나는 대상은 늘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이니 말이다. 조용필은 언제나 마지막에 등장하지 않던가 ?  

 

 

 

3. 좋아지는 계기가 있다.밤 늦게 시험 공부할 때면 항상 정은임의 영화음악실을 라디오로 듣고는 했다. 그 시간에 들을 프로는 그 방송이 탁월했다. 정은임을 좋아했다기보다는 라디오 프로듀서와 방송작가'가 짠 프로그램이 좋았던 것이다. 당시 나는 아나운서와 라디오 디제이'는 앵무새에 지나지 않는 존재'라고 생각했었다. 왠지 영혼은 없고 그저 대본대로 읽는 것에 지나지 않는, 그런 존재. 감정이라고는 없는 그런 존재 말이다. 어느 날이었다. 정은임은 리버피닉스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울었다. 콧물 삼키는 소리가 종종 멘트를 삼켰다. 목소리는 부들부들 떨렸다. 방송사고에 가까웠다. 생방송도 아니었으면서 프로듀서는 왜 편집을 하지 않았을까 ? 아마도, 그는 이 방송사고가 주는 진실함이 좋았던 것 같다. 그때부터 나는 정은임이란 아나운서'를 좋아하게 되었다. 내가 최초로 좋아한 방송인'이었다. 임을 향한 행진곡을 처음 들었던 방송도 정은임의 영화음악실이었다. 당시 빨갱이들이나 부르는 노래인 줄 알았는데 라디오에서 그 음악을 들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뿐이 아니었다. 볼세비키 인터내셔널歌도 이 방송을 통해서 듣게 되었다.

 

 

 

4. 인생이 언제나 흐리다 맑음'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 가끔은 맑다가 흐림'이 되기도 한다. 나는 정성일 열혈 팬이었다. 없는 형편에도 키노 잡지는 꼬박꼬박 모았다. 지금도 키노 잡지'는 버리지 못하고 있다. 저 현란한 문장과 톡 쏘는 어투, 그리고 놀랄 만한 방대한 인문학적 지식'은 존경스러울 정도였다. 정성일이 쓴 글을 대부분 이해를 할 수 없었으나 나는 이 이해불가능을 개인적 소양 탓으로 돌렸다. 어릴 때부터 국영수'만 빼고는 꽤 잡학다식하다는 소리를 들었으나 정성일이 쓴 글은 도무지 이해가 불가능했다. 그럴수록 나는 더욱 정성일을 좋아했던 것 같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판단은 내 실수'였던 것 같다. 정성일은 글을 잘 쓰는 평론가가 아니었다. 쉬운 문장도 어렵게 쓸 줄 아는 독특한 재능을 가졌을 뿐이다.  필사의 탐독'을 읽다가 그만 헛웃음이 나왔다. < 필사의 탐독 > 은 < 필사의 난독 > 이었다. 첫사랑을 그리워하다가 10년 후에 만났을 때의 그 느낌이다. 기억 속 그 사람은 반짝반짝 빛났으나 다시 만난 첫사랑은 오징어'가 되어 있을 때의 당혹감. 그런 당혹감이 들었다. 그가 만든 < 카페 느와르 > 는 심형래가 만든 < 디 워 > 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트뤼포를 꿈꿨던 정성일은 실패한 것처럼 보였다. 영화는 괴상했고 문장은 이상했다. 날마다 맑은 날만 있던가 ? 흐리다 맑은 날도 있고, 맑다가 흐린 날도 있는 법이다.  

 

 

 

5. 나는 실베스타 스텔론'이란 배우를 매우 싫어했다. 아트 시네필 행세를 하던 시절이었으니 스탤론을 좋아할 턱이 없었다. 연기는 얼마나 못했던가 ? 그가 나온 영화들은 얼마나 뻔뻔했던가 ? < 람보 2 > 이후로는 그의 영화를 본 적이 거의 없다. 정성일이었다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 " 자본적의적 욕망이 전이된 스텔론의 하드 바디'는 조르주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적 육화처럼 보입니다. 그것은 식민지적 욕망에 다름 아닙니다. 총알은 빗발치지만, 어찌된 영문입니까 ? 총알은 그의 신성한 몸을 피해 다닙니다. 이 이상한 헐리우드의 팍스 아메리카에 당신도 동참하실 겁니까 ? "  세월이 아주 많이 흐른 후, 나는 우연히 종로 피카디리'에서 < 록키 발모어 > 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 종로에서 약속을 잡았는데 너무 일찍 간 탓에 시간을 때울 요량으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결과였다. 영화를 본다는 생각보다는 잠이나 자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듯하다. 도대체 나이 60에 권투 영화라니 ? 무슨 꿍꿍이일까 ? 선수 대신 권투 코치로 등장해서는 화려했던 과거에 대해 꿈꾸듯 말하겠지. 영화를 시작되었다. 나는 아무 생각없이 보다가 그만 눈물이 터졌다. 스텔론은 너무 늙고 힘 없어 보였다. 몸은 둔했고 말도 둔했다. 하지만 그는  진짜 연기를 하고 있었다. 말도 어눌하고 몸도 어눌했으나 그는 늙은 나이에 비로소 연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너무 늦은 만학이었다. 그러나 아름다웠다. 그때부터 나는 스텔론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날은  흐리다가 맑은 날이었다

 

 

 

6. 내가 < 쇼생크 탈출 >을 처음 보았을 때는 그저 그렇고 그런, 따분한 헐리우드 영화'라고 생각했었다. 처음부터 이 영화가 좋았던 것은 아니다. 그냥 재미있는 할리우드 탈옥영화라고 생각했다. 돈 시겔의 걸작 < 알카트라즈 탈출 > 에 대한 오마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 쇼생크 탈출 > 보다는 < 알카트라즈 탈출 > 이 더 좋았다. 재미있다고 해서 모두 다 좋은 영화는 될 수 없다. 궁금하지 않았다. 저녁 7시가 되면 쨍 하고 불 밝히는 창문처럼 말이다. 어느 누가 초저녁 불 밝힌 창'을 궁금해 할까 ?  우연한 기회에 이 영화를 몇 번 더 봤다.  그러다가 어느 날 새벽 3시에 불 켜진 창문처럼 모든 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앤디는 어떤 사람일까 ? 내가 이 영화를 다시 보게된 곳은 석수역에 위치한 < 내 안의 너’ > 라는 모텔 403호실에서 였다. 그날 나는 애인과 함께 벌거벗고 뒹굴었다. 창 밖에는 장맛비가 쉴 새 없이 내렸다. 나는 여자의 봉긋한 젖가슴과 촉촉한 동굴을 좋아했다. 그리고 여자가 새빨간 혀’로 내 젖꼭지를 아릿하게 깨물 때도 좋았다. 태어난 지 두 달도 안 된 강아지가 어미 젖을 찾듯이 말이다. 침대시트는 흠뻑 젖었고 우리는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때 티븨에서는 이 영화를 상영하고 있었다. 앤디를 연기한 팀 로빈스가 말했다. “ 필요한 건 아무것도 없어요. 여기 있는 일하는 동료들에게 시원한 맥주 한 병 마실 수 있도록 해 주신다면...... “ 

 

장면이 전환되면 옥상의 죄수들은 땡볕 아래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신다. 나는 그토록 행복한 얼굴을 본 적이 없다. 그들은 정말 행복해 보였다. 여자는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 한 모금 마신 후 침대에 누워 있는 나에게 다가와 자신의 입 속에 있는 맥주를 내 입 속에 넣어주었다. 그리고는 말했다. 우리 헤어지지 말자, 아프지 말자,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는 영혼이 되자. 나는 방긋 웃었고 여자도 방긋 웃었다. 우린 모두 이 영화를 좋아했다. 아니, 여자는 원래 이 영화를 좋아했었다.  우린 이 영화를 함께 서너 번 더 보았다. 세월이 흘렀고 우린 헤어졌다. 헤어졌다기보다는 내가 그녀 곁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말하는 것이 맞는 표현일 것이다. 그녀는 감옥이었고 나는 죄수였다. 영화는 볼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만든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보았고, 두 번째는 우연한 기회에 보게되었으며, 세 번째도 깊은 밤 새벽에 잠을 뒤척이다가 티븨를 켜고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다시 보게 되었다. 그렇게 네 번째, 다섯번째, 여섯 번째로 보게 되었다. 그러다가 일곱 번째 보게 되는 순간 잊을 수 없는 영화가 되며 스무 번을 넘기면 영원한 걸작이 된다. 그 여자와의 만남도 그랬다.

 

처음 보았을 때 그 여자는 그냥 좋은 여자였다, 두 번째 보았을 때는 예의 바른 여자였고, 세번째 보았을 때는 조금 쓸쓸해 보였다. 네 번째는 많이 쓸쓸해 보였고, 다섯 번째는 적당히 쓸쓸해 보였다. 그리고 일곱 번째 보던 날, 나는 그녀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나에게 잊을 수 없는 영화가 되었다. 마스터피스였다. 처음부터 보자마자 좋아지는 영화가 있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 거울 > 이라는 영화가 그렇다. 갈대를 흔들리게 만든, 그 느닷없이 다가온 바람의 속도가 좋았다. 하지만 나는 이 영화를 더 이상 보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처음에는좋았으나 다시 보면 실망을 하게 되는 영화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가 하면 처음에는 싫었으나 나중에좋아지는 영화도 있다. < 카사블랑카 > 가 그렇다. 옛 애인은 이 영화를 무척 좋아했다. 영화가 끝날 때마다 낮은 목소리로 말하고는 했다. “ 카사블랑카여, 영원하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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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orte 2013-08-11 0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곰발님 글을 읽고 나에게도 흐리다 맑은, 그런 영화들이 있었는지 곰곰 생각해보려해도 감감 생각나지 않네요. 더 말하고 싶지만, 지금 곰발님 감정선을 깨고싶지 않아서 조용히 퇴장합니다. 나중에 흐리다 맑았던 기억들이 생각나면 다시 찾아오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8-11 12:17   좋아요 0 | URL
상관없으니, 낙서장처럼 사용하셔도 됩니다.
흐리다 맑은 날은 그래도 참 좋은 날이지요.
맑다가 흐린 날'보다 말입니다.
하지만 전 천성이 맑다가 흐린 순간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그런 날씨를 좋아했어요.

새벽 2013-08-11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저 몇 주 전 새벽에 쇼생크 탈출,을 케이블에서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벌써 한참을 시작한 후였는데.. 교도소 도서관 사서였던 할아버지가 출소를 앞두고 오히려 두려운 나머지
인질극을 벌이던 장면 있잖아요. 그 부분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그 에피소드가 와닿더라구요.
결국 출소한 그 할아버진 오히려 감옥을 그리워하다 자살하고...
정말 쇼생크,는 하나의 우화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곰곰발님 예전 글들이 생각났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8-11 12:15   좋아요 0 | URL
쇼생크는 아마 케이블에서 가장 많이 하는 영화가 될 겁니다.
숑생크가 특이한 것은 중간부터 봐도 재미가 있다는 겁니다.
물론 많이 보아서 익숙한 것 때문이기도 하지만
각 에피소드가 뭔가 깊이 생각하게 만들어요.

만화애니비평 2013-08-11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팀 로빈스 여기 등장했소!

곰곰생각하는발 2013-08-11 12:14   좋아요 0 | URL
오, 로빈슨 오셨군요 ! 반갑소.

히히 2013-08-11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사의 찬미를 즐겼던 2살 터울 언니는
지금처럼 맑은 날을 예견하지 못했을까요?
당시 사춘기 동생의 오감도 한창일 때라
언니가 도와주지 않아도 욱신거렸는데 말입니다.

*몸의 중앙선에 점이 있으면 자살한다는 속설이 있어
언니의 배꼽위 정중앙의 커다란 점때문에 불안불안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8-12 12:56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점이 정가운데 있으면 항상 안 좋은 징조'라고 했음....
그런데 이마 정중앙에 있는 점인 복점이 아니었던가요 ?
후훗....

 

 

 

 

 

 

프로야구 시구에 대한 생각 : 클라라는 왜 울었을까 ?

 

 

 

- 국내 프로야구 투수 시절, 나는 머리가 길어서 사다코로 불리웠다.

피칭은 공격적이었다. 팬들은 나를 사다코 와일드 업'이라 불렀다. 

 

 

다들 아시다시피, 나는 한때 보스턴 레드삭스 팀의 맹인 투수'였다. 이 말을 들으면 소설 쓴다고 비웃는 사람도 있겠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거짓말이라면 손가락 하나를 바치겠다. 믿어달라 ! 자세한 내용은 링크'를 걸어둔다. ( http://myperu.blog.me/20179671080 ) 내가 메이져리그에서 거둔 성적은 17승 29패였다. 당시에는 박찬호'가 영웅처럼 숭배되던 시절이라 무명에 가까운 한국인 맹인 투수'는 안중에도 없던 모양이더라. 하지만 서운하지는 않다. 나는 레드 삭스'를 사랑했고, 낡고 좁은 펜웨이파크'에서 공을 던지는 것은 영광으로 생각했으니 말이다. 펜웨이 파크 시절 기억에 남을 에피소드'라면 스티븐 킹이 나를 저녁 식사에 초대한 일이었다.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그는 보스턴 레드삭스 열혈팬'이었다. 그는 앞을 못보는 내가 투수가 된 것에 대해 호기심이 많았다. " 미스터 곰곰발 ! 앞을 못 보는데 어떻게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던지죠 ? 난... 당신이 뉴욕 양키즈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을 때를 잊지 못하오. 잘난 척하는 양키 새끼들이 8월의 물렁 좆'처럼 흐물흐물 삼진을 당할 때마다 통쾌했다오. 시부랄, 눈물이 앞을 가렸다오. "

 

모두 다 궁금할 것이다. 스티븐 킹뿐만 아니라 이 글을 읽는 당신도 ! 포수는 내가 선발로 나오는 날에는 특수 제작한 글러브를 사용한다. 방울이 달린 글러브다. 그가 주먹으로 글러브를 팡팡 치면 방울 소리'가 들린다. 나는 그 방울 소리'를 향해 공을 던지는 것이다. 피나는 노력의 결과였다. 나는 킹이 던진 질문에 대한 답 대신 엉뚱한 말을 했다. " 이 식탁은 보르네오 산 100년 된 삼나무로 만들었군요. 손가락으로 탁자를 툭툭 치면 소리가 들립니다. 아십니까 ? 나무마다 소리가 달라요. 선생님은 지금 엉덩이를 뺀 채 어깨를 의자 깊숙이 기댔지요 ? 아, 하하 ! 일부러 정자세를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소리는 정직합니다. 자세가 불편하면 소리가 성대를 거쳐 나올 때 불안정하게 되지요. 가수 지망생에게 제일 먼저 가르치는 것은 소리가 아니라 자세이지요. 선생님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인해 자세를 바로잡기가 힘드실 겁니다. 앞을 못 보는데 어떻게 공을 던지냐고 물어보셨죠 ?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이걸로 대신하겠습니다. "

 

스티븐 킹은 크게 웃었다. 그리고는 의자를 빼는 소리가 들리더니 내게 다가와 손을 잡았다. 대단하오 ! 정말 대단하오 ! 미스터 곰곰생각하는발 !!! 나는 스티븐 킹 특유의 시골 촌부 같은 목소리와 억양을 좋아했다. 그는 억만장자 스타 작가'에서 오는 허세가 없었다. 순박하고 투박한 말투였다. 그 어떤 상대를 만나도 늘 일정한 태도 말이다. 그는 나를 위해 소설'을 쓰겠다고 말했다. 내 당신을 위한 헌정 소설 하나를 쓰리다. 우리는 즐겁게 식사를 했다. 후에 그는 < 톰 고든을 사랑한 소녀 > 를 내놓았다. 그는 초판 1쇄 한정본을 나에게 선물했다.

 

< 곰곰생각하는발 ! 이 소설은 당신에게 바치오.우리가 사랑하는 보스턴 레드삭스'에 대한 이야기'라오. 그리고 펜웨이 파크에 대한 애정이기도 하오. 내가 소설에서 톰 고든'이라는 선수를 인용했지만 사실 톰 고든은 당신이었소. 여기 책과 함께 오리지날 원고는 당신에게 보내오. 이건 당신에 대한 이야기이니 말이오. 당신은 총 17승 29패에, 방어율은 4.17이었지만 그 누구보다도 훌륭한 투수였어요. 콧대 높은 양키즈를 상대했을 때 당신은 위대한 작은 거인이었소. 내가 본 최고의 경기였지. 눈물이 앞을 가렸소. 건투를 비오.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소식 들었소. 내 언젠가 당신을 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리다. 부디 몸 건강하시오.  >     

 

 - 당신의 영원한 팬 스티븐 킹

 

 

스티븐 킹이 보낸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나는 메이져리그 선수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3차에 걸친 대수술 끝에 시력을 되찾았다. 하지만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시력을 되찾고 나서부터 내 구질은 형편없이 나빠졌다. 결국 나는 엘지 트윈스 2군을 떠돌다가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불만은 없다.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을 뿐이다. 그 이후 순수한 야구 팬으로써 야구 관람을 즐기게 되었다.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클라라의 시구 때문이다. 클라라가 기자 간담회'에서 울었다. 사람들이 연기는 보지 않고 몸매'만 보아서 속상하다는 넋두리'였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 눈물의 간담회 이후에도 여전히 섹시 이미지'로 어필한다는 점이다. 나는 클라라의 몸매에 대해 관심이 없으니  클라라 시구에 대해서만 말하련다.

 

유니폼을 리폼해서 배꼽티로 만든 폼'이 가관이었다. 설상가상 상의는 두산 유니폼인데 하의는 엘지 유니폼이었다. 클라라는 엘지 팬일까 ? 아니면 두산 팬일까 ? 언제부터인가 시구'는 날마다 365일 내내 진행되었다. 대부분은 연예인들이었다. 팬도 아니면서 시구를 하는 것이다. 박시은 같은 경우는 각 구단을 두루 섭렵하면서 시구자로 나왔다.  시구는 365일 날마다 진행되면 안 된다. 우리는 야구를 보기 위해 야구장을 가는 것이지 쫄티에 쫄바지 입고  자기 브랜드 홍보하려는 클라라를 보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니다. 팬도 아닌 연예인이 잠깐 와서 공 던지고는 경기도 안 보고 가는 것이 과연 시구자로써 자격이 있는 것일까 ? 시구'에는 문화가 있어야 하고 스토리가 있어야 하며 감동이 있어야 한다. 문득 내가 펜웨이 파크에서 경험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끝을 맺을까 싶다.

 

2007년 아메리칸 리그 디비젼 시리즈 2차전에서 보스톤 레드삭스는 에인절스'와 2차전을 가졌다. 영광스럽게도 나는 2차전 산발투수였다. 보스턴 팬들은 나를 위해 패티 김이 부른 < 서울의 찬가 > 를 개사해서 부르기 시작했다. 가사는 이렇다. " 종이 울리네 / 공이 박히네 / 팬들의 함성 / 웃는 그 얼굴/ 그리워라 / 와일드업 /내 곁을 떠나지 마오. "  하지만 내 컨디션은 말이 아니었다. 5회까지 우리 팀은 어려운 경기를 펼치고 있었다. 승리는 에인절스'에게 기울고 있었다. 하지만 기회는 찾아오는 법 ! 1아웃 1-3루 상황에서 라미레즈'가 타석에 들어섰다. 와와, 와와와와 !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그가 때린 공은 1루 파울 쪽에 높이 떴다. 영락없이 포수 글러브에 잡혀서 끝날 상황이었다.  

 

그런데 에인절스 포수가 공을 잡기 0.00001초 전에 파울 라인 관중석에 있던 꼬마가 공을 낚아서 다행히 파울 플라이 아웃을 면하고 파울이 되었다. 에인절스 입장에서는 화딱지가 날 만하지만 그것은 이미 룰로 정해져 있으니 어쩔 수 없었다. 레드삭스는 이 행운을 기회로 잡아 동점을 만들었고 결국 우승을 해서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하게 되었다. 그때 시구자로 나선 사람이 바로 공을 낚아챈 꼬마'였다. 그 꼬마 덕에 챔피언쉽 시리즈에 올랐으니 그 공을 높이 사서 시구를 부탁한 것이다. 그 후 그 소년은  Fan of the Year' 라는 별명으로 불리웠다. 이것이 바로 한국 프로야구 시구 문화와 메이져리그 시구 문화의 차이다.  

 

< 시구 > 란 구단이 자신을 응원한 팬들을 기리기 위해 만든 팬 서비스'이다. 감사의 말이요, 헌정이다. 그러니 대부분은 구단 열성팬들이 시구자로 나선다. 40년 동안 구단 마운드를 고른 구단 관리 직원이 오르는가 하면 불치병에 걸린 13세 소년을 위해 시구를 부탁하기도 한다. 물론 스티븐 킹도 시구자로 나서기도 했다. 여기에는 서사가 있고 감동이 있다. 한국 시구 문화처럼 엉망은 아니라는 말이다. 나 또한 구단 관계자로부터 이번 월드 시리즈에 보스턴 레드 삭스'가 진출하면 시구자 명단에 올리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잊지 않고 기억한 것이다. 펜웨이 파크,  내가 사랑한 낡고 작은 야구장. 생각만으로도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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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orte 2013-08-10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여주는 팬서비스와 공유하는 팬서비스 차이? ㅎㅎ
클라라인가, SNL에서 엄청 섹스어필하려고 노력하던데. 그럴꺼면 더 당당해졌으면 좋겠어요. 본인이 섹스어필을 전략으로 잡아놓고 '연기로 승부하려는데 자꾸 딴지걸어서 속상해요' 이러면 안되죠. 끝까지 더 당당하게 밀어붙여야 섹스어필의 완성이죠. 마돈나가 요조숙녀 흉내를 내던가요? 본인이 당당하니 남들도 그게 답인가보다, 그렇게 사상을 바꿔버리잖아요. 그 당당함이 없다면, 그리고 정말 본인이 억울하다고 생각된다면 섹스어필말고 정말 연기로만 승부를 하던가. 한가지만 했으면...

p.s. 본인이 빈약하다고 시기질투하는거 아님. 저얼때로 아님.

곰곰생각하는발 2013-08-10 22:48   좋아요 0 | URL
아이고... 제가 바로 그 얘깁니다. 사람들이 자기 몸만 본다고 서러워서 울 정도면 섹스 어필'을 부끄러워 한다는 소리인데 이건 어불성설이죠. 에로 배우가 당당하려면 몸으로 예술을 보여주고 싶다, 라고 말해야 하는데 감독이 시켜서 했다는 식은 좀...... 전 크라라의 말이 마치 난 청순하고 싶었으나 마케팅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좀..... 레이디가가'를 보세요. 아무도 그런 소리 안 하지 않습니까. 저 소리 하고도, 저렇게 나와서 울고 짜다가도 다음 날 또 섹스어필로 주욱 나가니 속을 모르겠어요.. ㅎㅎㅎ

히히 2013-08-11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링크 걸어논 블로그 글까지
곰곰생각하는발님!
정녕 곰곰생각하는발님!

타자을 소자로 만드는 재주를 가지고 계십니다.
저에게 간신히 머물고 있던 자신감이 시들시들해지고
지옥, 그것은 당신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8-11 23:22   좋아요 0 | URL
으.. 히히 님 자신감이 무엇입니까 ? 어서 말씀해보세요.
제가 들어드리겠습니다.
히히 님을 대자'로 만들어드리겠습니다.
어서 허심탄회하게 말슴해 보시ㅔ요.

나 진짜 히히 니 내가 아는 이웃 같은데 누구십니까 ? 이제 커밍아웃 하세요.. 어서..
 
아비정전(덕슨미디어연말할인)(阿飛正傳) (Days Of Being Wild )
인피니티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오늘 생각없이 책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코멕 메카시의 < 모두 다 예쁜 말들 > 이 생각났다. 이유는 모른다. < 아비정전 > 을 생각하다가, 장국영을 생각하다가, 장만옥을 생각하다가, 실패한 내 연애를 생각하다가, 불현듯 < 모두 다 예쁜 말들 > 이 떠오른 것이었다. 다시 읽기 위해 찾는 것이 아니었다. 다만, 그냥... 찾고 싶었을 뿐이다. 다섯 개의 책장에서 코멕 메카시의 소설을 모두 골라냈다. < 핏빛 자오선 > < 국경을 넘어서 > < 평원의 도시들 >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 로드 > . 하지만 여전히 < 모두 다 예쁜 말들 > 은 보이지 않았다. 분실한 모양이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그동안 내가 잊고 있었던 기억이 갑자기 생각났다. 나는 천장이 낮은 옥탑에서 산 적이 있다. 그곳에서 한 여자를 오랫동안 사랑했다. 그 여자와는 헤어졌다. 그 책을 그녀가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책인 레비스트로스의 < 슬픈 열대 > 가 내 책장에 있는 것처럼 말이다.  기억이란 늘 이렇게 의뭉스러운 점이 있다.  생각해 보니, 이 아비정전'도 그녀와 함께 본 영화였다. 책을 다시 사야 할까 ? 고민하다가 이내 포기했다. 잃어버린 책을 다시 사는 것은 어리석다. 더군다나 그 책을 읽은 적이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그리고 헤어진 여자를 그리워하는 것도 어리석다. 더군다나 헤어진 여자가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졌다면 더더욱 그렇다. 이젠 소년다운 고집은 버려야 한다.

 

잃어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었을까 ? < 모두 다 예쁜 말들 > 에 대한 리뷰'를 읽어보았다. 그러다가 그 여자가 쓴 글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 천장이 낮은 옥탑에 살았던 남자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사람은 코맥 메카시의 소설을 유독 좋아했다고  담담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그리고 끝으로 < 모두 다 예쁜 말들 > 은 그 남자의 책장에 꽂혀 있어야 할 책이었으나 이렇게 자신의 책장에 꽂히게 되었다고 말했다.   2009년의 리뷰였다. 범종 같은 울림이 밑바닥 깊은 곳'에서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 밑에는 글쓴이의 동료로 보이는 사람의 덧글이 달렸다. 덧글은 2012년의 것이었다. 그러니깐 글쓴이의 동료는 3년이 지난 글에 뒤늦게 덧글을 단 것이다. " 우연히 네가 쓴 글을 보았다 " 로 시작한 글이었다. " 우연히 네가 쓴 글을 보았어. 내가 ** 샘'에게 보내던 메일 주소 아이디'와 알라딘 아이디가 똑같더라... 너무 아파서 끝까지 읽지 못했다. **샘'이 그렇게 불의의 사고로 허망하게 떠나고 나서, 나... 샘의 빈 자리'를 보며 많이 울었어. 여긴 마치 나를 위한 숨은 보물 찾기 쪽지 같아. 자주 올께. 주인 없는 집에 너무 자주 온다고 눈치를 주지는 마. 보고 싶다. 그립다... "

 

내일은 4월 1일'이다. 하루 앞당겨서 이리 쓴다. 

 

- 소년다운 고집 中

 

 

 


 

 

 

 

 

 

 

 

아비정전'을 보다.

 

 

아비정전'은  틈만 나면 보았다. 40번 넘게 본 이후로는 계산을 하지 않았다. 이젠 더 이상, 모니터로 < 아비정전 > 을 보지는 않는다. 장국영이 자살을 한 이후 < 아비정전 > 는 장국영 추모 형식이거나 혹은 왕가위 감독전 형식으로 극장 스크린'으로 상영이 되고는 했으니깐 말이다. 만우절이 되면, 그러니깐 라일락이 피는 계절이 돌아오면 < 아비정전 > 은 상영되고는 했다. 나는 그때마다 < 아비정전 > 을 보았다. 그것은 일종의 제의( 祭儀 ) 였다. < 아비정전 > 은 부두교'였고, 나는 신도'였다. 어제 cgv 압구정'에서 < 아비정전 > 을 상영했다. 물론 나는 그곳에 있었다. 그곳 극장 로비에서 우연히 옛 여자친구'를 만났다. 나는 그녀를 보았으나 그녀는 나를 보지 못한 듯했다. 한때, 우리는 같이 아비정전'을 보고는 했다. 그러니깐 그녀도 본 영화를 다시 보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다.

 

그녀와 내가 헤어지게 된 이유는 내가 은행을 털어서 교도소에 수감되었기 때문이었다. 그 사실은 애인에게 비밀에 붙였다. 나는 쇼생크 탈출에 나오는 앤디'처럼 그녀 앞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 당시에 은행'을 턴다는 행위가 법에 저촉된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었다. 남산 가로수 길'에 우뚝 솟은 은행나무가 서울시 소유'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 하지만 변명은 하지 않으련다.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니 말이다. 나, 곰곰생각하는발 씨는 은행나무에 달린 은행을 털다가 현행범으로 걸렸다. 장발장이 빵을 훔치다가 감옥에 갔다면, 나는 은행을 훔치다가 감옥에 간 경우다. 수감된 동안에도 < 아비정전 > 은  변두리 극장에서 상영이 되었다.

 

내가 출소한 날은 공교롭게도 만우절'이었다. 애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사실 그 동안 당신 앞에서 감쪽같이 사라진 이유는 교도소에 있었기 때문이라며 용서를 빌었다. 하지만 애인은 그 말을 믿지 않았다. 만우절이니깐 ! 느낌 아니까 ~ 애인은 이미 새로 사귄 남자친구가 있었다.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출소했다고 소식을 알렸으나 아무도 믿지 않았다. 나는 뚜벅이처럼 도시를 걷다가 우연히 광화문 극장에서 < 아비정전 > 이 걸려 있는 모습을 보았다. 주성철 기자'가 쓴 < 장국영 > 에 대한 책 기념으로 특별 상영되는 중이었다. 나는 그날 두부 대신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보았다. 영화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애인은 떠났고, 나는 전과자가 되었으니 먹고 살 일이 막막했다.

 

전과자 신분으로 정상적인 직업을 갖기는 힘들었다. 결국 나는 범죄의 길로 빠졌다. 직업은 킬러'였다. 사람들은 나를 고스트독'이라고 불렀다. 처음 사람을 죽일 때가 힘들지 그 이후로는 쉬웠다. 느낌, 아니까 ~ 대부분은 아내의 불륜이나 남편의 외도 때문에 사건을 의뢰했다. 일말의 순정은 남았던지 다음과 같은 당부의 말은 잊지 않았다. " 고통 없이 죽여주세요. "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고통스럽게 죽여달라는 의뢰인도 있었다. 종로에서 장어집을 하는 중년 여성'이었다. 며칠 후, 사건을 의뢰한 고객의 가게에 도착했을 때 사건 의뢰인이었던 중년여성은 멍이 든 채로 아무 말 없이 나를 쳐다보았다. 남자는 술에 취해 아내에게 난동을 부린 후  바닥에 엎드려 잠에 빠져 있었다.

 

나는 잠을 자고 있는 남편의 팬티를 조심스럽게 내린 후 뱀장어를 바닥에 쏟았다. 뱀장어는 꿈틀거리더니 자고 있는 남자 항문 사이로 들어갔다. 구멍만 있으면 비집고 들어가는 습성을 이용한 창의적 살인이었다. 뱀장어는 항문을 거쳐 위로 위로 올라갔다. 남자는 잠시 황홀한 표정을 짓더니 그만 사정을 했다. 하지만 이 쾌락도 잠시였다. 그는 고통 속에서 죽었다. 죽음을 확인한 나는 장어들이 득실거리는 수족관을 엎었다. 와장창, 수조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바닥에 널부러진 뱀장어들이 이리저리 꿈틀거렸다. 그 중 한 놈은 죽은 남자의 입속으로 들어갔다.  

 

*

 

나는 주로 어두컴컴한 극장에서 의뢰인을 만났다. 일도 하고 영화도 보니 이보다 좋을 순 없다. 무엇보다도 극장 안이 어두컴컴하기에 서로 신분이 노출될 일은 없는 것이다. 마지막 의뢰인을 만난 것은 어제였다. cgv 압구정'에서 말이다. 공교롭게도 아비정전이 상영되었다. 그리고 또 공교롭게도 그곳에서 헤어진 옛 여자친구를 우연히 만났으며, 또, 또, 또 공교롭게도 의뢰인'은 바로 그녀'였다. 나 또한 그 사실을 전혀 몰랐다. 불이 꺼지자 내 옆에 누군가가 앉았다. 향긋한 향수 냄새가 났다. 익숙한 냄새였다. 프르스트가 마들렌을 통해 과거로 여행을 떠났듯이 나는 그 익숙한 향수 냄새를 통해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이 불길한,  예감은 적중했다. 의뢰인은 옛 여자친구였다. 그녀가 나를 알아볼 일은 없었다. 나는 킬러를 하기 위해 성형수술을 했고 짙은 선그라스를 끼고 있었으며 극장 안은 어두웠으니 말이다. 그녀가 말했다. " 한 사람을 죽이고 싶어요. 이 사람입니다. " 그녀가 건낸 서류봉투 안에는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바로 나였다. " 고통 없이 죽여주세요. "

 

나는 고민 없이 사건을 접수했다. 내가 사건을 접수했다는 사실은 그녀가 지목한 상대를 제거해야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 나는 자살이 아닌 타살이 되어야 했다. 나는 또 다른 킬러에게 사건을 의뢰했다. 이쪽 세계에서는 꽤나 성실하다는 평이 자자한 사람이었다. 그가 말했다. " 선생님, 제거 대상은 누구입니까 ? " 나는 잠시 창밖을 보다가 그에게 말했다. " 바로 나요. 나를 제거해 주십시요. 8월 20일이면 좋겠소 ! 아직 할 일들이 남았으니깐. 비혼자'이다보니 해야 될 일들이 많소. "   그래서 지금 이 글을 쓴다. 톡톡이 게임은 100회로 끝난다. 이웃들과의 약속이니 지켜야 한다. 은행 업무도 모두 마쳤다. 그동안 운영했던 네이버 블로그도 막을 내린다. 미리 양해를 구한다. 난, 프로다. 서운해하지  마라. 느낌 아니까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272451 : 소년다운 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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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09 15: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8-09 16:37   좋아요 0 | URL
이거 그냥 농담입니다. 블로그는 폐쇄하지는 않지만 방치할 생각입니다.
틈틈이 글은 올리겠지만 말입니다.

히히 2013-08-09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님은 님 블로그를 파괴할 권리가 있습니다.
허나
알라딘은 알현하게 하옵소서.

곰곰생각하는발 2013-08-09 17:09   좋아요 0 | URL
특별히 히히 님의 뜻을 받겠습니다.
오늘 나는 히히 님의 죄를 사합니다.

2013-08-09 17: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09 17: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09 18: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Forgettable. 2013-08-09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완전 깜짝..가슴이 철렁 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08-09 21:12   좋아요 0 | URL
저 가슴 철렁거리는 거 좋아합니다.... 은행을 털었다에서 철렁거리셨군요 ?

루치아 2013-08-09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참 블러그 페쇠하는줄 알고 깜 놀랐네요~~
페루에 님은 여러 이웃들이 있는한 블러그에 좋은 글 올릴 의무가 있는줄 아뢰오
내 어디에가 이런글을 읽는단 말이오
많은 팬들을 위한 팬서비스 차원에서라두 그런말 하시면 아니 아니 아니 되오^^

곰곰생각하는발 2013-08-09 21:13   좋아요 0 | URL
누구시온지 ? 하여튼... 감사합니다. 루치아 님...

루치아 2013-08-09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제가 갑자기 왜 루치아로 올려졌는지 알수없어요
저 hasankim인데 말이죠ㅠㅠ
페루에님이 붙여준 김하사인데...

곰곰생각하는발 2013-08-09 23:22   좋아요 0 | URL
아핫... 김 하사 님 !!!!! ㅎㅎㅎㅎㅎㅎㅎ.
아 누군가 했어요....
김하사 님도 알라딘 유저셨군요 ?

루치아 2013-08-09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그렇습니다~~
내 댓글은 꾸준히 달진 않지만 그래도 매일들어와
글 읽는 재미가 쏠쏠 했는데...
페루에의 날카로운 문체가 맘에 들어 도독고양이 처럼
흔적 안남기고 왔다가곤 했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8-10 00:15   좋아요 0 | URL
톡톡이 100회 끝나면 조촐한 모임 함 가질 생각입니다. 내방하셔서 빛내주시기 바랍니다.

iforte 2013-08-10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오늘 넘 피곤해서 하루종일 홍냐홍냐하다 정신차리고 들어와보니 댓글이 주러렁 달렸네요. 블로그폐쇄의 협박에 이리 열렬히 항의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행복하시겠어요. 이번 포스팅은 완전 트와일라잇 (뱀파이어 영화 말고, 옛날 SF 티비 시리즈) 한편을 보는 느낌이 났네요. 생각난김에 트와잇라잇 시리즈나 다시 첨부터 볼까나..싶네요. 아마존 프라임멤버라 전 시리즈를 공짜로 볼수있거등요. 음화홧.....

곰곰생각하는발 2013-08-10 16:03   좋아요 0 | URL
트와일라잇'이 티븨 시리즈도 있었군요.
트와일라잇 이래저래 대중으로부터 사랑을 받는 시리즈'예요.
청소년들이 좋아할 시리즈 같아요. 적당한 로맨스에 적당한 판타지에
적당한 모험..... 전 이 영화 재미있게 보곤 해요
종종 유치해서 웃지만 하여튼 그게 하이틴 소설의 묘미 아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