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쉰 전집 1 : 무덤.열풍 루쉰전집 1
루쉰 지음, 홍석표.이보경.루쉰전집번역위원회 옮김 / 그린비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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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플레이는 하지 맙시다  :








                            물에 빠진 개는

           죽도록 패야 한다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에 덧씌워진 이미지는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것 같은 " 강철 여인 " 이었다. 하지만 최순실 사태로 드러난 진실은 박근혜는 태황제인 최태민의 왕녀-들을 모시는 왕실 시녀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영화 << 식스센스 >> 를 뛰어넘는 반전이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유권자로부터 15,773,128표를 얻은 박근혜가 유권자로부터 한 표도 얻지 못한 최순실을 위해 보시(布施)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  뉘 있었으랴.    최순실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최저 득표율로 대통령에 오른 세계 최초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며 유일무이한 기록으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  전형적인 wag the dog 현상이다. 이제 박근혜가 몸담은 당(黨)은 새누리당이 아니라 최순실 무당인 셈이다. 이 사실이 대한민국 시민을  패닉에 빠트렸다. 박근혜의 그 유명한 어록을 빌리자면 나도 속고 너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 지금 대전은요 ?

누군가는 이 사태를 두고 박근혜는 일선에서 퇴진해야 된다고 말하는데, 그 말은 얼토당토않다. 박근혜는 퇴진이 아니라 하야를 해야 하며, 하야를 거부하면 탄핵을 해야  한다. 무당인 최순실을 중심으로 뭉친 비선 실세들의 면면을 보면 더더욱 용서할 수가 없다. 부채와 방울을 쥔 사람(최순실), 여성 손님에게 술이나 따르던 사람(고영태), 신파 날리는 뮤직 비디오를 연출한 사람(차은택) 그리고 부동산 기획자(이성한)가 뭉친 재단 사람들과 강남 8선녀 비선 모임이 단결하여 외교, 경제, 국방, 안보 정책을 자지우지했으니 이게 나라냐 _ 라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일련의 사태를 보면 박근혜는 주인이 집을 나가면 불안을 느끼는 강아지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니까 최태민이라는 애착 대상으로부터 분리될 때, 혹은 분리될 것이라고 예상될 때 불안 반응을 보이는 사람 같다. 그녀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아이에 불과하다.  한나라당 대변인으로서 지근거리에서 박근혜를 24시간 보좌했던 전여옥이 " 박근혜는 말을 배우는 어린아이 수준 " 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비가 오면 우비 모자를 씌워 주거나 맥도날드 햄버거를 자를 나이프와 포크가 필요한 것이다1).  박근혜에게 최순실은 시스터후드이기보다는 마더후드에 가깝다. 연민이 드는 대목이기도 하지만 그 연민이 정치 영역일 때는 문제가 달라진다.

김대중이 저지른 최악의 정치적 태도는 용서라는 이름으로 연적을 용서했다는 점이다.  루신은 << 페어플레이는 아직 이르다 >> 라는 산문'에서 " 물에 빠진 개는 두들겨 패야 한다 " 고 강조한다. “ 물에 빠진 개를 때리지 않으면 도리어 개에게 물린다. 물에 빠진 개를 불쌍히 여기면 나중에 선량한 사람이 고생하게 된다. 페어플레이 정신을 적용하려면 적어도 물에 빠진 개들이 인간다워진 다음에 해야 한다.” 이 문장에 등장한 " 물에 빠진 개 " 는 호가호위를 누리다가 세상이 바뀌자 쥐 죽은 듯 바닥에 납작 엎드려 호시탐탐 재기를 노리는 보수 세력을 의미힌다. 루신은 이렇게 말한다.  

" 그런 무리들은 먼저 물 속에 빠뜨리고 이어서 때려주어야 한다. 만일 스스로 물에 빠졌다고 하더라도 뒤쫓아가 두들겨 패줘도 무방하다. 그들은 권세에 몹시 아첨하지만 아직도 늑대에 가까울 만큼 야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 일부 공리론자들은 `보복하지 말라`,`자비로워라`,`악으로써 악에 대항하지 말라`라는 말들을 외쳐댄다. 그 때문에 악인은 구제된다. 그러나 구제된 뒤에도 감쪽같이 속였다고 생각할 뿐 회개 따위는 하지 않는다. 토끼처럼 굴을 파놓고 남에게 아첨도 잘하므로 얼마 안가 세력을 되찾아 전과 마찬가지로 나쁜 짓을 시작한다(루신전집1, 페어플레이는 아직 이르다 中). "

이 에세이는 그린비 출판사에서 나온 루쉰 전집 1권에 수록되어 있다. 산문 정신의 정수'다. 일독을 권한다. 한국 정치가 프랑스나 독일의 선진 정치에서 배워야 할 것은 따스한 연민과 포용이 아니라 청산과 숙청의 미학이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은 틀린 말이다. 죄를 미워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어떤 동기의 무미건조한 결과일 뿐이다. 미워해야 될 대상은 그 죄를 지은 사람이다 ■







 

 

 

 

                                    

1) 전여옥의 말    :    ㉠ 박 대표 바로 뒷줄에 앉아 있었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의원들이 말했다. ‘대표님 머리에 우비 모자 씌워드려야지’ 나는 당황했다. 자기 우비 모자는 자기가 쓰면 되는 것 아닌가? 내가 씌워드렸지만 박 대표는 한마디도 없었다.   ㉡ 하루는 어머니들과의 대화를 위해서 패스트푸드점을 찾았는데 박근혜 위원장이 햄버거를 먹지 않고 있기에 ‘왜 먹지 않냐’고 물었더니 대답이 없더라. 보좌관이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오니 그제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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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6-10-27 09: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박근혜만 끌어내리면 안 되고 모든 걸 다 알면서 쉬쉬하고 여왕폐하만 보면 질질 오줌 싸던 새머리놈들도 함께 심판해야합니다. 꼴통 주제에 자부심을 가진 보수인 척 하는 놈들이 다신 이 땅엔 발을 들일 수 없게 조져(?) 놔야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0-27 09:26   좋아요 2 | URL
사과랍시도. 100초 녹화 사과하는 거 보고.. 참 기가 막히더군요.. 새누리당 실세들이 과연 이 비선라인을 모르고 있었을까요 ?
딱 보니 조선일보는 다 알고 있었으면서도안 까고 있던 것 같던데.. 조선일보와 새누리 수뇌부는 이미 서로 내통하는 사이이니 다 알고 있었을 겁니다.

samadhi(眞我) 2016-10-27 09:27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끝까지 백성을 호구로 아는 쓰레기들

yureka01 2016-10-27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자리에 있을 이유 없습니다. 그자리에 있으면 국민들이 더 고통스럽다면 내려와야죠.

곰곰생각하는발 2016-10-27 09:45   좋아요 1 | URL
20대의 박근혜 지지율이 2%랍니다..콘크리트가 이렇게무너집니다..


20대의 2%가 궁금하네요..

cyrus 2016-10-27 14:32   좋아요 1 | URL
2%는 자유경제원 같은 단체에 소속되었거나 그곳의 가르침을 배운 학생들 아닐까요? ^^;;

cyrus 2016-10-27 14: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포크, 나이프 일화를 보고, 트럼프를 욕할 처지가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는 트럼프보다 더한 금치산자가 있었습니다.

시이소오 2016-10-27 15: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악한것들을 용서해주는것만큼 사악한 짓거리도 없죠. 토욜 탄핵 시위 출격합니다. 갈아 엎어야죠 ㅋ

수다맨 2016-10-27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루쉰과 김수영, 오웰과 신영복과 조세희는 일급의 산문가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본인이 담지한 정신의 질량을, 날이 살아있는 문장으로 환원할 줄 알아요. 에두름과 망설임 없이, 사태의 본질에 정확히 직핍하고 육박할 줄 알죠. 흔히 좋은 산문가의 덕목을 미문가(대표적으로 신형철)로 보는 분들도 은근히 많던데, 루쉰이나 김수영은 그보다 윗길에 있다고 봅니다.

만화애니비평 2016-10-27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루쉰p님이 안오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