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리판 독고다이 :
서태지와 안철수
서태지와 아이들은 90년대 문화 자본 상징'이었다. 서태지의 등장으로 인해 한국 음악은 서태지 이전과 서태지 이후로 양분되었다. < 서태지 이전 > 에는 무대 피날레를 장식하는 가수가 조용필' 이었지만, < 서태지 이후 > 에는 무대 피날레를 장식하는 인물은 서태지와 포스트 서태지'였다. 그런데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 서태지의 음악성은 국내용이었을 뿐 " 월드 뮤직 " 은 아니었다. < 그 > 는 표절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표절을 의심받는 < 곡 > 만 30곡이 넘었다.
대충 살펴보아도 데뷔곡 << 난 알아요 >> 는 밀리 바닐리의 << 걸 유 노 이츠 트루 >> 를, << 컴백홈 >> 은 사이프러스 힐의 << 인사인 인 더 브레인 >> 을, << 필승 >> 은 비스티 보이즈의 << 사보타지 >> 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무엇보다도 내가 서태지'를 그닥 높게 평가하지 않는 이유는 << 서태지와 아이들 >> 이라는 촌스러운 이름도 크게 한몫했다. 밴드 이름'에 자기 이름을 대문짝 만하게 박아 넣는 작태를 보면서, 나는 그가 리더로서의 덕목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서태지와 아이들 >> 이라는 밴드 이름은 전봇대에 남기는 영역 표시이자 골목대장은 자신이라는 선전 포고이며 커밍아웃인 셈이다. 그는 수평적 화합을 강조하는 뮤지션이라기보다는 자기애가 강한 제왕적 뮤지션에 가깝다.
리더인 서태지는 처음부터 양현석과 이주노를 자신과 동등한 음악적 동료'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 어느 누구도 서태지가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양현석에 의하면 신문 기사를 통해서 비로소 서태지가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그가 보기에 그들은 나이트클럽에서 춤 깨나 추는 날라리, 그저 그런 " 아이(들) " 에 불과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 그래서 < 그 > 는 필요에 의해 자기보다 나이 많은 형아(들)을 끌어들였지만 그가 그들에게 내린 직책은 고작 < 아이들 > 이었다. " 형아, 이 구역에 미친 놈은 나야 ~ " 자신은 < 뮤지션 > 이고 얼라들'은 < 딴따라 > 였던 것이다. 흉을 보자면, 서태지는 지독한 에고이스트'이다.
내가 말문(-門)을 " 서태지 " 로 시작하는 이유는 안철수 신화를 설명하기 위해서이다. 안철수는 서태지와 닮은꼴이다, 꽤나 ! 서태지가 << 서태지와 아이들 >> 이라는 밴드를 만들었다면, 안철수는 << 안철수 연구소 >> 라는 회사를 만든다. 장충동 왕족발 원조이신 이신자 할머니 식당 간판'이라면 모를까, 회사 이름에 자기 이름을 박아 넣은 < 예 > 는 매우 희귀한 경우에 속한다. 그만큼 << 안철수 연구소 >> 라는 브랜드에는 안철수라는 이름에 대한, 안철수의 무한한 자기애'가 스며들어 있다. 좋게 말하면 자기애'이고, 나쁘게 말하면 페루애'다. " 페루애, 이 나쁜 새꺄 ~ " 이러한 부류의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 중 하나가 바로 " 선민의식 " 이자 천재 - 코스프레'이다.
안철수에게는 나는 선택받은 자이기에 너희와는 다르다는 자세'가 엿보인다. 그러다 보니, 모든 의사 결정은 독단적으로 행할 수밖에 없다. 그가 만든 밴드가 바로 << 안철수와 아이들 >> 이다. 안철수의 에티튜드는 정치적 중도를 " copy cat " 한 결과이지만, 안철수 식 중도는 중용도 아니고 중립도 아니며 균형도 아니다. 그가 지향하는 것은 회색이다, 그는 대중의 정치 혐오'를 이용해서 표을 얻으려는 회색분자'이다. 안철수가 테러방지법을 막기 위해 야당 의원들이 필리버스트를 강행하자, 그는 예상 가능한 범위 안에서 여당과 야당을 싸잡아서 비난했다. 특히 야당을 향해서는 야당의 필리버스터가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비판했다1) . 대화가 필요하다나 ?! 그가 내놓은 해답은 끝장 토론이다.
강도가 칼을 들고 위협하면 나뭇가지라도 잡고 방어라도 해야 하는 것이 본능적 몸짓'이거늘, 과연 이 행위를 두고 폭력(네거티브)에 대항한 폭력(네거티브)이라고 힐난할 수 있을까 ? 이 태도는 마치 부부싸움을 말릴 생각은 없으면서 남편이 아내를 때리는 것은 잘못이지만 아내도 맞을 짓을 했으니깐 맞는 것이라고 수근거리는 동네 주민'을 닮았다. 양비론만큼 쉬운 훈수는 없다. 은수미 의원이 24일 새벽 2시30분 토론자로 의회 연설대에 오른 이후 24일 12시48분까지, 총 10시간18분 동안 토론2) 을 이어가는 그 시간에 안철수는 무엇을 했을까 ? " 곰탕에 밥, 말아먹으셨습니까 ? " 어쩌면 그가 말아먹는 것은 밥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인지도 모른다. 안철수는 지금 정치를 말아먹고 있는 중이다.
<< 안철수와 아이들 >> 에서 집 잃은 고아들은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라 안철수 안가(安家)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지만, 안철수의 성정으로 미루어 짐작컨대 쓸모가 없어지만 그는 얼라에게 주거 퇴거 명령서를 발송할 것이다. " 방 빼 ! "
그가 얼라(들)에게 말합니다 : 형아, 이 구역에 미친 놈은 나야 ~
1) 안철수는 필리버스터가 국회법 위반이라고 지적했지만 필리버스터는 국회법 제 106조 2에 의거한 합법 행위'이다. 신경민 의원에 의하면 필리버스터는 새누리당의 공약집에서 약속한 사항이다. 다음은 발췌한 내용(http://entertain.naver.com/read?oid=312&aid=0000175609)이다. " 새누리당은 공약집에서 정치선진화로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구채적으로 국회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의장의 직권상정을 강화하고 필리버스터 도입을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이서 그는 "새누리당 사이트에서 공약집 뽑아왔으니 직접 가서 보라"며 공약집을 던졌다. 그쯤부터 새누리당 홈페이지가 마비되기 시작했다. 또 신 의원은 "자기들 약속을 자기들이 틀렸다고 국회 밖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왜 자기부정을 하는지 모르겠다. 부끄러운줄 알면 그만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경민 의원은 지금 이 시간, 필리버스트를 하고 있는 중이다. 다음은 새누리당 홈페이지 정책자료실에서 " 필리버스터 " 에 대한 공약 이행을 약속한 부분이다.
2) 은수미 의원, 필리버스터 마무리 발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