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민 코 스 프 레 :
조선일보 없었다면 ?
문빠'가 언론 탄압하는 시대, 조선일보 없었다면 어쩔 뻔
[나와 조선일보] [17] 서민
아주 오랫동안, 조선일보는 진보의 편에 선 이들에게 공공의 적이었다. 심지어 그들은 조선일보가 우리나라를 후퇴시키는 '악의 축'이라 주장했다. 나 역시 그 말이 옳다고 오랫동안 생각해왔다. 하지만 요즘은 그 주장이 맞는지 점점 헷갈리고 있다. 발단은 국정 농단 시위가 한창이던 2017년 겨울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에 관한 보도 중 가장 볼만한 프로그램은 TV조선의 것들이었다. 알고 보니 TV조선은 가장 먼저 최순실의 존재를 알아챘고, 그에 관한 심층 취재를 하다 정권의 탄압을 받기까지 했다. 그 시절 지겹게 나왔던 최순실의 지하주차장 영상과 옷가게에서 행정관이 휴대폰을 닦는 영상은 TV조선의 작품이었다. 훗날 청와대 대변인으로 재직하며 부동산 투자에 출중한 능력을 보였던 김의겸은 한겨레 기자였던 그 시절, 조선일보에 공개편지를 보낸다. "한겨레가 한 발짝 더 내디딜 수 있었던 건 조선의 선행 보도가 거대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은 겁니다."
조선일보의 가치는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뒤 더 빛을 발하고 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비롯한 친정부 언론들이 사실을 왜곡해가며 정권에 유리한 방송을 내보내고, '알릴레오' 같은 곳이 언론사로 위장한 채 끊임없이 가짜 뉴스를 생산하며, 이른바 '문빠'라 불리는 문 대통령의 극성 지지자들이 공공연하게 언론 탄압을 자행하는 이 시대에, 조선일보마저 없었다면 큰일 날 뻔했다. 조선일보에는 개인적 고마움도 있다. 2019년 봄, 고(故) 장자연의 증언자를 자처했던 윤지오가 1억5000만원 상당 돈을 챙겨 캐나다로 도망쳤다. 이 사기극이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그녀의 말을 검증 없이 내보낸 언론의 책임이 컸지만, 어느 한 곳도 반성하지 않고 있다. 내가 이 사건에 관한 책을 출간한 것도 언론의 책임을 추궁하고자 함이었으나, 조선일보를 제외한 모든 언론사가 이를 외면했다. 윤지오를 옹호했던 해당 언론사에 묻고 싶다. 진영 논리에 빠져 윤지오를 의인으로 만들어 고인과 국민에게 피해를 입혀 놓고 제대로 된 사과조차 없다면, 댁들이 조선일보를 욕할 자격이 있을까요 ?
서민 교수의 조선일보 칼럼을 재미있게 읽었다. 개인적으로 기생충 박사 서민이라는 캐릭터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거두절미하고 단도직입하겠다. 서민 교수는 "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에 관한 보도 중 가장 볼만한 프로그램은 TV조선의 것들이었다 " 고 주장하나 이에 동의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박근혜 국정 농단 보도 중 가장 볼만한 프로그램은 JTBC의 테블릿PC 보도'였고, 그것이 목에 깁스한 박근혜의 뻣뻣한 목을 꺾는 결정타'였다. 뭐, 취향에 따라서는 궁서체스러운 굴림체로 대빵 큰 타이틀을 달고 새빨간 배경색으로 레이아웃하는 조선의 빨간 맛에 감탄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 취존 " 의 문제이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자.
나는 그가 말한 "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비롯한 친정부 언론들 " 이라는 표현력에 빵빵 터졌다. " 언론들 " 이라는 복수형 표현을 보니 티븨조선을 제외하면 모두 다 친정부 언론으로 생각하는 서민의 아스트랄하며 삼파장 발광 다이오드적 극성에 질려버렸다. 그가 말하는 문빠들이 광장에서 촛불 들고 하루 종일 외쳤던 구호 중 하나는 언론 개혁이었는데 서민의 논리대로라면 문빠들은 오히려 친정부 편파 언론들을 개혁해야 한다고 소리를 지르고 있는 꼴이 된다. 도대체 누구 말이 맞는 것일까 ? 한국 언론이 친정부 편파 언론이라면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제외한 친정부 언론들이 조국에게 쏟아냈던 악담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
그의 칼럼을 읽고 있으면 마치 < 조선일보와 나머지 그 적들 > 로 읽힌다. 똥 닦는 데에나 쓸모가 있을 것 같은 종이 쪼가리'가 하루아침에 국내 유일의 정론지로 둔갑했으니 천지개벽이 아닐 수 없다. 서민은 앞장서서 효자손 역할을 자청하며 긁고 싶은 곳을 긁어주니 이보다 예쁠 수는 없다. 아흐흐, 귀여워 ! 서민은 " 윤지오를 옹호했던 해당 언론사에 묻고 싶다. 진영 논리에 빠져 윤지오를 의인으로 만들어 고인과 국민에게 피해를 입혀 놓고 제대로 된 사과조차 없다면, 댁들이 조선일보를 욕할 자격이 있을까요 ? " 라고 물으면서 끝을 맺는데, 오보의 역사를 놓고 보면 조선일보만큼 화려한 이력이 없다.
현송월이 총살되었다며 호들갑을 떨다가 다음날 평창올림픽에 현송월이 나타나는 바람에 개망신을 당한 적 있는데, 여전히 조선일보는 정정보도는 고사하고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 서민 씨, 이 정도면 조선일보 욕할 자격 있는 것 아닐까용 ? 그는 조선일보 없었다면 어쩔 뻔_ 이라며 영혼을 팔 것만 같은 용비어천가를 남발하는데 내 대답을 명쾌하다. 조선일보 없었다면 너무 좋을 뻔! 헤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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