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나코와 걷는 길 보림어린이문고
오카다 나오코 지음, 고향옥 옮김, 노석미 그림 / 보림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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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그래서 더욱더 이책은 의미있는 책으로 다가온다.

 책제목에서 나오는 히나코는 다리를 저는 장애를 가진 친구이다. 히나코가 전학을 오면서 주인공인 사치코의 같은 반의 같은 모둠(우리나라말로 해석하자면 같은 "조"의 의미가 커보인다.)이 되면서 장애우 친구와 어떻게 하나가 되어가는지를 섬세하게 그린 작품이다.

 일반적으로 장애인을 접하게 되면 모두들 처음에는 당황하게 된다. 특히나 장애인을 그리 흔하게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이 더군다나 어린 아이들이 그런 경우라면 더 당황하게 될 것이다. 
그들에게 친절을 베풀어야하는 것은 당연하겠으나 너무 지나친 친절은 또 그네들의 자존심을 건드리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어 난처한 경우를 몇 번 당한적도 있었다. 아마도 다른이들에게서 불신을 많이 겪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지기도 하지만 솔직히 장애인들을 만나면 어떻게 대해야할지 참으로 난감하다. 성인인 내가 이럴진대 어린아이들은 오죽할까 싶다.

 하지만 그렇게 아이들이 혹은 내아이가 많이 당황스럽고 난감하다고 하여 몸이 편치 않다는 이유 하나로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누려야할 기회를 뺏어버리고 무시해버리는 일을 서슴없이 행하는 사람으로 키워서는 안될 것이다. 그렇게 아이들이 자라는 것은 부모들의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내아이가 다른 아이들에게서 무시를 당하거나 설움을 당한다면 기분이 어떻겠는가!

 이책은 한장애를 가진 친구인 히나코를 통해서 장애라는 것이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그리고 한모둠의 친구들인 이책의 주인공인 사치코를 포함하여 겐과 야코 그리고 코바가 히나코를 챙겨주는 장면에서 장애우 친구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어떠해야만 당사자인 장애아 친구가 더 편하고 기뻐할 수 있는지 그방법을 간접적으로 제시해주고 있다.

 사치코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모습! 즉 속마음은 아주 거추장스럽고 불편해하고 있지만 겉으로는 마지못해 히나코에게 친절을 베푸는 유형이고 겐과 야코는 분명 진실된 마음도 조금 있겠지만 교과서적인 딱딱한 친절을 베푸는 유형이다. 하지만 코바는 그냥 히나코를 똑같은 친구로 대한다. 장애를 가지고 있는 친구로 전혀 고려치 않는 행동을 일삼아 다른 친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지만 결국엔 히나코의 마음을 열게 해준 이는 바로 코바였다.  

 장애를 특별한 것으로 보지 않는 코바의 순수함이 잔잔하게 감동으로 다가오는 책이다. 이책을 읽는 아이들이라면 분명 그네들도 깨닫게 되는 바가 클 것이라고 본다. 그리하여 더이상 장애인들이 설움을 받지 않는 세상으로 조금씩 더 발돋움할 수 있기를 진정 바란다.

 오카다 나오코라는 이책의 일본작가는 본인이 직접 장애를 가지고 있는 작가라고 적혀 있다. 그래서 더욱더  이책이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 장애인의 날이 포함된 올4월이 다가기전에 아이들에게 이책을 읽혀주면서 한번쯤 장애인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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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4-11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히 장애인의 날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때만 뭔 행사하고 364일은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 취급하잖아요. 경계는 확실히 인식하면서 그것을 서로 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책읽는나무 2006-04-11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헌데 또 아예 없어져버리면 그경계를 또 아예 인식하지 않게 될지도 모를 불안감이 드는 건 왜일까요?
암튼...전 할말이 없을따름입니다. 섣불리 주제넘게 글을 올린 것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ㅡ.ㅡ;;

물만두 2006-04-11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죠. 이렇게 얘기할 수 있다는 게 좋은 거죠. 그냥 터놓고 무엇이든 터부시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얘깁니다^^ 좋은 책 읽으시고 까칠하게 왜 이러셈~^^

책읽는나무 2006-04-11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랬나요?...^^;;
쓰면서도 혹여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실까봐 많이 소심해졌습니다...ㅡ.ㅡ;;
 
월요일 아침에 미래그림책 41
유리 슐레비츠 지음, 양녕자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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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작가를 오랫동안 눈도장만 찍어놓고는 아직 그의 그림책을 구입하지 못했었다. 계속 다른 그림책을 구입하느라 자꾸만 밀려나게 되었던 것같다. 하지만 이그림책을 계기로 두디어 유리 슐레비츠와 만나게 되었다. 처음 읽으면서 이작가에게 흠뻑 빠지게 되었다.
이그림책은 운율이 섞인 간결한 문체속에, 그리고 소박한 듯, 화려한 듯한 그림속에 많은 뜻을 품고 있는 그림책이라고 생각한다.

 주인공인 소년이 살고 있는 동네는 허름한 빈민가이다. 책표지에도 실려 있지만 허름한 아파트와 건물이 빽빽한 동네에 비까지 내리니 무척 음산하고 우울하게 보인다. 월요일 아침에 이렇게 비까지 내리니 소년은 밖에 나가 놀지도 못하고 그저 창밖만 쳐다보고 있다.
하지만 소년은 우울하게 있지는 않는다. 여러가지 상상의 나래를 펴고 있다.
어두운 배경속에 알록달록 예쁜 옷을 잘 차려입은 왕과 왕비와 어린 왕자가 소년은 찾아오는 상상을  한다. 하지만 소년의 집에는 소년이 없다.소년은 버스 정류소에 서 있다. 그래서 어린 왕자는 말한다. "그럼, 우리 화요일에 다시 와요." 라고....
그이튿날은 비가 그쳤다. 그리고 왕과 왕비, 어린 왕자 그리고 기사가 소년을 만나러 왔지만 소년은 또 집에 없다. 소년은 지하철속에 있다. 그래서 왕자는 포기하지 않고 수요일에 다시 오자고 말한다.

 이렇게 요일마다 소년을 만나러 오는 손님들은 또 요일마다 한 사람씩 늘어난다.
왕과 왕비, 어린 왕자, 기사, 근위병, 요리사, 이발사, 광대, 심지어 작은 강아지까지 나를 찾아온다.
소년은 매일 찾아오는 손님들을 피해 다른 곳에 있다. 일부러 피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매번 세탁소에 있기도 하고, 쌍둥이네 가게에 있기도 하고, 밖에서 연을 날리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렇게 손님들을 되돌려 보내는 것이 도리가 아닌 것을 알았는지 일요일 아침에는 집에 머물러 있는다. 드디어 소년을 만나게 된 요란스런 손님들과 어린왕자는 이렇게 말한다. "인사나 하려고 잠깐 들렀어." 일주일 내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집을 방문한 손님들은 그저 소년에게 인사나 하려고 매일같이 들렀던 것이다. 어떤 중요한 일과 용무가 있어서였던 것도 아니고, 어떤 물건을 주고 받기 위해서도 아니고, 그저 인사차 들렀단다. 

 맨마지막장에서는 소년이 가지고 있는 카드가 눈에 띈다. 그카드속에는 소년에게 매일같이 들렀던 그손님들의 모습이 하나씩 그려져 있다. 그러니까 소년은 카드놀이를 하면서 혼자서 상상놀이를 하였던셈이다. 개인적으로는 좀 애틋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누군가 자신을 찾아와 주었으면? 하는 소년의 마음이 전해져 오는 듯하다. 월요일 아침에 비가 내려 밖에 나가서 놀지 못하겠기에 그저 상상한 놀이라면 문제 없겠지만 친구가 없어 누군가 나를 찾아오는 상상을 한다는 것은 왠지 친구가 없어 쓸쓸한 소년의 모습으로 내눈에 비쳐져 조금 애잔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상상속에서는 소년은 한껏 들떠 있어보인다. 나를 찾아온 귀하디 귀한 왕실손님들을 바람맞힐 정도로 소년은 젠체를 하면서 자기 볼일을 하는 것을 보면 소년은 조금은 들떠 보이고 신나보인다. 소년의 상상만큼은 부자라고 생각된다.
비가와서 우울해하는 아이들에게 이그림책을 읽어주면서 같이 상상속에 빠져본다면 즐거울 것같다.
더군다나 계속 반복되는 간결한 운율은 어린 아이들에게 읽혀주기에도 충분한 그림책이다.

 유리 슐레비츠를 뒤늦게나마 만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그의 다른 그림책도 얼른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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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쌍둥이들 제왕절개 수술날짜를 예약을 하고 왔다.
날짜는 다음주 화요일 3월 28일!....이제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예정일은 4월 13일인데 삼 주 조금 못되게 앞당긴셈이다.

 쌍둥이들은 대개 다 수술을 해야 한다고 병원에선 초반부터 준비를 하라고 했다.
요즘은 쌍둥이들은 자연분만을 많이 시도한다고 하던데.....하면서도 성민이때 너무 고생을 해서 웬만하면 자연분만이 두려워져 수술을 하라고 하면 수술을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다.
신랑도 그리고 친정식구들, 시댁식구들 조차도 성민이때 많이 놀라셨던지~~ 모두들 '그래~ 수술하라고 하면 수술해라~~'라는 분위기다.

 쌍둥이들 자세 또한 둘 다 거꾸로 있는 역아자세였다. 막판에 한 녀석이(만희) 자세를 바로잡긴 하였으나 한 녀석은(만복) 여적 역아자세라 자연분만을 시도해볼 여력이 없다고 한다.
어쨌든...수술을 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던터라 역아자세라고 해도 자세 바로잡는 운동도 별달리 하지도 않았고 걱정조차 하지 않아 조금 많이 수월하긴했다.
성민이때도 역아자세여서 매일 방 닦는 자세를 취하고 똑바로 자리를 잡으라고 태담하느니라 좀 고생을 했었다. 그래서 8개월때 겨우 제자리로 돌아왔었다.

 헌데...제왕절개 날짜 수술이 자꾸 앞당겨져오니 이것도 보통 걱정되는 것이 아니네?
친정부모님이 어제 날을 받아오시면서 제일 좋은 날짜는 바로 내일이라고 하셔서.(그러니까 오늘!) 어제 어찌나 당혹스럽던지~~ 병원에 가서 담당샘한테 그렇게 얘길하니 조산이라서 안된다고 하신다.
아무리 좋은 날이라도 조산을 시켜가면서까지 수술날짜를 잡을 수는 없다고 하셔서 두번째로 좋은 날짜인 다음주 화요일 날짜로 예약을 잡고 왔다.

 만약 오늘 수술을 해주겠다고 했다면?
나는 기다리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지금쯤 애 낳고 병실에 누워 있었을 것이다. 조산만 아니었더라면 그것도 괜찮겠다 싶어진다. 기다리면서 초조해지는 시간이 줄어드니 말이다.
대신 내일 내생일을 제대로 못챙겨먹는 안타까움이 생기겠지만..ㅡ.ㅡ;;
그래 내일 내생일이다.
이렇게 되면 둘째 아가들과 생일이 며칠 차이가 나지 않게 된다.
그래도 다행이다.
나는 속으로 내심 내생일이 딱 37주로 계산이 나왔던지라 내생일날 아이를 낳는 건 아닌가? 라고 걱정했었다. 그렇게 되면 나는 평생 내생일날 아이 생일상 차려주기 바빠질테니.........ㅠ.ㅠ

 암튼.....이제 조금씩 마음의 준비를 하면서 다음주를 맞이해야겠다.
아가들이 태어나면 정말 정신이 없겠지만 그래도 비슷하게 생긴 아가둘이 내곁에 누워있다면 무척 행복하겠단 생각도 가져본다.
한 가지 아쉽다면 수술실에 신랑이 들어오지 못한다는 점이 내심 시원섭섭하다.
곁에 신랑이 있어준다면 좀 덜 두려울텐데....ㅠ.ㅠ
첫아이때 곁에 신랑이 없으면 둘째도 계속 그렇다더니 정말 그런가보다.
그래도 힘을 내야지!
첫애도 아니고 둘째니 덤덤하게 생각하고 아가들을 맞이하러 가야겠다.
자연분만은 예고도 없이 닥쳐오는 시간이라서 언제가 될지 모르겠으나 제왕절개는 날짜가 정해져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서 아가들을 데리러 가는 그러한 기분이 든다.
모든 것이 장단점이 있나보다.
모쪼록 아가들이 건강하게 잘 태어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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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3-22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하시고 순산하세요. 아기들도 건강하게 태어나길 기원합니다.

조선인 2006-03-22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얼마 안 남았군요. 제가 다 두근거립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만복이, 만희를 만나시길. *^^*

반딧불,, 2006-03-22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산하시고요. 생신 축하드립니다^^

stella.K 2006-03-22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아기를 낳으시는군요. 모쪼록 순산하시고 건강하세요. 생일 축하드려요.^^

울보 2006-03-22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튼튼하고 귀여운 아가들이 태어날겁니다 아기 태어나면 한동안 못뵙겠네요,,몸조리 잘하세요 생일 축하합니다,,

파란여우 2006-03-22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과 더불어 아가가 탄생하는 것은 좋은 징조입니다.
좋은 일이 두 가지나 한번에 생기니 마음 편하게 가지세요^^

동그라미 2006-03-23 0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산하시고 건강하세요

미설 2006-03-23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제 얼마 안남았군요. 넘 겁먹지 마시고 맘 단단히 먹고 수술하세요. 생각보다 두려운 일은 아니더라구요. 모쪼록 회복잘하시고 쌍둥이들도 모두 건강하길 바랍니다. 아이들은 이란성인가보군요?(제가 요즘 소식이 감감하여...)

책읽는나무 2006-03-24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설님.....두려움 반! 기대 반! 마음이 반반이로군요. 아이들은 이란성이 맞아요..^^

동그라미님........첨 뵙는군요! 건강을 빌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새벽별님.......(두주먹 불끈) 넵~

파란여우님..........알겠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자니 마음이 편해지는군요..^^

울보님............고맙습니다. 안그래도 요즘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서재 들락날락거리고 있습니다..ㅋㅋ

스텔라님.........이제 며칠 안남았습니다. 고맙습니다.^^

반딧불님.........생신이라니?....황송하옵니다...ㅎㅎ

따우님..........시간이 참 빠르지요! 님도 고마워요..^^

조선인님...........고맙습니다. 전 지금 백호의 성별이 무척 궁금하온데..^^

물만두님..........고맙습니다. 지켜봐주십시오..^^
 

⊙제 7권

 1.2006년 3월

 2.선물

 3.갈수록 책 읽기가 어려워진다.
    배는 기하급수적으로 불러오니 몸도 힘들고, 책을 들고서 읽는 자세 또한 너무도
    불편하다.
    그래도 그와중에 며칠 걸렸지만 재미나게 읽은 여행가이드북이다.
지금 잡고 있는 책도 마저 읽고 아이를 낳으러 가고 싶고..그동안 읽어두려고 찜해두었던 책들도 모조리 읽고 싶지만...날짜는 이제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고...몸은 자꾸 뒤처진다.
아~~
시간들이여!
그동안 뭐했는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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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6-03-23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책 사두었는데...아직 못 읽고 있다는...

책읽는나무 2006-03-24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보세요! 재밌더군요..^^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2 - 스페인 산티아고 편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2
김남희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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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워낙 게으르고 운동 또한 싫어해서 걸어서 어디를 간다는 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산을 오르는 힘든 등산길이나 여행은 또 동경해마지 않는다. 참 많이 어긋나는 나의 성격탓으로 아직 여행다운 여행을 해보질 못한 것 같다. 생각은 여행을 마구 떠나고 싶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으니 아나이 되도록 그렇게 많은 곳을 가보지도 못했고, 지금은 결혼을 하고 한 아이의 엄마...아니 이제 곧 있으면 세 아이의 엄마가 되어버릴 처지에 놓이다보니 여행의 '여'자도 감히 꺼내어볼 수조차 없어진 지금이 나의 현시점이다.

 그래서 결혼하고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고서부터는 주로 이런 여행서를 간접적으로나마 접하면서 마음을 달래보곤한다. 책을 다읽고 덮고나면 결혼전 젊었을적에 좀 많이 여행을 다녀볼껄! 라고 후회도 해보고, 나중에 아이가 자라면 아이와 신랑과 함께 가족끼리 꼭 이러한 곳에 여행을 다녀와봐야겠다라는 계획을 세워보면서 혼자서 흡족해한다. 그래서 여행안내문의 성격을 띤 책들은 읽고나면 앞으로의 시간들을 상상하면서 항상 마음이 즐거워지는 듯하다.

 이책,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2> 무려 20자가 넘는 겁나게 제목이 긴 이책의 2권을 들고서 사뭇 흥분되었었다. 국내여행을 하면서 엮은 1권의 책 표지를 보면서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이건 바로 난데?'라는 생각에 읽어봐야겠다라고 생각했었다. 헌데 매번  생각만 있었지~ 아직 읽어보지 못한 탓에 2권을 받아들고 보니 1권을 먼저 읽어야 되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이 일었으나 책 표지의 사진 속 풍경은 이미 첫장을 넘기게 만들어버린다.

 김남희라는 제목 그대로 조금은 소심하고도 까탈스러워 보이는 한 여자가 스페인 산티아고까지 장장 8백 킬로미터를 혼자서 배낭 하나 달랑 메고서 성지순례의 길을 걷는다. 그녀의 한 달 보름 조금 못미치는 산티아고 순례의 길을 걸으며 그녀가 느낀 것과 본 것들 그리고 그녀가 사귄 친구들에게 내뱉은 말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녀는 결코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여행이라는 것이 사람을 많이 거듭나게 만드는 큰장점도 있겠지만 그녀는 이미 배낭을 짊어진 순간부터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눈을 크게 번쩍 뜨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번쩍 뜨여진 큰눈으로 그녀는 길을 걸으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읽는내내 그녀의 소중한 시간이 되었을 카미노 데 산티아고(산티아고로 가는 길)의 그시간들이 많이 부러웠다. 그리고 책 속의 중간 중간 나오는 그곳 풍경사진 속에서 나 또한 그녀처럼 발에 물집이 생기면서 무릎의 통증을 느끼며 그녀옆에서 같이 산티아고로 걷고 있는 듯한 착각속에 빠져들게 한다.
 곳곳의 사진속에는 정작 주인공인 그녀는 없다. 오로지 그곳 풍경들과 길을 걸으면서 만나 친구가 된 동행인들의 모습만 보일뿐이다. 그래서 더욱더 읽고 있는 내가 제3자로서 바라보는 시선이 아닌 김남희의 시선으로 눈은 책의 글을 읽고 있지만 몸과 마음은 산티아고로 향하고 있는 듯하다.

 아이를 다 키우고 어느정도 여유가 내게 찾아온다면 나 또한 그녀처럼 저렇게 아름다운 걸음을 걷고 싶은 충동이 인다. 그여유가 도대체 언제쯤 찾아올지 기약은 할 수 없으나 죽기전에 나도 카미노 데 산티아고를 걷고 싶어진다. 그래서 그녀처럼 많은 것을 마음속에 담아 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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