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부아르, 여성의 탄생>

우리는 보부아르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1927년 어느 날 시몬 드 보부아르는 사랑의 의미를 두고 아버지와 의견이 갈렸다. 여자는 당연히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싶어 한다고 생각하던 시대에 열아홉 살 시몬은 철학 책을 탐독하고 자기 삶으로 실천할 철학을 찾기 원했다. 아버지는 사랑이 ˝봉사, 애정, 감사˝를 의미한다고 했다. 딸의 생각은 달랐다. 시몬은 펄쩍 뛰면서 사랑은 고마움 이상이고, 사랑은 누가 나에게 뭘 해줬기 때문에 나도 해줘야 하는 게 아니라고 했다. 시몬은 다음 날 일기에 이렇게 썼다.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다!˝
<11쪽, 들어가는 글>

아렌트님이냐!, 보부아르님이냐!
집앞 소공원을 걸으면서 계속 고민을 했었고,
결국 보부아르님으로 결정 지었다.
<보부아르, 여성의 탄생> 책이 재밌다고 두 분이 추천해 주셔서 솔깃했던거라~ 의지보다도 귀가 좀 얇아서^^
그래도 내 언젠간 읽으리라!! 다짐하고 샀던 책 아니었나!

공원 걷기 조금 하고, 쏜살같이 걸어서 만두집으로 달려가 손만두를 사 들고 들어 와 자리에 앉았다.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사 와서 저녁으로 먹으려고 했는데 또, 만두 이야기에 솔깃해졌던거라~~
암튼 분식집인 줄 알았더니 만두집으로 바뀌었네?
그럼 시식을 해야지!
고기 만두랑 김치 만두를 각각 사 들고 들어왔다.
오천 보도 못채웠지만 보부아르 책 읽고 싶어 얼른 들어왔다.
절대 만두가 식을까봐 급히 들어온 건 아녔다.

암튼,
보부아르의 책 서문 앞부분을 읽는데 19세의 보부아르는 아버지에게 항의한다. 사랑이란 건 봉사, 애정, 감사 아버지가 생각하는 그것이 아니라고 항의한다.
사랑이란 고마움 이상이라고,
누가 나에게 뭘 해줬기 때문에 나도 해줘야 하는 게 아니라고.
19세가 되면 천재들은 두각을 서서히 나타내게 되는 나이인 것인가?
메리 셸리 작가는 19세에 <프랑켄슈타인> 소설을 썼고, 보부아르는 사랑의 정의를 곧 49 세가 될 나보다도 더욱 직관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
사랑이란 내가 상대에게 봉사하고 희생하고 감사해야 하는 내가(여자) 무조건적으로 행해야 하는 행위가 아닌, 상대가(남자) 나에게 사랑을 표현한다면, 내가(여자) 고마움 그 이상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며 주체적인 사랑을 이야기 하는 듯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받기만 하는 이기적인 모습만 담는 게 아닌, 누가 나에게 뭘 해줬기 때문에 나도 해줘야 하는 의무성 조건이 아닌, 순수한 대가인 고마움 그 이상을 느끼는 게 사랑이라고 표현했으며, 일기장에는 야무지게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다˝라고 쓴다.
19세의 보부아르 통찰력!!
그리고 넘 야무진 것 아닌가!
다르다, 달라!
나는 19세에 뭘 했던가?
생각지 말자!
괜스레 씁쓸해 지니까...
암튼 시작부터의 글이 좋다.
시작부터 좋으면 500페이지가 넘는 책인데 금방 읽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제2의 성>을 읽어두었기에 보부아르님이라고 하니 친숙함을 느껴 좋다고 생각하는 건가?
어쨌든 작년 이맘 때, <제2의 성>을 힘겹게 읽고 진이 빠지는데도 뭔가 시험을 다 치른 듯한 뿌듯함을 느껴 막내 딸을 데리고 동네 카페에 가서 치즈와플케잌 사 먹었던 기억이 난다.
자축을 했었던 거다. 내가 너무 대견해서!!!
근데 1 년이 지난 비슷한 시점 나는 보부아르님에 대한 평전을 펼쳐들고 읽는다. 큰 발전이다.
또 자축해야 하는데....일단 완독한 날로 미루어 보자.

헌데 만두를 씹어 먹으며, 책을 읽다 보니
아...나도 먹으면서 읽기가 되네? 생각 퍼뜩 들었다.
와...나도 정말 이렇게 날로 발전하다니?
이게 무슨 현상일까요?
그동안 내가 되겠어? 내 깜냥에~ 라는
괜스레 움츠러 들어 매사에 자존감 낮은 행동 많이 했었는데,
오....혼밥을 자꾸 하니까,
오.....시도해 보니(우연히 깨달았지만)
저두 됩니다. 먹으면서 책 읽기!!
여적 커피 마시면서 간식만 깨작 거리면서 읽었는데
이젠 밥책으로 나가야 하나요??^^
이것을 계기로 조금 더 자존감을 높여 보자!
보부아르를 읽는 이유는 이럴려고 읽는 게 아닌가?

암튼 그래서 보부아르 책 재미나네요.
빨리 읽고, 아렌트님도 모시고 싶네요.
오늘은 아렌트의 날인 것 같던데,
나 홀로 보부아르!
에라 모르겠다.
보부아르님 만세!!!!!

※사진1....만두와 연관시키기에 참 죄송한 보부아르님,
그래도 꼭 완독하겠습니다.

사진2......산책 나서는 길 앞에 있는 아파트를 지나쳐야 지름길인지라 막 지나치는데 향기가 훅!!!!
비말 마스크를 꼈는데도 향이 훅!!
이맘 때만 맡을 수 있는 천리향.
다들 천리향 향내 아시죠?
상상해 보세요.
어디서 천리향 향내가 나는 것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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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9-29 21: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나무님 저랑같이 북튜버해요!! 우리 개성있게 나무님은 밥북튜버 저는 음주북튜버?ㅋㅋㅋㅋㅋ
나무님 이 책 읽고 계시니 저도 따라 마저 읽고 싶은데(전에 읽다만)솔직히 어디있는지 모르겠어요ㅋ😳
아렌트와 보부아르 파리시절 같이 만나고 막 그랬대요~♡
천리향 향내가 상큼달달합니다*^^*

책읽는나무 2022-09-29 23:00   좋아요 3 | URL
북튜버~ㅋㅋㅋ
밥북튜브는 어떻게 하는 건가요? 상상자체가 안되는데요?
밥 먹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하는 건지?ㅋㅋ
음주북튜브는 술 마시는 모습을??ㅋㅋ
술 마시면서 책을 읽어주다가 혀 꼬이면 우짤라구요?ㅋㅋㅋ
저 잠깐 빵 터졌습니다.
근데 재밌을 것 같아요.
음주가 가능한 서점이 서울에 있는 걸로 아는데 술을 한 잔씩 하면서 다들 책을 읽는다더군요. 그 서점이 생각납니다^^
책이 넘 많으니까 벽돌책인 듯한 보부아르님 책이 안보이시는군요?
어딘가 찾아 보면 있긴 할텐데~
찾으시면 같이 읽어요. 제가 천천히 읽고 있을게요. 제가 책을 좀 늦게 읽는 편이에요^^
아렌트와 보부아르 두 사람이 같이 만났다구요? 오호~ 계속 책을 같이 포개줘야겠습니다.ㅋㅋㅋ

페넬로페 2022-09-30 18:12   좋아요 3 | URL
음주 북튜버, 응원해요^^

미미 2022-09-30 18:25   좋아요 3 | URL
🍺💕🍚

책읽는나무 2022-09-30 19:35   좋아요 2 | URL
미미님 아까 점심 때 라면 끓여서 라면 먹으면서 책 읽어봤는데...아!! 전 좀 틀린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면 먹을 땐 면이 뿔까봐~~글이 좀 안 읽히더라는..ㅋㅋㅋ

호우 2022-09-29 22: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김치 만두 색감이 너무 예쁘네요. 맛 있어 보여요. 저는 밥 먹으면서 책 읽기는 아니지만 술 먹으면서 책 읽기는 종종 합니다.

19세면 우리 나이로 스무 살인가요? 정말 천재들은 뭔가 좀 다르군요~~

책읽는나무 2022-09-29 23:06   좋아요 4 | URL
고기 만두랑 김치 만두랑 번갈아 먹는 걸 좋아합니다. 그럼 단짠단짠이 맞는 듯 해서요^^
호우님도 술책이 가능하세요?
전 몇 달 전엔 복숭아 맥주는 좀 되던데...와인 마신 이후로 살짝 맛이 간 이후로 술만 마시면 잠이 오더라구요.ㅜㅜ
술책이 안되어서 술책이 되는 사람들 부럽습니다.
호우님이 미미님이랑 음주북튜버 합동으로 하시면 괜찮을 것 같네요ㅋㅋㅋ

19세면 아...스무 살 맞겠네요?
또 그러고 보니 느낌이 좀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천재 맞죠?
어떻게 철학 책을 줄줄 읽고 논리정연하게 말을 하고, <프랑켄슈타인>책 혹시 읽어 보셨나요? 그 책을 어떻게 19세 아니 스무 살에 쓸 수 있었던 건지???
정말 그 지성이 놀랍습니다.^^

프레이야 2022-09-29 23: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제도 만난 보부아르에서 만두로 ㅎㅎ
김치만두 한 개만 쓰읍~
전 아렌트로 일단 달려갑니다 오늘.
기력이 달리지만 헉헉 ~
보부아르 님은 모셔가요. ^^

책읽는나무 2022-09-30 08:05   좋아요 2 | URL
아렌트로 가시다니...흑흑!!!
저만 외로이 보부아르님을!!
곧 보부아르 세상으로 풍덩~ 다이빙해서 들어오실 것으로 생각하고 기다리겠습니다.
책은 오래 읽게 될 것 같으므로 쭈욱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유부만두 2022-09-30 08: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만두 만두 만두 만두 ~~

책읽는나무 2022-09-30 09:45   좋아요 1 | URL
만두는 총 다섯 갭니다^^
사진에서는요~ㅋㅋ

다락방 2022-09-30 08: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밥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9-30 08:39   좋아요 2 | URL
밥북튜버 음주북튜버 미미님 댓글 보셨죠??
전 어제 미미님 댓글 보고 상상하다가 혼자 빵 터졌네요.
밥이랑 책이랑 술이랑 책이랑~그건 어떻게 영상을 찍는 건가?
도저히 상상 안되어서...ㅋㅋㅋ
이렇게 북튜버의 세계는 무궁무진 하네요??ㅋㅋㅋ
아이디어 좀 얻으셨나요??ㅋㅋㅋ

페넬로페 2022-09-30 18: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세상에는 천재가 많지 않나요?
저는 한나 아렌트나 보부아르를 천재로 보고 있어 저와 비교하지 않으렵니다.
저도 요즘 밥을 혼자 먹는 경우가 많아 밥 먹으면서 전자책 읽는 경우가 많아요.
예능이나 드라마 보지 말고 열심히 책읽자고 하고 있어요.
만두, 땡기네요.
오늘 저녁도 혼자 먹어요.
만두 먹을까요!
쫄면도 먹고 싶고~~

책읽는나무 2022-09-30 19:32   좋아요 3 | URL
천재 아렌트님,
천재 보부아르님,
그리고 알라딘에도 천재님들 득실득실~^^
저도 혼밥 하면서 넷플이랑 왓챠 너무 많이 봐서 헤어나오질 못했거든요.
이번 주는 드라마 조금만, 겨우 참고 봤네요ㅜㅜ
아예 독서대에 책 펼쳐 놓고 눈 앞에 두고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밥 먹으면서도 책이 봐지긴 합니다.
근데 아까 낮에 라면 먹으면서 책 읽었더니 라면 국물이 튀어 맴찢!!ㅜㅜ
저녁 혼자 드셨어요?
저는 어제 저녁까지 혼밥 했었거든요.
애들이 자꾸 커가니까 혼밥 시간이 느네요? 저는 올 해부터 저녁을 가끔씩 혼밥을 하게 되었거든요.(막내는 아직 저녁 급식을 안먹어 같이 먹곤 있는데 한 번씩 친구랑 편의점에서 저녁 먹고 들어오는 날들이 종종~^^) 봄엔 좀 적응 안되더니 차차~ 넷플을 보며 혼밥 적응 되었어요. 근데 이젠 드라마, 영화, 예능 좀 끊어야지! 이래가지구선 안되겠다! 싶어 혼밥하며 책 보기를 시도 중입니다. 근데 잘 안되네요ㅜㅜ

혼밥 메뉴로는 만두와 쫄면 두 개가 환상궁합인데 뭘 드셨을래나요?^^

서니데이 2022-09-30 18: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진 속의 화분이 천리향이군요. 좋은 향이 나는 꽃인가요.
사진으로는 알 수 없을 향이 궁금해요.
저녁시간이 되어서인지, 예쁜 화분보다도 만두에 관심이 더 생기는 것 같습니다.
잘읽었습니다.
오늘은 9월 마지막 날이예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책읽는나무 2022-09-30 19:23   좋아요 4 | URL
사진은 화분이 아니고 화단에 심겨져 있는 천리향 나무입니다.
아....모르셨나요?
저 나무 꽃 피면 향이 정말 진하고 강해서 천리를 간다고 해서 천리향이라고 한다죠? 저는 만리향이랑 천리향이랑 조금 헷갈리던데 천리향이 맞지 싶어요. 늦여름에서 초가을에 꽃이 만발해서 한 달 정도 가는 것 같아요.
꽃이 흰색도 있는데 향이 조금씩 미세하게 다른 것 같아요.
나중에 산책하실 때 주변을 살펴 보시면 저 꽃나무가 보이실거에요.
어릴 때부터 많이 맡아 본 향일거에요^^
9 월 마지막이라 오늘은 왠지 좀 아쉽긴 하네요^^

mini74 2022-10-02 11: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단 만두부터 시작하죠 ㅎㅎ 미미님 의견에 무조건 동의합니다 ㅎㅎ

책읽는나무 2022-10-02 20:39   좋아요 2 | URL
만두부터 시작은 좋았는데 다음 날, 라면 끓여서 먹으면서 책 읽었다가 라면 국물이 책에 튀어 맴찢!!
면이 뿔까봐 정신 없고....두 번째 음식에서 조금 실패했어요ㅜㅜ
역시 책 읽을 땐 커피와 간식이 집중이 제일 잘 되는 듯 합니다.
이것 저것 여러 가지 실험 중입니다.🤔🤔

희선 2022-10-03 00: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아홉살에 사랑을 저렇게 말하다니, 멋지네요 넓은 사랑을 말하는 것 같아요 인류애... 어릴 때부터 철학을 좋아했군요 저는 열아홉살에 책 안 읽었는데... 천리향 본 적 없어요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를 텐데, 다음에 걸으면서 둘레를 잘 봐야겠네요


희선

책읽는나무 2022-10-03 14:16   좋아요 1 | URL
어릴 때부터 천재였다 보니 사랑론을 설파하는 것도 다르죠?
확실히 떡잎부터 달랐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리향!!!! 본 적 없으세요??
응??? 우리 동네에만 있는 건가??
이상하네요??
서니님도 처음 보신 듯 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