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요일 새벽에 주문한 책들이 이제 도착했다.
따끈할 줄 알았던 책들은 한파의 영향 탓에
차디찬 촉감이어 만졌을 때 섬뜩하기까지 하다.
주문했던 책들 중 일부만 온 듯하다.
신청한 듄 세트와 영어책 세트, 그리고 굿즈들은 안와서
조금 초조하다. 매번 내가 느끼는 초조함이 불길함으로 이어질 때가 있어 더욱 기분이 나빠지는 듯하다. 오배송 되는 건 아니겠지? 비싼 책들인데..그리고 심혈을 기울여 선택한 굿즈들!!
계정에 들어가 확인하니 다음 주 목요일에 도착할 것 같은 택배 상자가 하나 더 있긴 하다.
택배 대란과 맞물려 엄청 늦어지는구나?
책 주문을 자제할 좋은 기회인 것 같기도 하고??
암튼,
오늘 먼저 받은 책 네 권이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에이미와 이저벨>
최근 ‘올리브 키터리지‘를 완독하였고, ‘다시 올리브‘를 읽기 시작하였다. 엘리자베스의 책들 평이 너무 좋았고, 다락방님은 아예 책장 한 켠을 차지할 정도로 애정하시고 추천하시니 믿고, 아예 미리 구입을 해놓고 있었다.
올리브 책 한 권을 읽고, 책장에서 2 권을 곧바로 빼들어, 이어서 읽을 수 있으니, 어~~이거 참 편하고,좋구나! 를 느꼈다.
보통 합권이 아닌 1,2 권으로 분리가 되어 있는 책들은 1 권을 완독한 후, 호흡을 바로 이어가지 않으면 나는 줄곧 그 흐름을 놓치게 된다. 그래서 좀 두꺼워도 합본이 더 나은 듯 한데, 또 너무 벽돌이면 읽기가 선뜻 두렵고....참 애매하긴 하다.
암튼, 무슨 얘길 하다가???
암튼...<에이미와 이저벨>은 엘리자베스의 첫 장편 소설이라고 하여 미리 구입해 둔다. 엘리자베스의 책은 이렇게 몇 달간은 계속 흐름을 놓치지 않고, 함께 하겠지? 좋다.^^
데버라 리비, <살림 비용>
종종 올라오는 리뷰와 페이퍼들.
저렇게 샛노랑의 이쁜 책은 무슨 책일까??
헌데 다들 평도 좋아!!
그럼 읽어 봐야지!!! 단디 읽어야지!!!!
암만~~
최승자, <어떤 나무들은-아이오와 일기>
말해 무엇하랴!! 최승자 시인이신데...
아무도 못이겨!!!
이번 책 표지는 좀 약하네?
몇 주 전 거제에 가족 여행을 갔을 때, 다락방님의 책 <잘 지내나요?>책과 최승자 시인의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를 들고 갔었고, 공곶이 팬션에 들어섰는데 햇살 좋은 베란다에 잔잔한 바다의 풍경이 펼쳐졌는데 책을 찍어야 겠다 싶어 책을 세워 놓고 열심히 찍는데, 남편이 또 시작이군!! 하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아는 사람의 책이어서 찍어야 한다고 찍고 있자니...다락방님의 책 표지를 보고 다락방님인 줄 알고, 작가를 안다고??? 놀라서 묻는다. 왜 놀라지??
급호감을 보이던 남편은 이내 꺼내든 최승자 시인님의 책에 완전 눈이 똥그래지신다. 이야~~누구냐?? 바로 관심이 옮겨 감!!!
그래서 나 혼자 웃김. 다락방님 최승자 시인님께 의문의 1패!!
그 책은 아무도 못이기지 싶은데....
이번 책은 커피를 마시는 최승자 님이시네?
이 책 표지도 나쁘지 않다. 그래서 또 좋다.
참, 별개로 개인 에피소드 하나를 풀자면,
<한 게으른~> 그 책 표지를 보고 문득 든 생각이 예전부터 알고 지내는 인근 동네 언니를 닮아서 신기했다는 것이다.
내 눈에만 닮아 보이나?싶어 애들한테 물었더니 애들도 그 이모 조금 닮은 것 같대서 나 혼자 또 웃었네?
최승자 시인님께는 죄송하지만, 그 언니는 넘 괴짜라 자꾸 웃음이 나오는 거다. 그러다 보니 시인님의 책도 내겐 너무 명랑하고 밝게 읽혀 좀 괴롭기도 하더라는....
그 언니를 알게 된 건, 10 년 전인데, 애들 초등학교 도서관 도우미를 삼 년 정도 했을 때 알게 된 사람이다. 딸 하나를 키우는데 어찌나 열심히 책을 열심히 읽히시던지? 그리고 그 언니 본인도 소설책을 열심히 읽으시는 것 같았다. 최승자 시인처럼 늘 짧은 컷머리에 매일 도서관을 들렀었다. 그 학교는 일반인들에게도 개방이 되어 있던 학교 도서관이어서 부모랑 아이들이 함께 도서관을 자주 찾는 곳이었었다. 자연스럽게 친해졌고, 말도 놓고 (그 언니가 7살 정도 많았으니 언니가 나에게 말을 놓긴 했다.) 믹스 커피 타서 같이 마시고 종종 얘길 나눴었는데 한 날은 그 언니가 내게 뒷산에 아침 등산을 하러 가잔다. 몇 시? 물으니까 새벽 5시에 만나자고 해서 놀랐었다. 나는 그 시절 좀 어릴 때라, 아침 잠이 많던 시절이었고, 등산?? 뒷산은 내가 생각하기에 경사가 심해 악산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뭐 등산 같은 운동을 즐기지도 않았고, 왜냐하면 난 그때 좀 어렸으니까, 등산을 거부하는데...자꾸 나더러 산을 잘 타게 생겼다고 꼬드기는 것이다. 내가? 산을?? 툐툐님 같이 생겼나??
그래서 멧돼지 나오면 어떡하느냐고 농담을 했더니 이 언니왈,
˝괜찮아! 며칠 전에 멧돼지 한 마리가 내 앞을 지나갔었는데 내가 안움직이고 가만 있으니 나를 나무로 알았던지? 그냥 지나가!!˝
헐.....순간 얼음!!!
내가 산을 탄다면 내려오다 굴러서 다치거나,
멧돼지한테 물려서 다치거나...내 명줄이 저 산에서 끊어지겠구나!! 판단하여 난 정말 진짜 등산 싫다고 강하게 거부했었는데 이 언니는 혼자서 계속 몇 년을 아침 등산을 30분만에 하고 내려 와 집안일도 다하고, 아이랑 함께 학교에 등교해 책을 빌려가고...암튼 오전 10시경이면 모든 일이 다 마무리가 되어 있는 사람인지라 맨날 심심하다고 하던 사람이었는데 결국 남는 시간이 아깝다고 한식요리 자격증에 도전하더니 바로 합격!!! 조그만 국수집을 차리고 싶었는데 가족이 반대하여 일단 식당에서 경력 쌓는다고 취직 하시더니 열심히 주방에서 국자 들고 진두지휘하고 있으시다는....^^
너무나도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어 금방 기운이 딸리는 나랑 함께 하는 게 많이 안맞는데도 한 번씩 시간 나면, ˝뭐해? 얼굴 보자!!˝고 하는 언니다. 그래놓고 만나면 맨날 날더러 히바리(기운)가 없다고!! 잔소리 한다.
언닌 에너지가 언제 떨어지는 것 같냐고 물으니, 지금!! 이란다.
등산 다녔던 그 에너지가 이제 다 떨어진 것 같다고~ ˝50 넘으니 이젠 머리만 갖다대면 자!!! 아~내가 50 이구나!!! 라고 느껴!!˝
그래도 그 언닌 지금 50중후반 나이쯤 되는데, 내눈엔 팔팔하게 막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기이한 사람 중 한 사람이다.
암튼, 그래서 내겐 최승자 시인이 그 언니의 에너지로 읽힌다는 것이다.
길었다.ㅜㅜ
암튼 이 책도 그래서 또 재미나게 읽히려나?조금 걱정이다.
웬디 브라운, <남성됨과 정치>
이번 달의 여성주의 책이다.
책 표지부터 뭔가 짓누르는 기분!!
딱 봐도 어려울 것 같은 기분!!
목차를 보니 아렌트, 아리스토텔레스, 마키아벨리, 베버, 고대 그리스, 르네상스, 근대, 정치학.....막 어려울 것 같은 철학자들과 역사 시대 용어들이 짓누르는 이 기분!!!
암만 봐도 달달한 간식 막 찾을 것 같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 배송하겠다는 문자 받자마자 엊저녁 바로 달려가,
치즈케잌을 사다 놓았다. 조각으론 감당 안될 것 같으니까 아예 한 통을 사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들더니 음!! 책을 받아 들고 내 예감이 맞았던 것이다. 읽기에 앞서 목차만 훑었는데도 이건 뭐랄까? 사전 지식이 많아야 겠어서 다른 관련 책들도 부지런히 읽어야 겠구나란 생각과 동시에 다른 책들을 읽기만 한다고, 이런 책들을 읽어내는 문해력이 과연 가능할까?싶은 회의도 든다.
어렵다.
그래도 책장 한 켠에 힘들게 읽어 낸 책을 꽂을 수 있다는 건,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내겐 더없는 기쁨이자, 보람이다. 꽂으려면 읽어 보자!!!
커피에 치즈케잌부터 일단 먼저 먹고!!^^
오늘도
책 내용은 하나 없고,
주절주절 주저리만...
그래도 좋다고 읽어 주시는 분들이 몇 분 계시니까,
그래서 책 자랑도 하고, 치즈케잌 샀다고 자랑하며,
적는다.
ps;
글을 쓴다는 건,
읽어주는 사람들의 응원이 있기 때문인 것같다.
그래서,
때 늦게 감사하단 말도 보태고 싶다.
덕분에 서재,북플 달인도 되어서 좋은 혜택과 선물도 받았었고,
리뷰,페이퍼 당선 적립금도 받아 책을 살 수 있었고,
읽을 수 있었고,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모두에게 감사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