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원의 서평집이 오랜만에 출간되었다. <책읽기의 끝과 시작>(라티오). '책읽기가 지식이 되기까지'가 부제인데, 제목과 부제가 겨냥하는 것이 모두 서평이다. '책읽기의 끝과 시작'이 서평에 대한 정의이며 책읽기를 지식으로 만들어주어야 하는 게 또한 서평의 역할이다. '오랜만'이라고 적었는데, 서평집으로는 <책과 세계>(2004)와 <주제>(2005) 이후 15년간 강의와 방송활동을 하면서 쓴 책이라고 소개된다. 그 사이에는 강의책들이 있었다. 
















"서평집이지만 서평집 그 이상이기도 하다. 단지 서평들을 모아 놓은 서평집은 하나의 주제로 일관하기가 어려워 읽고 나면 읽어야 할 책 목록만 남기 쉬운데, 이 책은 내용과 형식에 따라 주제를 일관하고 있어 부제처럼 ‘책읽기가 지식이’ 된다. 뿐만 아니라 인용이 풍부한 서평, 수준(초급, 중급, 고급)에 따라 작성된 서평, 논고, 논문, 역자 후기 등 다양한 형식의 서평을 포괄하고 있어서, 글을 쓰고자 하는 목적에 따라 참조할 수 있는 일종의 ‘책에 관한 글 쓰기’ 안내서이기도 하다."
















'책에 관한 글쓰기' 안내서를 자임하는 일종의 전략적인 서평책이다. 더 간단히는 강유원식 서평쓰기 책이라고 해도 되겠다. 강유원의 저작으로 검색되는 첫 책은 <근대실천철학연구>(1998)인데, 짐작에 학위논문과 연관돼 보이지만 나는 실물로 보지 못했고, <인터넷으로 떠나는 철학여행1>(1998)도 시리즈로 기획됐던 것 같은데 역시 보지 못했다. 내가 처음 접한 건 <책>(2003)이라는 제목의 첫 서평집. 나대로의 분류에 따르면 <책>과 <주제>에 이어지는 것이 <책읽기의 끝과 시작>이다. 아마도 <책>이 절판된 상태라 그보다 널리 알려진 <책과 세계>를 언급한 것이리라. 거기에 <몸으로 하는 공부>(2005)라는 책이 있는데, 이 책들이 강유원의 서평관과 공부관을 미리 엿보게 해준다. <책읽기의 끝과 시작>은 그의 책을 읽어온 독자에게는 그 종합판으로 여겨진다. 


그의 공부관과 서평관은 <책읽기의 끝과 시작> 서문에 잘 정리돼 있다. 책읽기의 본래 목적은 지식을 얻기 위한 것이다, 지식을 얻는다는 것은 단순한 입력이 아니라 자기화이다, 책읽기를 자기화하는 필수적인 방법이 서평쓰기다, 라는 것. 책은 자기화의 '단계'(레벨)를 실제 서평과 함께 제시하고 있다. 비유컨대 '책읽기로 몸만들기' 같은 과정이다. 독서를 섭식에 비유하자면 지식의 자기화는 음식을 근육으로 만드는 일에 해당한다. 그렇게 하기 위한 근육운동이 서평쓰기이고, 이 일련의 프로세스가 공부다. 


이번 서평집에서 특이하게 생각한 건 부록인데, '아주 긴 서평'이라는 이름으로 '<장미의 이름> 읽기'가 들어가 있다. 절판됐던 <장미의 이름 읽기>(2004)을 그대로 되살려놓았는데, 원래 제목도 그렇지만 작품에 대한 자세한 '읽기'에 해당한다. '아주 긴 서평'이라는 작명은 강유원식 유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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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브로긴 2020-03-28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유원 책은 책과 세계 한권 읽었는데, 추종자들이 많은 작가더군요.
약간 장미의 이름에 나오는 호르헤 수도사 느낌도 나는 것 같습니다. ‘장미의 이름 읽기‘도 궁금하네요...

로쟈 2020-03-28 15:48   좋아요 0 | URL
방송의 영향인지도.. <장미의 이름 읽기>는 말 그대로 충실히 읽기입니다. 해석이나 평가는 최대한 배제한..
 

로즈마리 푸트남 통의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학이시습)을 읽으려고 인터넷에서 원서를 찾으니 전문이 공개되어 있다. 한 장을 프린트아웃해서 읽는데, 번역문과 달라서 확인해보니 전문 공개되어 있는 것은 3판이고, 개정번역판은 5판의 번역이다. 내용상 개정증보가 이루어진 것. 번역판도 세번째 나온 것인데, 정확히 확인은 안 되지만 초판과 2판(혹은 3판?)을 번역한 게 아닌가 싶다. 대략 목차만 비교해본다. 



1. 다양한 페미니즘

2. 자유주의 페미니즘

3.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

4. 급진적 페니미즘:출산과 어머니 역할

5. 급진적 페미니즘:성별과 성활동

6. 정신분석학적 페미니즘

7. 사회주의 페미니즘

8. 실존주의 페미니즘

9. 포스트모던 페미니즘

10. 다양한 입장과 차이점



서론 : 페미니즘 사상의 다양성

1. 자유주의 페미니즘

2. 급진적 페미니즘 : 자유의지론적 관점과 문화적 관점

3.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과 사회주의 페미니즘

4. 정신분석 페미니즘과 성별 페미니즘

5. 실존주의 페미니즘

6. 포스트모던 페미니즘

7. 복합문화 페미니즘과 전지구적 페미니즘

8. 에코페미니즘














 

 

서론: 페미니즘 관점의 다양성

1. 자유주의 페미니즘

2. 급진주의 페미니즘

3.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과 사회주의 페미니즘

4. 미국의 유색인종 페미니즘()

5. 전 세계의 유색인종 페미니즘()

6. 정신분석 페미니즘

7. 돌봄 중심 페미니즘

8. 에코페미니즘

9. 실존주의, 포스트구조주의, 포스트모던 페미니즘

10. 3의 물결 페미니즘과 퀴어 페미니즘


초판과 원서 모두 갖고 있던 책인데, 지금 읽어볼 수 있는 건 5판 번역본이다. 5판의 원문은 일부 구글에서 제공된다. 확인해보니 번역이 매끄럽게 잘 되어 있진 않다. 그래도 페미니즘 사상 전반에 대한 안내서로는 가장 포괄적이다(일종의 사상지도로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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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선생이 암투병 중이라는 건 알려진 사실인데 그‘지적 여정‘의 대미를 장식한다는 시리즈가 나오기 시작했다.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의 첫 권 <너 어디에서 왔니>(파람북)다. 시리즈인 만큼 계속 이어지는데 최소 세권 정도는 이미 제목도 나와있다.

이어령을 대표하는 저작은 무엇일까. <너 어디에서 왔니> 뒷표지에는 그의 이력을 간략히 요약하고 있는데 세권의 책이 언급된다.

20대 <저항의 문학>으로 문단을 놀라게 했다.
30대 <흙 속에 저 바람 속에>로 한국을 놀라게 했다.
40대 <축소 지향의 일본인>으로 일본을 놀라게 했다
(...)

이러한 요약은 통념과 다르지 않을 뿐더러 내가 아는 이어령과도 일치한다. 다만 나는 <축소지향의 일본인>을 읽지 않았기에(20대 시절엔 일본에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처음 두 권이 내가 읽은 이어령이자 내가 아는 이어령이다(이후에는 문학기호학에 관한 책들을 읽은 것 정도). 그리고 내게 각인된 이어령이다.

20대 시절에 <저항의 문학>과 <흙 속에 저 바람 속에>를 읽었고 그때 받은 인상에 비하면 이후의 책들은 놀랍지 않다. 산업화시대를 넘어서 정보화시대, 생명화시대에까지도 그에 호응하는 담론을 만들어내고 통찰을 제시하는 것은 분명 탁월한 재능이고 역량이다. 다만 나로선 <저항의 문학>과 <흙 속에 저 바람 속에>에 이미 완성형 이어령이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이어령 담론이란 게 있다면 짧게는 전전과 전후, 길게는 전통사회(전근대)에서 근대사회(현대)로의 이행과정에서 우리가 무엇을 경험하고 있는지, 과거가 오늘의 한국인에게 어떤 의미를 갖고 있으며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계승해야 할 것인지 풀어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한적인 독서를 통해 갖게 된 생각이지만 그의 책을 더 읽는다고 해서 바뀔 것 같지도 않아서 적어둔다. 전에 한번 쓴 적이 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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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레비나스 혹은 '네 문화의 철학자'

14년 전에 레비나스에 관해 쓴 글이다. 이후에 다수의 책이 출간되었기에 업데이트가 되어야 하지만 당장은 어렵다. 언젠가 가능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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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의 주저 가운데 <숲길>(나남)이 '제2판'이라고 다시 나왔다. 신상희 박사의 번역본인데, 역자가 유명을 달리한 지 10년이 되었기에 개정판이 나올 리는 없어서 무엇이 '2판'인 것인지 살펴봤다. 분량이 줄었는데, 초판에 들어있던 '옮긴이 해제' 대신에 '제7판 편집자 후기'(원저의 후기로 보인다)가 들어갔다. 이것만으로는 책을 다시 구입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책에는 여섯 편이 글이 수록돼 있는데, 사실 나로선 각각이 따로 출판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예술작품의 근원>과 <세계상의 시대>는 다른 번역본으로 별도 출간된 적이 있었다(나는 <예술작품의 근원>은 예전사판으로 읽었다). 통권으로 돼 있어서 가격과 분량이 모두 부담스러운 면이 있고, 강의에서도 이용하기 어렵다. 


 


그건 또다른 대표작으로 <이정표>에도 해당한다. <이정표>1권이 신상희 박사의 번역인데(현재 절판), 여기에 수록된 <형이상학이란 무엇인가>도 따로 출간된 적이 있다(이기상, 최동희 교수의 번역본). 그리고 <이정표>2권에도 <휴머니즘 서간> 같은 글은 별도로 출간되면 좋겠다. 그렇게 개별적으로 읽어도 좋은 문제적인 글들이 '숲길'과 '이정표'에 숨어 있으니 독자로선 오히려 알아보기 어렵다(길을 찾기 어렵다!).
















<숲길>이 다시 나와서 오랜만에 하이데거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근대비판이란 주제와 관련하여 다시 읽을 수 있겠다 싶다. 신상희 박사는 하이데거의 5대 주저로 <존재와 시간>과 함께 <철학에의 기여>, <이정표>, <강연과 논문>, 그리고 <숲길>을 꼽았는데, 이 가운데 세 권(<이정표>, <강연과 논문>, <숲길>이 그의 손을 거쳤다. 하이데거 번역에서 손에 꼽을 만한 업적이다(이기상, 박찬국, 이선일 등이 주요 번역자다).




























그밖에도 신 박사의 번역으론 <동일성과 차이>를 비롯해 다수가 있다. 특히 <언어로의 도상에서>나 <횔덜린 시의 해명> 등이 눈에 띄는데, 현재는 대다수가 절판된 상태다.  
















역자 자신의 하이데거 연구서는 두 권인데, <시간과 존재의 빛>(한길사)은 기억에 학위논문에 바탕을 둔 책으로 현재는 절판된 상태다(소장도서이긴 한데, 나 역시 찾기 어렵다). <하이데거와 신> 그리고 한국하이데거학회 편의 <하이데거와 근대성>(철학과현실사)는 관심이 되살아난 김에 어제 주문했다. 올해의 독서 과제가 하나 더 추가되었다...


20. 0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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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자나 2020-03-16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서 중 [회상]은 [횔덜린 시의 해명]에 포함된 ˝회상˝과 같은 원 텍스트를 번역한 걸까요 ...

로쟈 2020-03-16 23:32   좋아요 1 | URL
책들이 서고에 있는지 안 보여서 저도 확인이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