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견문>에 짝이 될 만한 책으로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나는 걷는다>(효형출판)를 고른다(기보다는 ‘찾았다‘가 맞겠다). 15년 전에 나온 화제작인데 그때는 읽지 않았다. 아직 절판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스테디셀러. 저자의 다른 책들도 더 나와있지만 일단은 ‘도보여행서‘의 백미라는 <나는 걷는다>부터 시작해야겠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저자의 여정을 반복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쉽게 흉내낼 수 있는 여정도 아니다).

˝30여년 간 기자로 일하며 숨가쁘게 살아온 저자는 퇴직한 후에도 쉬면서 편히 보내기를 거부한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로 향하는 2,325 km에 달하는 길을 걸은 후, 걷기의 행복감을 맞본 저자는 좀더 오래, 좀더 멀리 걸을 수 있는 길을 찾는다. 그가 선택한 것은 이스탄불과 중국의 시안을 잇는 신비의 실크로드였다. 그는 총 4년에 걸쳐서 11,000 km를 걸었다. 이 여행이 4년이나 걸린 이유는 그가 통과해야 하는 사막이 겨울엔 통행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천상 기자인 저자가 매일 매일의 여행 기록을 노트로 남기고, 파리로 돌아와 그것을 정리하여 낸 것이 이 세 권의 책이다. 1권은 터키를 횡단해서 이란 국경에 이르는 여정을, 2권은 이란에서 우즈베키스탄의 사마르칸트까지를, 그리고 3권은 마침내 중국의 시안에 도착하기까지를 담고 있다.˝

<유라시아 견문>과 중복되는 부분도 있지만 <유라시아 견문>이 동양인이 아시아에서 유럽의 중심부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여정을 담고 있다면, <나는 걷는다>는 좀더 단순하게 <동방견문록>에 가깝다. 터키에서 중국 시안까지의 여정이므로. 그렇게 동에서 서로, 서에서 동으로 유라시아대륙을 종횡하는 일이 발로만 가능한 게 아니라 독서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그 여정의 품에 비하면 책값이라는 비용은 얼마나 저렴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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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18-12-28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로쟈님 포스팅 보고
수전 손택 책 3권을 장바구니에
담았어요. 요즘 저는 사막 여행기를
읽고 있습니다. 연말 어수선한 분위기를 피하기(?)에는 여행, 특히
도보여행기, 도보여행영화가
제격인 듯 싶어요^^
그나저나 무슨 3-3-3 원칙도
아니고 오늘 또 6권을 장바구니에
넣으며 ;;;

로쟈 2018-12-29 00:08   좋아요 0 | URL
저는 16권쯤 주문한 듯.^^;
 

이탈리아 문학기행은 인문기행의 성격도 지닐 수밖에 없는데 문학작품 이외의 책으로는 기번의 <로마제국쇠망사>와 함께 부르크하르트의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한길사)를 골랐다. 교양의 최소한으로. 마침 간편한 입문서로 제리 브로턴의 <르네상스>(교유서가)가 출간돼 반갑다. 건축 쪽으로는 디스커버리총서의 <건축의 르네상스>(시공사)를 참고하려고 한다.

유럽근대문학사를 그간에 다뤄왔는데 이탈리아 르네상스는 독일의 종교개혁과 함께 중세에서 근대로의 전환을 가져온 거대한 사건이다. 그 의의와 실상을 현지에서 주마간산으로라도 가늠해보는 게 이탈리아 문학기행의 목표 가운데 하나다. 아, 조만간 단테의 <신곡>도 다시 읽게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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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문학기행 준비차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쇠망사>를 손에 들게 되었다. 민음사판 완역본(전6권)도 갖고 있지만 사실 강의에서 읽기에는 부담스러운 분량이다. 차선을 발췌본인데 청소년용으로 나와 있는 걸 제외하면 두 종의 선택지가 있다.

국내판으로는 전문번역가 이종인 선생의 노작이 있는데 이번에 보급판(책과함께)으로 나왔다. <쇠망사>를 세 차례나 완독하고서 독자적으로 엮은 책으로(그러면서 두번 더 완독했다니 로마사 전공자 이상의 공을 들였다) 발췌본이라지만 분량이 1148쪽에 이른다. 원서의 1/3 분량이다.

조금 더 평범한 선택지는 까치판이다. 데로 손더스가 엮은 것으로 530쪽 분량. 여느 책에 비하면 두꺼운 책이지만 <쇠망사> 리그에서는 최경량급에 해당한다. 준비강의에서는 가장 가벼운 책을 바탕으로 하되 책과함께판과 민음사판을 참고하려고 한다. 로마를 방문하려고 하니 숙제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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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학술서‘로 꼽을 만한 책은 이상길 교수의 <아틀라스의 발>(문학과지성사)이다. ‘포스트식민 상황에서 부르디외 읽기‘가 부제. 20세기 후반의 가장 중요한 사회학자로 평가되는 부르디외 사회학의 주요 개념과 의의, 한국적 수용 등에 대해 폭넓고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입문서 성격의 책은 아니고 부르디외 사회학에 대한 얼마간의 이해를 갖춘 독자들이 그 이해를 심화하기에 좋은 책이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의 삶과 사상, 그리고 한국 사회에서 부르디외의 수용 문제를 성찰적인 관점에서 재조명하는 책. 부르디외 이론을 번역, 소개해온 문화연구자 이상길 교수의 20여 년간의 연구가 농축된 이 책은 부르디외의 삶과 학문 세계를 긴밀하게 연결하며 부르디외가 제시한 사회학적 방법론을 부르디외 자신에게 적용시켜 쓴 새로운 ‘사회학적 전기‘라 하겠다.˝

저자가 번역한 책들도 곁들여볼 수 있는데 부르디외의 인터뷰를 포함하고 있는 <성찰적 사회학으로의 초대>(그린비), 그리고 <부르디외, 커뮤니케이션을 말하다>(커뮤니케이션북스) 등이 그에 해당한다. 부르디외 입문서를 거친 독자들이 그 다음 단계에서 읽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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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트의 <공중전과 문학>(문학동네)을 읽으며 관심을 갖게 된 주제가 폭격이다. ‘미공군의 공중폭격 기록으로 읽는 한국전쟁‘을 부제로 한 김태우의 <폭격>(창비), 폭격에 한 장을 할애하고 있는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전쟁>이 참고할 수 있는 책이었는데, 시야를 확장하여 폭격의 역사를 다룬 책들도 궁금했다. 어제 배송받은 두 권의 <폭격의 역사>가 그래서 구입한 책.

아라이 신이치의 <폭격의 역사>(어문학사)는 길지 않은 분량으로 폭격의 역사에 대한 조감도를 제시한다. 절판된 책이라 중고로 구입한 스벤 린드크비스트의 <폭격의 역사>(한겨레출판)는 주로 인종주의와 관련하여 폭격의 역사를 짚는다. ˝이 책은 백인 우월주의가 낳은 학살과 야만의 기록이다. 지은이는 미국을 비롯한 서구 열강들이 그토록 전쟁에 집착하는 이유가 백인 우월주의에 있다고 주장한다. 서구인들이 끝까지 부인하고 싶어하는 인종주의와 대량 학살은 그들의 인종차별 전통에 근거하고 있다.˝ 폭격의 역사적 기원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책이다.

제발트는 공중폭격의 파괴적 외상 체험에 대한 문학적 증언의 빈곤을 질타하는데, 돌이켜보면 2차세계대전에 사용된 총량보다 더 많은 폭탄이 사용되었다는 한국전쟁에서의 폭격은 어떻게 기록되어 있는지 궁금하다(폭격을 다룬 문학작품이 있던가?). 김태우의 <폭격>에 참고문헌이 있는지 봐야겠다. 하지만 책으로 폭탄 맞은 듯한 집구석에서 <폭격>을 찾을 수나 있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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