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마한 단독주택..아니 그 보다도 규모가 초라한 샌드위치 판넬로 지은 가건물일지라도
그 건물이 지어지는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넓게는 대한민국 건축법에 위배되지 않는
지 검토가 따라야 하며, 좁게는 화장실에 깔리는 타일 한쪽까지...가지가지 신경 쓸 일이
건물이 완공되는 순간까지 지속된다.

조금 큰 건축물이 설계되는 과정은 더더욱 복잡한 순서를 밟게 된다.
관공서 들락달락 거리는 것부터 사람의 내장으로 비유되는 설비, 뼈로 비유되는 구조
외부적인 토목과 조경, 메이크업에 해당되는 인테리어까지... 이 모든 분야가 아무 문제없이
잘 물려나간다면 별 어려움이 없겠지만, 그런 일은 여간해선 일어나기 힘들다.

두달 전부터 설계하고 있는 모대학 기숙사 건물이 계속 제자리를 맴도록 있다.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겠지만, "갑"으로 지칭되는 사무실의 브래인이 지나치게 외관적인 요소
만을 따지고 들기 때문이라고 보고 싶다. 보통 사람들이 건축물을 판단하는 기준 그러니까
외피.. 외관적인 부분은 무시되선 안된다고 보고 싶다. 하지만, 기괴하고 복잡한 모양을 가지고
있는 건축물은 설계 역시 까다롭다. 문제는 이런 외관의 디자인을 창조해낸 건축쟁이가 구조적,
재료적인 디테일에 대해 사전고려가 없었다면 이건 설계가 이루어져 건물이 세워지는 도면이
아닌 그림에 불과하게 되버린다는 사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건설사 마저 나몰라라 하고 있으니, 아마도 이대로 그냥 뒀다가는 막판
쌍코피 터트리는 철야의 연속이 기다리고 있을 상황이다.

그래픽, 포토샵...표현기교에 관련된 테크닉보다 건축물의 구성물을 이해하고 기본적인
디테일이 근본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이 점점 잊혀져가는 느낌이 드는 요즘 건축계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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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7-03-07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르셀로나 가고 싶닷!
오늘 같은 눈 날은 음주가 필수인데, 쌍코피의 철야이시라니.. 요
멀지 않은 곳에서 와인섭취중인 하이드 왔다갑니다. =3=3

해적오리 2007-03-07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기본이 중요한데...

마노아 2007-03-07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말이 전도되었군요. 에효..

Mephistopheles 2007-03-08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 조만간 하이드님은 왠지...길거리에서 음료 마시듯 와인병에 빨대 꽂아서 들고 다니면서 마실것 같아요...ㅋㅋㅋ
해적님 // 원래....문제가 있다...하면 전부 기본기가 충실하지 못하더군요..^^
마노아님 // 본말이 전도되버린진 오래 되었어요...다른나라에 비해 건축가의 사회적인 위치가 바닥을 치는 이유가 다 저렇게 제살 깍아먹기 때문이라죠..^^
늘~ 속닥거리시는 분 // 노~ 코~멘~트~ 우히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