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기 전에 답해야 할 101가지 질문 01
01 나는 오늘 죽어가고 있는가, 살아가고 있는가
삶이 곧 죽음이고 죽음이 곧 삶이다. 나는 오늘을 내 생애의 최초의 날이자 마지막 날로 생각하며 살려 한다.
* 생로병사 ; http://blog.aladin.co.kr/maripkahn/10152
02 어떤 집을 갖고 싶은가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지만 이 집을 구입하더라도 내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임산배수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연과 어우러진 집에서 살고 싶다. 인터넷에서 부산 망미 아파트를 보았는데, 그 정도면 내 집으로 생각하면서 만족할 것 같다.
* 부산 망미 아파트 사진 ; 인터넷 검색 http://www.nemopan.com/photo_life/5194617
03 마라톤을 완주했는가
여러 번 시도해 봤다. 운동으로 달리기를 하면서 주 3회 17 km 정도까지 뛰어 봤는데, 그 때마다 직장 일로 해서 거리를 늘리지 못하고 4-5 km부터 다시 시작했다. 결혼 후에는 달리기를 못 하고 있다.
04 천직을 찾았는가
생물 응용학과 관련된 분야에 일하고 있지만 (평생의 직업이 될 터이나) 성격이 괴델이나 프루스트와 비슷한 내게 천직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안해는 그나마 수학교수가 어울린다고 한다.
05 막차를 쫓아가듯 열정을 쫓아간 적 있는가
막차와 열정이라는 뉴앙스에 맞는 경우는 없다. 대학 4 학년 진급 시험의 1차에서 실패한 적이 있다. 그 때 14일간 16시간 정도 공부한 적이 있는데, (정신적으로) 젖 먹던 힘까지 소진했다는 느낌을 가졌었다. 대학교 1년때 병영집체훈련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 육체적으로 젖 먹던 힘까지 소진한 경우다. 두 경험 모두 인생에서 좋은 밑거름이었다. 꾸준한 열정은 보편성의 추구에 있다. 구체적으로는 수학과 물리학이다.
06 내가 사는 곳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잘 모른다. 한국? (거주하는) 수도권? (직장이 있는) 서울? 특별히 정감이 가지 않는다. 따라서 잘 알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안 된다.
07 소울메이트를 찾았는가
소울메이트 ; 당신의 인생에 탄생전 부터 이미 운명적으로 맺어진 사람
안해와의 첫 만남에서 ‘아이쿠, 이 여자한테 발목 잡히겠구나.’라는 느낌이 (유일하게) 들었다.
08 여전히 비를 좋아하는가
여전히 비를 싫어하지 않는다. 중학교 때 드라마에서 여배우( 한미영씨)가 “나는 비가 온다고 우산을 써야만 된다고 생각고 사는 사람들이 우스워.” ; 이 이야기를 듣고 ‘그런가’라고 생각했고 이유없이 비를 싫어하지 않게 되었다. 지금도 그렇다. 맑은 날은 맑아서 좋고 비오는 날은 식물들에게 생명을 돋운다고 생각한다. 장마가 있을 때도 도시를 청소한다고 생각한다.
09 생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는가
내가 평균 수명까지 산다고 해도 내가 산 날이 살 날보다 많다. 게다가 인생 속도가 어렸을 때 보다 느리기 때문에 35세가 생의 한 가운데라고 생각한다.
* 나의 인생은 얼마만큼 남나 있는가. 에피소드 5
http://blog.aladin.co.kr/maripkahn/340000
10 누구에게 꽃을 주었는가
대학생 시절 동아리 발표회를 한 친구에게 처음 꽃을 준 것을 시작으로 몇 번 꽃을 준 적이 있지만, 내가 화려하고 찰나적인 꽃을 좋아하지 않아 의미가 있게 기억되는 사건은 없다.
11 매일 웃고 있는가
딸 때문에 매일 웃는다.
12 내 심장을 뛰게 하는 건 무엇인가
가족 말고는... 글쎄. 광속 초월 뉴트리노 발견 때 흥분했었다. 실험 오류의 우발 사건(happening)으로 끝났지만.
13 장소와 사랑에 빠진 적 있는가
없다. 기억 남는 장소는 군복무 시절, 동료의 결혼식때문에 충청도 어디를 방문했는데, 주위 지형을 돌아보니 마치 풍수지리책에서 본 것 같은 풍경이었다. 그래서인지 그곳에 계신 분들도 다르게 보였다. 마치 별천지에 사시는 분들과 같은 느낌.
14 행복한 사람들만 하는 일은 무엇인가
행복의 조건은 어떤 것을 좋아하고 그 좋아하는 것을 잘 하고 그것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주워졌을 때 행복이라고 한다. 이 질문이 무엇을 묻는 것이었다면 모르겠고, 조건을 말하는 것이라면 앞에 이야기한 바와 같다.
15 꿈에 그리던 것을 가졌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 ; 어렸을 때 꿈에 그리던 것은 대부분은 갖게 되었거나 필요가 없어졌다. 손목시계, 라디오, 녹음기, 자전거, 타자기 등. 현재 가장 갖고 싶은 것은 마음에 드는 집.
* 미치도록 갖고 싶은 것들 http://blog.aladin.co.kr/maripkahn/4327336
16 애완 동물이 아니라 반려 동물과 살고 있는가
초등학교 입학 전후, Spitz 종류의 개 한 마리를 기르다가 팔았다. 그 때의 상황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다시는 동물을 기르지 말아야지.” 나도 그 말씀에 동감했다.
17 밤에 쓴 편지를 아침에 읽어보았는가
편지를 쓰지 않는데...
18 어떤 춤을 배웠는가
춤을 배운 적이 없다. 몸으로 하는 것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그중에서도 쿵푸 무당권으로 배우고 싶었다. 현실적으로 이것이 불가능할 때, 라틴 댄스를 배우겠다는 생각을 한다. 와호장룡에서 장쯔이와 양자경이 무슬 대결을 하는 것은 춤을 추는 것 같았다.
19 행복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행복의 조건은 14번에서 이야기했다. 만족을 하면 행복감을 느낄 수 있지만 발전이 없고, 불만을 갖고 발전을 하는 과정에서 행복감은 순간이다. <고독의 위로>
20 과거와 이별했는가
이별 못했다. 시간이 가면 이별할 줄 알았다. 나이가 들면서 감정의 동요와 집착은 줄었지만 (옛날 누군가가 보면 이별했다고 할 수 있겠다.) 아마 죽을 때까지 희석되면서 끌고 갈 것 같다.
21 나를 처음 알아본 사람은 누구인가
어머니, 가족 외로는 초등학교 4년 담임 선생님이신 이승완 선생님. 어른이 되면 크게 성공할 것이라고 격려를 많이 받았는데, 이렇게 주저 앉았다.
22 내게 힘이 되어주는 현자는 누구인가
예수님 (이 분은 신神이시기도 하지만) ; 아무도 생각지 못한 일을 하셨고 이해받지도 못했다. - 지금도 이해되었다고 할 수 없지만.
퀴리 부인 ; 여성의 편견을 넘어서 학문적 열정과 가족애, 애국심.
탈레스 ; 최초의 철학자라는 탈레스가 어느날 천체를 관찰하는데 몰두하다가 그만 구덩이에 빠진적이 있다. 한여인이 이를 보고 웃으면서 "자기 발밑의 일도 모르면서 하늘의 일을 알려고하는군"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에 돌아가신 리영희 선생님.
23 시계를 5분쯤 빠르게 맞춰두었는가
일부러 5분 정도 빠르게 맞추지는 않는다. 그리고 5분 정도 빠른 시계가 있다면 일부러 정확히 맞추지는 않는다.
24 아버지의 아버지를 기억하는가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아버지가 어렸을 때 돌아가셨기 때문에 아버지도 거의 없으시다. 예전에는 할아버지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려고 애를 썼는데, 정보를 얻을 수가 없다. 할아버지가 사셨던 곳은 북한 신의주고 많은 친지 분들이 북한에 남으셨다. 중국을 왕래하셨다는데, 독립운동을 하셨거나 친일파이셨거나. 어느 쪽이든 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우리 가족에게는 가난을 물려 주셨다.
25 모험을 한 적이 언제인가
2년 전 10년 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었을 때. 아직도 그 모험의 후유증을 처리하고 있다.
(나머지 질문은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