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세상의 아름다움은 그 자체로 충분해졌어요. 사진으로 담을 필요도, 그림으로 남길 필요도, 심지어 기억하려 애쓸 필요도 없어요.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 토니 모리슨. [타르 베이비]
 
 
표지가 익숙해보이기는 하지만, 책을 펼쳤을 때 나비 그림 밑에 적힌 토니 모리슨의 문구는 이 책 안에 무엇이 담겨있을지 궁금하고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평온함이 느껴질 것 같은 '낯선 고요'는 내 성향과 맞을 것 같아, 라는 생각도 하면서. 
사실 지금 일이 많아지는 시기이고, 사람도 바뀌고 있어서 많은 것들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이고 내가 계속 일을 줄여보려고 시도를 해 보고 있지만 내 생각과는 달리 자꾸만 내 일이 아닌 것들이 또 다시 내 일이 되어 늘어나고 있다. 
이 와중에 자신이 못되먹었다는 걸 깨닫지 못하는 그 누군가는 아침부터 온갖 서류를 꺼내고 책상을 탕탕거리면서 시끄럽게 정리하더니 내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부시럭대면서 먹어대기 시작하고, 지금은 뭘 하고 있는지 자판을 시끄럽게 때려대고 있다. 
계산기를 사용하고 있구나,라는 걸 늘 옆사람들이 알게 하는 엄청난 재주가 있는데 - 계산기를 손가락으로 쥐어패듯이 두들겨대니 타악기를 배우면 좋겠구나, 싶지만. 그것도 생각해보니 음악적 재능이 아니라 악기를 부숴버릴 듯 감정적인 타격일뿐인지라. 
아, 아니. 아무튼. 하기 싫은 거 억지로 하는 애마냥 마구 패대기치고 쿵쾅거리면서 일을 하고 있는 중이다. 저런걸 그냥 두고 싶을까... 라는 생각도 잠시.
스트레스 받을 이유없이 그냥 다른 사무실 가서 놀다 왔더니 이번에는 끊이지 않는 자판패대기.
패대기치거나 먹으면서 냄새를 풍기거나. 중2도 저러지는 않겠다, 싶은데. 도대체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