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2 - 파충류의 방, 개정판
레모니 스니켓 지음, 한지희 옮김, 브렛 헬퀴스트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하루아침에 고아가 되어버린 세 남매는 유산을 가로채려는 올라프 백작의 음모를 결국 지혜와 용기를 통해 밝혀내고 무사히 위기를 넘긴다. 그 후 보들레어가 삼남매는 상냥하고 친절한 이웃집 판사와 함께 살게 되었다면 더 이상 위험한 대결은 없었을 것인데, 불행히도 그들의 재산 관리인인 포 아저씨는 부모님의 유언을 그대로 지켜야 하는 원칙주의자이기에, 포 아저씨가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세 남매의 행복을 보장해주지는 못하게 되고 또 다른 친척을 찾아 길을 떠난다.

두번째로 찾아간 몽고메리 몽고메리 박사는 파충류 연구학자이며 희귀종의 발견에 대한 공표를 코앞에 두고 있다. 연구에 몰두하는 학자답게 일에 빠져있으면 세세한 것들을 챙기는 것을 잘 못하지만 바이올렛, 클로스, 서니 세 남매는 각자의 방에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을 맘껏 할수도 있고 자신들을 위해주려는 몽고메리 박사를 좋아하게 된다.

환경이 썩 훌륭한 것은 아니지만 이정도의 생활이라면 삼남매는 그럭저럭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가 되었을 것인데 그들의 눈앞에 올라프 백작이 나타난다. 몽고메리 박사의 새로운 조수 스테파노로 위장해 등장하지만 그의 발에 새겨진 눈동자 문신은 스테파노가 바로 올라프 백작임을 확신하게 한다. 또 다시 위기에 빠진 삼남매, 더군다나 몽고메리 박사는 자신의 연구실인 파충류의 방에서 독사에게 물려 숨진채 발견되는데......

 

두번째 닥친 위기에서도 삼남매는 기지를 발휘해 그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 몽고메리 박사의 죽음이 독사에 의한 것이 아닌 올라프 백작의 음모라는 것을 어떻게 증명하여 밝혀낼 수 있을까? 몽고메리 박사의 조수로 나타난 스테파노가 올라프 백작이라는 것은 또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아이들에게는 책을 그냥 읽어나가게 하는 것보다 이러한 의문점들을 스스로 먼저 생각해보게 하고 그 뒷이야기를 읽어나가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긴박한 상황이지만 내가 느끼는 긴박함과 아이들의 그것은 또 다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리고 더 많은 상상력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와 현실적으로 증명하기 위한 논리적인 생각도 하게 될 터이니. 물론 한 권의 책을 통해 그런 교훈적이고 현실적인 것들을 생각하며 이야기를 읽는 것이 전부가 된다면 오히려 책을 읽지 않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지만.

 

두번째 위험한 대결의 이야기에서 한가지 언급하고 싶은 내용은 막내 서니의 활약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 전에 동화의 비유를 드는 것이다. 늑대와 양치기 소년 이야기와 빨간 모자 이야기이다. 늑대와 양치기 소년의 진짜 교훈은 늑대가 출몰하는 곳에서는 살지 말라는 것이지만 많은 어른들은 절대 거짓말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설명했을 것이지만 그건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일축해버린다. '해서 좋은 거짓말도 있고 꼭 필요한 거짓말도 있으니까'.

그리고 빨간모자 이야기는, 걔가 아무리 신경이 무디다 해도 어떻게 진짜 할머니와 할머니로 변장한 늑대를 구별하지 못하겠는가 하는 것이 정말 우스꽝스럽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은 아마도 바이올렛이 한 거짓말이 바로 꼭 필요한 거짓말이며, 서니가 있는 힘껏 비명을 지르고 있을 때 그 비명이 꾸며낸 것이라는 것을 바이올렛과 클로스는 당연히 알 수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니까 내 말은 위험한 대결에서의 승리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삼남매의 지혜와 용기도 제대로 잘 지켜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레오레 오늘의 일본문학 10
호시노 도모유키 지음, 서혜영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오레사기,인줄알았더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읽으려고 꺼냈음. 특별기고가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몽골 기행 - 칭기스 칸의 땅을 가다
박찬희 지음 / 소나무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몽골기행,이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은 초원도, 유목도 아니고 칭기스 칸도 아니었다. 살을 에는 칼바람과 양떼들도 아닌 화장실이었다. 사실 나는 언젠가부터 여행을 좋아한다는 말을 꺼내는 것이 민망했다. 안락한 삶을 누리고자 하는 것이라면 내 집이 가장 편할 것이고 멋진 풍경을 눈에 담기 위해서라면 그건 티비나 영화를 통해서도 충분할 것이다.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느껴보고 싶다면 집과 도서관에 쌓여있는 수많은 책들을 뒤적거리면 될터이고.

그 모든 모습이 어우려진 곳에서의 날것에 대한 나의 체험이 있어야 비로소 여행자의 생활을 말할 수 있는 것일테니 나는 유목민의 삶을 제대로 바라보기는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러니까 너무 멀리 에둘러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지만 유목생활의 고단함을 견디어 낼 자신이 없는 내게 몽골기행은 극기훈련과도 같은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몽골을 몇년동안 해마다 가는 사람이 있다. 날마다 아침저녁으로 양치질을 하고 세수를 해야하는 생활, 편안한 잠자리가 보장되는 집이 튼튼하게 자리하고 있어야 안심이 되는 생활, 쾌적한 화장실과 맘껏 물을 쓰고 따뜻한 불을 때울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하는 생활의 틀을 단번에 깨버리고 유목민의 생활이 당연한 듯 적응하며 그곳을 그리워하는 저자의 이야기이다. 칭기스 칸이라면 우리를 정복했던 이민족이라는 생각에 조금 꺼려지는 마음이 있었지만 몽골인들에게 칭기스 칸은 빼놓아서는 안되는 인물이다. 그래서 그저 저자가 이끌어 가는대로 칭기스 칸의 땅으로 들어가본다.

 

역사기행인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저자는 이미 익숙해져 있는 몽골여행의 일정속에서 유목민들의 삶이 어떠한지, 과거의 몽골과 대도시로 변해버린 수도의 모습을 비교하기도 하면서 몽골을 이야기하고 있다. 현대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길을 찾아 떠날 때 기계의 힘을 빌어 GPS로 찾을 수 없는 길을 사람의 눈과 기억으로 더 정확히 찾아내는 것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유목민들의 생존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느끼게 해 준다. 드넓은 초원에서 마주치는 사람과의 인사는 정보교환의 의미가 있으며 그것은 곧 생존과도 이어지는 것이니 그들의 손님맞이가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이방인이 자신의 게르에 들어와 숙소를 정하고 잠을 자고 있는데도 그저 편하게 들어와 자신의 볼일을 보고 말없이 나가버리는 유목민 사냥꾼의 모습은 '소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두 가족이 저자 일행과 함께 소풍을 가는 모습도 기억에 남는다. 척박한 땅에서 힘들고 고난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고만 막연히 생각하던 내게 몽골기행에 담겨있는 몽골 유목민들의 삶은 그들 나름대로의 의미와 행복을 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물론 그들의 행복한 삶의 모습이 내게도 똑같지는 않겠지만.

  

"노마디즘으로 노마드를 덧씌워 볼 때 노마드는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이 땅에는 이 땅에 맞는 생존방식이 있으며 여행자의 눈에 비친 초원은 낭만이지만 유목민에게는 죽음을 각오한 삶의 현장이다. 그런데 정작 몽골 사람들은 농사짓는 정주민을 뭐라고 불렀을까? '땅에서 풀 뜯어먹고 사는 가축!'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세상을 본다."(5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후 세 시, 그곳으로부터 - 서울의 풍경과 오래된 집을 찾아 떠나는 예술 산보
최예선 지음, 정구원 그림 / 지식너머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오후 세 시.

언제나 그 시간쯤 나는 사무실 책상 모니터 뒤에 숨어 고개를 끄덕이며 졸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후 세 시, 그곳으로부터. 서울의 풍경과 오래된 집을 찾아 떠나는 예술 산보라니. 식사 후 식곤증을 느끼며 졸거나 가끔은 건강을 생각한답시고 동네 주변을 어그적거리며 걸어다니곤 했던 나와는 너무나 차원이 다른 동네마실 이야기가 아닌가.

그래도 어느정도는 가벼움으로 책을 집어들기는 했다. 예술 산보,라고 해서 특별하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이 내 마음속 어딘가에 깔려있었는지도 모른다. 옛 추억에 잠기며 과거를 떠올리고 사람들과 삶의 다양함을 이야기하는, 그런 동네 마실을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조금 다르다. 어릴 적 뛰어놀던 복개천이 어디쯤이고 저녁 그림자에 귀신을 떠올리게 하는 흐늘거림으로 기억되지만 그조차 그리움으로 남는 수양버들 거리는 저쯤이고, 내가 태어난 집은 저 안쪽의 저 집이고...이런 것처럼 누군가의 삶의 시간들을 좇아가는 것이 아니었다.

 

"서울은 크고 깊었다. 검은 강물 같은 이 도시는 외로움과 두려움이 무엇인지 자꾸만 일깨웠다. ... 처참하게 피폐해질 때건, 말끔하게 평온할 때건 이 도시에서는 예술가들의 이야기 없이는 살아갈 수 없었다. 내 삶은 이 도시의 길 위에 있었고 내 정신은 그들의 수많은 걸작들에 큰 빚을 졌다. 나는 그들을 예찬하지않고서는 살아갈 수가 없다"(들어가는 말)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공존, 애도, 사유의 세 부분으로 나뉘어 많은 이들을 기억하며 기록하게 하고 있다. 서울에 살아본 적이 없는 나는 그 곳곳에 스며든 이야기들이 생소할 뿐이지만 그래도 언젠가 한번쯤은 들여다 본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윤동주 시인이 올려다 본 하늘과 별과 바람의 느낌은 다르겠지만 지금 이곳에서 그의 시를 새기며 느끼는 하늘과 별과 바람과 시는 그에 대한 기억을 내 마음에 새겨넣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수많은 화가, 시인, 작가, 건축가...그들의 삶은 시대와 무관하지 않으며 시간의 흐름속에서 조금씩 그들의 삶의 흔적이 스며든 공간 역시 과거에서 미래로 흘러가며 변형되어가고 사라져가고 있지만 우리의 기억과 기록속에 살아남아 그 의미를 전하고 있을 것이다.

 

"풍경을 본다는 것은 결국 내 마음을 보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풍경의 질문은 나의 온 마음과 닿아있습니다. ...... 나는 말하고 싶습니다. 이 거리에 가득한 빛과 먼지와 소음과 눈물과 이름들에 대해서. 계절이 수십 번 수백 번 지나가느라 흐려지고 지워진 이 땅 위의 이름들을 하나하나 힘주어 불러보고 싶습니다"(26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