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알고 싶은 건축물이 너무도 많아 - 역사와 문화가 보이는 서양 건축 여행
스기모토 다쓰히코나가오키 미쓰루.가부라기 다카노리 외 지음, 고시이 다카시 그림, 노경아 / 어크로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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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공학에 대해서는 이해도 못하고 잘 알지도 못하지만 건축물을 보는 것과 그에 담겨있는 역사와 문화, 과학 그리고 이야기들을 좋아한다. "건축물을 안다는 것은 그 시대의 역사와 문화를 꿰뚫는다는 것"이라는 말처럼 스스로 이것을 깨치기는 힘들지만 이 책을 읽는다면 일정부분 그 흐름이라도 꿰뚫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감으로 책을 펼쳤다. 

고대의 건축물, 그러니까 피라미드나 파라오 신전, 그리스의 신전들에 대한 글을 읽을때까지만 해도 그냥 술렁거리며 그닥 깊이있게 읽지 않고 가벼이 읽을 책인가보다 하며 내가 예상했던 책이 아니라는 섯부른 판단을 했다. 짬짬이 틈 날때마다 한꼭지씩 읽어볼까, 라는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꼼꼼히 그림을 살펴보고 다시 글을 읽기 시작하니 온통 새로움과 건축이 시대의 흐름을 어떻게 표현하고 변화해가는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고 좀 더 자세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새로운 시대의 건축가들이 다시 새로운 건축을 만들어 나갑니다. 어떤 환경에서든 건축의 미래는 끝이 없습니다"(239)라 말하듯이 정말 새로움은 늘 존재하는 것이다. 


이미 알고 있는 건축물의 위대함을 말하고 있는 글도 있지만 새삼스럽게 판테온이나 콜로세움의 위대함을 느끼게 되고 그냥 지나쳐가던 성당의 출입문과 제단의 위치에 대해 살펴보고 싶어진다. 중세시대의 성당은 탄생, 생명, 부활을 상징하는 제단은 동쪽에, 죽음과 죄악을 상징하는 출입문은 서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주 출입구가 되는 정면 파사드는 서쪽이라는 이야기를 아는 분에게 들었었는데 이 책에서 실제로 그 내용을 읽게 되니 더 자세히 보게 된다. 

처음 들어 본 이야기로 무척 흥미로웠던 것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이상도시를 구상했고 그것이 구현된 건축물이 프랑스의 샹보르 성이라는 것이다. 3층 건물의 나선형 이중 계단은 서로 어느 누구와도 마주치지 않고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다고 하는데 직접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다. 개인의 독립적인 공간을 만들어준다고 하지만 너무 많은 공간을 차지해 실현되기는 힘들다는 말에 공감이 된다. 


책은 각 건축물을 사진이 아닌 일러스트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미 알고 있는 건축물은 그 이미지를 떠올리며 읽을 수 있었는데 모르는 건축물은 직접 찾아봐야 해서 처음엔 좀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죽기 전에 꼭 한번 봐야할 건축물 중 하나 - 책에도 이 표현은 이 건축물에만 쓰고 있는데 - 소크 생물학 연구소의 파사드는 하늘이어야 한다,는 말의 느낌을 이미지를 찾아보면서 느낄 수 있었다. 


이집트의 가자 피라미드에서 시작해 루브르의 유리 피라미드로 끝을 내고 있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고대의 건축 형태가 현대에 어떻게 변형되어 재현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다시 한번 건축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흔히 알고 있는 건축 양식에 대해 대단하다는 감탄을 읽으면서 우리의 배흘림기둥이라거나 처마와 지붕의 곡선미, 정교하게 짜여진 건축을 떠올려보기도 했지만 실상 정확히 아는 것은 하나도 없어서 좀 민망한 기분이다. 우리의 건축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도 이 책의 긍정적인 영향이라 할 수 있으려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설명이 조금은 단적으로 설명되어 있어서 오해의 여지가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인문학적인 소양이 있다면 충분히 이해하고 넘어갈만한 부분이 아닐까, 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면 이 책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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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로 뜨는 책들을 흘려버리면서 이 책이 리커버라고만 생각을 했다. 그런데 식물산책이 아닌 식물과 나,라니. 사실 엊그제 책주문을 하려다가 한 권만 주문하기에는 좀 아쉬운 마음이 들어 다시 장바구니에 넣어뒀다. 

이러다가 또 마음이 변해 굿즈와 상관없이 한권만 주문해버릴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읽고 싶다.

세심하게 화초를 돌보지는 못하지만 일정하게 물을 주고 들여다보는 것은 이제 습관이 되어가고 있는데 어느날 갑자기 사마귀인지 메뚜기인지 곤충 녀석이 날아들어와 화초를 다 먹어치워버린다는 것은 최근에야 실감했다. 탐스럽게 꽃을 피우던 레마탄이 하루아침에 너덜너덜해진 모습으로 파헤쳐져있는 것을 보니.

화분에서 늘어지게 앉아있던 녀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쳤던 주말이 한스럽지만. 이러면서 배우게 되는 것이겠지. 부디 제발 살아나기를 바라며.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세상엔 알고 싶은 건축물이 너무도 많아'

일본작가의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인가보다 하고 옆으로 밀어 뒀다가 요즘 짬짬이 한꼭지씩 읽고 있는데 의외로 꼼꼼한 설명이 잘 되어 있다. 문화와 역사에 대한 간단한 설명도 하고 있는데 그 영향으로 건축물이 어떻게 바뀌는지에 대한 이야기까지 상식같으면서도 일정부분 상식을 넘어선 전문적인 지식으로 쌓아둘 수 있을 것 같은 글이다. 

[누구도 홀로 외롭게 병들지 않도록] "컴패션은 더 나은,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에 확고한 토대가 되어주는 가치다"

'질병 퇴치에 중점을 두는 의약품이 아니라 좋은 관계야말로 웰빙의 원천이라고 이들은 주장한다. 평생 완화치료 전문가로 일한 저자는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주인공. 단지 외롭게 병들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삶의질은 결국 관계망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러니까. 그 관계망이 힘들어 그나마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요양보호가 있는 것인가.

우리 동네 할머니는 식당일에 바쁜 딸네집에 가봐야 독거노인 신세이니 집 문을 활짝 열어놓고 사는 인싸가 되어있다. 동네 사람들 대부분이 그 집에 놀러가는데 - 그 집 딸이 날마다 반찬거리며 간식거리며 잔뜩 들고 와 냉장고를 채워놓는데 바로 옆집, 윗집 사람들이 요즘은 요양보호사마저 냉장고 털이를 한다고 한다. 어머니가 가끔 생필품이나 음식을 많이 하면 나눠준다고 가져가곤 하는데, 그래서 그 집에서도 어머니에게 준다고 따로 싸놓아두곤 하는 것마저 자기들이 이미 챙겼다며 가져가버린다고. 이 말을 그냥 흘려들었는데 실제 지난 주말에 그 집 딸이라며 노각 한바구니를 가지고 왔다. 우리집이 정확히 어딘지 몰라 저 위쪽까지 그 무거운 것을 들고 갔다가 되돌아왔다며 들이미는데, 집에 두면 나중에 어머니가 잠깐 들려 갖고 오면 될 것을 그리 힘들게했다고 하니 집에 두면 다른 사람들이 다 집어가버려서 남지 않는다고. 그래서 어머니가 노각 좋아한다는 말을 기억해서 그것만은 딴 사람이 챙겨가기 전에 그냥 들고 와야겠다며 주신다. 하아.

관계망이라는 것이. 어쨌든 어머니도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는 좋아하는데. 나는 정반대. 아마 늙으면 혼자 방구석에 드러누워 티비만 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윽. 이야기가 이상하게 흐르고 있어!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들이 새로 나오고 있는데 방황하는 칼날은 내 최애중 하나인지라 새삼스럽게 다시 읽어보고 싶다. - 아니, 다시 읽을 시간이 되려나 모르겠지만. 비밀은 히가시노 게이고가 마침내(!) 상을 받은 작품이라고 하는데 도무지 읽은 기억이 없다. 그리고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한 스페인 문학! 저 책은 읽고 싶어. 









곤충수업 책이 있는데!! 이 책을 먼저 봤다면 내 탐스럽던 레마탄은 오늘도 복어처럼 볼록한 볼륨감을 뽐내며 빠알갛게 꽃을 피웠을까. 으흑. ㅠㅠ


로드킬,이 도착했다는 문자가 왔다! 응? 아직 밝은 밤도 못 읽었는데 로드킬은 읽을수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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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꾼 미로 온 가족이 함께 읽는 이야기 2
천세진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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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내 안에 담긴 이야기에 귀기울여본다. 어떤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일단 이 이야기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미로의 이야기를 먼저 해 보자.


미로는 호수마을에 사는 이야기꾼이다. 집에서 가출을 한 나는 - 가출이라기보다는 외삼촌 집으로 가는 것이지만 -안개가 자욱한 날 길을 잃은 미로를 만나게 되고 미로가 사는 호수마을이 이 세상 어느 곳인지는 모르지만 그곳에서는 문자의 기록이 아니라 이야기꾼들의 이야기로 마을의 모든 것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한다. 나는 잘 모르지만 외삼촌은 그렇게 사람의 말을 통해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엄마를 잃은 미로는 호수마을의 이야기꾼 구루 할아버지와 함께 여행을 떠나며 만나게 된 이야기들을 외삼촌에게 들려주고 다시 호수마을로 돌아간 듯 갑자기 사라지는데, 외삼촌은 미로가 남겨 준 이야기를 글로 기록을 하고 역시 어디론가 떠나고 ... 어쩔 수 없이 외삼촌이 남긴 미로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기로 했다. 그렇게 이야기꾼 미로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미로의 여행에 대해서는 자세히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고 있다. 그 여행 이야기에는 동화같은 이야기가 펼쳐지기도 하지만 내게는 정치풍자나 삶의 우화처럼 읽히기도 했고 순수한 사랑 이야기가 담겨있기도 하지만 시기와 질투가 담겨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풍자 이야기처럼 읽다가 어느 순간 우리의 지고지순한, 순수하기만 한 마음을 느끼게 되기도 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추억 여행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또 우리 모두의 마음을 읽게 되기도 하니까.


어쩌다보니 너무 추상적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아 나 자신의 이야기가 이렇게도 미미한 것인지 부끄럽고 아쉬운 마음뿐이다. 이 동화처럼 읽히는 미로의 이야기를 누구와 읽는지, 누구에게 읽어주는지, 아니면 내 개인의 체험이 어떤 것인지에 따라 글을 읽는 느낌이 다 다르지 않을까? 사실 나는 처음 읽었을 때 마음에 남았던 이야기와 또다시 슬쩍 들춰봤을 때 남는 이야기가 또 달랐다. 

담고 있는 이야기는 똑같은데 읽을때마다 다른 이야기들이 마음에 남는 것은 어린왕자 이야기를 읽은 느낌과 닮았다. 내 느낌으로는 그렇다. 어딜가나 이기적이고 잘난척하는 사람이 있고 그로인해 불행해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마음이 씁쓸해지는 것은 똑같지만.


며칠전 들었던 기억과 추억은 다르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그리고 또한 기억은 기록과도 다르다. 다른 호수마을로 이야기 여행을 떠난 미로의 이야기에서도 개인의 추억이 다르고 각자의 이야기가 다른 것처럼.

우리가 그 안에서 찾아야 하는 것은 진심과 진실이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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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문 동쪽제단.
지금도 이 구조로 성당을 건축하는지 궁금

6 paradisus. 교회의 앞뜰.
7 propylaia, 고대 그리스의 문 또는 문 형태의 건축물.
8 西正面, 건물 중 주요 도로에서 보이고 주 출입구가 있는 정면을 파사드(facade)라 하는데, 여기에 방위를 더하여 동정면, 서정면 등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중세 교회 대부분이 탄생, 생명, 부활을 상징하는 동쪽에 제단을 배치하고 죽음과 죄악을 상징하는 서쪽에 출입구를 냈으므로 외부에서 볼 때는 언제나 서정면이 파사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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