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공간에 떠 있는 일이 늘 조난당한 기분인 이유는 주위의 빈 공간에 비해 우리가 차지하는 공간이 너무 작기 때문이야. 지구 크기의 공간에 우주선 딱 두세 대니까. 행성 크기의 공간에, 그러니까 누군가에게는 세상 전부일 수도 있을 만큼 거대한 공간에 홀로 남겨져 있다는것. 그래, 그건 조난이야. 무언가에 깊숙이 잠겨버리고 만다는 뜻이지. 어둡고 고요하며 거대하고도 막막한 무언가에.
그게 뭔지는 콕 집어서 말하기 어려워. 그건 글자 그대로 아무것도 아니니까.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 그 자체.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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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네권,을 고를수 있다는것에 놀라고 있다.
잠시 고민해보고.
사실 바람의 검심이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바람의 열두 방향 등등 바람으로 시작하는 책들도 있는데.
결국 이벤트때문에 훅하고 올린 네 권은.
인생 네권인지는 모르겠으나 읽고 또 읽고 추천하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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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쉬는 날 오일장이 열리고 어머니가 오일장 가신다고 해서 따라 나섰다. 주차장을 지나치는데 트렁크 문을 열어놓은 차가 보여서 쳐다봤더니 개가 묶여있....다고 느낀 순간 동물학대?인가 싶어 가까이 가서 살펴봤더니. 




정말 편한 자세로 배는 의자 등받이에 올려놓고 머리는 머리 받침대에 올려놓고 편하게 졸고 계시는 개님이다. 


이런 신박한 구경을 하며 오일장 안으로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사람들도 많고.

생각보다 먹거리가 많이 생겼고.

생각보다 가격이 조금 더 비싼 느낌이다. 


얼마 전 동문시장에 가서 찬거리를 좀 사볼까 싶어 안쪽으로 들어가다 보니 이제 동문시장은 시장의 역할이 아니라 관광객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되어 버린 느낌이다. 물건이 싸지도 않고. 점점 늘어나는 건 기념품 가게, 관광객을 위한 먹거리 포차.

호떡 가게 앞에서 망설이는 모녀에게 - 아마도 크루즈 여행을 하는 중에 잠시 자유시간으로 동문시장에 온 것이리라 - 맛있다고 주인대신 호객행위를 해 주던 것도 벌써 몇년 전이고. 이제는 떼거리로 몰려다니는 사람들 틈에서 내 볼일도 제대로 못보고 그냥 지나치고 말아버리기도 하는데. 뭐, 아무튼. 개님팔자상팔자.



빙떡은 바로 그 자리에서 먹어야 맛있다며 앉아서 드시겠다는 어머니 손에 빙떡을 쥐어드리고 있으려니, 손님이 하나도 없던 그 집에 갑자기 줄이 늘어났다. 조금만 늦었어도 한참을 기다릴뻔,이라고 생각하다가 문득. 아니, 손님이 없다가 우리가 줄 서서 빙떡 사고 앉아서 먹고 있으니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 - 사실 어머니 드시는 모습을 보면서 멈추고 줄 선 손님도 몇 봤으니, 우리가 또 호객행위를 한 셈이 아닐까.



아무튼. 이제 튀김 하나도 호떡 하나도 동전이 아닌 천원짜리 지폐 한 장이 있어야 사 먹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는 거.

그러고보니. 어제 대형마트에 가서 5만원 넘게 썼지만 사들고 온 건 겨우 간장, 기름, 칼국수 한봉, 포도 두 송이. 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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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가 안되는 이유에 대한 짧은 생각... 뭐, 이런 제목을 쓰다가 말았다. 정확히는 '단상'이라고 쓰다가 뭔가 거창해보이는 느낌에 이건 아닌데, 싶은 것이다.


생각,이라는 것 자체를 하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으니 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많은 일에 대해 유기적인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절대 독이 될리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가끔은 그 생각에 대한 기록만 남아있다라는 생각을 하니 별로 기분이 좋지 않다. 

언젠가부터 기쁘고 좋은 일들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아니라 쓸데없이 낙하산이 들어온다거나 - 돈 없어서 월급 못올려준다면서도 새로운 직원은 끊임없이 들이고 있다. 돈이 없다면 그 잉여인력에 대해 줄이는 것이 최우선일텐데 늘 그 기준은 달라지는 것이니. - 일도 못하는 직원 자를수도 없다고 말하면서도 늘 그 직원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자처하며 어딜가나 똑같은 일잘하는 사람에게는 일을 몰아주고 일 못하는 직원에게는 월급도둑의 역할을 준다는. 


썼다 지운다. 널. 가까이 하고 싶지는 않아.


온갖 부정적인 것들이 넘쳐나서 그런거겠지. 뭔가 새롭게 시작해봐야겠다. 

끊임없이 재잘거리며 글수다를 떨던 나는 어디로 갔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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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전 아직 납득가지 않네요. 임산부의 상서로운 길몽속에 이 정도의 독이 깃들 수 있다는 게요. 저분은 어떻게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걸 알 수 있었나요?"
꿈에서 퇴장하기 전에 예니가 그 말에 대꾸했다.
"가족이 생긴다는 건 한 인간에게 새로운 지옥이 생기는 일이라는 걸 아니까요." -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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