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나 사이 - 너무 멀어서 외롭지 않고 너무 가까워서 상처 입지 않는 거리를 찾는 법
김혜남 지음 / 메이븐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건 '회사 사람과 나 사이에 필요한 거리는 1.2m'라는 문구 때문이었다. 사람사이의 관계라는 것은 나 혼자 잘 한다고 해결이 되는 것도 아니고 - 물론 나는 잘 하는데 상대방으로 인해 관계가 엇나간다는 의미는 아니다 - 서로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직장에서 업무로 인해 만난 사람들이 어느 순간 알게 모르게 자신들이 편한 사람들과만 정보를 공유하고 나를 포함한 몇몇 사람은 따돌린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을 때 그들의 인성이 그뿐일뿐이라며 무시하고 말았었지만, 사실 관계라는 것이 직장 동료들과만 맺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상사의 판단에도 연결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무시하지 못하는 관계가 되어버렸다. 예를 들어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누구는 항상 자리를 비운다 라는 말과 누구는 지금 외부업무 때문에 자리를 비웠다 라고 보고를 하는 것은 그 직원을 전혀 다르게 평가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 인성과는 별개로 직장에서의 처세술을 배우는 것 마냥 이 책을 펼쳐놓고 듬성듬성 읽어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내가 예상했던 이야기의 흐름은 나오지를 않고 보편적인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와 그에 대처하는 나의 자세에 대한 이야기만 나올뿐이다. 그래서 책읽기를 멈췄냐고? 그렇지는 않다. 띄엄띄엄 살펴보다가 다시 앞으로 돌아가 차근차근 읽어보니 관계성을 중시하고 있지만 그 관계맺음을 위해 스스로의 노력만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지는 않아서 좋았다. 그러니까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한 조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며 자존감을 잃지 말라는 것이 일관된 이야기라서 좋았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내가 감당하지 못할 것들에 대해 거절하는 것은 상대방 자체를 거절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인식한다면 관계는 더 좋아질 수 있고 서로가 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수도 있는 것이다.

 

예전이었다면 이 책의 내용이 하나의 이론서처럼 느껴졌을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봤는데, 삶의 경험치가 쌓이다보니 어쩌면 이렇게 다 맞는 말인지. 이미 시행착오를 겪으며 마음고생하고 배운 것들이 책 속에 그대로 담겨있는 것을 읽으며 백만배 공감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렇게 현명하게 관계맺음을 하지 못한 과거의 시간을 반성하기도 했다.

상대방이 엇나가는 한 내가 노력한다한들 내 마음의 상처만 커진다면 한걸음 다가서는 방법이 아니라 오히려 더 뒤로 물러나 거리를 두는 것이 때로는 더 좋은 방법일 수 있음을 새삼 깨닫는다.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어서 책읽기는 술술 넘어가는데, 앞으로의 '당신과 나 사이'의 필요한 거리를 제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 책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다시 가늠해봐야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