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은 왜 역사를 지배하려 하는가 - 정치의 도구가 된 세계사, 그 비틀린 기록
윤상욱 지음 / 시공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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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읽으며 기대한 것이 무엇일까? 책의 내용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왠지 자꾸 진도는 나가지 않고 한번 읽기 시작하면 쓱쓱 책장을 넘기기는 했지만 내 안에 남는 것은 별로 없다는 느낌에 책을 읽고 있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쩌면 더 깊이있는 토론을 해볼 수 있는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기 위해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었는데 그렇게 나아갔다기보다는 역사를 왜곡시키는 권력의 힘에 대한 역사의 기록을 보여주는 것에 멈춰있는 것 같아서 그냥 역사에세이를 읽는 느낌이었다. 물론 내가 잘 알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서 흥미롭게 읽기는 했지만 러시아가 아닌 소련을 기억하는 내게는 많은 이야기가 낯설지 않아서 에세이의 느낌을 지울수는 없었다.

 

미국의 우월주의와 이스라엘의 선민사상은 세상을 자국중심으로 바라볼뿐이고 세계의 권력재패를 위한 것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잠시 잊고 지냈었는데 왠지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는 것이 맞는가보다, 라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었다. 중국의 공산체제에 대해서는 솔직히 실감하지 못했었는데, 방학 때 집에 놀러온 조카들이 가끔씩 여기서는 모든 sns를 편하게 볼 수 있어서 좋다는 이야기를 할때마다 솔직히 놀라곤 한다. 아직도 언론통제가 되고 있고, 국가에서 국민을 통제하고 있다는 것이 일상의 현실에서 느낀다는 것이 꽤 놀라웠다. 주재원으로 근무하는 오빠의 말을 듣다보면 '실화냐?'하고 싶을 때가 있지만 정치적으로 그런 국가의 통제가 없으면 체제 유지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왠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어쩌면 그것이 바로 '권력이 왜 역사를 지배하려 하는가'에 대한 답일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자꾸 떠오르는 것은 우리의 역사다. 물론 우리에게는 권력의 지배구조뿐만 아니라 이데올로기의 문제가 더 강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는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21세기에도 여전히 친일의 역사가 밝혀지지 않고 오히려 더 권력을 갖고있다는 것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비뚤어지고 맹목적인 민족주의와 신앙은 개인의 삶을 넘어 집단적인 폭력을 유발하며 참혹한 전쟁에 이르게 하기도 한다. 과거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단순히 과거로만 치부하며 넘길 수 없는 이유는 이미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가는 길에 폴란드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들으면서 그저 단순히 유대인 학살의 현장,이라관 생각했던 곳이 폴란드인들을 가두는 정치법 수용소였고 역사 속 정치권력의 희생양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때 더욱더 역사를 제대로 알고 인식할 수 있어야 함을 느꼈는데 그걸 또 금세 잊어버렸다는 것이 조금 부끄러워진다. 잘못된 권력이 역사를 지배하지 않게 하기 위해 늘 깨어있어야 함을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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