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부엌 - 냉장고와 헤어진 어느 부부의 자급자족 라이프
김미수 지음 / 콤마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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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친환경적인 자급자족을 떠올리게 하는 이 책은 저자가 한국인이라는 것만으로도 무척 반가웠다. 내가 적극적인 생태환경주의자도 아니고 유기농 채식만을 고집하는 사람도 아니지만 자급자족의 삶은 부러워하고 있기에 그들은 대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것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일상적인 환경에서 냉장고도 없이 채식을 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싶기도 했고 허브를 이용한 요리 레시피는 많이 봤지만 대부분 번역된 책들이라 약간의 괴리감이 있었기에 그녀의 식단이 더 궁금하기도 했다. 그런데 내 예상을 깨고 그녀는 우리나라가 아닌 독일에서 생활하고 있는 비건이었다. 순간 좀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책을 읽다보니 우리의 식생활과 아주 동떨어진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나도 그녀의 레시피를 따라 건강한 밥상을 차려볼 수 있기도 하고, 냉장고를 아예 없앨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사용을 하는 방법을 고민해보고 전기 에너지를 줄이는 것을 실행해볼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되기도 했다.

 

건강을 위해 몸에 좋다는 음식을 먹고 골고루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해 편식을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제철 음식이 아닌 것을 먹는다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할 것이다. 나도 왠만하면 제철 과일을 즐겨먹고 하우스에서 재배한 것은 피하는데, 자연햇살이 아닌 인공조명과 난방으로 키워낸 식물의 영양분이 모자라다는 것은 그만큼 자연의 섭리에 맞게 자라나는 음식을 섭취해야함을 깨닫게 하고 있다.

 

사실 작년 처음으로 겨울이 지나가고 있지만 아직 겨울의 추위는 가시지 않은 시기에 어머니가 이웃의 이야기를 듣고 텃밭에 상추를 심어봤는데 죽지않고 싱싱하게 잘 자라나 채소가 귀한 시기에 맛있는 밥상을 차릴 수 있었다. 대량생산이 아닌 자급자족의 소박한 꿈을 갖고 텃밭을 가꾸는 것이라면 굳이 비닐하우스를 만들지 않고 우리 식구 먹을 수 있는 채소는 생산해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흙마당이 있어서 과일을 먹다가 혹시나 싶어 씨를 심어보기도 하는데 지금 그렇게 해서 1미터 넘게 자라고 있는 비파나무가 두 그루나 있고, 죽어가던 민트를 그냥 흙에 던져뒀더니 잘 자라고 있으며 여름에 열매 맺기는 실패했지만 수박씨에서 자라난 수박 줄기는 꽃을 피우기까지 했었던 것을 생각하면 에너지를 과하게 쓰지 않더라도 자연에서 무엇인가를 생산해낸다는 것은 놀라우면서도 어쩌면 그리 놀랍지 않은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 간략하게나마 자연멀칭(농작물이 자라고 있는 땅을 건초나 짚 등 자연 재료로 덮는 일)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우리 마당의 텃밭이야말로 그런 자연멀칭의 환경에서 키워내야 하는 것이고 또 그렇게 하더라도 충분히 채소를 얻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이 책 [생태부엌]은 그렇게 수확한 채소로 건강한 식단을 만들어보이고 있는 책이다. 아직 그녀처럼 요리 할 수 있는 기본을 갖추지 못한 나로서는 책에 소개된 여러 레시피를 눈으로만 간략히 쳐다보고 지나쳐버렸는데 나중에 한번쯤은 해보고 싶은 맛깔스런 요리레시피가 많았다. 이 책의 저자 부부는 완전한 비건이기에 요리가 한정되었을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의외로 먹고 싶은 요리가 많다는 것도 채식에 대한 생각을 조금 바꿔주기도 했다. 채소를 통해서도 단백질 섭취가 가능하고 잡곡같은 곡물을 통해서도 여러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고.

지금 당장 이들처럼 생활하기는 힘들겠지만 지향점을 두고 노력한다면 지구환경을 위한 생태부엌에 한 걸음씩 다가설 수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육식을 줄이는 노력부터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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