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몸의 철학자, 바오
나카시마 바오 지음, 권남희 옮김 / 아우름(Aurum)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아무리 대단한 꼬마라고 해도 열살짜리 꼬마의 글이 뭐 대단하겠어? 라는 생각을 한 것은 사실이다. 물론 감동과 예상치못한 통찰이 담겨있기는 하겠지, 라는 그저그런 생각으로 책을 펼쳤다. 그리고 이내 세상에 대한 통찰을 나이로 따져서는 안되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꼬마 바오의 글은 나 자신을 부끄럽게 만들었지만 그 부끄러움보다 더 강한 감동이 있어서 다행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어 다행이다. 이 모든 것이 바오의 글을 읽고 느끼게 된 것이다.

 

엄마가 아파 누워있으면서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있으니 과자를 갖다놓기도 하면서 엄마가 무엇이든 먹기를 바라고 있는데 다음날 엄마가 기운을 차려 과일을 먹고 웃는 얼굴을 보이자 기뻐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열살짜리 꼬마의 마음이다. 그런데 바오는 한마디 덧붙인다. '소중한 사람은 곁에서 웃어주기만 하면 된다 이제야 알았다'라고.

글을 읽다보면 왕따를 당하고, 죽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고 자기 혼자 힘으로 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달은 아이의 마음이 어떤지도 느껴지게 된다. 나였다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움츠러들었을텐데, 바오는 가장 좋아하는 감정이 용기라고 한다.

없는 것을 찾으며 살기보다 있는 것에 감사하며 살아간다고, 모든 것은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다고 말을 한다. 고민이 있고, 기분나쁜일, 짜증나는 일이 있다는 것은 평소 그러한 일이 없을꺼라는 초긍정의 자세를 보여주기도 한다.

 

너무 가까이, 너무 당연하게 있어서 소중하고 감사함을 몰랐던 존재를 일깨워주고, 열살짜리 꼬마 녀석이 '나는 열살, 앞으로 얼마든지 실패할 수 있어 좋다'라고 말하는 앙증맞음도 갖고 있다. 정말이지 어른의 말을 꺼내고 있다가도 어린아이처럼 친구와 놀지 못하는 외로움과 그리움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엄마에게 응석을 부리기도 하는 모습이 있다. 이 모든 것이 열살인 바오에게서 나온 이야기이다.

그런데 가장 좋았던 것은 그런것이다. 사실 바오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면서도 굳은 의지를 갖고 자기자신의 모습을 사랑하는 아이였으며 학교를 그만둔 후 도쿄대 영재발굴 프로젝트의 일원이 되기도 한 우수한 아이이다. 그런 바오가 처음부터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남과 다른 자신을 당당하게 내세울 수 있는 아이는 아니었다. 깨달음을 통해 조금씩 강한 모습을 보이는 모습이 참 좋았다. 그리고 바오는 자기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재능을 찾아냈고, 모두에게도 그것을 찾을 수 있도록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나의 최대 장점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안다는 것. 도와달라고 말할 수 있는 것"

"자신을 소중히 하자. 이야기는 거기서부터다"

"나는 나만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태어났다. 내가 아이라는 이유로 비판받을 때도 있겠지.

그래도 나는 나만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