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톈 중국사 1 : 선조 이중톈 중국사 1
이중텐 지음, 김택규 옮김 / 글항아리 / 201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이 이야기에서 무엇을 기대했던 것일까? 중국의 역사? 아니면 중국인이 이야기하는 그들의 선조와 우리 역사에서 이야기되는 우리 선조들의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이라거나 신화이야기의 공통점 같은 거? 아니면 역사 인문학에서 과학적인 논증이라거나 증명같은 걸 볼 수 있을거라 생각했을까?

사실 나는 어쩌면 그냥 재미있는 설화를 읽을 생각이었을 것이다. 아니, 나 자신의 이야기인데 왜 추정하듯이 이야기하고 있지? 이중톈의 중국사를 읽고나니 나도 모르게 모든 가능성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할 것만 같고, 내가 알고 있는 것들마저 마구 뒤엉켜서 뭐가 어디서부터 꼬이기 시작하고 있는지조차 알수가 없게 되었다.

 

이중톈이라는 역사학자는 생소했다. 거기에다가 이미 중국에서는 유명한 베스트셀러작가이며 엄청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중국의 시조인 여와가 개구리라고 주장하고 있다니 궁금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우리의 고대건국설화를 읽다보면 환웅이라거나 금와라거나해서 비슷한 이야기가 유추되기도 하는데 그것과 어떤 연관성을 찾을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다. 그런데 역시 나는 중국이라고 하면 겨우 갑골문자 하나 배웠던 기억밖에 나지 않는지라 이 책을 읽는 내내 어떤 상징과 기호를 찾아 읽으며 재미를 느낄수는 없었다. 중국 신화에 나오는 여와가 서양의 창세 신화에 나오는 이브와 같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좀 재미있긴 했지만.

하지만 성경의 창세설화와 다른 신화 이야기에 너무 익숙해져버려서 그런지 개구리 이야기는 어릴적에 읽은 개구리 왕자만 자꾸 떠올라서 - 마법에 걸린 개구리 왕자 이야기도 있지만, 금빛나는 개구리 형상을 한 알에서 나온 왕자 이야기도 포함해서 -  이미 한쪽 발을 삐딱하게 디디고 서서 편견어린 시선으로 그냥 한번쯤 읽어 볼 재미있는 이야기로만 생각하고 있어서 그런지 책을 읽는 내내 진중한 마음이 들지는 않는다. 중국의 여와와 복희씨는 커녕 상형문자 기호도 그냥 그런가 하며 읽었으니 온갖 상징과 기호들이 그런 의미로 해석이 될 수도 있겠다는 흥미로움을 느끼지 못하기도 해서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고.

 

그런데 왜 이이야기가 그토록 의미있는 것이 되는 것인가. 우리 역사도 아니고 중국의 여와가 개구리라는 독특한 시각을 보여주는 새로운 신화이야기인데. 책을 다 읽고난 후 잠시 생각해본다. 그리고 이중톈의 말에 귀를 기울여본다.

이중톈은 여와가 개구리이고 복희가 양이었던 것을, 염제가 삼황이고 황제의 성이 황이 아닌 것을 확인했으며 염제의 어머니가 양치가 여자였고 황제의 엄마는 미인이었으며 치우는 사실 뱀의 재앙이었다는 것 등을 발견했으며 그것은 이제 탐험을 시작하는 디스커버리호에 비견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 이야기가 바로 그것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또한 그는 외견상 역사는 과거에 대한 호기심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왜 우리가 역사를 이야기는지, 더구나 신화와 전설로 유추할 수 밖에 없는 기원을 왜 찾으려고 하는지에 대한 그의 이야기는 조금 더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역사는 '이야기'이자 이미 지나간 사건이다. 사람들이 알든 모르든, 정설이든 허구든, 또 어떠한 양상이든 전혀 변경될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굳이 역사의 진실을 알려고 할까?

우리가 바로 역사이고 역사가 바로 우리이기 때문이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각자 역사 속에서 생활한다. 우리의 오늘은, 내일에 있어 역사다. 이 순간이 어제의 연속인 것처럼.

역사를 이해하는 목적은 자신을 똑똑히 바라보기 위해서다. 그러려면 전후 맥락을 알아야 한다. 원인을 알아야만 결과를 알 수 있다. 부연하자면 근원을 추구하는 목적은 문화의 계통을 수립하고 아이덴티티를 실현하며 삶의 좌표를 찾기 위해서다. 그것이 우리 목적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