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열두 방향 그리폰 북스 3
어슐러 K. 르 귄 지음, 최용준 옮김 / 시공사 / 2004년 10월
구판절판


낯선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 낯선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순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리고 그 사람을 만나는 이가 세상에서 가장 외향적인 사람이라 할지라도 낯선 이를 만날 때는 어느정도 두려움을 갖기 마련이다. 비록 스스로는 그런 두려움을 느낀다는 걸 모를 수도 있지만 말이다. 저 사람은 날 놀리고 내 자신에 대한 인상을 망가뜨리고 날 간섭하고 파괴하고 바꾸려는 게 아닐까? 저 사람은 나와 다르지 않을까? 그래, 그럴거야. 그리고 그게 무서운 일이다. 낯선 사람이 낯설다는 점. <아홉생명에서>-238쪽

하지만 난 이 친구가 외롭다고 생각해. 이 친구는 우릴 보지도 못하고 우리가 하는 말을 듣지도 못해. 그건 사실이야. 이 친군 전에도 다른 사람은 볼 필요가 없었어. 전에는 한번도 외로운 적이 없었거든. 자기 자신만 보면 됐어. 평생 다른 아홉개의 자아와 말하고 살면 되었단 말이야. 이 친구는 외로울때 어떻게 하는지 몰라. 이제 그걸 배워야 해. 시간을 좀 주자고.<아홉생명에서>-270쪽

그럼 클론을 만드는 건 모두 잘못된 거야. 그래선 안돼. 복제된 천재들이 아무리 많다 해도 우리의 존재조차 모른다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어?<아홉생명에서>-2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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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5-03-02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낯선 사람이 낯설다는 건 정말 무서운일일까...
복제에 대한 글을 읽으며 느낀건, 아무리 똑같은 복제가 생긴다고 해도 그 존재에 대한 고유성은 복제될 수 없을것이라는 것... 자신안에 내재한 외로움은 나의 외향이 생긴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
존재에 대한 고유성은 위대하다는 것... 그래서 나는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당신'이 세상에 존재함도 감사하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