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나갈 때 누가 죽은 두 사람의 사진을 건네주었다.
돌아오는 길에 사부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예루살렘에서 그는 사진을 갖지 않으려 했다.
'견디기 힘들어요... 이건...'
오늘 같은 날이면 나처럼 탐욕스런 사람이라도 견디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난 가져 가겠어'
결국 얼굴이 나온 사진이 중요하니까...
나는 그들의 사진을 짐꾸러미 밑바닥에 넣었다.
내일이면, 견디기 힘들지는 않을테지.
그저, 남들의 얘기일 뿐.
* * * * * * * * * * * * * *
그때 우리 이야기는 갑자기 끝나게 되었다.
'대체 당신이 여기 앉아설랑 그런 걸 끄적여서 나아지는게 뭐요?'
'50년동안 사람들이 찾아와서 우리 이야기를 적어갔소...
인티파다 이후에는 세계 각지의 기자들이 찾아오더군. 팔레스타인 어디를 가도 기자들이 있소.
처음에는 그들이 너무 반가웠지. 모든 걸 다 보여주었소.
하지만 그래서 팔레스타인에 뭔가 보탬이 되었소? 뭐가 바뀐게 있소?'
'전혀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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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팔레스타인에서는 총격, 수색, 연행, 보복, 총격...이 되풀이되고 있을 것이며 기자들은 열심히 취재를 할 것이며 그들의 슬픈 이야기는 남의 얘기처럼 무심히 기록되어 그저 양동이에 떨어져 담기는 물 한방울처럼 그저그런 의미가 되어버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