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 문학기행 - 이 세상에 나온 것들의 고향을 생각했다 신동엽 아카이브 3
고명철 외 지음 / 소명출판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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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이 자신의 정체성에 갈등하면서 내면의 변화를 보인다면, 신동엽 시인은 자신을 대하면서 더욱 냉철하고 담담해지는 모습을 보인다. 윤동주 시인이 일제 강점기를 살아가는자신의 태도를 성찰하고 한편으로 연민을 가진다면, 신동엽 시인은 전후와 독재의 현실에서 자신이 어떤 시인으로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고 성찰한다.(184)


시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그냥 그 느낌이 그대로 전해질 때가 있다.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를 읽었을 때의 느낌이 그랬다. 알맹이가 뭔지도 모르면서 왠지 그냥 비장하게 껍데기는 가라,를 외치듯이 시를 읽었던 기억이 있다. 신동엽 문학기행인 이 책을 읽기 전에 금강을 읽어보려고 했는데 시집을 찾아내지 못했다. 그의 문학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상태에서 문학기행이라는 것은 허공에 뜬 기분이 들 것 같기도 했는데 실제로 그의 문학세계에 대한 글은 조금은 술렁거리며 문학해설을 읽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신동엽 시인의 삶과 그의 문학세계에 대해 조금 더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신동엽 시인에 대한 자료는 꽤 많이 잘 보존되어 있는데 그것은 그의 아내인 인병선 여사의 꼼꼼한 성격덕분이라고 한다. 더구나 그녀는 이화양장점을 운영하며 생활을 도맡아 하기도 했다. 


여러명의 작가가 글을 써서 그런지 조금은 중복되어 보이는 글의 느낌이 나지만 전체적으로 시기별로 신동엽시인의 문학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사실 가장 관심이 있었던 부분은 제주여행에 대한 글이었다. 신동엽 시인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도 했지만 그가 제주여행을 하고 제주를 가슴메어지는 땅, 구제받아야 할 곳이라 표현했다는 것에, 제주를 단순한 관광지로 여기면 안된다는 말에 괜히 마음이 울컥해진다. 제주의 역사를 이해하려고 했고 그의 그런 역사인식이 곧 동학농민운동과 3.1운동, 4.19 혁명의 맥락을 이어가는 서사시 금강을 탄생시켰다는 생각을 하면 저항시인으로 일컬어지는 그의 문학관에 대해 조금 더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대서사시 금강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부여, 백마강을 한번쯤은 바라보며 그 역사의 시간을 되돌아봐야할 것 같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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