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퐁텐 우화 - 상상력을 깨우는 새로운 고전 읽기
장 드 라 퐁텐.다니구치 에리야 지음, 구스타브 도레 그림, 김명수 옮김 / 황금부엉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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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밖에 나가 뛰어노는 것보다는 집에 있는 걸 좋아했던 나는 읽었던 책을 읽고 읽고 또 읽으며 지냈었다. 그래서 몇몇 책은 수십번을 읽어봤던 것 같기도 한데 아마도 이솝 우화도 그 중 하나였을 것 같다. 어린 시절 이후로 읽어보지 않았던 우화의 내용이 이 책을 읽다보니 아주 빤하게 떠오른다. 물론 내가 읽었던 책은 이솝 우화였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자면 라 퐁텐 우화집의 내용과 똑같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책은 라 퐁텐 우화,라고 되어 있지만 고전 그대로가 아니라 편집이 된 책이고 작가의 생각이 많이 담겨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책이라고 할수도 있을 것이다.

 

"동화의 즐거움이나 설렘을 어린이들에게 안겨 주는 것은 결코 헛된 일이 아니다. 불이 뜨겁다는 것과 상처가 나면 아프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듯이, 사람에게 상상하는 힘과 그것을 즐기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런 힘이 있었기에 사람은 언어를 만들고 이야기를 만들며 문화와 역사를 창조해왔고, 타인과 슬픔이나 즐거움을 함께 하거나 생각과 꿈을 주고받을 수 있었다"(460)

 

그러니 이천년전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삼백여년 전에 다시 시대에 맞게 쓰여진 책이지만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우화를 통해 지혜를 전해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생각보다 꽤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지만 어렵지 않게 술술 읽혀 쉼없이 읽는다면 하루만에도 금세 읽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일단 그렇게 읽고 나면 책장에 꽂아두고 틈틈이 한두가지의 이야기를 읽으며 지혜의 말에 귀를 기울여봐도 좋을 것 같다. 사실 어렸을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책을 읽으며 도무지 이 이야기의 주된 가르침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재미없어진다. 그저 글을 읽다가 어느 순간 깨닫게 되는 비유가 떠오르면 나의 지혜도 한뼘 자랐구나,라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편해질 것 같다.

 

이 책을 쓴 다니구치 에리야 역시 이야기 중간에 자신의 견해를 밝혀놓고 있기도 한데 사실 굳이 그렇게 글을 덧붙일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은 어쩔수없이 자꾸 떠오른다.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뻔한 교훈에 대한 덧붙임은 왠지 잔소리처럼 들리는 이유는 내가 뒤늦은 반항기를 겪고 있기 때문인걸까?

그래도 이 책이 매력적인 이유는 그 잔소리 같은 덧붙임에 있다. "사람이 사람으로서 아름답기 위해서, 또 행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람다움이 있어야 하며, 이 책을 읽는 독자인 당신이 이 책에 등장하는 동물이나 사람들과 함께 그런 것들을 느끼면서 지금보다 더 사람다워지기를"(94) 기대하고 또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을 새겨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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