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순간들 - 박금산 소설집
박금산 지음 / 비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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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소설인가, 에세이인가.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그만의 소설집이 왔다...

한때 유행했던 영화 속 문구를 패러디해봤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느낌이기도 하고. 처음 책을 펼쳐들 때는 사실 소설을 쓰기 위한 글쓰기 수업 교재,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건 그런 형식을 띄면서도 명백히 소설인 것이다.

처음 헤밍웨이의 완벽한 소설 4개의 문구를 이야기할 때도 느끼기는 했지만 대부분의 소설은 기승전결- 발단, 전개, 절정, 결말이 있는 이야기인 것이고 그것은 소설의 길이에 관계없이 구성되어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이야기를 그냥 글로 풀어서 설명했다면 소설 쓰기에 별 관심이 없는 내게는 그저그런 이야기가 되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군더더기 없이 그냥 툭, 던져지는 이야기가 시작과 끝을 분명히 하고 있어서 이것이 소설인가, 하게 된다. 그래서 읽다보니 재미있고 그렇게 책 한 권을 끝냈다. 다 읽고 보니 이 책이 '소설의 순간들'이다.

 

더 짧게 줄이지 못해 아쉽다,고 했던가? 아무튼 작가는 이 소설을 더 짧게 하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오히려 내게는 너무 짧아서 이들의 이야기가 뭐지? 할 때가 있었다.

아무래도 가장 깊이 박히는 이야기는 발단에 있었다. 워밍업,이라는 부분을 어디서부터 시작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나는 막연히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주제에서의 시작,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소설에 있어서 시작은 예를 들어 서핑을 하려고 할 때 서핑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라고 하면 안된다는 말에서 뭔가 느낌이 왔다. 모두가 다 아는 과정을 서술하는 것은 소설이 아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커다란 파도와 그 파도를 마주한 서퍼의 모습을 서술하는 정도가 되어야 하지 않는가, 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이야기가 단숨에 설명이 되고 이해가 된다. 이것이 '소설의 순간들'이다.

 

사실 이 글도 길게 쓸 이유가 없다. 내가 쓴 서평을 읽기보다 직접 이 짧은 소설을 읽는 것이 더 나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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