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한 운동을 하는 것도 아닌데 오후가 되면 급졸음이 쏟아지고 정신을 못차릴때가 있다. 오늘도 하염없이 모니터 화면만 보고 있다가 결국 시간을 흘려 보내기만 하고 있는 중이다.

새로 나온 신간이 뭔가, 보면서 잠을 깨야겠다 싶어 첫 화면을 열었는데. 오매! 제목이 눈에 확 들어온다.

일서 전문 번역가 김남희님 에세이 '귀찮지만 행복해볼까' '매일 한끼 비건 집밥'. 맘에 쏙 드는 제목들이다.

비건 집밥,은 의도치않게 내가 고기 손질을 못하기도 해서 늘 해먹던 바로 그 집밥 아니겠는가. 물론 요즘은 소금과 후추간만 해서 채소볶음과 삼겹살을 구워 같이 먹기도 하고 손질된 새우를 넣고 감바스처럼 해서 먹거나 떡없는 매운상하이떡볶이소스에 새우를 넣고 먹어보기도하지만. 그래도 늘 내게 기본 식재료는 감자와 양파. 당근도 있으면 좋겠는데 요즘 당근과 무가 말도못하게 비싸서...

 

 

 

 

 

 

 

 

 

 장바구니 쇼핑이 나날이 가벼워지는 건 채소만이 아니라 책,도 비례하고 있다. 어제도 5만원을 넘게 채웠는데 담겨있는 책은 꼴랑 네권. 예전엔 책바구니 결제하면 정말 책이 한가득 들어오는 느낌이었는데 말이다. 하긴. 집에 쌓아 둘 공간이 사라지고 있어서 책 주문도 자꾸 망설이게 된다. 한번 읽고 말 책인가 두고두고 뒤적거리게 .. 아니, 훗날 뒤적거리며 좋아라 할 수 있는 책인가. 물론 말은 이렇게 하지만 언젠가부터 새책을 구입하면 읽지 않고 쌓아두기만 한 세월이 흘러가고 있다. 벌써 몇년째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인지. 재미있을 것 같은 책은 많은데 일단 실물을 기다리고 있는 책은 '실은 나도 식물이 알고 싶었어'... 아, 근데 언제부터 목적격 조사가 도격조사와 혼동되어 쓰이게 되었는지.. 나는 그것을 알고 싶어. 그것이 알고 싶다...가 익숙해져서 그런건가? ㅡ,.ㅡ

 

 

 

 

 

 

 

 

 

총보다 강하고 균보다 끈질기며 쇠보다 오래된 것... 실. 실의 기원을 좇다보면 주류 역사에 가려진 일상의 역사가 보인다. 바이킹족이 해협을 건널 수 있었던 원동력은 '천으로 만든 돛'에 있다. 중세 잉글랜드 왕국이 유럽 대륙의 중심에 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양모'가 있다. 저자는 고대 동굴에서 발견된 최초의 섬유부터 우주복까지 방대한 역사를 실로 풀어낸다. 실로 엮은 방대한 이야기 속에는 실과 옷을 만들었던 여성들의 삶과 노동도 녹아있다. - 총보다 강한 실, 이 책 흥미롭겠다!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 "어머니는 음식을 먹는 행위를 죽음에 대항하는 것이라 했다"

'어머니는 히틀러가 등장하기 전에 그런 말을 했다. 당시 나는 베를린 브라운슈타인스트라세 10번가에 있는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음식 먹는 것을 '죽음에 대항하는 행위'로 믿으며 자란 소설 속 '로자'는 마고 뵐크라는 실존 인물이었다. 뵐크는 히틀러가 정권을 잡은 뒤 그의 음식을 미리 맛봐야 하는 감식반이 됐다. 독이 있는지 없는지 알아보는 실험쥐와 같았다. 매끼니 독살을 걱정했던 히틀러는 패색이 짙어지자 어처구니없게도 자살해버렸다. 뵐크와 함께 음식을 시식했던 여성들은 모두 처형당했다. 뵐크는 우여곡절 끝에 살아남았지만 소련군으로부터 2주동안 성폭행을 당했고, 다시 살아남았다. 이 책은 그녀의 인터뷰를 토대로 쓴 소설이다.

 

SF 거장과 걸작의 연대기 "허구가 현실을 넘어서는 진실일 수도 있다"

 

 

 

 

 

 

 

 

 

 

 

 

 

 

 

 오랜 세월 동안 휴전선을 넘나드는 대북교류 패러다임에만 갇힌 나머지 이미 중국방향으로 활발한 교류와 교역이 이뤄지고 있는 북한의 현실을 보지 못하는 현실부터 일깨운다. 휴전선이 남한 사람들에게는 실제 폐쇄된 국경선 노륷을 하지만 북한 사람들은 다른 방향의 국경인 압록강과 두만강을 넘나들며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 저자는 북한과 국경을 맞댄 중국의단둥을 비롯해 국격ㅇ 일대에서 남한과 북한, 중국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어떤 활동을 벌이고 있는지를 인류학자의 시선으로 기록했다.

 

 

 

 

 

 

 

 

 

 

 

 

인류의 운명을 바꾼 약의 탐험가들.

선사시대에는 모든 사람이 신약 사냥꾼이었다. 기생충과 고질병을 안고 살던 우리 조상은 눈에 띄는 대로 식물의 뿌리와 잎을 씹어 먹으며 예기치 않게 병을 낫게 해주는 효과가 생기기를 기대했다.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약을 개발해낸 사람들을 '약사냥꾼'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과학자이면서도 돈을 좋는 탐험가이기도 하다. 약 사냥꾼들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알 수 없는 위험에 반드시 자신을 노출해야한다.

 

아직 늦지 않았다 - 마쓰모토 세이초. "칙칙하고 어두운 반생이었다"

마쓰모토 세이초가 자신의 젊은 시절을 기록한 일종의 자서전.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여러 일터를 떠돌며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타고난 문재에도 불구하고 진학하지 못한 채 학력 차별과 생활고에 짓눌리면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이 실로 눈물겹다. 마쓰모투의 대표적 단편소설들에 전형적으로 등장하는 재기넘치지만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채 비극적 인생을 살아가는 인불들의 모델은 작가 자신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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