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의 정치 강의 - 사유하고 판단하지 않는 시민에게 정치적 자유는 없다!
이진우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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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나서 더운 여름에 소화를 시키기 위해 밖으로 나가기도 쉽지 않아 대신 책을 들고 까페로 갔다. 짧은 점심 시간에 까페에서 책을 읽는 사치를 누리려니 좀 어색했지만 생각보다 이 책의 집중도가 높아 시간이 금세 가버리더라.

엄밀히 이 책은 한나 아렌트의 철학 강의가 아니라 그녀의 정치 철학을 이진우 교수가 해설을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실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이라는 그 유명한 명제는 들어봤지만 나는 아직까지 한나 아렌트의 글을 읽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그녀의 글을 읽기 전에 해설서를 먼저 읽는 것이 맞을까, 싶기는 했지만 어쩌면 우리의 현실에 빗대어 그녀의 철학을 풀어 말하고 있는 글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다 읽기 전에는 한나 아렌트가 끝을 맺지 못한 채 출간된 '정신의 삶'을 읽어볼까 했는데 책을 읽고나니 그 이전에 한나 아렌트 평전이라거나 그녀의 책들을 더 읽어보고 싶어졌다.

 

이 책은 한나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을 하고 있다. 열심히 밑줄그으며 책을 읽었지만 막상 이 책에 대한 내용을 쓰려니 정리가 되지 않는다. 그래도 간략하게 단적으로 정리를 해 보자면 전체주의의 권력에 복종하면서 자유가 무너지는 것보다 아무런 사유없이 전체주의에 휩쓸려 가는 것이 더 무섭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할 수 있으려나?

인간은 언제나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희망이 있다는 것 역시 강하게 남는다. 그러니 사유를 멈추지 않고 새로이 시작을 하는 인간은 자유와 다양성을 잃지 않고 함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행위를 하면, 그것도 공동으로 행위를 하면 막강한 권력이 발생한다. 전체주의적 폭력이 아무리 막강할지라도 이에 대항하는 민중이 있다면 권력은 폭력을 막을 수 있다. 물론 전체주의 정권은 민중의 항쟁을 대량 살상으로 막아버릴 수 있겠지만 그 누구도 죽은 자를 지배할 수는 없기 때문에 오래 지속되는 폭력은 스스로 몰락할 수밖에 없다. 한나 아렌트는 권력을 공동체의 관점에서 파악함으로써 우리에게 정치적으로 행위를 할 것을 권유한다. 우리가 정치적으로 행위를 하는 한 폭력이 등장할 기회와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175)

 

진실과 진심만 있으면 언젠가 통하게 되어있다,라는 순진한 생각이 사회생활을 통해 무너지는 걸 느끼게 되면서 정치적인 인간에 대해 잠깐 생각을 해 봤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시선이 달라졌다. "진실만 말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실을 외면한 독선과 독단에 빠져있는 사람들일뿐 진실은 현실속에서 무력한 것이다"(186)라는 말을 좀 더 심사숙고해볼 필요가 있다. "올바른 정치적 판단력을 가지려면 진리와 거짓말의 대립보다는 오히려 사실적 진리와 거짓말의 관계에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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