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지 유신이 조선에 묻다 - 일본이 감추고 싶은 비밀들
조용준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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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메이지 유신 150주년이라고 한다. 저자의 말처럼 나 역시 그래서? 라고 되묻게 된다. 도대체 자세히 알지도 못하면서 명칭만 들어봤던 메이지 유신은 어떤 면에서는 우리나라 침략을 더 쉽게 할 수 있었던 계기의 하나가 되는 그들의 역사일뿐이지 그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잠시 또 생각해보니 그렇게 단순히 넘길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사실 그리 큰 관심은 없었지만 저자의 도자기 이야기, 특히 일본의 도자기 이야기 속에서 조선의 백자 기술이 어떻게 일본으로 넘어가게 되었는지, 왜란으로 인해 추상적으로만 생각했던 약탈과 납치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역사적인 관심을 갖게 되었다. 단지 도자기를 만드는 기술자들의 강제 이주만이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일본의 역사에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며칠전 티비에서 우연히 정권이양에 대한 이야기를 보게 되었다. 연산군을 왕좌에서 끌어내린 후에 그 자리에 걸맞는 왕친을 찾아 앉히는 것은 세계의 역사에서 흔한 것은 아니라고. 그러니까 다르게 말한다면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을 봐도 힘센 자가 권력을 차지하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일리 있는 말이라고 생각하면서 일본의 역사를 살펴보니 철저하게 힘있는 자가 권력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명확하게 알지는 못해도 그나마 익숙한 일본의 번 이름들이 나오고 그들의 권력과 이권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에서 우리 조선 도공들의 도자기가 일본 번의 경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은 그냥 그럴듯한 가설이 아니라 명확한 역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더구나 그러한 영향력이 메이지 유신까지 이끌었고 결국 그것은 또 우리의 역사에도 커다란 흐름이 되어버렸다는 것은 사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본의 역사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 상태에서 저자의 글만 읽고 그러한 주장이 옳다,라고 해버리는 것은 위험한 일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 의견에 동조하게 되는 것은 역사 기록을 근거로 논리적인 주장을 전개해 나가고 있는 글에 반박할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조금 다른 말을 해보자면, 그러니까 이 책에서 중요한 내용은 아니지만 내게는 좀 크게 다가온 부분은 하멜에 대한 것과 선교사에 대한 것이다. 자신들을 붙잡아 감금하고 있는 상황에서 겨우 탈출을 하여 고국으로 돌아가 조선에 대한 안좋은 기록들을 남겼다는 이야기는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에 대한 일화를 읽고 나니 하멜 기념비까지 세우며 난리를 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부끄러워진다. 이것이 바로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실질적인 가르침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생각을 하니 메이지 유신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라고? 하는 말이 얼마나 편협할 수 있는 사고인지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일본이 어떻게 개항을 하면서 신식 무기와 서양문화를 받아들이게 되었는지, 선교사와 서양의 상인들을 받아들이거나 축출하면서 번주들이 자신의 권력에 어떻게 이용하는지, 엄청난 빚을 진 상태에서 급성장하는 번이 되는지, 특히 경제적인 부분에서 조선 도공들의 역할이 얼마나 핵심적인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대략적인 흐름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아직 잘 정리가 되지는 않지만 다시 한번 꼼꼼히 읽으며 다른 자료까지 읽어본다면 과거의 역사에서 미래를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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