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사로잡는 아이콘은 어떻게 디자인되는가 - 아이콘으로 생각하기
펠릭스 소크웰.에밀리 포츠 지음, 오윤성 옮김 / 미디어숲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이모티콘, 퍼스나콘, 아이콘... 이제는 너무나 흔하게 하나의 그림으로 함축적 의미를 담아 표현하는 것이 많아졌다. 그런데 그런 상징적인 그림들이 어느 한순간에 바로 등장했을까? 분명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전 세계의 언어는 제각각이지만 언어를 알지 못해도 그림만 보면 화장실을 갈 때 나는 왼쪽인지 오른쪽인지를 구분할 수 있게 되는 것, 그것의 힘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대단한 걸 너무 쉽게 만들어냈다고 하면 나처럼 창의력이 미미한 사람은 좌절할수도 있지 않겠는가.

 

"디자인을 생각하는데 가장 좋은 도구와 방법은 종이와 연필이다. 아날로그가 디지털보다 더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또한 손과 머리가 촉각을 통해 더 긴밀하게 연결된다"(밀턴 글레이저)는 이야기는 함축적인 의미를 가진 아이콘이 어떠한 과정을 거치며 다듬어져 지금의 훌륭한 상징을 드러내고 있는지를 조금은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아이콘 표현은 세계공통이라고 할수도 있지만 모든 것이 다 그렇지는 않다. 책에 실려있는 아이콘의 변화 과정을 보면 '도대체 이건 뭘 말하려고 하는걸까?'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내가 이상한건가 싶기도 했다. 하지만 저자 역시 과거의 몇몇 아이콘의 변화 과정을 보면 시대에 따라 의미를 전혀 알 수 없거나 지금의 의미와는 전혀 다른 의미가 되는 것도 있고, 잘 만들어진 아이콘이 있는 반면 저자 스스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맘에 들지 않아 폐기해버리는 것도 많다고 하니 그런 단순함의 상징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수있게 된다.

 

"아이콘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이야기를 전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아이콘은 실패작이다"(113)라고 말하는데, 그 한 예로 손가락으로 표현하는 오케이 사인은 세계 13개의 나라에서는 똥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한다. 처음엔 그냥 웃어넘겼는데, 그 아이콘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게 된다면 그들에게는 얼마나 곤혹스러운 일일까 싶다.

 

세계의 노동자 아이콘도 재밌었다. 노동의 강도가 더 센 베이징은 다른 국가에 비해 파내야하는 흙이 많고 삽의 손잡이마저 휘어져 있다는 말에 웃으며 쳐다봤는데 정말 국가별로 전체적인 형상은 비슷하지만 구체적인 표현모습은 각 나라의 개성처럼 조금씩 다르다. 그리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트럼프 코끼이로 표현된 정치풍자 아이콘. 저자는 트럼프의 발언의 진위여부를 맞춰보라며 쉽지 않을거라 했는데, 정말 쉽지 않았다. 그들의 정서적 표현과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말이다.

책 제목 그대로 '세상을 사로잡는 아이콘은 어떻게 디자인되는가'라는 물음에 충실하게 답하며 자신이 작업한 아이콘을 중심으로 그 변화과정을 자세히 보여주고 있는데, 전문적이지 않은 독자인 나는 그저 흥미롭게 읽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