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의 낙엽을 밟을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을. 누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저 벗어나고만 싶어하는 해람.
지 누나 하는 건 기를 쓰고 따라한다.
해람 덕분에 밥상에서 콩나물 떠나는 날이 없다. 그나저나 밥상 밑에 숨긴다고 밥 먹다 말고 책 보는 거 모를 줄 아냐, 딸아. 좀 더 버럭 혼내고 싶지만 부모 본새 따라간 거니 우리 잘못인 게지. ㅠ.ㅠ
반복되는 역사. 친정에서 기르는 강아지 씽씽이를 보고 기겁하며 울던 마로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해람이가.
돌을 넘긴 지 이미 석달째이나 아직 사진을 못 찍었다. 이러다 기껏 얻어놓은 정장이 죄다 작아질까 걱정이다. 회사 동료 결혼식을 핑계로 입혀놓고 한 장!
별 거 아니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포스트잍 놀이.
<해람단계> 전신에 포스트잍을 붙이고 혼자서 떼어내게 한다.
다 떼면 눈처럼 뿌려준다.
<통글자 배우는 단계> 신체 부위를 포스트잍에 쓴 다음 스스로 제 몸에 찾아 붙이게 한다.
<마로단계> 전신에 포스트잍을 붙인 뒤 격렬하게 춤을 춰 떨어뜨리게 한다. 단점: 아래층에서 항의할 수 있으므로 발은 구를 수 없다 / 사진을 찍어도 건질 수가 없다